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와 꿀벌과 나
메러디스 메이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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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책이다"라는 띠지에는 한 여성의 회고록이란 소개가 들어가 있다. 여성의 인생이란 말에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나의 삶이 어땠더라... 추억하니 지독한 외로움과 가난, 불안한 환경 등 많이 어려웠던거 같다. 파스텔톤의 부드러운 표지는 한적한 시골의 고요함을 보여주고 왠지 그곳의 시간만이 멈춘듯 하다. 왜 가족이 아닌 할아버지와 꿀벌인지 무척 궁금해서 부지런히 페이지를 넘긴다.

다섯살 생일이 지나가기 전 주인공 메러디스의 부모님은 이혼을 했다. 무엇때문에 같이 살 수 없게 됐고 무슨 이유로 질문을 할 수 없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메러디스는 어린 나이에 눈치가 빨라 동생 매슈의 손을 잡고 무작정 운전을 하며 달리는 엄마의 차에 앉아 있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외조부모님의 집이였고 그곳은 그냥 낡은 시골일뿐 주위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고 음침하기까지 했다. 다만, 집 옆으로 제기능을 할 수 없을 것 같은 이상한 버스가 있었고 곳곳에 풀숲이 있어 숨을 곳도 존재한다는 사실이 메러디스에겐 위안이 되었다. 극심한 우울증으로 침대밖으로는 나오지 않는 엄마와 그런 엄마의 눈치를 보며 엄마편만 드는 할머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녀의 곁엔 할아버지가 있었다. 양봉을 하는... 처음에는 벌이란 존재가 너무나 무서워 진저리를 쳤는데 소녀의 위안이였던 할아버지 곁에서 벌들의 생태를 배우며 인생을 배운 소녀는 자신의 현재 상황을 이해하고 잘 버티는 중이였다. 숨통이 트이기 시작한 것은 학교에 다니면서부터다. 엄마와 자연스럽게 떨어져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처지를 알지못하는 친구들이였기에 자연스럽게 학교생활에 물들어갔고 그렇게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 책은 참으로 착하다.

이만큼 성장하여 5대째 양봉업을 이어가고 있는 저자는 성인이 되기까지 배웠던 가족의 역할을 꿀벌에게 배우며 든든히 성장했다. 한마리의 여왕벌이 제 역할을 못하면 혹시 모를 경우를 대비하여 봉군은 더 많은 여왕벌을 길러내고 그렇게 태어난 여왕벌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위해 아직 부화하지 않은 알에 침을 쏘아 죽인다고 한다. 각 벌마다 역할이 정해져 있고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여 가족을 완성하는 벌의 생태는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서로의 존재가 소중하다는 것을 책 그대로 일깨워준다.

가슴 한켠이 뜨거워지는 무척 따뜻한 소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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