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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을 찾아서
하라다 마하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10월
평점 :
눈을 감은 채 첼로를 품고있는 표지의 소녀를 보고 앞을 보지못하는 첼리스트의 꿈을 향한 감동적인 성공담이 들어있을줄 알았자. 하지만 반전... 앞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보지 못하는 거였고, 관심을 가져주는 친구들과 진정 사랑하는 주위사람들을 보지 못했던 소녀의 모습이었다.
<영원을 찾아서>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꿈'이다.
어느 노랫말처럼 꿈 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는 말처럼 삶의 목적을 잃고 헤매는 것만큼 허무한 것이 없는 것 같다. 터무니없는 꿈을 말하면서 직업에 대한 귀천을 따지는 어른이 신뢰를 잃고, 자신이 실패한 꿈을 자식에게 위임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이 없는건데 아직까지 그런 어른들이 많다는 것에 허무를 느끼게 된다. 꿈은 강요받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스스로 찾는 것이다. 이 영역을 감히 침범하지 말고 시간이 지체되더라고 기다려주는 여유를 가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당신의 영원은 무엇인가요?
이 질문에 선뜻 대답을 못했다면 '영원을 찾아서'를 먼저 만나보라고 얘기하고 싶다. 애쓰지 않아도 나의 영원이 무엇인지 바로 알게 될테니까...
처음으로 간절하게 원했던 카나리아... 세계적 명성의 지휘자인 아버지는 집에서만큼은 소음을 듣고 싶지 않다며 반대했다. 하지만 그 카나리아는 울지않는 새였다. 밤새도록 열이나도록 울어, 드디어 키우게 된 카나리아는 어느날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어머니도 자신을 버렸다.
열여섯 살의 와온...
아버지는 전임지휘자의 마지막 연주회에 와온의 같은 반 친구들을 초대해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와온은 탐탁치 않아한다. 게다가 이 공연을 마지막으로 보스턴에 있는 교향악단의 음악감독으로 가게된 아버지는 고집스레 혼자 집에 남겠다는 딸아이때문에 난감하기만하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친구와 놀다가 귀가시간이 늦어진 와온은 불이 켜져있는 집을 보고 의아했지만 개의치 않고 현관문을 열었다. 그리고 들려오는 첼로 소리... 누구냐는 질문에 엄마라고 대답하는 그 여자... 아줌마라고 했다가 망할 꼬맹이라고 되받아치는 낯선 여자는 자신의 대단한 아버지를 소씨라고 부르며 자신의 존재를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한 분노를 표출한다. 꼭 사춘기 소녀인 자신처럼...
반항도 해봤지만 엉뚱함에 끌려서인지 보스턴에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두 여자는 함께 살게 된다. 이제 어린 아이가 아니기에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해야하고 자신의 친구를 초대하고 진로를 고민하는 아이들에게 진심이 우러나는 조언을 해주며, 숨김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는 그녀의 모습에 점점 끌리게 되는 와온은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와온의 열여섯 생일날... 생일 선물이라며 편지를 건넨 그녀는 조용히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다. 어디선가 본 적 있는 글씨체로 '엄마'라고 쓰여진 편지는 와온의 가슴에 아픔과 더불어 한줄기 빛을 전해주는데...
그들의 사연을 읽으며 거침없이 차오르는 눈물을 막을 수 없었다. 처음에는 화났고 또 화났지만 감동 스토리라는 기대감때문에 진정할 수 있었는데, 아픔을 전하는 사연에서 결국 슬픔의 감정은 견디지 못했다. 전혀 사소하지 않았던 약속과 소중한 사람의 행복을 바라는 모습에 그들의 이야기가 더욱 빛날 수 있었고 기적 또한 만들어 냈다고...
특히 새엄마 마유미가 가정형편을 걱정하며 진로를 고민하는 와온의 친구에게 어른이란 말은 '큰 사람'이라는 뜻이라며 진정어린 조언을 하는 장면은 오히려 나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다. 어른인 부모는 성장하는 아이의 모습을 지켜보며 묵묵히 기다려야하고 언제든 꿈 꾸는 아이가 포기하지 않도록 단단히 준비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시금 다지게 되었다.
지금 이 책을 읽는 당신의 '영원'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