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의 씨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3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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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 지른 문...

자신이 쓴 희곡은 어디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지만 다이버시티 극장에서는 나의 희곡을 거부했다. '곤경'이란 작품과 너무나 비슷한 이야기인데다가 긴박한 절정부분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점점 초췌해져 갔고 누가 보더라도 불안과 우울증상으로 현실과 타협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보여졌다.



살인을 저지르고,

자신의 죄를 자백하고,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사람의 사례라니!



법률사무소의 애스첨을 불러 뜬금없이 과거 자신이 외사촌 조지프 렌머를 죽인 범인이라며 자백을 하는데... 그 자백은 편집장 친구 로버트 덴버에게 그리고 지방판사에게 전해지면서 경위가 치밀해져 간다. 문제는 이야기에 이야기가 더해져 그가 현실을 도피하기 위한 정신적인 문제로 번져가기 시작한다.

인생을 살면서 '후회'란 것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왜 믿어주지 않느냐며 자신의 죄를 낱낱이 자백하는데도 불구하고 증거가 전혀 없다며 내버려두는 행태에 열을 올리는 주인공... 그렇다면 그는 진짜 아픈 것인가? 어떠한 일이 생겨 오래도록 두고두보 고민을 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보면 좋은 방향이 아닌 나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이 이야기는 그러한 병적인 심리문제를 단적으로 다룬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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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여인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2
엘리자베스 개스켈 지음, 이리나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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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여인... #02



아나(=회색여인)의 아버지는 제분소를 운영하고 있었다. 수석 수습생 카를과 결혼시키려 했지만 아나는 왠지 그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그러던 중 친구 조피가 자신의 집으로 그녀를 초대해 잠시나마 그곳에 가 있기로 한다. 친구와 함께 조용히 지내고 싶었지만 사교의 예절을 배워야 한다며 동행한 클럽에서 멋진 외모의 투렐을 만나게 됐고, 그도 아나에게 호감이 있었는지 애정을 드러내며 선물공세를 하기 시작하는데... 갑작스레 벌어진 상황이라 사랑이라 확신할 수 없었음에도 어른들의 강요로 그와 결혼을 하게 된 아나... 그리고 남편의 정체를 알았을 때, 돌이킬 수 없다는 두려움과 죽음에 가까운 공포에 시달리게 되는데...



'회색 여인'의 공포는 결국 결혼이란 무덤이었구나...

처음에 아나가 조금 답답했던 이유는 자신의 의사를 명확히 표출하지 않고 타인이 결정하는대로 수동적으로 움직였기 때문이었다. 만났을 때 불편함이 있었다면 조금 거리를 둘만도 하고 부담스러운 선물도 거부할 수 있었을텐데, 마음도 선물도 주는대로 받았으니 결혼 또한 흐르는대로 될 수밖에... 하지만 남편의 정체가 너무나 끔찍했으니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이제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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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의 씨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3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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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생클루역을 지나 디어링가로 가는 리지 웨스트는 발걸음이 무척이나 가볍다. 미국의 유명화가 빈센트 디어링씨의 딸을 가르치고 있었던 그녀는 공부에 관심도 없고 말도 듣지 않는 아이를 상담하기 위해 그와 마주하게 된다. 디어링 부인은 병을 앓고 있었기에 딸의 교육에 그가 개입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이후 몇번의 대면으로 그에게 이끌리게 되는데...

뭐? 임자가 있는 유부남과 바람을 핀다고? 그의 고풍적이고 귀족적인 말투는 굳건한 의지의 리지를 조금씩 무뎌지게 만들었고 아내가 세상을 떠나자 더욱 가까워지게 된다. 리지는 나름 조신한 여성으로 사랑의 말은 겉으로 내뱉지 않았지만 마음만큼은 항상 그를 향해있었고, 유산 문제로 떠나면서 잊지않고 편지를 하기로 약속하는데... 도착해야 할 편지는 소식이 없었다.



'거짓말 위에 세워진' 행복은 언제나 무너졌고,

그 폐허 밑에 주제넘은 건축가를 묻어버렸다.



'결혼에도 예습이 필요하다'란 말이 있다. 사실 이 말은 결혼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을 의미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살아보고 결혼해야 후회가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서로 사랑해서 결혼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쩌면 서로의 형편을 재고 삶의 질을 따져가며 결정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사실... 책 속의 리지도 디어링을 보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안전한 정착지라고 생각했었다. 과연 이러한 삶이 행복을 가져다 줄까? 그리고 되돌아오는 대가는 사랑이었을까... 아니면 의무였을까... 혹은 자신에 대한 연민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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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
메리 셸리 지음, 박아람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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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프랑켄슈타인의 관심사는 불멸의 묘약 그리고 자연철학자의 책을 만나면서 유령과 악마를 불러낼 수 있는 가능성까지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그조차도 금방 실증을 냈던 그는 생명의 원리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에 고민을 거듭하는 와중에 생명을 부여받은 동물들의 신체구조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고 인간에게 부여된 경이로운 힘의 발견은 자신을 창조자로 칭송하며 떠받들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육신에 생명을 부여하는 일은 신의 영역을 거스르는 행위였을까? 자신이 탄생시킨 생명은 한마디로 괴물이었고 보기만 해도 구역질이 올라왔다. 과학의 업적이 아닌 실패작으로 폐기해야 할 실험체였을뿐... 한편 원치않았음에도 탄생할 수밖에 없었던 괴물은 자신의 조물주로부터 혐오의 눈빛을 참지 못하고 결국 복수를 하기로 결심하는데...

저마다 다양한 관점의 인간상이 있겠지만 그 기준은 오로지 나 자신이라는 걸 깨달아야 한다. 세상에 존재자체를 원했든 아니면 그렇지 않았던 간에 숨이 붙어있는 한 우리는 어떻게든 살아내야 할 것이다. 우리가 항상 외치는 것은 포기하는 삶이 아니라 당당하게 맞서 살아내야 한다고 하지만... 과연 이 문제에서 우리는 온화한 마음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는 이 책을 마주하는 독자만의 판단으로 스스로 책임져야할 문제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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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은 탐정의 부재
샤센도 유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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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원은 탐정의 부재 』

샤센도 유키 / 블루홀6






사람을 두 명 이상 살해한 자는

'천사'가 지옥으로 심판한다.



천사가 지옥으로 심판한다는 것 자체도 이해할 수 없지만 두 명 이상 살인이란 전제는 또 누구머리에서 나온거지? 그렇다면 죽이고 싶은 인간 딱 한 명은 죽여도 괜찮다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들면서 도대체 <낙원은 탐정의 부재>는 어떤 어마무시한 사건과 대재앙을 드러낼지 무척이나 궁금해졌다. 천국으로 인도하는 아름다운 천사의 심판이라면 언제든지 받고싶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책 속에서 그려내는 천사는 의식조차없는 공포의 존재일 뿐이다. 게다가 천국으로의 안내자가 아닌 지옥으로 심판하는 존재라니...


<낙원은 탐정의 부재>를 마주하며 가장 많이 고심했던 부분은 바로 정해진 규칙이었다. '두 명을 살해한 자'... 이 전제가 주는 파격은 엄청날 것이란 생각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거침없이 휘두르는 권력에 가난하거나 어리석은 존재들은 거부할 수 없는 대가로 휘둘림 당할 수밖에 없는 처절한 현실이 드러날 것이며 묻지마 범죄가 활개치는 현장이 그대로 그려지는 듯 했다. 과연 천사의 존재가 낙원을 실현할 수 있는 계기가 될지 기대하며...





그들이 부여한 것은 규칙뿐.

한 명은 괜찮지만 두 명을 죽이면 지옥행.

지옥이 얼마나 무자비한지는

산 채로 불태워지는 죄인들이 내지르는

끔찍한 단말마의 비명이 알려주었다.



탐정 아오기시 고가레는 연쇄살인범을 쫓고 있었다. 젊은 여성의 숨통을 찢다 못해 거기에 소지품까지 넣은 잔인한 사건... 게다가 도발적 메세지로 언론과 경찰에 자극을 주었는데... 그 즈음 다른 나라에서는 국왕군이 마을 주민을 학살하는 사건까지 벌어지며 일어난 '강림'... '한 명을 죽이면 괜찮지만 두 명을 죽이면 천사가 지옥으로 심판한다'는 규칙과 함께 세상을 뒤바꿔 놓았다. 이후 아오기시가 쫓는 범인은 자취를 감췄고...


그러던 어느날, 천국이 존재하는지 알고 싶지 않느냐며 아오기시를 찾은 대부호 쓰네키 오가이... 동료를 잃고 실의에 빠진 그는 쓰네키의 초대로 천사섬 도코요지마섬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렇게 지상낙원이라 불리는 저택에 도착한 아오기시는 자신을 위한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다는 소식을 들었고, 낙원이란 곳에 탐정이란 어울리지 않는 자신을 어떤 목적으로 불러들였는지 의문을 품게 된다. 그리고 이벤트 이후 벌어지는 연쇄살인...


천사의 강림은 역시나 이상적 사회를 실현시키지 못했다. 범죄가 줄은 것은 사실이나 한 명쯤이야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 그리고 이왕 너 죽고 나 죽을 바에 죄없는 많은 사람도 죽음으로 이끄는 범죄의 도시가 되었으니... 뒷골목에서 거래되는 소형 살상무기 '펜넬'이 판을 쳤으니 여전히 안전한 세상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게다가 천사를 죽인 인간 또한 처벌받지않으면서 그 경계는 무참히 무너져 가는데...



연쇄살인이 절대 성립하지 않을 것 같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죽어나가는 지상낙원은 결코 천국이 아니었다. 지옥에 가지 않기위해 착하게 살라는 규칙은 없는 것일까? 저자는 세상에 약자로 서 있는 모든 존재들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듯 스토리를 그려냈다. 약자는 끝까지 희생양일 수밖에 없는 더러운 세상... 그 속에서 작은 희망을 찾기가 이렇게나 어려우니 제발 심판의 잣대를 제대로 그려내라고 말이다. 당신은 선과 악 중에 어디에 선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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