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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의 일기 ㅣ 책세상 세계문학 2
안네 프랑크 지음, 배수아 옮김 / 책세상 / 2021년 11월
평점 :
절판
야물딱지게 당찬 아이... 안네 프랑크...
아이들과 대화를 하다가 조언을 해 줄때가 있는데,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상처를 잘 감당할 수 있어야 비로소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다'고 얘기를 해줍니다. 어른들의 입장에서는 아이가 말하는 고민들이 아주 사소한 일 일수도 있겠지만 성장하는 아이의 입장에서 보면 그것이 꽤나 큰 일이기도 하거든요. 가만히 어린시절을 추억해보면 저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잘못해놓고 제대로 사과하지 않는 아이, 생각없이 나의 약점을 드러내어 놀려대는 아이 등...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수많은 서운함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지요. 그것을 견뎌내고 당당한 아이의 부모가 된 우리는 아이의 모습을 통해 나의 모습을 옅보게 됩니다.
그래서 그랬어요. 상처를 받아 속이 상할 때, 소중한 나를 가장 덜 아프게 하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바로 <안네의 일기>를 통해 작은 삶의 성장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답니다. 유대인 학살 정책때문에 살아있어도 죽은 듯 보내야했던 은신처에서 자신만의 꿈을 계획하고 꾸준히 써내려갔던 기특한 안네...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할 줄 알고, 모진 고난 속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한 소녀의 이야기를 가슴깊이 새겨야 할 것입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안네는 1942년 6월의 어느날, 생일 선물로 받은 일기장을 통해 소녀작가의 꿈을 꾸게 됩니다. 얼마나 감성적인 소녀였나면 자신의 비밀을 폭로하지 않을 진정한 친구를 찾다가 결국 찾게 되는데요... 바로 일기장입니다. 진정한 친구로서 가장 먼저 선물한 것이 이름을 지어주는 것이었죠. 그래서 '키티'라고 정하고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키티에게 모두 기록한 것... 그것이 <안네의 일기>입니다.
나는 우악스런 손길에 잡혀
날개를 찢기고 암흑 속에 갇혀서,
아무리 날아보려고 애를 써도
좁은 새장의 쇠창살에 부딪히기를 반복하는
한 마리 새와 같아.
'밖으로 나가고 싶어, 공기를 마시면서 웃고 싶어!'
당시 히틀러의 유대인 처치법때문에 평온하지 못했던 그들은 어느날 언니 마르고에게 온 소환장으로 은신처로 몸을 숨기게 됩니다. 다행스럽게도 미리 준비했던 탓인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암울하지만은 않았는데요, 시간이 갈수록 목을 죄어오는 정책과 더이상 견딜 수 없는 굶주림과 전쟁의 공포는 빛에 대한 희망을 바랄 수 없게 되는데... 게다가 은신처 생활을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분란... 서로 도우며 열심이 버텨냈던 그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색이 바래져 이기적인 모습들을 드러내고 맙니다.
빛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창문에 겹겹히 천을 덮고 끝이 보이지않는 핍박은 계속되지만 안네는 그 속에서조차 소녀작가의 꿈을 이어갔답니다. 어른들의 나약함, 탐욕, 붕괴를 보았고 설렘, 연민, 그리고 사랑도 느꼈던 안네... 어두운 다락방에서 작디작은 소녀의 이야기는 왠지 끝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쉼없이 편지를 쓰고 있을 것만 같거든요...
<안네의 일기>는 읽지 않았어도 왠지 오래전부터 읽었던 이야기 같았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한번도 읽은 적이 없네요? 이 작은 소녀가 들려주는 편지를 옅보며 울컥한 마음도 컷지만 미소 또한 잊지않았답니다. 왜냐하면 소녀의 꿈이 이루어졌기 때문이죠.
안네...! 오늘도 그 곳은 안녕하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