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를 입력하세요
오휘명 지음 / 히읏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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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시지를 입력하세요 』

오휘명 / 히읏






만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고 싶고 헤어지기 아쉬워 없는 말도 만들어 내던 때가 있었다. 아~ 나도 사랑이란걸 했었구나~

<메시지를 입력하세요>가 전해주는 로맨틱한 감성은 왠지 밀당을 하면서도... 그리고 손에 잡힐 듯 하면서도 그 스위트함때문에 손가락 사이로 부드럽게 빠져나가 잡히지 않는 설렘을 가져다 준다. 작가의 문체 또한 그러했다. A인 성하와 Z인 효빈 사이를 오가며 가까워질 듯 하면서도 가까워지지않는 그리움... 그 그리움때문에 읽는내내 불완전한 감정에 휩싸이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이 책을 만나면서 연인이란 무엇이고 더나아가 결혼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내 경우를 생각해 보니 사춘기도 무난히 지나갔던 내가 20대 후반에 독립을 선언하며 집을 나온적이 있었다. 성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사정을 곁에서 지켜봤던 지금의 남편은 잠적한 나를 찾으며 자신을 피난처 삼았으면 좋겠다는 말로 결혼을 결심하게 만들었다. 사랑이었지만 믿음과 서로에 대한 의지도 있어야 한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사랑만으로 이룰 수 없는 것이 너무나 많다는걸 일찌감치 깨달은 나로서는 서로에 대한 믿음이 가장 중요했던 것 같다. 

바로 효빈과 성하처럼... 헤어졌음에도 믿음을 끊어내지 않았던 그들의 그리움... 그 사연이 이 책에 들어 있었다.





있잖아요,

제가 새로 알게 된 건데,

사랑이라는 건 그게 어떤 사랑이건 간에,

그러니까 정반대인 두 사람의 사랑이건,

닮은 두 사람이 하는 사랑이건,

언젠가는 금가서 부서져 버리더라고요.



술과 땀이 찌들어 의미없는 회식이란 시간을 버티고 있는 성하... 집에 돌아와 과거의 흔적을 뒤적이며 외투주머니에 손을 넣은 성하는 오래된 휴대전화를 발견한다.

다른 한편...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구식 아이폰을 들고 있는 한 남자 효빈... 그 아이폰에는 한국을 떠나있는 동안 잊고 싶지않았던 추억이 들어있다.

<메시지를 입력하세요>는 서로의 휴대폰 안에 들어 있는 추억의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며 서로에게 얼마만큼의 사랑이었는지를 확인하게 되는 로맨틱스토리다. 만남부터 특별했던 우리... 각자의 일상이 끝날 무렵, 하루의 안녕을 속삭였던 소중한 시간들이 효빈의 해외 파견으로 흐트러지고 말았다. 우울한 마음이 들때마다 일탈을 시도했던 성하에겐 효빈의 메시지가 유일한 응원이었다. 휴대폰 속에 남겨진 지난 메시지를 보는 그들... 과연 남겨진 메시지조차 기억에서 잊혀질지...

처음부터 그들을 다시 만나게 해주세요~라고 응원한 것은 아니었다. 일탈을 일삼는 성하가 귀찮았을 법도 한데 효빈은 그저 걱정스런 말투로 항상 기다려 주는 모습에 답답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깊숙히 보고 싶다"라는 그들의 메시지가 머리속에 진하게 새겨져 왠지 다시금 이어줄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는거... 어쩌면 우리가 조금 얕은 사랑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그 깊이를 알고 싶다면 이들처럼 해보는건 어떨까한다. 그리고 혹시 지금의 사랑이 힘든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만나보기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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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계획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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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인계획 』

히가시노게이고 / 현대문학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이슈가 되었던 도핑사건... 바로 러시아의 피겨 유망주 발리예바... 올림픽에 출전하기 전, 자국에서 진행되었던 경기에서 도핑검사를 했는데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문제는 이 상황을 무마시키려 했다는 점이다. 심장질환이 있는 할아버지와 같은 컵을 사용해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둥... 나중엔 연맹에서 지정한 어린 선수 보호 대상자에 해당하여 이후로도 출전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한다. 공산국가의 폐해를 그대로 드러냈던 이번 경기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살아있는 전설 김연아를 언급했고 그녀의 소신발언 또한 화제가 되었다. 왜 운동선수들 사이에서 잊을만하면 불법약물에 대한 문제가 터지게 되는 것일까? 일등이 아니면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사람들의 기억 속에 일등만이 남기때문일까? 그저 한때 반짝하고 사라지는 소모품처럼 취급을 받고 있기때문은 아닐까... 무엇이 그들을 나락으로 빠지게 하는지 그것이 알고 싶었다.

 

<조인계획>의 뒷표지에는 이 모든것을 이해하게 하는 강렬한 문장이 있었다. 스키점프 선수들은 더 높이 그리고 더 멀리 날아야 했고 날개없는 인간의 비행을 위해 어떤 것이라도 해내야 했던 그들... 날기 위해 인간의 마음을 버려야했던 그들만의 무언의 외침이 들어있었다. 무엇을 상상하든 이 이야기엔 마침표가 없다는 사실... 어쩌면 지금도 그들에겐 이러한 상황이 현재진행형인지도 모르겠다.

 

 

 

타트대에 올라갈 때,

난 가슴이 두근거려.

어느 순간엔가 어쩌면 엄청나게 날아갈 수 있을지도 몰라.

누구라도 하늘을 나는 꿈을 꾸잖아요.

꿈속에서는 공중을 헤엄치듯이 이동할 수 있잖아요.

그런 식으로 나도 바람을 타고 휘이익.

 

 

하늘을 나는 느낌으로, 그저 천공을 향해 비상하는 천재적인 선수를 그 누가 당해낼 수 있을까?

'조인'... 한마디로 비행가라 불리는 니레이 아키라는 날개없이 마음껏 날아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밝게 빛나던 그는 얼마지나지 않아 빛을 잃고 만다. 독극물에 의한 사망... 투구꽃에서 분리된 성분으로 소량의 섭취만으로도 사망에 이른다는 맹독성 독약이었다.

 

문제는 시기질투에 의한 사망이라 단순히 생각할 법도 했지만 용의자를 압축하기에 쉽지 않았다는 점... 시합이 끝난 직후라 자유시간이 주어졌기에 코치와 선수진의 알리바이가 확실치 않았고 목격자조차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희귀한 독극물을 어디서 입수했는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고 무엇보다도 사전청취를 위한 조사에서도 사건의 동기를 찾을 수 없었다는 점에 실마리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건을 파헤칠수록 점점 나락에 빠지는 느낌이었으나 그의 사망을 계기로 승승장구를 하고 있는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스기에 쇼였다.

 

스기에 쇼는 과거 현역으로 이름을 날렸던 스기에 다이스케의 아들로 니레이 사망은 아랑곳하지않고 아버지가 시키는대로 강압적 훈련을 이어가고 있었다. 하루하루가 변화되는 그의 성장은 바로 니레이의 자리를 차지했다. 의아한 점은 쇼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지는만큼 기계적인 움직임만 계속될 뿐이었다.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걸까?

 

 

도무지 범인을 단정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사건의 범인은 금방 탄로나고 만다. "니레이 아키라를 죽인 사람은 너다. 자수해라"라는 메세지로 일찌감치 <조인계획>의 스토리가 마무리되는 듯 했으나, 독자의 예감을 과감히 무시하듯 사건의 행방은 그제서야 사건의 서막을 열게 된다. 특히 화가났던 점은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자식에게 대물림하여 명예를 찾고자 했던 스기에 다이스케... 과학적 방향은 좋았으나 타인뿐만 아니라 자신의 자식까지 희생시키려 했던 그의 만행에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였다. 숨겨진 실체가 드러나는 순간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기함하며 최고로 높은 단상에 서기위한 투쟁을 벌이는 선수들의 심리적 상황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는 새가 되기 위해 인간의 마음을 버렸다"는 띠지의 메세지... 부디 새가 되지는 못할지언정 인간의 마음만은 끝까지 지켜내길 간절히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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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 미술관 - 20가지 키워드로 읽는 그림 치유의 시간
김소울 지음 / 타인의사유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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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가지 키워드로 읽는 그림 치유의 시간

『 마음챙김 미술관 』

김소울 / 타인의사유







페이지를 넘기며 한참을 머물렀던 곳이 있었다. 바로 오귀스트 르누아르와 빈센트 반 고흐의 대화부분... 당시 사정이 여의치않아 모델을 구할 돈이 없었던 고흐 그래서 자화상을 그리던 그에게 르누아르는 쉽게 구할 수 있는 모델도 있다며 고양이를 그려보는 건 어떤지 물었다고 한다. 그에 대한 고흐의 대답... "고양이는 안는 거지"라고 했다는데 이 짧은 대답 속에 우리가 얼마나 삶의 여유를 잃어가고 있는지 느끼게 되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한 무력한 생활... 의미없는 매일이 지속되는 듯한 느낌과 점점 목죄어오듯 가까워지는 불안에 비하면 하나도 웃을 일이 없는 요즘이다. 그런 일상에 무엇이라도 희망을 잡고자 책을 읽고 있고 삶의 질을 높이기위한 노력은 스스로 힘이 되기도 한다.

<마음챙김 미술관>은 유명 화가의 작품과 그들의 삶 속에서 만나는 수많은 감정을 통해 나와 마주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작품에 묻어난 작가의 삶을 통해 나를 대입시키고 살포시 어루만지듯 치유하는 '나 마주하기'의 시간... 이 소중한 시간을 통해 나의 마음이 조금은 나아지기를... 그리고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인 행복에 다가가기를 바라는 듯 했다.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태어난다.


마음을 챙긴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 말하는 저자 김소울... 여전히 할 일이 많겠지만 카페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조금의 시간으로 이 책을 들여다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한 챕터씩 천천히 마주할 수 있게 작품과 작가의 이야기가 무척 간결했으나 독자들에게 전하는 메세지는 무척 짙게 다가올 것이다.

첫번째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원치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마주해야 하는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쩌면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는 어떠한 선택을 하던간에 그것이 최선이라 생각한다는 거... 하지만 시간이 지나 그것이 최선이 아니였음을 확인했을 때 가끔 정체성이 흔들릴때도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행복이 분화되는 시기로 사람마다 저마다의 행복의 기준이 다른만큼 나만이 느낄 수 있는 행복을 찾는 것도 중요하단 사실... 그러니 흔들리는 정체성을 부여잡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소소한 기쁨을 찾으라는 응원이 아닐까 싶다.

특히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독일의 분석심리학자 융의 '페르소나'였는데 타인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사회적 가면이 자신을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 그러나 그 가면을 자유자재로 썼다 벗었다 할 수 있도록 자신을 단단히 하라는 것이다. 어쨌든 문제시되는 인간관계의 해결방법은 상대를 변화시키거나 내가 변해야 한다는 거... 자기비하는 금물이고 진짜 나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는거다. 자기비하와 불안에서 비롯된 것이 트라우마... 이런 것들 때문에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마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저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실천으로 '나의 삶을 사랑하기'를 연습해야 한다고 말한다. 과연 이것이 실현 가능한 일 일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또한 연습하면 가능하다는 메세지를 가득 담아내고 있기에 믿어 의심치 않았다.

행복하고 싶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명언처럼 행복하기 위해 태어난 인간은 조금더 나를 아껴줄 필요가 있다. 그림 앞에 조심스레 마음을 꺼내놓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친 마음에 작은 희망의 불씨를 지필 수 있는 그런 연습을 해보자. 그렇게 하루를 힘내서 살아낸 나를 위로하고 내일의 나를 응원할 수 있는 그런 하루하루를 만들어내면 괜찮은 내가 되지 않을까? 오늘의 위로가 필요한 모두에게 <마음챙김 미술관>을 추천해 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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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유괴
니시무라 교타로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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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집단의 불꽃튀는 대결이라... 그 대결에 합류하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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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계획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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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사건의 흔적을 찾아다니는 형사... 그저 천재선수를 시기하는 누군가라고 생각했지만 진척이 보이지 않는 사건이었다. 문제는 대회가 끝난 뒤라 모두의 알리바이가 확실하지 않았고 목격자조차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맹독성인 독극물의 입수 경로도 오리무중이었고 살해 동기조차 모른다는 것이다. 다만, 그 사이에 하루가 다르게 실력이 향상되고 있는 선수가 있다는거...


이쯤에서 집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과거 선수활동을 했던 스기에 다이스케... 부상으로 인해 은퇴한 그는 자신이 실현하지 못한 꿈을 그의 아들 스기에 쇼에게 심어놓고 있었다. 아주 강압적으로... 오히려 니레이의 사망으로 스기에 쇼는 단번에 선두에 나섰으니까... 누군가의 부상이나 사망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잔인할 정도로 차갑게 느껴지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연민의 감정도 느끼게 되었다는 점이다.

<조인계획>의 마지막 페이지도 왠지 씁쓸할 것 같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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