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사람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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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드릭 배크만은 쉽게 생각하고 가볍게 만났다간 정말이지 큰 코 다친다. 예전 '오베라는 남자'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를 읽고도 묵직한 돌덩이가 내려앉은 듯 가슴이 뭉클했는데 '불안한 사람들' 역시나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적지않은 메세지를 선사한다.

 

  표지만 보면 엉뚱하고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질 것 같다지만, 토끼탈을 쓴 누군가가 책상위에 걸쳐앉아 피자와 그림, 그리고 와인?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에다가 탈을 쓰고 있으면 잘 볼수도 없고 잘 먹지도 못 할텐데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전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불꽃놀이가 한창인 창밖을 보면 무엇을 소원하던 간에 왠지 그의 손을 들어줄 것 같다.

 

 

  "10년 전에 한 남자가 어느 다리 위에 서 있었다" 작가는 이 남자가 주인공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넘겨들으라고 하지만 이 책은 10년 전 이 시점부터 모든 것이 다 연결된다. 기가막힌 연결고리에 이어 불안한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느냐에 대한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의 블랙유머를 보여준다.

 

  6500만 크로나(약 89만원)를 구하려고 처음으로 강도 행각을 벌이는 이는 어처구니없게도 현금 없이 운영되는 은행으로 들어간다. 어쨌든 은행강도니 경찰이 출동했고 그들을 피해 도망간 아파트는 오픈하우스라 여러사람이 내부에 있었다. 어떨결에 은행강도에서 인질범이 되어 버린 그는 생각이라는 걸 하고 싶은데 말 많고 말을 듣지도 않는 인질들때문에 당황하게 된다.

  이렇게 처음부터 난장판인 상황에 배고픈 인질들은 경찰에게 피자를 부탁하고 마음 약한 은행 강도를 측은하게 여기는데, 스토리 자체가 엉뚱하고 기가 찼지만 쉼없이 몰려드는 뭉클한 그들의 이야기때문에 책을 놓을 수 없었다.

 

  이 속에 있는 인물들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중 누군가의 이야기다. 완벽한 삶이 존재하지 않는 우리 인간은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으며, 누군가로 인해 행복을 느낀다. 살면서 불안은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우리는 포기하는 삶 대신 살아내는 오늘을 만들어내, 그 속에서 작은 기쁨 하나로 내일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 대단하게도 수다스러운 책인듯 하지만 그 속에는 내일이 없는 오늘은 절대 없음을 기쁨의 감동으로 전해준다. 역시 프레드릭 배크만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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