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계획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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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인계획 』

히가시노게이고 / 현대문학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이슈가 되었던 도핑사건... 바로 러시아의 피겨 유망주 발리예바... 올림픽에 출전하기 전, 자국에서 진행되었던 경기에서 도핑검사를 했는데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문제는 이 상황을 무마시키려 했다는 점이다. 심장질환이 있는 할아버지와 같은 컵을 사용해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둥... 나중엔 연맹에서 지정한 어린 선수 보호 대상자에 해당하여 이후로도 출전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한다. 공산국가의 폐해를 그대로 드러냈던 이번 경기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살아있는 전설 김연아를 언급했고 그녀의 소신발언 또한 화제가 되었다. 왜 운동선수들 사이에서 잊을만하면 불법약물에 대한 문제가 터지게 되는 것일까? 일등이 아니면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사람들의 기억 속에 일등만이 남기때문일까? 그저 한때 반짝하고 사라지는 소모품처럼 취급을 받고 있기때문은 아닐까... 무엇이 그들을 나락으로 빠지게 하는지 그것이 알고 싶었다.

 

<조인계획>의 뒷표지에는 이 모든것을 이해하게 하는 강렬한 문장이 있었다. 스키점프 선수들은 더 높이 그리고 더 멀리 날아야 했고 날개없는 인간의 비행을 위해 어떤 것이라도 해내야 했던 그들... 날기 위해 인간의 마음을 버려야했던 그들만의 무언의 외침이 들어있었다. 무엇을 상상하든 이 이야기엔 마침표가 없다는 사실... 어쩌면 지금도 그들에겐 이러한 상황이 현재진행형인지도 모르겠다.

 

 

 

타트대에 올라갈 때,

난 가슴이 두근거려.

어느 순간엔가 어쩌면 엄청나게 날아갈 수 있을지도 몰라.

누구라도 하늘을 나는 꿈을 꾸잖아요.

꿈속에서는 공중을 헤엄치듯이 이동할 수 있잖아요.

그런 식으로 나도 바람을 타고 휘이익.

 

 

하늘을 나는 느낌으로, 그저 천공을 향해 비상하는 천재적인 선수를 그 누가 당해낼 수 있을까?

'조인'... 한마디로 비행가라 불리는 니레이 아키라는 날개없이 마음껏 날아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밝게 빛나던 그는 얼마지나지 않아 빛을 잃고 만다. 독극물에 의한 사망... 투구꽃에서 분리된 성분으로 소량의 섭취만으로도 사망에 이른다는 맹독성 독약이었다.

 

문제는 시기질투에 의한 사망이라 단순히 생각할 법도 했지만 용의자를 압축하기에 쉽지 않았다는 점... 시합이 끝난 직후라 자유시간이 주어졌기에 코치와 선수진의 알리바이가 확실치 않았고 목격자조차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희귀한 독극물을 어디서 입수했는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고 무엇보다도 사전청취를 위한 조사에서도 사건의 동기를 찾을 수 없었다는 점에 실마리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건을 파헤칠수록 점점 나락에 빠지는 느낌이었으나 그의 사망을 계기로 승승장구를 하고 있는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스기에 쇼였다.

 

스기에 쇼는 과거 현역으로 이름을 날렸던 스기에 다이스케의 아들로 니레이 사망은 아랑곳하지않고 아버지가 시키는대로 강압적 훈련을 이어가고 있었다. 하루하루가 변화되는 그의 성장은 바로 니레이의 자리를 차지했다. 의아한 점은 쇼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지는만큼 기계적인 움직임만 계속될 뿐이었다.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걸까?

 

 

도무지 범인을 단정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사건의 범인은 금방 탄로나고 만다. "니레이 아키라를 죽인 사람은 너다. 자수해라"라는 메세지로 일찌감치 <조인계획>의 스토리가 마무리되는 듯 했으나, 독자의 예감을 과감히 무시하듯 사건의 행방은 그제서야 사건의 서막을 열게 된다. 특히 화가났던 점은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자식에게 대물림하여 명예를 찾고자 했던 스기에 다이스케... 과학적 방향은 좋았으나 타인뿐만 아니라 자신의 자식까지 희생시키려 했던 그의 만행에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였다. 숨겨진 실체가 드러나는 순간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기함하며 최고로 높은 단상에 서기위한 투쟁을 벌이는 선수들의 심리적 상황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는 새가 되기 위해 인간의 마음을 버렸다"는 띠지의 메세지... 부디 새가 되지는 못할지언정 인간의 마음만은 끝까지 지켜내길 간절히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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