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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관 구해령 1
김호수 지음 / 리한컴퍼니 / 2019년 11월
평점 :
품절
https://hestia0829.blog.me/221752602040

40부작으로 상영되었던 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의 대본집을 만나게 되었다. 조선시대의 여인이라면 그저 조신하게 몸가짐을 하고 학문적 지식을 습득하지 않고 조용히 지내다 누군가의 아내로 지아비를 모셔야 하는 삶을 살아야 했다. 하지만 그런 여인들에게도 꿈이 있었고 지아비만을 섬기기 위한 삶이 아닌 자신의 삶을 살고자 했던 당당한 여인이 되고자 했던 사관 구해령을 만나게 되었다. 드라마는 보지 못했지만 다부진 여자들의 숨겨진 내면의 욕구를 역사의 로맨스로 탈바꿈 시켰다니 무척이나 기대되는 스토리이기도 했다.
조선의 문제적 여인 구해령은 서양소설을 좋아하며 소소하게 염정소설을 읽어주는 책비로 일했지만 어명으로 몇가지 서책들이 금서가 되면서 자신의 책들을 모두 빼앗기게 된다. 그러던 중 세책방에 들러 일거리를 찾다 우연히 만난 매화는 써내는 책마다 대박을 치며 세책방 대여순위 1위를 달리는 작가였는데 혜령만큼은 매화의 작품을 하급취급하며 무시해버린다. 매화는 화가 나기도 했지만 솔직하고 당당한 그녀가 고약하기도 했지만 사실 첫눈에 반해버리고 만다. 그렇게 막무가내 해령의 모습을 두고 볼수만은 없었던 오라버니 재경은 그녀의 혼례를 준비하게 되고 도살장에 끌려가듯 혼례를 치러야하는 상황에 여사 별시가 열린다는 방을 보게 된 혜령은 혼례날 족두리를 한 채 별시를 보러 달리기 시작한다. 결국 별시에 합격한 그녀는 그곳에서 매화를 만나게 되고 그가 바로 폐주의 아들 이림임을 뒤늦게 알게 된다. 이후 사관이 된 혜령은 이림과 사랑의 싹을 틔우게 되는데 사건사고를 달고 다니는 그녀와 일편단심 그녀만 바라보는 이림의 로맨틱한 달달함은 가슴을 설레게 한다.
사관은 왕의 신하이고 백성이기 이전에 말을 듣는 사람일 뿐이고 그들이 내리는 결정을 기록하는 사람으로 그것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써 넣어서도 안되며 결정을 내려서도 안되는 것으로 사심이 아닌 주제에 맞는 글을 올곧이 쓰는 것이 임무다. 말은 그대로 잊혀질 수 있으나 사관의 손에 씌여진 글들은 몇천만년 역사에 남을 일이므로 그 소임을 다해야 한다는 점에서 조선시대 여성이 사회에 나간다는 사실은 어쩌면 집안에 흠이 될 수 있다는 전제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시대의 여성상을 보여주면서 로맨틱한 재미를 더해 진정한 정의를 찾는 의미있는 스토리에 가독성까지 더해 대본집의 매력을 그대로 살렸다. 왠지 드라마로도 만나야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