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주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1
에밀 졸라 지음, 유기환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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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만 3년이 걸렸다고 하는 '패주'는 1870년 보불전쟁을 다룬 실상과 허구로 전쟁의 참혹함과 파멸을 보여주고 있다. 당시 프랑스는 패배의 진실을 감추려 했지만 역사는 감추려해도 가려지지 않는 기록이기에 책을 대하는 마음가짐 자체가 남달랐다.

현재 병사의 수는 1만 2천명... 고된 행군과 자욱한 연기의 암울한 야영지는 불안을 암시하는 듯 했다.

우리도 겪었던 전쟁의 아픔... 승전을 기다리는 아이와 여성, 그리고 노인들을 위해 전장의 불안을 견뎌내야했던 습한 시간들은 여전히 사무치도록 아픈 기억이다. 전쟁의 폐허 속에 죽음만 남을 것 같지만 살아남은 이들이 겪을 굶주림과 전염병 등을 생각하면 앞으로 살생의 전쟁은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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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물어도, 예스
메리 베스 킨 지음, 조은아 옮김 / 황금시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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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7월, 프랜시스 글리슨과 브라이언 스탠호프는 같은 경찰교육을 받은 동료이다. 적막하지만 그럼에도 괜찮다고 생각이 드는 길럼에 와서 정착하게 된 그들은 동료이면서 이웃지간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이 불행의 시작이었다니... 도저히 믿어지지않는 일들이 벌어지는데...

독자인 나도 멀리 떨어진 이곳에 정착하기 전에 친구와 가까운 곳에 살면서 평생을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아가며 살았었다. 다행히 서로의 남편들도 사이가 좋아 오며가며 인사하고, 술도 한 잔 걸치며 주말에는 산책과 나들이를 즐겨했는데... 어째서 이들은 서로 어울리지 못했을까? 게다가 적막한 곳에서의 생활은 더욱 연대감을 느꼈을텐데 상황이 이만큼 악화되기까지 어떤 문제였을지 생각하니 무관심이었던 것 같다. 일터에 간 남자들... 홀로 집에 남겨진 여자들은 외로웠고 아팠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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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라, 샤일록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민현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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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귀에 딱지가 앉을정도로 들었던 말이 있다. 그 누구에게도 돈은 꿔주지 말라고... 돈을 꿔주고 싶으면 그냥 주고 돌려받지 않을 마음이 있다면 빌려주되 그 돈을 다시 받을 생각이라면 애초에 돈 거래는 하지말라고 말이다. 돈을 잃으면 화나지만 돈을 잃게 되면 사람도 잃게 되는것이 더 큰 아픔이 된다는 말... 그래서 회사원 시절에 친구에게 돌려받을 마음은 갖지 않고 빌려줬는데 오히려 그 친구가 나를 손절했던 일이 있다. 이후 돈거래는 절대 하지 않는다.

위에선 독자의 경험을 예시로 들었지만 '웃어라, 샤일록'은 금융 미스터리로 1980년대에 일본이 겪었던 거품 경제의 모습을 보여준다. 당시 일본은 아시아의 최대 경제국으로 경상수지 흑자를 거듭 돌파하면서 주식과 부동산 등의 가치가 치솟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버블경제는 말 그대로 꺼지기도 쉬웠다는 점... 고평가된 것들이 점차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산업이 무너지고 금융, 부동산, 주식 등이 붕괴되기 시작했고 이것을 막기위한 대책으로 낮은 이자로 돈을 풀었지만 결국 과거로 돌아갔다는 것...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다. 상환 능력이 없는 이에게 대출을 해준다는 것 자체가 몰상식한 일이라고 생각할테지만 은행의 주된 업무는 대출로 인한 이자수익의 발생이므로 성과를 위한 뒷거래는 존재하지 않을래야 그럴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자~ 이로 인해 누구하나 죽어나가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 그것을 보여주는 이 책은 저자 나카야마 시치리가 미스터리로 탄생시키기도 했지만 현재 심각한 사회문제를 담고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베니스의 상인'에 등장한 유대인 고리대금업자, 그 이름이 샤일록이다. 데이토제일은행에 이 별명을 소지한 최고의 에이스가 있다고 하는데 바로 샤일록 야마가라고 부른다. 입행한지 2년차에 주임을 달면서 순탄대로를 걷나 싶었는데 3년차에 갑작스런 인사발령을 받게 된 유키는 우울감을 감출수가 없었다. 영업부가 앞길이라면 섭외부는 갈 곳 없는 자들이 모이는 길이라고 해서 뒷길이라 말하는데, 이곳의 업무는 부실채권을 회수해 대출로 돌리는 일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은행의 대출금을 갚지않은 악덕 채무자를 찾아 어떻게든 돈을 받아내는 일이란거다.

게다가 유키를 담당한 상사가 바로 그 이름도 유명한 샤일록 야마가였다. 첫 대면에 우리 업무가 돈을 되찾는 고작 회수업무라고 쉽게 볼거면 생각을 고쳐먹던지 아니면 사표를 던지라고 말하며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돈이고 목숨도 보험으로 값을 매기며 애정도 금액에 따라 접근정도가 다르다는 말에 반박조차 할 수 없었던 유키는 앞날이 깜깜하기만 했다. 하지만 함께 다니면서 강제추심을 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고객의 경제적 상황을 고려하는 모습에 매료당한 유키... 업무외에는 관심없고 차갑고 냉정한 말투로 채무자를 자극하기도 하지만 회생불능의 그들을 가능케 하는 기회도 제공하는 그를 보며 내심 인간다운 모습도 보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여느때와 같이 출근한 유키는 야마다가 사체로 발견됐다는 전화를 받는데... 그에게 원한을 품고 있는 채무자의 소행인지 아니면 그의 업무능력을 시기하는 동료의 범행인지...

 

신용 대출은 사람을 보고, 담보 대출은 물건을 본다. 모두가 그런 기준으로 대출업무를 수행하지만 모든 채무자가 돈을 갚는 것은 아니다. 책에서는 개인의 신용문제도 다뤘지만 문제는 정치나 종교 등의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는 단체들의 경우다. 부실기업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거나 상환능력이 없는 단체로 흘러간 돈은 회수불능 상태가 되고, 뻔뻔하게도 은행권의 제로를 악용해 대손처리하라고 당당히 요구하는 모습에 실소를 던지기도 했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과연 책 속의 이야기일뿐일까? 무엇을 사냥하더라도 위에서 움직이는 조력자가 있는 한, 이 썩어빠진 세상은 변하지 않을 것임을 경고하는 듯 했다. 저자는 특별한 소재를 통해 사회적 문제를 얘기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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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어 보여도 꽤 쓸모 있어요 - 분명 빛날 거야, 사소한 것들의 의미
호사 지음 / 북스고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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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사람들은 "인생 뭐 있어?"라고 하며 세상 쿨하게 살아가는 척한다. 이쯤에서 '척하다'에 관해 얘기하자면 앞에 좋은 이야기를 그럴 듯 하게 꾸며 낸 말이라는 게 사전적 정의지만 쉽게 얘기하자면 거짓말이다. 싫어 죽겠는데 좋은 척! 자기가 싫어하는 업무를 거부할 수 없는 핑계를 대가며 부탁하는데 괜찮은 척! 한마디로 싫다고 말을 못하는 것이다.

흔히 아줌마들을 보고 이런 말을 한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못 배워서 무식한게 아니라 상대가 부탁한 것을 확실히 거절할줄 아는 사람이라서 그런 것이라는 거... 친한 친구가 있다. 자신의 고민을 시도때도없이 늘어놓는 친구였는데, 꼭 늦은 시간에 술을 한잔 걸치고 전화를 해대는 통에 짜증이 머리 끝까지 오른 날이 있었다. 똑같이 육아를 할 때였기에 힘든 상황은 알지만 도와주지 않는 남편에 대한 험담이 10년 가까이 되니 참는데 한계가 왔던 것이다. 다음날 친구에게 전화를 통해 그동안 같이 살아주느라 고생했다며 헤어지라고 조언을 했더니 이후 완전히 멈추진 않았지만 여전히 잘 살고 있다.

<쓸데없어 보여도 꽤 쓸모 있어요>는 타인의 눈높이의 삶이 아니라, 사소하더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라고 응원해 주는 메세지다. 특히 독서를 좋아하는 독자로서 가장 공감했던 부분, 바로 '재미없는 책을 읽는 방법'에서 보여주기식의 쓸모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문과인 독자가 과학이나 수학 도서를 읽으려 충만한 의욕으로 카페를 찾아 하는 행동이었는데 정말 공감되었던 것이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설정으로 아예 읽지 않는 것보다 보여주기식의 행동을 하게 되면 습관이 될 수도 있으니 일단 저지르고 보자는 말에 입꼬리가 올라가기도 했다. 또 '완벽한 김밥의 세계'의 김밥의 쓸모에서는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김밥의 속 재료가 굳이 정석이 없듯이 기준을 낮추면 만족도를 높이는 일이라는 말이 스스로의 과제란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어릴적 김밥에 밥만 올리고 양념간장을 뿌려 먹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뭐라도 하나 빠지면 김밥의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생각지도 못한 소재로 이런 공감을 이끌어 내다니 인생을 너무 어렵게만 본 듯 하여 씁쓸하기도 했다.

책의 프롤로그에서 말한 '쓸모없는 선물'을 검색했더니 엄청난 웹페이지가 검색된 것을 보고 웃지않을 수가 없었다. 그것들을 정성스레 꾸며 광고샷을 찍고 공감을 얻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 분명 빛날 거야, 사소한 것들의 의미 ]

읽는내내 즐거웠다.

 

 

 

 

 *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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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물어도, 예스
메리 베스 킨 지음, 조은아 옮김 / 황금시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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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매체에서 '꼭 읽어야 할 책'으로 소개된 <다시 물어도, 예스>는 지금 불안한 현실 속에 흔들리고 있는 이웃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하다. 누구나의 삶이 행복할거다 믿는 것처럼 보여지는 건 아마도 지금 내 마음이 불안하기 때문일거다.

동료 경찰이 이웃이 되면서 서로의 얽힌 삶을 어떻게 극복해 가는지 무척 궁금했다. 이성적으로는 내 삶이 힘들더라도 스스로 노력하면 이겨낼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막상 어려움이 닥치면 피하고 싶고 포기하고 싶은게 바로 나약한 나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이 책을 통해 이성이 생각한 것이 옳았음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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