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죽지 마
박광수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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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죽지 마> 제목에 한번 울컥하고, 한장씩 페이지를 넘기면 밝았던 등대가 서서히 꺼져가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을 졸이게 되고, 우리 모두의 어머니를 향한 연서라는 메세지에 결국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있을 때 잘하란 말... 다 알지요. 알면서도 안 하는 이유가 항상 곁에 있다는 생각에 조금은 미뤄뒀다가 해도 된다는 안일한 생각때문입니다. 미련하게도 말이죠...

 

이 책은 <광수생각>의 박광수 작가가 어머니께 미처 전하지 못했던 애틋한 기억과 마음을 글 속에 담아낸 편지랍니다. 평소에 품고 있었던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줄 몰라 무심코 지나쳤던 언어들... 그 수많은 마음들이 들어있는 에세이는 읽는내내 눈시울이 젖어와 쉴새없이 닦아내야만 했습니다. 어쩌면 지금 <엄마, 죽지 마>를 마주하는 독자는 저처럼 어머니께 전화 한 통 넣거나 주말에 찾아가겠다고 다짐한 사람들도 있겠지요. 그것이 뭐가 어렵다고 그 말에 엄청 기뻐하실 부모님... 결혼해서 아이까지 있는데 전화할 때마다 요즘 뭘 먹는지, 일은 잘 다니고 있는지, 항상 조심하라고 입이 닳도로 말씀하시는 엄마... "그래... 알았어요"라고 하면 될 것을 꼭 한마디하고 넘어가는 나... 중년의 나이가 되어 엄마를 마주하니 새하얀 머리에 거칠어진 주름만 늘어난 엄마를 보고 나 또한 엄마처럼 나이들어가겠지...란 생각에 절로 숙연해집니다.

그저 책 속 메세지를 한구절씩 담아 기억에 새기고 나도 이처럼 나이먹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세상에 존재하지 않더라도, 엄마란 존재는 지우고 싶어도 지워지지 않는 존재잖아요. 그저 애썼고, 고마웠고, 지금도 그리운 엄마... 그렇게 듣기 싫었던 잔소리가 듣고싶을정도로 보고싶은 엄마...

몇년 전까지만 해도 일년에 한번은 부모님을 모시고 가까운 어디라도 여행을 했었어요. 코로나로 멈춘 일상이 지루하셨는지 그때가 좋았고 그립다고 계속 말씀하시더라구요. 아쉽지만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보자고 했는데 찾아뵐때마다 더 약해진 모습을 보니 마음이 무척 무거웠습니다. 잘 걷지도 못하고 통증때문에 잘 주무시지도 못하면서 여행이 그립다니... 아마도 어디를 여행한 것보다 가족이 함께했던 소중한 추억이 그리우신거겠지요. 언제쯤 마음 편히 숨쉬며 함께 할 수 있을까요? 부디 그 시간이 길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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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달 2 (일러스트 특별판) - 단 하나의 마음 고양이달 (일러스트 특별판) 2
박영주 지음, 김다혜 그림 / 아띠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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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고독과 어둠을 품은 땅의 주인 모나... 막내지만 당차고 강한 내면을 지닌 모나의 솔직한 심정은 노아가 자신을 동생처럼만 대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주기를 원하고 있지요. 어둠 속에서만 살았으니 가느다란 빛 뿐만 아니라 사랑도 무척 그리웠겠지요? 생명과 죽음이 맞닿아 있다는 보라띠 마을... 그리고 아리별의 보물인 아리석의 전설... "어둠이 빛을 삼키면, 어둠은 빛이 되고 나는 네가 되리라"

 

자~ 이번엔 모나의 지하세계로 들어가 볼게요.

 

 

 

 

소외당한 그라우잠에게 따뜻한 온기를 줬던 루나의 이야기 기억나나요? 빛구슬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했던 그들은 폭력성이 더해져 모나가 가장 밑바닥에 가둬뒀었지요. 얌전히 지내는줄 알았던 그라우잠이 몰래 탈출해 아리석을 차지하려 한다는 말을 전해들은 친구들은 보라띠 마을로 이동했답니다. 땅의 주인이지만 원로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며 막무가내로 대하는 모습에 작아진 모나를 안타깝게 바라보았죠. 어떻게든 그라우잠을 잡아 아리별에서 쫓아내야만 하는 책임감이 왠지 무거워 보이기만 했습니다.

 

 

 

 

 

그렇게 그라우잠이 아리석을 차지하는 순간... 파란 불길에 휩싸인 그를 보고 결국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루나는 눈물을 터트리고 맙니다. 사실 그라우잠이 원한 것도 단 한가지, 보고싶었던 루나를 만나는 것이었어요.

"보고 싶었다" 그 한마디만 남긴 채...

 

 

 

아리별의 생명이 아리석이라면 우울의 늪은 죽음이었답니다. 그렇게 보라띠 마을에 생명과 죽음이 맞닿아 있는 그곳을 모나가 혼자 감당하기엔 너무나 어려운 일이 아닐까요?

우리 모두는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정해놓진 않잖아요... 학교생활도 그렇고 자신이 맡은 일에서도 얼마나 노력했는지의 과정이 중요한 것이지 결과물만 보고 판단하면 안돼요. 요즘 티비프로그램을 보면 서로를 끌어내리며 경쟁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데 최근엔 서로 윈윈하면서 잘 싸웠다... 수고했다... 이만큼이면 최선을 다한거다... 응원해 주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지요? 과연 어떤 모습이 아름다운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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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센티미터 웅진책마을 113
이상권 지음, 째찌(최현진) 그림 / 웅진주니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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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거의 집에서 꼼짝 않던 시기가 있었어요. 뭐 지금도 별다를 바 없는 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러다보니 그 중에 가장 멀리하게 된 곳이 미용실이었죠. 어느순간 딸아이를 보니 머리카락이 거의 허리즈음에 닿아있더라구요. 건강한 생머리를 싹둑 잘라내자니 너무나 아까워 인터넷을 찾아봤더니 소아암환우를 위해 머리카락을 기부받는 단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기부를 하게 되었답니다. 그렇게 짧은 단발이 된 아이는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할까봐 살짝 걱정을 했었답니다. 다행히도 친구들은 아이에게 단발이 잘 어울린다고 말해줘서 고마웠지요. ^^

 

머리카락이 짧은 여자,

핑크색을 좋아하는 남자는

존중받지 못해도 괜찮은가요?

 

 

<29센티미터>는 어릴 적 트라우마로 가위만보면 배가 아파오는 친구 시아의 이야기가 들어있어요. 미용실 앞에서만 서면 긴장하고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불안에 시달리는 시아... 시아는 머리를 깎다가 귀에 상처를 입어 아홉바늘이나 꿔매야 했어요. 이후 미용실은 공포의 공간이 되었지요. 그렇게 머리를 기르게 된 시아는 내려오는 앞머리때문에 분홍색 머리띠를 하고 다닙니다. 문제는 친구들이 여자냐고 놀리기 시작했고 공공화장실에 들어갈때도 따가운 눈초리를 받게 되지요. 그러던 중 병원에 입원한 할아버지의 문병을 갔다가 소아암 환자를 만나게 되요. 과연 시아는 어떤 마음의 결심을 하게 될까요?

이 책을 접한 아이는 남자여자 할 것 없이 머리의 길이가 중요한 건 아니라고 하면서 학교에 보이쉬한 여자친구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합니다. 짧은 머리에 목소리까지 허스키한 아이는 성격도 쿨한데다 친구와도 잘 지내고 특히 여자친구들이 그 친구와 친해지고 싶어한다고 하더라구요. 혹시 그 친구가 남자처럼 느껴지냐고 물어봤더니 이성으로 느끼는 친구가 있다며 잘 모르겠다고 대답하더군요. 최근 올림픽에서도 단발에 대한 페미니즘 논란이 일면서 차별이라는게 괜한 에너지낭비란 생각이 들었어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 일까요? 아이에겐 공평을 말하면서 변화하지 못하는 어른의 모습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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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공적인 연애사 - 당신을 사랑하기까지 30만 년의 역사
오후 지음 / 날(도서출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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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와일드의 명언 중 이런 말이 있다.

"남자는 어떤 여자하고든 행복하게 살 수 있다. 그 여자를 사랑하지만 않는다면" 이는 남성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여성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하지만 사랑없이 결혼을 생각할 수 없는 인간은 쉼없이 사랑을 갈망하고 혼전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개방된 연애를 하게 된다.

 

그렇다면 과거의 연애사와 지금... 인류가 진화를 거듭하면서 연애의 역사도 진보적 진화를 이루어 냈다. 번식을 위한 욕구가 아닌 사랑이란 이름의 감정을 확인하고 이후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는 것을 이상으로 보고 있지만 과연 사회 통념상의 개념과 현실이 똑같을까? 의문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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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을 찾아서
하라다 마하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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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은 채 첼로를 품고있는 표지의 소녀를 보고 앞을 보지못하는 첼리스트의 꿈을 향한 감동적인 성공담이 들어있을줄 알았자. 하지만 반전... 앞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보지 못하는 거였고, 관심을 가져주는 친구들과 진정 사랑하는 주위사람들을 보지 못했던 소녀의 모습이었다.

<영원을 찾아서>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꿈'이다.

어느 노랫말처럼 꿈 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는 말처럼 삶의 목적을 잃고 헤매는 것만큼 허무한 것이 없는 것 같다. 터무니없는 꿈을 말하면서 직업에 대한 귀천을 따지는 어른이 신뢰를 잃고, 자신이 실패한 꿈을 자식에게 위임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이 없는건데 아직까지 그런 어른들이 많다는 것에 허무를 느끼게 된다. 꿈은 강요받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스스로 찾는 것이다. 이 영역을 감히 침범하지 말고 시간이 지체되더라고 기다려주는 여유를 가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당신의 영원은 무엇인가요?

 

 

이 질문에 선뜻 대답을 못했다면 '영원을 찾아서'를 먼저 만나보라고 얘기하고 싶다. 애쓰지 않아도 나의 영원이 무엇인지 바로 알게 될테니까...

 

 

 

처음으로 간절하게 원했던 카나리아... 세계적 명성의 지휘자인 아버지는 집에서만큼은 소음을 듣고 싶지 않다며 반대했다. 하지만 그 카나리아는 울지않는 새였다. 밤새도록 열이나도록 울어, 드디어 키우게 된 카나리아는 어느날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어머니도 자신을 버렸다.

 

열여섯 살의 와온...

아버지는 전임지휘자의 마지막 연주회에 와온의 같은 반 친구들을 초대해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와온은 탐탁치 않아한다. 게다가 이 공연을 마지막으로 보스턴에 있는 교향악단의 음악감독으로 가게된 아버지는 고집스레 혼자 집에 남겠다는 딸아이때문에 난감하기만하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친구와 놀다가 귀가시간이 늦어진 와온은 불이 켜져있는 집을 보고 의아했지만 개의치 않고 현관문을 열었다. 그리고 들려오는 첼로 소리... 누구냐는 질문에 엄마라고 대답하는 그 여자... 아줌마라고 했다가 망할 꼬맹이라고 되받아치는 낯선 여자는 자신의 대단한 아버지를 소씨라고 부르며 자신의 존재를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한 분노를 표출한다. 꼭 사춘기 소녀인 자신처럼...

반항도 해봤지만 엉뚱함에 끌려서인지 보스턴에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두 여자는 함께 살게 된다. 이제 어린 아이가 아니기에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해야하고 자신의 친구를 초대하고 진로를 고민하는 아이들에게 진심이 우러나는 조언을 해주며, 숨김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는 그녀의 모습에 점점 끌리게 되는 와온은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와온의 열여섯 생일날... 생일 선물이라며 편지를 건넨 그녀는 조용히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다. 어디선가 본 적 있는 글씨체로 '엄마'라고 쓰여진 편지는 와온의 가슴에 아픔과 더불어 한줄기 빛을 전해주는데...

 

그들의 사연을 읽으며 거침없이 차오르는 눈물을 막을 수 없었다. 처음에는 화났고 또 화났지만 감동 스토리라는 기대감때문에 진정할 수 있었는데, 아픔을 전하는 사연에서 결국 슬픔의 감정은 견디지 못했다. 전혀 사소하지 않았던 약속과 소중한 사람의 행복을 바라는 모습에 그들의 이야기가 더욱 빛날 수 있었고 기적 또한 만들어 냈다고...

특히 새엄마 마유미가 가정형편을 걱정하며 진로를 고민하는 와온의 친구에게 어른이란 말은 '큰 사람'이라는 뜻이라며 진정어린 조언을 하는 장면은 오히려 나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다. 어른인 부모는 성장하는 아이의 모습을 지켜보며 묵묵히 기다려야하고 언제든 꿈 꾸는 아이가 포기하지 않도록 단단히 준비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시금 다지게 되었다.

 

지금 이 책을 읽는 당신의 '영원'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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