길고 빛나는 강
리즈 무어 지음, 이나경 옮김 / 황금시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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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자유를 꿈 꾼다면 미국을 향한다는 말은 아마도 옛말인 듯 싶다. 전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추천한 '길고 빛나는 강'은 마약에 찌든 미국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는데 요즘 뉴스에서 보는 사건사고를 보면 그럴만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국민 개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며 국민으로서의 역할을 인정한다하지만 현재 국제사회가 보는 민주주의의 모습은 몹시 자본주의적으로 치우치고 있고 권력의 우위로 잘못되었다 말하는 목소리를 차단시키며 특히 인종차별과 자유의 말살을 옅보게 된다.

 

  범죄스릴러로 강렬한 긴장감을 옅볼수 있겠지만, 이러한 문제가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빈번히 등장하는 사건이여서 걱정스럽기도 하다. 유명인들과 재벌 2세의 마약 문제가 갈수록 연령이 낮아진다는 보도에, 이 책은 한치 앞도 모르는 우리의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생기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노력에 결코 우리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을거란 희망을 가져본다.

 

 

  마약과 매춘이 즐비하는 필라델피아의 오래된 도시 켄징턴... 그곳의 순찰을 담당하는 미키 피츠패트릭은 홀로 아들을 키우고 있다. 가족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동떨어진 이들이 존재하지만 그녀에겐 동생 케이시만큼은 항상 걱정스러운 존재였다. 신원미상 사건사고가 들려오면 혹시 케이시가 아닐까 매번 걱정이 되었고 최근엔 한 달이 넘도록 연락이 끊겨서 민감한 상태다.

 

  그러던 중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한다. 그곳은 약물을 찾아 헤매거나 이미 취해있는 사람들뿐, 누구하나 죽어나가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다르다. 마약에 찌들어 사망한 것이 아니라 타살로 인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순찰이 담당이지만 동생이 실종된 상황에 마약 살인범을 뒤쫓게된 미키는 치졸하고 더러운 마약범들에 손들고 권력에 압도당해 무릎꿇게 된다. 진정한 자신의 삶을 한번도 살아보지 않은 그녀는 과연 어두운 무법자의 거리에서 생존할 수 있을까...

 

  자신의 의지를 무너트려 이성이 없는 사회... 무장강도, 폭행, 마약, 성매매 알선 등 무서운 사건들이 빗발치며 긴박한 전개에 마음이 조급해 지기도 했지만 미키라는 인물 하나만 보자면 참 기구한 인생이란 생각이 들었다. 선택할 수 없는 부모, 좋아질 수 없는 어두운 성장기, 그 누구를 탓 할 기회조차 없었던 그녀를 보며 갑갑한 가슴을 부여잡게 되었다. 내면의 외침은 있으나 한번도 입밖으로 꺼내 놓을 수 없었던 말들, 그녀는 그렇게 자신의 내면속으로 나를 가둬버렸다. 감동과 통쾌함까지 준 '길고 빛나는 강' 끝까지 한 사람만 응원하게 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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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베토벤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5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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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은 음악가로서 가혹한 형벌과도 같은 불치의 병을 앓았다. 듣지 못한다는 것은 듣는 것은 물론 음율을 창조하지도 못한다는 의미인데 얼마나 상심에 젖었을까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하지만 불굴의 의지로 예술혼을 불태운 그는 여전히 위대한 사상가이자 음악가로 남아있다.

 

  음악을 소재로 미스터리를 창조한다는 것도 대단한 일이 아닌가 싶다. 굳이 피가 난무하는 잔인한 사건사고를 포함하고 있지 않더라도 집요한 추적은 계속 좇는것처럼... 음악이 흐르듯 고요한 적막 속에 어디에선가 사건이 발생하고 건반을 내리치듯 강렬한 전율에 사건은 절정에 다다르듯이 '다시 한번 베토벤'도 음악에 취해 아무 생각도 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고 만다.

 

 

 

 

  피아니스트가 꿈이였지만 일찌감치 자신의 한계를 깨달은 아모 다카하루는 사법고시를 치르기위해 3년간 고시생으로 지낸다. 부모님의 허탈한 시선이 견디기 힘들었지만 결국 당당하게 사법연수원생이 된다. 특히 그곳에서 만난 요주의 인물이 있었는데, 현직 에이스검사의 아들이자 수석합격자인 미사키 요스케는 예쁘장한 외모에 타인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는 인물로 연수원 교수들도 눈여겨 보고 있는 인물이다.

 

  재능만큼은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이미 깨달았던 아모는 검사로서의 특별한 눈을 가진 미사키의 행보에 기가 눌리지만, 클래식 음악만 들으면 기겁하는 그를 보고 장난을 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어쨌든 그렇게 정이 든 것 같다.

 

  연수원 교육을 마치고 실무 연수를 위해 검찰청으로 향한 그들은 신문에서 눈여겨 봤던 피의자와 마주하게 된다. 필명으로 활동하던 목부육랑이 <붉은 토키 로큰롤>에선 본명을 쓰려했다는 의문과 피의자 신분인 그의 아내는 자신이 죽인것이 아니라면서 왜 끝까지 입을 다물고 있는지 드디어 파헤쳐지기 시작한다.

 

  책 속에서 울려퍼지는 피아노 선율에 현혹되게 만들어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려는 독자의 시선을 흐트러뜨린다. 자신이 진정 무엇을 원하고 갈망하는지 알면서도 포기하고 살아했던 좌절감... 그 좌절을 발판삼아 다시금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지닌 이 책은 미스터리 장르라 하기엔 누군가가 바라는 진정한 꿈의 가치를 품고 있어 무척 놀라웠다.

  만약 지금 이 여름을 지긋지긋하게 견디고 있다면 '다시 한번 베토벤'을 만나보길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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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허밍버드 클래식 M 6
브램 스토커 지음, 김하나 옮김 / 허밍버드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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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전문학의 매력은 미래에 대한 통찰과 인간으로서 앞으로의 삶의 방향을 제지해 주는 것이다. 특히 읽어내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접근하기 쉽게 영화로 제작되거나 오페라와 뮤지컬을 통해 새롭게 탄생시키기도 한다. 그래서 이번에 명품 뮤지컬의 원작인 '드라큘라'를 허밍버드 클래식으로 만나게 됐다.

   드라큘라라고 하면 박쥐를 연상하면서 엉뚱하게 베트맨을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학창시절에 가슴 설레게 했던 '뱀파이어와의 인터뷰'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영원한 젊음을 위해 신선한 피를 마셔야 했던 주인공, 그의 사랑과 쟁취를 보며 여자보다 더 아름다웠던 주인공을 갈망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과연 이 책에서 보여주는 매력적인 공포가 무엇인지 기대되 빠르게 만나보았다.

 

 

 

  영국으로 이주하기 위해 드라큘라 백작은 변호사 조너선 하커를 드라큘라 성으로 초대한다. 자정에 종이 울리면 사악한 존재들이 활개를 친다는 성 조지 축일 전날이라며 호텔여주인은 가지말라고 만류해 보지만 업무상의 일이라며 그녀의 말을 무시한 채 성으로 향했다.

폐허같은 성에 도착한 하커는 밤낮이 뒤바뀐 생활을 했고 기이한 백작의 행동을 관찰한 그는 공포에 물들게 된다. 거울에 비치지 않는 드라큘라 백작, 하커는 그렇게 성에 갇히고 만다.

 

  하커의 연인 미나... 그리고 미나의 절친한 친구 루시... 미나는 연락두절된 하커가 걱정스러웠지만 루시에게 편지를 보낸다. 하루에 세 명에게 청혼을 받았다며 기쁨의 편지를 전한 루시는 어느날 몽유병 증세가 재발하는 듯 하더니 피부가 창백해지면서 이상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루시에게 청혼했던 대형 정신병원의 원장 존 수어드 박사, 텍사스에서 온 미국인 모리스, 루시의 선택을 받은 아서, 그리고 흡혈귀의 존재를 알린 반 헬싱 교수는 이 모든 사태의 원흉인 드라큘라를 처단하기 위해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을 하게 된다.

 

​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정도로 긴박하고 숨막히는 스토리인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살아있음에도 산 것이 아닌 자와 죽었음에도 죽지 아니한 자의 모습을 보면 인간이 얼마나 자신의 욕구에 무너지는지 볼 수 있다. 누군가는 살아있는 삶이 힘들어 자의에 의한 죽음을 택하고 누군가는 타인에 의한 원치않는 죽음을 맞이한다.

 

  인간으로서 마지막 이성까지 놓지 않으려고 애쓰는 그들을 보며 무한한 감동과 전율을 느꼈다. 가독성뿐만 아니라 존재의 이유를 깨닫게 해준 '드라큘라' ... 무더워지는 지금 꼭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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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데이비드 소로
로라 대소 월스 지음, 김한영 옮김 / 돌베개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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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는 우리의 삶이 변하기를 바라는 사람,

적어도 우리에게 생활의 조건을 직면하게 하는 사람,

또는 삶의 조건을 바꾸지 않으면 우리가 얼마나 많은 잘못을 저지르게 되는지 일깨워 주는 사람이다.

 

 

 

한 주 가까이 이 책과 함께 하면서 현실에 대한 자각이 조금씩 흐려지기 시작했다. 자연주의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평전은 그야말로 넘치는 삶의 여유를 느끼지 못하는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삶의 조건이 무엇인지 심각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선사한다. 그 무엇으로도 이 값진 시간을 어떻게 평가를 해야 할 지, 그 크기를 감히 가늠하기 어렵기만 했다.

 

'고전 한 책 깊이 읽기'를 보고 소로를 알게 되었고 책속에서 극찬한 '월든'을 만났지만 현실과 타협한 인간이었기에 어렵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월든은 고작 2년의 짧은 시간이란 소개글에 그의 일대기를 보며 다시 자연으로의 삶을 옅보게 되었고 '헨리 데이비드 소로' 한권으로 보기엔 아쉬운 마음이 들 정도로 무척 뜻깊은 시간이었다.

 

 

 

 

은둔자지만 철저하게 대립을 해왔던 소로는 자연을 대변하고 사회정의를 대변했다. 그의 독립적 사고와 뛰어난 통찰력은 자연과 사회는 나뉘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라는 사실을 알렸고 현대에 '월든'이라는 위대한 유산을 남겼다.

 

조용한 성품을 가진 아버지 존 소로, 그리고 남편보다 머리 하나가 더 컷지만 만능 이야기꾼이었다는 어머니 신시아의 슬하에서 목가적 유년을 보내며 자연을 이야기 하고 사회정의를 외치며 작가의 꿈을 펼쳐나갔다. 산업혁명 시기에 연필사업으로 성공을 이룬 집안은 콩코드의 광활한 세계에 부족함이 없는 듯 했지만 그곳에서 얻을 수 없는 단 한가지, 학위때문에 콩코드를 잠시 떠나게 되었다. 어쨌든 간신히 입학한 하버드에서 간신히 버텨낸 소로는 콩코드의 향수가 무척 그리웠다. 이것이 소로의 학창시절의 이야기다.

 

그리고 전쟁의 패잔병처럼 쓰라린 실패를 경험한 소로는 작가로서의 삶을 놓지 않았고 노예제 폐지를 위한 운동을 멈추지 않았으며 더 큰 관점을 위해 목말라했다. 그렇게 월든은 피하고 싶은 수많은 질문에 정면으로 대적하기 위해 시작한 글이었다고 한다. 강연을 했으며 글 쓰는 행위를 멈추지 않았지만 극찬과 혹평으로 심리적 갈등을 겪었던 그는 콩코드로 돌아오게 됐고 평온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들어가는 말에서 언급한 인류세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인류세는 지구환경의 운명을 쥐고 있는 최상위 포식자, 바로 인간. 인간이 지구를 점령하면서 좌지우지했던 이 짧은 시간동안 지구의 운명에 대해 논하고 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이런 인간의 모순적 행위에 대한 예견을 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물건이 적을수록 부유한 것이다" 매번 강조했으니까 말이다. 자연 속으로의 삶을 살았던 그의 일생, 지금 우리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일깨워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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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데이비드 소로
로라 대소 월스 지음, 김한영 옮김 / 돌베개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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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은 우리에게

어떻게 죽어야 하는지를 일러 준다. 

 

임종을 앞둔 소로를 만난 샘 스테이플스는 "그렇게 행복하고 평화롭게 죽어가는 사람을 본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참 다행이다 싶었다. 지나온 인생을 후회하며 가는 길에 아쉬움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평화롭게 자신의 마지막을 덤덤하게 준비한 그의 생애에 벅찬 박수를 보낸다.

 

소로의 마지막 말... "이제 좋은 항해가 시작되겠구나" 얼마나 멋진 언어의 향연인가? 44세의 나이로 숨을 거둔 소로, 그의 생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지금의 우리에게 여전히 '월든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로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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