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 댄서
조조 모예스 지음, 이정민 옮김 / 살림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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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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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조조 모예스는 로맨스의 부드러움을 흐트러뜨리지 않으면서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무척이나 감미로워 독자로 하여금 감동을 전해주는 힘을 가지고 있다. 백수가 된 주인공이 전신마비 환자의 간병을 하게 된 미 비포 유에서도 타인이면서도 빠르지 않은 걸음으로 너를 만나기 전이 아닌 함께 함으로써 더욱 빛을 발하는 스토리로 가슴을 적셨는데 호스 댄서도 마찬가지로 눈물 벅찬 감동으로 쉼없이 페이지를 넘기게 되었다.

 

 

변호사 너태샤는 꽤나 능력이 있는 인물로 냉철한 판단력으로 시크하면서도 당당한 커리어 우먼이다. 하지만 그녀에게도 지난 과거가 있었으니, 그것은 아직 정리하지 못한 전남편 맥과의 관계였는데 이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별거중인 그가 무작정 너태샤가 사는 집으로 들어오게 된다.

여느날과 마찬가지로 간단한 식사를 위해 편의점에 들렀는데 그곳에서 물건을 훔쳤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한소녀를 구하게 되고 집에까지 데려다 주는데, 그녀가 맞닥뜨린것은 도둑이 들어 난장판이 된 소녀의 집안이였다. 그곳에 소녀를 혼자둘 수 없던 나태샤는 소녀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게 되었고 이혼을 준비하는 전남편과 낯선 소녀와의 동거가 시작된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았던 그들은 좀처럼 어우러지지 못했고 십대 청소년이였던 소녀는 방황하기 시작하는데 도대체 의문스런 소녀의 행방을 찾을 수가 없어 점점 미궁으로 빠지게 된다. 과연 이들의 관계가 회복될 수 있을지 읽는내내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한다.

 

 

700페이지에 달하는 스토리지만 그들의 간절함이 손끝에 전해져 한장한장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조심스러웠다. 제발 마음에도 없는 말은 내뱉지 말고 가슴을 드러내 마음의 문을 열어달라고 간절히 바라게 되는 호스 댄서는 해가지고 새벽의 어스름까지 느꼈음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책장을 덮지 못하게 한다. 살아가면서 느끼는 관계에 대한 불안과 피할 수 없는 절망의 방황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결국 자신을 내려놓고 포기하기도 하지만 저자 조조 모예스는 아주 천천히 그들의 내면을 드러내며 끝까지 연결된 끈을 끊어내지 않는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울컥울컥 올라오는 감동은 오랜시간 가슴속에 머물것이다. 따뜻한 봄날을 기다리며 미소를 선물할 소설을 찾는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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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넌 고마운 사람
배지영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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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넌 고마운 사람이란 제목에 이끌리듯이 읽게 된 책이다. 한 밤의 다정들이 모였다고 소개한 이곳은 저자가 과거에 라디오 프로그램에 도착하는 사연들을 모으고 고르는 일을 하면서 끄적인 글인듯 하다. 아마도 같은 제목을 가진 김연우의 음율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짙어가는 것은 머리의 기억이 아닌 가슴의 기억이기 때문일거다. 연인이나 친구, 지금 바로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을 바라보며 흐뭇 웃을 수 있는 따뜻한 책이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책 속의 에세이 중에 '펭귄의 사랑'은 달달하면서 따뜻하기도 하다. 펭귄은 한자로 표현하면 인간새라는 뜻을 가진 인조라고 하는데 이 친구가 글쎄 사람만보면 그렇게나 반가워 파다닥.. 뒤뚱.. 엉거주춤한 모습으로 달려온다고 한다. 그리고 가까이 와서 자신과 전혀 다른 모습을 한 사람을 보고 금세 실망스런 표정을 짖지만 그래도 아쉬워 주위를 맴돌곤 한다며 이 사소한 것조차 특별히 여긴다는 말에 고개를 주억거리게 되었다.

인간관계 속에서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을 때, 아주 사소한 소재를 연결시켜 타인과 소통하고 그것을 계기로 공통의 관점을 함께 찾는다는 게 아무것도 아닌것 같지만 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조금은 상대의 입장을 생각해보고 고집스럽지 않게 서로 조율해가며 살아가는 자연스러운 이치가 바로 관계속의 인간이기 때문이다.

또하나 흥미로웠던 것은 '좀 더 잘 헤어질 수 있겠지'에서 설명한 유도 이야기인데, 상대를 메치는 방법보다 자신이 제대로 넘어지는 것을 배운다는 유도는 자신이 이미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누군가를 만나면서 이미 마음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자신의 밑바닥까지 보게 되서 그런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만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잘 헤어지는 것도 역시 중요한 게 맞다.

라디오 사연을 듣는 듯, 늦은 밤 이 책과의 만남은 추억을 소환한다. 과거 '별이 빛나는 밤에'의 애청자로 라디오 디제이가 들려주는 낮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어쨌든 오늘 나는 괜찮았네"하며 하루를 툴툴 털어버리는 그런 젊은 나를 추억하게 됐다. 추운 바람이 부는 요즘... 따뜻한 차와 어울리는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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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 나태주 시집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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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은 읽는다기보다 느낀다는 것이 더 어울리는 표현인 것 같다. 풀꽃으로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나태주님의 시가 갈수록 푸근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해마다 늘어나는 나무의 나이테처럼 삶의 나이가 겹겹이 쌓여져 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저마다 지향하는 시의 색이 있겠지만 꽃과 비유한 인생의 길동무는 당연 나태주님이 최고라 단언할 수 있다. 젊은 시절엔 꽃을 좋아하지 않았던 나로선 꽃이 꽃을 피워내는게 뭐가 대수냐며, 인간이 태어나 제대로 된 어른으로 성장하고 잘 죽는게 가장 어려운 일이라며 교만했었는데 꽃도 자신을 피우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썼을까 생각을 하며 인생에 있어 저들만의 입장을 관계속에서 겪다보니 변화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제 꽃이 좋아졌다하니 먼저 산 어른들이 "이제 너도 늙었다" 한다. 이번을 기회로 또 한번 나태주님과 길동무 삼아 같은 곳을 보며 걸어보려 한다.

차 안에 두고 이동하며 짬나는 시간마다 만났던 이 책... 정말 따뜻한 여행이였다.

책의 제목인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란 시가 가장 좋았다. 인생이 뭐냐고 묻는다면 한마디로 정의를 내릴 수 없으며 옛 사람들도 그렇고 지금 사람들도 그렇듯이 어찌되었든간에 무작정 살아봐야 아는 것이며 목표한 바가 있어 살아보기는 하지만 힘들고 고달파 어쩔때는 화가나서 다 포기하고 싶을때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조금은 희망을 품고 살 수 있지 않을까 작은 소망을 품어준다. 고행같은 인생길을 여행으로 바꾸어 생각해 본다면 덜 힘들지 않을까 다독여 주기도 한다. 한 편으로 생의 마지막까지 희망하는 메세지는 선물이라 하고 싶다.

시인의 말에서 오늘을 사랑하고 내일을 믿는다는 글은 오늘의 나를 수고했다고 다독여주고 내일도 힘내자고 용기를 북돋아 준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독자들 모두에게 이 메세지를 꼭 전달해 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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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미 바이 유어 네임 - 《그해, 여름 손님》 리마스터판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안드레 애치먼 지음, 정지현 옮김 / 잔(도서출판)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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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여름 손님'으로 소개받았던 소설... 네 이름으로 나를 불러 줘... 나는 네 이름일테니까...

동성애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몹시 불편하기도 하고 쉽사리 말을 꺼내어 놀 수 없지만 사랑이란 감정을 말하면서 애정 아니면 애증이던 간에 사랑이란 단어의 정의를 사전적으로 해석할 수 없음에 무척이나 설렘을 가지며 읽었던 소설이다. 어떻게 쉽지않은 감정에 선을 그어냈으며 이성과 감성이 엮여 상황을 얼마나 긍정적이게 묘사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고지식한 독자로서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을 나눌 수 있는지 아니면 전혀 다른 견해로 절대 허용되지 못할 의견을 내세우며 가시를 돋울지 스스로도 알 수가 없어 일단 대면해 보기로 했다.

매년 여름이면 찾아오는 손님... 열 일곱살 엘리오네 집은 출간을 앞 둔 젊은 이들의 숙박을 무료로 제공하며 부모님이 하는 일의 서류를 도와주는 일종의 게스트 하우스 같은 생활을 제공하였다. 올해도 어김없이 도착한 여름 손님은 스물 네살의 철학자로 차도남 같은 매력을 뽐내는 그의 이름은 올리버였다. 창백한 빛깔의 살색과 핑크톤 홍조를 띈 그의 얼굴, 은밀하면서도 완전히 영글지 않은 그의 모습은 엘리오의 눈을 한눈에 사로잡기 충분했다. 그를 향한 감정은 이성과 감성에서 흔들리기 시작했고 이성은 그를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표현하지 않으며 마주치더라도 감정을 드러내면 안된다는 것과 동시에 가슴은 그를 내것으로 전부 받아들여 자신이 하고픈대로 모든 것을 내놓아 발가벗기듯 가지길 욕망하고 있다. 남녀간의 사랑이든 동성의 사랑이든간에 시작은 같으나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감정의 크기를 조절하고 그것이 이성에 의해 장악되지 않으면 결국 어떠한 결말을 맞이할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과연 이들의 감정은 이성을 이길 수 있을까 무척 궁금하다.

배신자... 누군가의 소리로 인해 얼마만큼 쉽게 잊힐 수 있는 존재인지, 아니면 쉽게 잊혀야 할 존재인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고지식한 독자인 나로서는 도저히 이들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그만큼 어려운 감정선은 격하게 공감하게 만들어 이성과 감성을 중점에 두고 오락가락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읽는내내 온 몸의 근육이 긴장하고 신경이 곤두서 옳은 방법을 찾으려고 했지만 결국 그들 각자의 행복을 빌어줄 수밖에 없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영화로도 나왔던 이들의 삶의 방식도 독자의 선택에 달렸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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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관 구해령 1
김호수 지음 / 리한컴퍼니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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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부작으로 상영되었던 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의 대본집을 만나게 되었다. 조선시대의 여인이라면 그저 조신하게 몸가짐을 하고 학문적 지식을 습득하지 않고 조용히 지내다 누군가의 아내로 지아비를 모셔야 하는 삶을 살아야 했다. 하지만 그런 여인들에게도 꿈이 있었고 지아비만을 섬기기 위한 삶이 아닌 자신의 삶을 살고자 했던 당당한 여인이 되고자 했던 사관 구해령을 만나게 되었다. 드라마는 보지 못했지만 다부진 여자들의 숨겨진 내면의 욕구를 역사의 로맨스로 탈바꿈 시켰다니 무척이나 기대되는 스토리이기도 했다.

조선의 문제적 여인 구해령은 서양소설을 좋아하며 소소하게 염정소설을 읽어주는 책비로 일했지만 어명으로 몇가지 서책들이 금서가 되면서 자신의 책들을 모두 빼앗기게 된다. 그러던 중 세책방에 들러 일거리를 찾다 우연히 만난 매화는 써내는 책마다 대박을 치며 세책방 대여순위 1위를 달리는 작가였는데 혜령만큼은 매화의 작품을 하급취급하며 무시해버린다. 매화는 화가 나기도 했지만 솔직하고 당당한 그녀가 고약하기도 했지만 사실 첫눈에 반해버리고 만다. 그렇게 막무가내 해령의 모습을 두고 볼수만은 없었던 오라버니 재경은 그녀의 혼례를 준비하게 되고 도살장에 끌려가듯 혼례를 치러야하는 상황에 여사 별시가 열린다는 방을 보게 된 혜령은 혼례날 족두리를 한 채 별시를 보러 달리기 시작한다. 결국 별시에 합격한 그녀는 그곳에서 매화를 만나게 되고 그가 바로 폐주의 아들 이림임을 뒤늦게 알게 된다. 이후 사관이 된 혜령은 이림과 사랑의 싹을 틔우게 되는데 사건사고를 달고 다니는 그녀와 일편단심 그녀만 바라보는 이림의 로맨틱한 달달함은 가슴을 설레게 한다.

사관은 왕의 신하이고 백성이기 이전에 말을 듣는 사람일 뿐이고 그들이 내리는 결정을 기록하는 사람으로 그것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써 넣어서도 안되며 결정을 내려서도 안되는 것으로 사심이 아닌 주제에 맞는 글을 올곧이 쓰는 것이 임무다. 말은 그대로 잊혀질 수 있으나 사관의 손에 씌여진 글들은 몇천만년 역사에 남을 일이므로 그 소임을 다해야 한다는 점에서 조선시대 여성이 사회에 나간다는 사실은 어쩌면 집안에 흠이 될 수 있다는 전제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시대의 여성상을 보여주면서 로맨틱한 재미를 더해 진정한 정의를 찾는 의미있는 스토리에 가독성까지 더해 대본집의 매력을 그대로 살렸다. 왠지 드라마로도 만나야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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