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턴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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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황혼에 대한 다섯 가지 이야기

- 녹턴

 

스티브, 자네는......

그러니까 따분한 실패자형 추남이야.

못생긴 종류가 다르단 말이지.

내 말 좀 들어 봐.

혹시 얼굴을 조금만 손볼 생각없어?

 

참 상처되는 말을 고급지게도 못하네...

나른한 오후에 커피 한잔 곁에 두고 고요를 즐기며 읽기 좋은 녹턴이 이렇게 배신할 줄이야. 다행히 크루너에서 만났던 린다가 등장해 시원하게 사이다 발언과 마음을 조이며 서슴없이 움직였던 트로피 사건은 녹턴의 깨알재미라고 할 수 있지만, 외모지상주의의 모순과 행보를 보여주면서 커튼뒤에 숨겨진 예술 세계의 모습은 무척 공감을 하게 했다.

 

요즘은 여성과 남성 따질 것 없이 외모에 대한 인식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기본적인 자기관리라고 하지만 생긴대로 살고 있는 나로서는 "살아보니 다 똑같더라" 한탄 섞인 말을 하며 대변하고 있다.

근데 우리의 린다와 스티브, 앞으로 어떻게 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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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와의 정원
오가와 이토 지음, 박우주 옮김 / 달로와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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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견뎌낸다는 글귀가 뭉클하게 다가와 마음을 두드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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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의 날의 거장 열린책들 세계문학 271
레오 페루츠 지음, 신동화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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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무척 예사스럽지 않다. 우리가 흔히 거장이라 하면 문화계나 예술계에 속해 있는 최고의 인물들을 일컫는데 심판의 날이라니... 그들이 심판할 이들이 누구이고 무엇때문에 심판대에 올리려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오래된 파이프에서 품어져 나오는 연기가 공기중에 흩어져 사라지지 않고 형체로 남아 존재하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건지... 독일어권 문학의 거장이라 불려지며 환상을 끌어들여 역사를 재해석한다는 저자의 작품을 독자로서 어떻게 해석할지 나조차도 궁금해졌다.

 

 

 

1909년 가을... 음습한 모험과도 같았던 추적, 비극의 사건은 기이하게 연결되어 있었고 그렇게 남긴 기록은 모두 진실이다. 실체가 없는 적의 흔적을 쫓은 5일간의 여정의 결말은 육신을 가진 존재가 아니라 형체없는 망령이었다. 섀그 파이프를 들고 책을 읽던 저자의 이야기는 이렇다.

 

한 저택에 모여 음악을 연주하고 있는 이들... 연주를 마치고 담소를 나누던 중, 얼마전 알게된 해군 장교의 의문의 죽음에 대한 말을 던진 궁정배우 오이겐 비쇼프의 자살. 당시 울린 두 발의 총성으로 요슈 남작이 의심을 받게 되는데 이유는 과거 비쇼프의 아내 디나와 연인 사이였고 배신당한 사랑의 아픔이 지금도 보였고 그가 죽기 직전까지 요슈를 향한 증오의 시선을 거두지 않았기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상황을 목격한 엔지니어는 그가 범인이 아니라 반박했고 그렇게 궁지에 빠진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위해 사건의 흔적을 찾는다. 그리고 또 다시 발생한 의문의 자살 사건은 알 수없는 공포의 존재와 연결되어 있었다.

 

사실 책을 읽어가면서 중간에 언급했던 이중인격에 대한 부분이 있었다. 자신이 알지 못했던 내면의 어둠과 마주하는 공포를 이기지 못한 연약한 인간, 아무리 이성을 가진 인간이라도 씻을 수 없는 상처, 현실에 대한 불안, 충격과 악몽, 죄의식과 공포 등으로 이성이 흔들리는 시기가 있다. 이를 극복해 내느냐 그렇지 못 하느냐에 따라 삶의 의지가 무너지기도 하는데 '심판의 날의 거장'은 인간에게 가장 취약한 부분을 건드려 두려움을 드러낸 무서운 작품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무척 기이한 방법으로 자신을 마주하게 했던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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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혼황후 1
알파타르트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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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제 국가에서는 아직 황실이 존재한다. 가깝게는 일본이 그러하고 대표적으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영국황실로 입헌군주제를 중심으로한 내각을 책임지고 있는 왕가의 존재는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가볍게 읽는 웹소설이라고 생각하기엔 사실 재혼황후는 무척이나 권위주의적인 황제와 완벽한 내조를 해왔던 황후 사이에 정부가 끼어들면서 왕가의 몰락을 보여주는 극단적인 스토리기에 앞서 왕실국가의 위엄을 언급한 것이다.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한 웹소설 재혼 황후가 밤을 지새우며 분통을 터트리게 했고 종이책으로 출간되어 다시 만나게 됐을 땐, 황후의 절제된 위엄과 빛나는 나비에의 차가운 매력에 빠질 생각을 하니 무척 흥분이 도는 긴장감을 맛보게 되었다. 무릎베개를 하고 누워있는 이가 바로 동대제국의 소비에슈 황제고 뒤돌아 마주보는 이가 바로 서대국의 하인리 왕자다. 표지에서는 이렇게 삼각관계의 구도를 하고 있지만 모든 이야기를 들추어 내면 얽히고설킨 모종의 관계가 무척이나 흥미롭게 보여진다.

 

 

 

 

 

완벽한 황후 나비에... 어릴 때부터 황후 수업을 받았던 나비에는 나름 통하는 게 많아 소비에슈와 작은 추억들을 쌓으며 잘 지냈었다. 약 3년간은...

어느날 사냥터에서 꼬질꼬질한 도망 노예를 주워 오고 나서는 모든게 변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그녀를 씻겨주고 달래고 어르며 갖은 애교에 녹아 내리던 황제 소비에슈는 분란이 일어날 때마다 나비에를 탓하며 라스타를 감싸면서 금이 가기 시작했다. 때마침 자신의 역할을 해내야 했던 나비에는 신년제를 준비하면서 잘생긴 독수리 다리에 묶여있는 쪽지에 답을 하면서 위로를 얻고 정체를 알아내기 위한 은밀한 밀당을 하게 된다. 한편 도망 노예라던 라스타의 정체를 알고있는 로테슈 자작의 압박은 갈등과 모략을 낳았고 나비에처럼 되고 싶다는 욕망은 그녀를 서서히 무너트리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대국 왕자 하인리의 시선은 나비에로만 향했고 그것을 눈치챈 소비에슈는 그를 경계하며 무시하게된다. 버려지는 슬픔이 커지는 나비에, 들키고 싶지 않았던 비밀이 커지는 라스타, 두 여인은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하며 이겨낼지...

 

나를 버린다면 과감히 재혼을 승인해 달라는 사이다 같은 발언에 환호성을 지르는 독자들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그렇게 시작하는 그녀들의 반란은 조용한 전쟁을 암시하는 듯 하다. 누구라도 아픔이 크지 않았음 좋겠고 상처받지 않았음 했지만, 소비에슈의 줏대 없는 행동은 독자들로부터 외면하게 만든다. 재혼 황후의 두번째 스토리에서 진정한 사이다를 맛보게 될 것인지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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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발된 여자 케이스릴러
김영주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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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자태의 여자는 베일에 싸인 듯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 커튼 뒤로 절규하듯 보이는 또 다른 여자는 들춰지지 않은 채 나락으로 빠져드는 듯 했고 위장과 위선의 가면을 쓴 두 여자의 이야기란 소개는 그녀들 사이의 모종의 계략이 결국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알 수 없는 미궁에 빠지는 것 같았다.

고즈넉이엔티에서 한국 미스터리 스릴러를 소재로 보여주는 시즌3의 작품!! 또 한번 고뇌의 심리싸움이 시작된다.

 

 

 

 

극단에 소속되어 있지만 어중간한 외모에 제대로 된 배역없이 지낸 오수완의 손엔 두줄이 선명히 드러난 임신테스트기가 들려있다. 유복한 집의 외동아들에다 서울대의 경영학을 전공하는 22살의 애송이 은호의 아이지만 어느날 갑자기 집의 보증금까지 들고 흔적을 감춰버렸다. 마땅히 갈 곳이 없었던 수완은 그녀가 짬내어, 필라테스 강사를 했던 센터로 갔고 때마침 수완을 지목해 상담을 받고 싶다는 경진을 만나게 된다. 그렇게 마주한 경진은 아무것도 남은 게 없는 자신을 투시한 듯 구원과도 같은 제안을 해 온다. 부족함 없이 살게 해줄테니 자신의 동생이 되어달라고... 그것이 또 다른 어둠의 시련인줄도 모르고 수락한 수완은 여유를 찾았지만 뒤에 숨겨진 속내를 감추는 자신과 경진의 계략에 빠져들고 만다.

 

타인의 삶은 애초에 상관없이 자신만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타락한 인간. 우리는 이쯤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의 이기적인 개인주의가 얼마나 인간이 가져야 할 본분을 망각한 채, 선해야 할 본연의 모습을 어떻게 지워내는지 옅볼수 있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속담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닌것처럼 자신의 이기적인 모습을 드러내 보여줬던 증발된 여자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욕구가 얼마나 추악한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절박함을 기회삼아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자들의 마지막 모습은 무척 허탈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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