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해 느긋하겠습니다 - 여유만만 늘보 슬로틸다의 행복한 마이웨이 라이프
단테 파비에로 지음, 타일러 라쉬 옮김 / 와이즈맵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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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을 보면 누구나 바라는 인생관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성격이 급하고 행동도 재빠를 것이다. 어렸을때부터 마라톤을 하듯이 열심히 살았고 현재도 가만히 있으면 왠지 불안감에 빠지기도 해서 이쯤되니 슬슬 지치기 시작했다. 어느 하루만큼은 집에서 편히 쉬겠노라 다짐하기도 하지만 주부라면 아침 전쟁을 치른 후 어지럽혀진 집안을 보면 역시 그냥두지 못하고 몸을 일으키게 된다. 그래서 가끔 카페를 나가게 되는 듯 하다.

언어천재라고 일컫는 타일러 라쉬가 번역을 했다고 해서 관심이 가기도 했고 얼마나 신박한 언어로 재미를 선사할지 기대되기도 했다.

이 책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심슨가족을 만나게 해준 애니메이터가 바로 저자라고 한다. 이번에 탄생시킨 캐릭터는 나무늘보 슬로틸다인데 둥글둥글한 외모에 별 걱정없는 표정으로 뒹굴거림의 진수를 보여준다. 시작부터 오늘은 일단 먹어두고 운동은 내일부터 하자는 소제목에 격한 공감을 느낄것이며 맛있게 먹었다면 나에게 소화된 칼로리는 0프로라는 말에는 두 손모아 믿는다고 외칠 것이다. 결심했던 것을 지키지 못했다고 하면 사람들은 실패했다고 말하지만 이 책에서는 반복된 알고리즘이라는 해석에 웃음을 참지 못했고 정말 최선을 다해 열심을 다했다면 그에대한 보상을 스스로에게 주는 예시도 배꼽빠지는 웃음을 준다.

한 페이지... 또 한 페이지 넘길때마다 '슬로틸다'의 매력에 쏘옥 빠질 것이고 곁에 있는 강아지 '피넛' 또한 제 몫을 채우려 최선을 다해 느긋함을 추구하고 있다. 작은 일상 같지만 이 책의 마지막을 넘길때까지 자신의 이야기가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삶이 지쳐 번아웃 증후군이 올 것 같은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조금 천천히 간다고 해서 커다란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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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락 댄스
앤 타일러 지음, 장선하 옮김 / 미래지향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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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타일러 작가의 책을 처음 만났다. 책을 읽고 있는데 지인이 "앤 타일러의 책이네요?"라며 저자에 대한 소견을 얘기해줬고 책을 읽는 중이라 그런지 왠지 기대감도 더했다.

파스텔톤 핑크빛의 책의 표지가 마음에 들었고 퓰리처상 수상작가라는 소개에 눈길이 갔고 제목에서 느껴지는 흘러가는 인생의 시간이라는 상상에 유혹을 느껴 읽게 되었는데 기대 이상이였던 것 같다.

사람이 평생을 살면서 위험한 순간이 최소 세번은 온다는 옛 어르신의 말이 있다. 이 책에서는 주인공인 윌라도 마찬가지로 인생에서 세 번의 위기가 찾아오고 위기를 기회로 바꿔 자신의 삶을 찾는 여정이 시작되는데 그 기나긴 여정이 무척이나 드라마틱 하기도 하지만 부드럽고 다정하게 흘러보내는 현명한 모습에 나도 그녀처럼 잘 늙어가길 바라는 마음이 생기기도 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가끔 버럭하는 엄마가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았을때 동생을 돌보며 하루를 버티는 힘든 날을 보내는 초등학교 시절을 보게 됐다. 자상한 아버지 덕에 무던하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참을성있게 기다려주는 기특함을 보여줬고 대학 시절에 남자친구인 데릭의 청혼으로 인생의 갈림길에서 중대한 결정을 해야하는 갈등에 자신을 지키기도 했으며 그렇게 결혼에 성공했지만 이른 나이에 미망인이 되어 어두운 그림자에 파묻히기도 했다. 사고로 남편을 잃었지만 남겨있는 자식을 잘 지키기로 다짐하며 스스로를 다독이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날 의문의 여자에게 이상한 전화 한통을 받게 되는데... 정확히 어떤 일인지도 묻지 않은채 홀로 남은 손녀의 집으로 향하게 된다...

글이 흘러가는대로 인생의 여정이 부드럽게 담긴 이 책은 꽤나 다정하다. 누구에게나 인생의 굴곡은 있기 마련이고 그렇게 위기가 닥쳤을때 누군가는 실의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기도 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피하지 않고 덤덤하게 헤쳐 나가는 대범한 행동을 취하기도 한다. 어쨌든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위기에 직면하여 융통성있게 해결하는 것이 옳을 듯 싶다. 인간의 삶이 관계의 연속이라면 주인공과 같은 삶도 멋진 인생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만큼 성실한 삶을 살았으면 그걸로 족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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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칭 포 허니맨 - 양봉남을 찾아서
박현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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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미스터리라는 기발한 상상에 허니맨을 찾는 달달함까지 더해 살포시 밀려오는 간질거림은 참을 수가 없다. 이름은 로맨스지만 그 뒤에 붙은 사건에 얼마만큼의 긴장감과 달큰한 느낌을 가져다 줄지 무척이나 기대되 빠르게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벌들의 습성에 따라 진행되는 스토리는 그들의 습성과 버릇처럼 인간에게도 연결되어 있어 흥미를 자극한다. 약 3년전 일러스트레이터인 도로미는 전시회에 초대를 받아 제주로 갔었는데 오래전부터 자신을 팔로하면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팬과의 필연적이면서 우연한 만남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냥 관심이라고 생각하기엔 조금 더 진부한 상상이라고 해야 할까? 팬이라고 했던 사람은 다음날에도 찾아오면서 로미의 가슴에 깊숙한 기억을 남겼고 그날 이후 상대의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이 미스터리하고 기괴한 꼬임은 꽈배기처럼 쉽게 풀리지않게 된다.

어쨌든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는 하담의 생일에 세 여자가 모였고 로미의 이러한 사정을 들은 프리젠테이션의 달인 차경은 관심이 있다는 신호를 차곡차곡 정리해가며 흥미를 자극했고 결국 하담의 '서칭 포 허니맨'이란 작전명으로 제주로 떠나게 된다. 이후 얽히고설킨 로맨스 라인은 거미줄처럼 엮이고 또 엮어 머릿속을 헤집어 놓기 시작하는데 이 또한 무척 간질거리는 미묘한 감정 묘사때문에 정신을 차릴수가 없다. 하지만 이 달달함 뒤에 서서히 드러내는 검은 그림자는 자신을 철저히 숨기며 근처를 머물며 숨죽여 있었고 또 다른 비밀을 숨긴 자는 크나큰 일을 숨죽여 도모하는데...

아무튼 양봉 로맨스라는 이름으로 끝까지 달달함을 벗어나지 않았던 이 스토리는 재미있었다. 주인공들의 개성 가득한 스타일과 감정라인에 지루할 틈이 없었고 복잡하지한 뜨끔거렸던 감정들이 드러남으로서 더이상 숨기지만은 않는 로맨스는 기분 좋은 상상을 가져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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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와 꿀벌과 나
메러디스 메이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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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책이다"라는 띠지에는 한 여성의 회고록이란 소개가 들어가 있다. 여성의 인생이란 말에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나의 삶이 어땠더라... 추억하니 지독한 외로움과 가난, 불안한 환경 등 많이 어려웠던거 같다. 파스텔톤의 부드러운 표지는 한적한 시골의 고요함을 보여주고 왠지 그곳의 시간만이 멈춘듯 하다. 왜 가족이 아닌 할아버지와 꿀벌인지 무척 궁금해서 부지런히 페이지를 넘긴다.

다섯살 생일이 지나가기 전 주인공 메러디스의 부모님은 이혼을 했다. 무엇때문에 같이 살 수 없게 됐고 무슨 이유로 질문을 할 수 없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메러디스는 어린 나이에 눈치가 빨라 동생 매슈의 손을 잡고 무작정 운전을 하며 달리는 엄마의 차에 앉아 있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외조부모님의 집이였고 그곳은 그냥 낡은 시골일뿐 주위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고 음침하기까지 했다. 다만, 집 옆으로 제기능을 할 수 없을 것 같은 이상한 버스가 있었고 곳곳에 풀숲이 있어 숨을 곳도 존재한다는 사실이 메러디스에겐 위안이 되었다. 극심한 우울증으로 침대밖으로는 나오지 않는 엄마와 그런 엄마의 눈치를 보며 엄마편만 드는 할머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녀의 곁엔 할아버지가 있었다. 양봉을 하는... 처음에는 벌이란 존재가 너무나 무서워 진저리를 쳤는데 소녀의 위안이였던 할아버지 곁에서 벌들의 생태를 배우며 인생을 배운 소녀는 자신의 현재 상황을 이해하고 잘 버티는 중이였다. 숨통이 트이기 시작한 것은 학교에 다니면서부터다. 엄마와 자연스럽게 떨어져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처지를 알지못하는 친구들이였기에 자연스럽게 학교생활에 물들어갔고 그렇게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 책은 참으로 착하다.

이만큼 성장하여 5대째 양봉업을 이어가고 있는 저자는 성인이 되기까지 배웠던 가족의 역할을 꿀벌에게 배우며 든든히 성장했다. 한마리의 여왕벌이 제 역할을 못하면 혹시 모를 경우를 대비하여 봉군은 더 많은 여왕벌을 길러내고 그렇게 태어난 여왕벌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위해 아직 부화하지 않은 알에 침을 쏘아 죽인다고 한다. 각 벌마다 역할이 정해져 있고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여 가족을 완성하는 벌의 생태는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서로의 존재가 소중하다는 것을 책 그대로 일깨워준다.

가슴 한켠이 뜨거워지는 무척 따뜻한 소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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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타워
릴리 프랭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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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불빛이 도시 전체를 밝히는 그곳의 한가운데에는 오늘도 바쁘고 힘들게 보냈을 사람들의 지친 하루의 길을 비추고자 도쿄타워는 빛을 내고 있다. 일본문학의 가장 높은 달성작이라는 극찬과 서점대상 수상작이라는 명예에 얼마만큼의 감동을 전해줄지 궁금하기도 했고 저자의 다양한 이력에 이러한 사람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글로 그려냈는지 무척이나 궁금하기도 하여 읽게 되었다.

낙후된 시골에서 특별히 잘 보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나름 평범한 유년시절을 보낸 주인공은 고등학교 진학을 고민하던 중 고향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어쨋든 부모는 계시지만 이혼하지 않은 상태로 오래전부터 별거중이였고 엄마와 함께 살게 된 주인공은 어떤 사정인지는 알지 못하지만 먹는 것에서부터 입는 것까지 부족함없이 성장한 주인공은 매일을 그럭저럭 의미없이 버텨가며 고등시절을 보냈고 결국 자신의 미래를 생각해 본적없어 그냥 대학에 진학하기로 결정한다. 엄마만의 혼자의 시간도 필요할 것 같아 독립을 했지만 자신의 생활도 함께 의미없는 생활과 가난의 고통을 겪으며 삶의 진정성을 찾기못한다. 도쿄의 한복판은 이렇게나 살아있는 듯한 도시인데 이곳으로 오면 뭔가 있을 것 같았지만 가난은 벗어날 수 없었고 미래에 대한 불안은 지속되었다. 늙어가는 엄마를 보며 그리고 평생 자신을 희생한 엄마가 결국 얻은 병은 그동안의 나를 되돌아보게 한다. 과연 매일을 애쓰며 사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주인공은 어떤 마음 다짐에 변화된 삶을 대면할 것인가...

"우는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다면 전철에서 읽는 건 위험하다."는 경고문구를 무시하고 어느 카페에 앉아 여유를 즐기며 읽었다. 민망스럽게도 정말 울지않을 수 없었기에 훌쩍이며 울어대며 읽었지만 아무도 나를 보지 못했다. 엄마의 삶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아이를 바르게 성장하게 한다는 것이 얼마나 경이로운지 느끼게 됐다. 아이 앞에서 한번도 나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엄마... 결국 나이만큼은 이기지 못했던 엄마...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엄마... 아이같이 또 다른 모습을 가진 엄마... 이 책을 덮은 후 바로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책속에서도 전화하게 될 거라고 했다.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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