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종말
그레이엄 그린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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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사랑의 기록이 아닌 증오의 기록이다.

직업 작가인 벤드릭스... 나의 증오의 연인 세라의 남편 헨리 또한 증오했지만 우리는 친구처럼 지냈다. 자신이 불행하다는 생각이 들면 행복한 타인에게 질투가 나는 법... 헨리는 나 벤드릭스에게 이렇게 충고를 해주며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다. 그리고 벤드릭스를 통해 아내를 뒷조사하는데...

진심 헨리에게 고자질 해 주고 싶은 간절한 마음... 아무리 철저히 감정을 숨겼다 하더라도 알게 모르게 보여지지 않을까? 작가로서의 집요함, 바른생활의 헨리, 그리고 헨리의 아내이자 벤드릭스의 연인인 세라는 과연 어느 편에서 더 완벽한 가면을 쓸 수 있을지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 사랑과 증오, 믿음과 의심 등의 이 모든 상반된 감정은 결국 사랑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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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데이션과 제국 파운데이션 시리즈 Foundation Series 2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김옥수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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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인간의 의지로

죽은 자의 예측에 맞서 싸울 겁니다

 

 

벨 라이오즈의 정찰선 '작은 별'이 흔적을 감췄다. 이에 다시금 듀켐 바를 불러들인 벨 라이오즈는 함께 손을 잡고 파운데이션을 물리치자고하지만, 듀켐 바는 확실한 운명과 위대한 미래를 받아들이려는 심리역사학을 믿는다며 그의 제안을 거부한다. 하지만 죽은 자의 예측에 의해 세상이 움직이는 걸 용납할 수 없는 젊은 피는 맞서 싸우기로 하는데...

역시 왕성한 혈기에 의욕 넘치는 벨 라이오즈의 야망은 그 누구도 꺾기 어려울 듯 싶다. 이런 자가 존재해야 전쟁의 서막이 열릴거고 대대적으로 세상이 한바탕 뒤집어 질 거니까... 한편 정찰선 한대를 포획하긴했지만 여전히 힘을 가지고 있는 제국에 대항할 힘을 키워야했던 파운데이션... 그들은 첩자를 심기로 결심하고... 전쟁 직전의 고요함은 여기까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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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만의 살의
미키 아키코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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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레가문의 기둥, 니레 이이치로의 장례를 마친 가족은 저택 안 식당에 모여 다과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벌어지는 기괴한 사건... '니레 저택 살인 사건'...

갑자기 속이 좋지않다며 고통을 호소하는 큰 딸 사와코는 병원 응급실 의사에게 "살려 주세요. 절 죽이려고 해요"라는 말을 남기고 사망하고 만다. 이어서 유일한 손자 요시오까지... 두 사람의 사인은 비소 중독으로 아주 복잡하게 얽혀있는 니레가문의 가게도로 부터 시작하는데... 문제는 너무나 쉽게 범행을 인정한 데릴사위 하루시게는 무기징역으로 감옥에 수감 중이다. 그리고 그는 가족에게 옥중 편지를 보내는데...

문장부터 단어 하나까지 모두 트릭이니 믿지 말라고? 지금까지 읽은 것조차도 믿지 않을 것이다. 그물망처럼 얽히고설킨 가계도... 완전 난장판인 집안일세... 아들 하나는 병사로 사망, 큰딸은 독살, 남은 이는 작은딸 밖에 없는데 존재감없는 이사람 지켜줘야 하는거 아닌가? 남을 속이고 죽이려는 마음을 품고 있는 자... 과연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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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니카의 황소
한이리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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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 있다면 나약해진 인간의 심리를 쥐어잡고 뒤흔드는 일이다. 어떤 제품이 좋다고 하면 몇시간을 기다려서라도 사야 하고 누구하나 먹이삼아 죽일 놈을 만드는 일되 너무나 쉽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것이 바로 이성과 감성을 소유한 것인데, 그것을 무기로 조금만 흔들어대도 갈대처럼 뒤바뀌는 인간심리는 그야말로 현혹되기 쉬운 나약한 존재라는 것... 인간을 자극하는 강력한 말 한마디로 타인의 삶을 조종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게르니카의 황소>는 분열된 인간 심리를 겨냥한 잔인한 소설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은 미친 소녀들 편에 서지 않을거야

그러니 난 그 개자식을 내 손으로 직접 처단해야 해

 

 

 

미친 소녀들? 소녀들을 미치게 만든 사람이 과연 누구인가? <게르니카의 황소>를 시작하기 전에 비판적 사고를 발동해야 하는 이유는 사람은 미쳐서 태어나는 존재는 아무도 없다는 것... 미친 소녀들이 있다는 것은 그 소녀가 성장하면서 미칠 수밖에 없었던 환경적 요인이 있었다는 것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게다가 그 개자식을 자신의 손으로 처단한다는 결심은 읽는내내 책 속에서 개자식을 찾아내야 한다는 사실... 이정도 결심이 섰다면 이 책의 첫 페이지를 과감히 넘겨도 될 것 같다.

 

 

 

 

 

신앙심이 강한 어머니는 하나님의 목소리를 들었다. 남편과 딸을 죽이고 자신은 자살하라고... 처음부터 너무나 강렬한 메세지에 책에서 떨어지지않는 손을 부여잡고 한자리에서 마지막 페이지까지 넘겨버렸다. 어쨌든 어머니는 닭을 자르던 부엌칼을 들고 거실에 있는 한 남자를 해치워 버리고 친구집에 놀러간 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이 열 한살 정도어 일어났던 일이라 하지만 나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저 양아버지가 해준 말을 전해 들었을뿐...

정신병원에 감금된 어머니는 침대시트를 찢어 목을 맸고 가까스로 살아남은 나는 당시 정신병원의 부원장인 닥터 칼 번햄의 입양으로 케이트 번햄으로 살아남게 되었다. 사건에 대한 기억이 없던 케이트의 첫 기억은 스페인 여행중에 만난 피카소의 '게르니카'... 무기력한 인간의 비참함을 그린 그림 속 황소는 모든 고통을 담담하게 견뎌내는 듯 했고, 소녀가 처음으로 가지고 싶은 욕심이 들었던 작품이기도 했다. 잔혹한 자의 피를 이어받은 케이트는 양아버지의 전적인 지원으로 평범해지기 위한 예술가의 길을 선택한다. 문제는 자신의 방 벽에 그려진 황소가 소녀를 광폭하게 만들었고 그렇게 소녀는 반년간 정신병원 신세를 지고 만다.

 

 

미쳐서 그랬다니, 입만 열면 구라야 저년은.

염병할, 뭐가 꿈이고 현실인지 구분할 수가 없으시다? (중략)

개수작 부리지 말고 솔직히 말해, 쌍년아.

내가 한평생 정신병원 독방에 갇혀 있었으니까,

거기서 온종일 그림만 그려대며 죽지 못해 사는 걸 세상은 모르니까,

내 그림들을 훔쳐다 네가 그린 척,

꿈에서 '영감을 얻는' 천재 화가인 척,

온 세상을 속여서 크게 한몫 잡아보려 했다고.

 

 

 

병원에서 나온 케이티는 어느날부터 현실인지 환상인지 알 수 없는 꿈을 꾸게 된다. 꿈에서는 그리는 게 너무나 쉬웠는데 깨고나면 기억나지 않는다는 점... 기억해 내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던 그녀는 혼란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꿈의 잔상이 남았던 어느날, 지금이 기회라며 부지런히 붓을 움직였던 그녀는 찰나의 순간이 지나 눈처럼 새하얀 공백만 남은 캔버스를 마주하게 된다. 꿈이 자신의 그림을 훔쳐갔다며 결국 꿈 속으로 도망치게 된다. 아버지의 정신병원에서 그림을 가르치던 케이트는 아버지가 자신이 다시금 미쳐가고 있다는 것을 눈치챌까봐 몰래 도망치다 비명소리를 듣게 된다. 그렇게 찾은 비밀스런 공간... 그리고 나를 노려보는 여자? 아니면 기억나지 않았던 생모? 그도 아니면 무감각한 허상의 인물 '에린'을 만나게 된다.

정신병원 지하의 어느 구석에 감금된 에린은 미친듯이 그림을 그리고 있었고 세상에 이목이 쏠릴만큼 작품의 완성도는 그야말로 대단했다. 서로가 원하는 바가 있어 모종의 계약을 한 그녀들은 함께 흔적을 감추고 만다. 그리고 한커풀씩 벗겨지는 비밀은 그녀가 감당하기엔 결코 작은 일이 아니었다는 것...

 

어떻게 인간에게 이렇게나 잔인할 수 있는지...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마지막을 향해 갈수록 더욱 기함할 수밖에 없었던 건 가면뒤에 숨은 사악한 인간의 본 모습을 봤기때문이다.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 사회 속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만드는 이중적인 악마는 결국 한 인간을 벼랑끝에 몰아세우고 만다. 꿈과 현실의 혼동 속에 케이트가 의지할 수 있었던 건 나 자신밖에 없었고, 그녀는 그렇게 흔적을 지우고 아무도 찾을 수 없는 깊숙한 곳에 숨고 만다. 안타깝게도 스스로 격리를 시켰던 것이다.

게다가 정신과 레지던트로 아버지의 뒤를 이은 언니, 로스쿨 최우등 졸업으로 뉴욕의 검찰이 된 오빠, 잔혹 범죄자의 딸로 번햄가문의 수치였던 케이트는 투명인간처럼 살아야 했다는 것... 천재성을 가졌다며 그녀를 위한 전적인 지지에도 불구하고 왜 그녀는 자신이 이런 골칫거리라고 생각했을까? 모든 인간은 어느 하나쯤은 결여된 자들로 완벽한 존재라는 것은 없는것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타인의 인생을 조종할 순 없는 법... 최소한의 인간 윤리가 무엇인지, 인간으로서 무엇이 기본이 되야하는 것인지를 되뇌이게 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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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의 일기 책세상 세계문학 2
안네 프랑크 지음, 배수아 옮김 / 책세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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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야물딱지게 당찬 아이... 안네 프랑크...

아이들과 대화를 하다가 조언을 해 줄때가 있는데,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상처를 잘 감당할 수 있어야 비로소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다'고 얘기를 해줍니다. 어른들의 입장에서는 아이가 말하는 고민들이 아주 사소한 일 일수도 있겠지만 성장하는 아이의 입장에서 보면 그것이 꽤나 큰 일이기도 하거든요. 가만히 어린시절을 추억해보면 저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잘못해놓고 제대로 사과하지 않는 아이, 생각없이 나의 약점을 드러내어 놀려대는 아이 등...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수많은 서운함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지요. 그것을 견뎌내고 당당한 아이의 부모가 된 우리는 아이의 모습을 통해 나의 모습을 옅보게 됩니다.

 

그래서 그랬어요. 상처를 받아 속이 상할 때, 소중한 나를 가장 덜 아프게 하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바로 <안네의 일기>를 통해 작은 삶의 성장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답니다. 유대인 학살 정책때문에 살아있어도 죽은 듯 보내야했던 은신처에서 자신만의 꿈을 계획하고 꾸준히 써내려갔던 기특한 안네...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할 줄 알고, 모진 고난 속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한 소녀의 이야기를 가슴깊이 새겨야 할 것입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안네는 1942년 6월의 어느날, 생일 선물로 받은 일기장을 통해 소녀작가의 꿈을 꾸게 됩니다. 얼마나 감성적인 소녀였나면 자신의 비밀을 폭로하지 않을 진정한 친구를 찾다가 결국 찾게 되는데요... 바로 일기장입니다. 진정한 친구로서 가장 먼저 선물한 것이 이름을 지어주는 것이었죠. 그래서 '키티'라고 정하고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키티에게 모두 기록한 것... 그것이 <안네의 일기>입니다.

 

 

나는 우악스런 손길에 잡혀

날개를 찢기고 암흑 속에 갇혀서,

아무리 날아보려고 애를 써도

좁은 새장의 쇠창살에 부딪히기를 반복하는

한 마리 새와 같아.

'밖으로 나가고 싶어, 공기를 마시면서 웃고 싶어!'

 

 

 

당시 히틀러의 유대인 처치법때문에 평온하지 못했던 그들은 어느날 언니 마르고에게 온 소환장으로 은신처로 몸을 숨기게 됩니다. 다행스럽게도 미리 준비했던 탓인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암울하지만은 않았는데요, 시간이 갈수록 목을 죄어오는 정책과 더이상 견딜 수 없는 굶주림과 전쟁의 공포는 빛에 대한 희망을 바랄 수 없게 되는데... 게다가 은신처 생활을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분란... 서로 도우며 열심이 버텨냈던 그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색이 바래져 이기적인 모습들을 드러내고 맙니다.

 

빛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창문에 겹겹히 천을 덮고 끝이 보이지않는 핍박은 계속되지만 안네는 그 속에서조차 소녀작가의 꿈을 이어갔답니다. 어른들의 나약함, 탐욕, 붕괴를 보았고 설렘, 연민, 그리고 사랑도 느꼈던 안네... 어두운 다락방에서 작디작은 소녀의 이야기는 왠지 끝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쉼없이 편지를 쓰고 있을 것만 같거든요...

 

<안네의 일기>는 읽지 않았어도 왠지 오래전부터 읽었던 이야기 같았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한번도 읽은 적이 없네요? 이 작은 소녀가 들려주는 편지를 옅보며 울컥한 마음도 컷지만 미소 또한 잊지않았답니다. 왜냐하면 소녀의 꿈이 이루어졌기 때문이죠.

안네...! 오늘도 그 곳은 안녕하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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