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어 보여도 꽤 쓸모 있어요 - 분명 빛날 거야, 사소한 것들의 의미
호사 지음 / 북스고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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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사람들은 "인생 뭐 있어?"라고 하며 세상 쿨하게 살아가는 척한다. 이쯤에서 '척하다'에 관해 얘기하자면 앞에 좋은 이야기를 그럴 듯 하게 꾸며 낸 말이라는 게 사전적 정의지만 쉽게 얘기하자면 거짓말이다. 싫어 죽겠는데 좋은 척! 자기가 싫어하는 업무를 거부할 수 없는 핑계를 대가며 부탁하는데 괜찮은 척! 한마디로 싫다고 말을 못하는 것이다.

흔히 아줌마들을 보고 이런 말을 한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못 배워서 무식한게 아니라 상대가 부탁한 것을 확실히 거절할줄 아는 사람이라서 그런 것이라는 거... 친한 친구가 있다. 자신의 고민을 시도때도없이 늘어놓는 친구였는데, 꼭 늦은 시간에 술을 한잔 걸치고 전화를 해대는 통에 짜증이 머리 끝까지 오른 날이 있었다. 똑같이 육아를 할 때였기에 힘든 상황은 알지만 도와주지 않는 남편에 대한 험담이 10년 가까이 되니 참는데 한계가 왔던 것이다. 다음날 친구에게 전화를 통해 그동안 같이 살아주느라 고생했다며 헤어지라고 조언을 했더니 이후 완전히 멈추진 않았지만 여전히 잘 살고 있다.

<쓸데없어 보여도 꽤 쓸모 있어요>는 타인의 눈높이의 삶이 아니라, 사소하더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라고 응원해 주는 메세지다. 특히 독서를 좋아하는 독자로서 가장 공감했던 부분, 바로 '재미없는 책을 읽는 방법'에서 보여주기식의 쓸모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문과인 독자가 과학이나 수학 도서를 읽으려 충만한 의욕으로 카페를 찾아 하는 행동이었는데 정말 공감되었던 것이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설정으로 아예 읽지 않는 것보다 보여주기식의 행동을 하게 되면 습관이 될 수도 있으니 일단 저지르고 보자는 말에 입꼬리가 올라가기도 했다. 또 '완벽한 김밥의 세계'의 김밥의 쓸모에서는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김밥의 속 재료가 굳이 정석이 없듯이 기준을 낮추면 만족도를 높이는 일이라는 말이 스스로의 과제란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어릴적 김밥에 밥만 올리고 양념간장을 뿌려 먹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뭐라도 하나 빠지면 김밥의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생각지도 못한 소재로 이런 공감을 이끌어 내다니 인생을 너무 어렵게만 본 듯 하여 씁쓸하기도 했다.

책의 프롤로그에서 말한 '쓸모없는 선물'을 검색했더니 엄청난 웹페이지가 검색된 것을 보고 웃지않을 수가 없었다. 그것들을 정성스레 꾸며 광고샷을 찍고 공감을 얻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 분명 빛날 거야, 사소한 것들의 의미 ]

읽는내내 즐거웠다.

 

 

 

 

 *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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