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턴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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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황혼에 대한 다섯 가지 이야기

- 첼리스트

뮤지션이라 하며 광장에서 한껏 노래를 부르는 이들을 보면 자유스런 영혼의 소유자 같다. 어느 누구는 약속 시간에 조금 일찍 도착해 잠시 머물기도 할 것이며, 음악에 이끌려 온 연인은 노래를 들으며 사랑을 속삭일 것이다. 그리고 텅빈 광장에 듣는 이가 없다면 그들은 어디로...

 

예술을 한다는 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천부적인 잠재력과 노력, 어느것에 더 큰 점수를 부여할지 모르겠지만 무엇보다도 대중의 마음을 얻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읽을수록 무거워지는 예술 세계의 모습은 너무나 상반되어 있었다. 빛과 그림자... 떠오르는 신예에서 지는 별...

 

녹턴은 뭐랄까... 여행길에 확트인 광장 카페에 앉아 커피 한잔 시켜놓고 음악에 대해... 삶에 대해... 유독 이곳만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처럼 나른한 쉼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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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사람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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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드릭 배크만은 쉽게 생각하고 가볍게 만났다간 정말이지 큰 코 다친다. 예전 '오베라는 남자'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를 읽고도 묵직한 돌덩이가 내려앉은 듯 가슴이 뭉클했는데 '불안한 사람들' 역시나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적지않은 메세지를 선사한다.

 

  표지만 보면 엉뚱하고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질 것 같다지만, 토끼탈을 쓴 누군가가 책상위에 걸쳐앉아 피자와 그림, 그리고 와인?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에다가 탈을 쓰고 있으면 잘 볼수도 없고 잘 먹지도 못 할텐데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전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불꽃놀이가 한창인 창밖을 보면 무엇을 소원하던 간에 왠지 그의 손을 들어줄 것 같다.

 

 

  "10년 전에 한 남자가 어느 다리 위에 서 있었다" 작가는 이 남자가 주인공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넘겨들으라고 하지만 이 책은 10년 전 이 시점부터 모든 것이 다 연결된다. 기가막힌 연결고리에 이어 불안한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느냐에 대한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의 블랙유머를 보여준다.

 

  6500만 크로나(약 89만원)를 구하려고 처음으로 강도 행각을 벌이는 이는 어처구니없게도 현금 없이 운영되는 은행으로 들어간다. 어쨌든 은행강도니 경찰이 출동했고 그들을 피해 도망간 아파트는 오픈하우스라 여러사람이 내부에 있었다. 어떨결에 은행강도에서 인질범이 되어 버린 그는 생각이라는 걸 하고 싶은데 말 많고 말을 듣지도 않는 인질들때문에 당황하게 된다.

  이렇게 처음부터 난장판인 상황에 배고픈 인질들은 경찰에게 피자를 부탁하고 마음 약한 은행 강도를 측은하게 여기는데, 스토리 자체가 엉뚱하고 기가 찼지만 쉼없이 몰려드는 뭉클한 그들의 이야기때문에 책을 놓을 수 없었다.

 

  이 속에 있는 인물들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중 누군가의 이야기다. 완벽한 삶이 존재하지 않는 우리 인간은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으며, 누군가로 인해 행복을 느낀다. 살면서 불안은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우리는 포기하는 삶 대신 살아내는 오늘을 만들어내, 그 속에서 작은 기쁨 하나로 내일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 대단하게도 수다스러운 책인듯 하지만 그 속에는 내일이 없는 오늘은 절대 없음을 기쁨의 감동으로 전해준다. 역시 프레드릭 배크만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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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턴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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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황혼에 대한 다섯 가지 이야기

- 녹턴

 

스티브, 자네는......

그러니까 따분한 실패자형 추남이야.

못생긴 종류가 다르단 말이지.

내 말 좀 들어 봐.

혹시 얼굴을 조금만 손볼 생각없어?

 

참 상처되는 말을 고급지게도 못하네...

나른한 오후에 커피 한잔 곁에 두고 고요를 즐기며 읽기 좋은 녹턴이 이렇게 배신할 줄이야. 다행히 크루너에서 만났던 린다가 등장해 시원하게 사이다 발언과 마음을 조이며 서슴없이 움직였던 트로피 사건은 녹턴의 깨알재미라고 할 수 있지만, 외모지상주의의 모순과 행보를 보여주면서 커튼뒤에 숨겨진 예술 세계의 모습은 무척 공감을 하게 했다.

 

요즘은 여성과 남성 따질 것 없이 외모에 대한 인식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기본적인 자기관리라고 하지만 생긴대로 살고 있는 나로서는 "살아보니 다 똑같더라" 한탄 섞인 말을 하며 대변하고 있다.

근데 우리의 린다와 스티브, 앞으로 어떻게 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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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와의 정원
오가와 이토 지음, 박우주 옮김 / 달로와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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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견뎌낸다는 글귀가 뭉클하게 다가와 마음을 두드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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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의 날의 거장 열린책들 세계문학 271
레오 페루츠 지음, 신동화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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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무척 예사스럽지 않다. 우리가 흔히 거장이라 하면 문화계나 예술계에 속해 있는 최고의 인물들을 일컫는데 심판의 날이라니... 그들이 심판할 이들이 누구이고 무엇때문에 심판대에 올리려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오래된 파이프에서 품어져 나오는 연기가 공기중에 흩어져 사라지지 않고 형체로 남아 존재하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건지... 독일어권 문학의 거장이라 불려지며 환상을 끌어들여 역사를 재해석한다는 저자의 작품을 독자로서 어떻게 해석할지 나조차도 궁금해졌다.

 

 

 

1909년 가을... 음습한 모험과도 같았던 추적, 비극의 사건은 기이하게 연결되어 있었고 그렇게 남긴 기록은 모두 진실이다. 실체가 없는 적의 흔적을 쫓은 5일간의 여정의 결말은 육신을 가진 존재가 아니라 형체없는 망령이었다. 섀그 파이프를 들고 책을 읽던 저자의 이야기는 이렇다.

 

한 저택에 모여 음악을 연주하고 있는 이들... 연주를 마치고 담소를 나누던 중, 얼마전 알게된 해군 장교의 의문의 죽음에 대한 말을 던진 궁정배우 오이겐 비쇼프의 자살. 당시 울린 두 발의 총성으로 요슈 남작이 의심을 받게 되는데 이유는 과거 비쇼프의 아내 디나와 연인 사이였고 배신당한 사랑의 아픔이 지금도 보였고 그가 죽기 직전까지 요슈를 향한 증오의 시선을 거두지 않았기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상황을 목격한 엔지니어는 그가 범인이 아니라 반박했고 그렇게 궁지에 빠진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위해 사건의 흔적을 찾는다. 그리고 또 다시 발생한 의문의 자살 사건은 알 수없는 공포의 존재와 연결되어 있었다.

 

사실 책을 읽어가면서 중간에 언급했던 이중인격에 대한 부분이 있었다. 자신이 알지 못했던 내면의 어둠과 마주하는 공포를 이기지 못한 연약한 인간, 아무리 이성을 가진 인간이라도 씻을 수 없는 상처, 현실에 대한 불안, 충격과 악몽, 죄의식과 공포 등으로 이성이 흔들리는 시기가 있다. 이를 극복해 내느냐 그렇지 못 하느냐에 따라 삶의 의지가 무너지기도 하는데 '심판의 날의 거장'은 인간에게 가장 취약한 부분을 건드려 두려움을 드러낸 무서운 작품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무척 기이한 방법으로 자신을 마주하게 했던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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