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않아 이별입니다
나가쓰키 아마네 지음, 이선희 옮김 / 해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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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마지막 책장을 넘기고 한참이 지난 시간이지만 쉽사리 글을 써내려가기가 힘들었다. 읽는 내내 촉촉히 전해오는 슬픔과 아련한 감정들이 무척이나 가슴을 아리게 했고 어떤 말로 감히 헤어짐에 대한 표현을 머리로는 도저히 정의할 수 없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떠올리는 시간을 가졌다.

어찌했던간에 머지않아 이별입니다는 이승에서의 연이 끊기고 사후의 삶을 시작하는 이들의 사연이 담겨져 있어 그들의 헤어짐은 결국엔 아름답겠지란 예상을 하고 책을 읽게 되었다. 지금의 삶은 저마다의 사연이 있을 것이고 마지막엔 "잘 죽었음 좋겠다"라는 희망으로 오늘을 화이팅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너무 슬프지 않도록 헤어짐에도 연습이 필요하다면 이 책을 먼저 만나면 어떨지 호기심이 생겼다.

주인공 시미즈 미소라는 취직을 위해 쉬고 있는 중에 예전 아르바이트를 하던 '반도회관'에서 연락을 받고 다시 일을 도우러 간다. 사실 미소라는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기를 민감하게 느끼며 상대의 감정이 온 몸에 깃들여 자신도 모르게 감정이입이 심화되는 특별한 사람이다. 문제는 살아있는 사람뿐만아니라 죽은 사람의 기도 느껴 모른척 살고 싶다는 바람이 가득하기도 하다. 그곳에서 만난 우루시바라가 맡는 장례는 사건사고로 사망하거나 아픈 사연이 있는 이들이 많았고, 미소라와의 첫 대면에서 좋은 게 있다고 말해준 스님 사토미는 자신과 같이 영혼을 볼 수 있는 신기한 사람이다.

이들이 보여주는 헤어짐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해준다. 아무리 간절하 사랑을 했어도 죽은 영혼이 살아남은 사람의 마음에 닿으려 해도 절대 닿을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결국 누군가를 보내는 것은 특정한 누구가 겪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겪게 되는 것이라고...

'어떤 사람이라도 재가 되면 똑같다. 청정한 불길에 휩싸이면서 삶이라는 껍데기를 벗어버리고 새하얀 재가 되는 것이다. 그곳에는 어떤 슬픔도 어떤 괴로움도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건 연기가 되어 하늘로 올라갈 따름이다.' -278p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지금, 지금 바로 곁에 있는 사람과 조금 더 소중한 시간을 가졌음 하는 바람이 그대로 스며들어온다. 사람이 재가 되면 다 똑같으니 재가 되기 전에 사랑을 말하고 표현하며 마음껏 안아주라고 말이다. 슬픔이 가득하더라도 그 속에서 피어나는 가느다란 빛은 진정으로 따뜻하다 말해주는 다정한 소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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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허그 - 멍멍이 야옹이 너 그리고 나의 상상 일상 단상
박형진 지음 / 더블:엔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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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만날때는 제목이 마음에 와 닿거나 그림이 좋을때, 아니면 선택의 여지가 없이 좋아하는 장르이거나 믿고 읽어내는 작가였을 때 손을 뻗게 된다. 빅허그는 표지에 있는 그림이 좋아서 애정이 갔고 두번째는 얼마전에 떠나보내야 했던 반려견때문에 아직도 마음을 다잡지 못한 가족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서 읽게 되었다. 애초부터 동물이라면 무조건 무서웠고 싫었다. 하지만 나와는 다르게 동물을 너무나 좋아하는 아빠와 아이때문에 만난 반려견은 내 인생에서 작지않은 행복을 가져다 주었고 반려견이 떠난 이유가 다 내탓인것만 같아 아직까지도 편안치가 않다.

저자는 따뜻한 세상 속에 자신만의 색으로 행복을 만들어가고 있다. 마당 있는 집에 자유로이 반려동물들과 함께하며 서로가 공존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 기쁨을 누리며 지내고 있다. 그냥 지나치는 나그네 같은데도 미처 외면하지 않는 저자는 자신의 공간을 내어주며 반려동물의 쉼터를 만들어 주는데, 역시나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듯 예기치 못한 상황과 사건으로 하루에도 수십번 신경의 기복이 생겼으며 웃었다 울었다를 반복하며 매일을 다른 날과 다르지 않게 보낸다. 책 속에 함께한 저자의 미술작품은 따뜻한 색감으로 안정감을 주고 작품속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형태를 다른 소재들보다 크게 표현하여 지금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를 정확히 표현하고자 했다. 아주 큰 새싹이라던지 자화상은 저자의 눈과 마주하고 있는 것을 표현하며 추억의 회상을 글과 함께 그려나가 상상으로 이끌기도 했다.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거실 소파에 누워 리모컨을 만지작 거리는 K와의 에피소드였는데 '번개가 치면 우산을 내던지고 도망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재탕에 삼탕까지 하며 놀려먹고 있다던 이야기가 왠지 고소하기까지 했다.

초록의 잔디밭에 또 하나의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보낸 시간이 얼마만큼 소중했던지를 느끼게 해 준 이 책은 다시 만날 반려에대한 두려움보다 새로이 만날 반려에 대한 기대를 선사한다. 따뜻한 온기가 가득했던 이야기를 만나서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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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길은 있다 - 삶의 목적과 방향을 발견하는 법
오프라 윈프리 지음, 안현모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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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말에는 엄청난 힘이 있다. 삶을 살아가는 이들은 누구나 관계 속에 얽히게 되는데 인간관계는 입밖으로 내뱉는 언어로 좌지우지되므로 우리는 아주 어렸을때부터 어른들로 하여금 세번 생각하고 자신의 생각을 말해야 한다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을 것이다. 아주 오래전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그녀가 위로해 주는 누군가를 보았는데 좌절에서 희망을 본듯 눈이 크게 떠지고 바로 구슬같은 눈물을 쏟는데 그말을 들었던 나도, 나도 모르는 사이 얼굴을 적신적이 있었다. 그런 언어의 마술사 오프라 윈프리가 전해주는 주옥같은 이야기를 만난다니 설렘이 가득했다.

이 책에서는 그 누군가가 아닌 나 자신을 중심으로 자신의 에너지가 어디서 오는지 관심을 가져 주의를 기울이라고 한다. 그럼 아주 많은 것이 보일것이고 그에 맞게 계획된 삶의 방향을 찾는다면 분명히 이루어질 것이라는 희망의 언어를 선사한다. 그리고 단언하건데 무엇을 믿었던 간에 분명히 믿는대로 될거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삶의 방향을 잃고 헤매는 이를 손잡아 안내하여 이끌어 주는 것이 아니다. 다만, 스스로 찾을 수 있게 손전등 하나만 쥐어주라는 말이 가장 가슴에 와닿았다. 어려움에 빠진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도 않았고 누군가를 의지해 삶의 방향을 찾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야 할 무언가를 손에 쥐고 역경을 헤쳐나오라는 뜻인듯 하다. 모든 인간에게는 갖가지 재능이 있고 그 작은 씨앗이 모여 숲을 이루는 것이므로 단점은 외면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나의 단점은 다른 누군가가 채울테니 자신이 가진 장점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말이다.

아마도 현재의 나는 쉼표의 시간에 독서를 하며 나 자신과의 대화를 하는데 나에겐 책 한권 한권이 삶의 이정표처럼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특히 이 책의 페이지를 한장씩 넘길때마다 나오는 이미지는 이미지 그대로 또다른 감동을 준다. 결코 어둡지 않는 하늘과 바다, 시들어 있지 않은 꽃과 든든한 나무숲 등의 테마는 함께 걸었던 동반자처럼 느껴졌다. 언제나 길은 있다... 무엇보다도 제목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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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혼전계약서 1~2 세트 - 전2권
플아다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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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잠들기 전, 버릇처럼 네이버 웹소설에 접속해 달콤한 로맨스 소설을 읽으며 피곤했던 하루를 마감한다. 그 중에 작가이름만 보고 믿고 읽는 작품이 있는데 바로 플아다님의 소설이다. 일주일에 2편씩 올라오지만 뒷이야기가 너무나도 궁금해 묶여둔 페이포인트까지 써가며 읽었던 작품 중 하나가 바로 혼전 계약서!!

특히나 책 속에서 무결의 새엄마 혜리가 말해준 조언은 한동안 캡쳐해서 간직하기도 했는데, 울고 있는 사람을 어떻게 위로해 줘야 하는지 묻는 말에 혜리는 눈물을 다 털어낼 수 있게 같이 울어주는 방법이 있고 어떤 감정에도 흔들리지 않게 울지않고 듬직하게 지켜줄 사람도 필요하다고 얘기해 주는데 그 무엇보다도 가슴깊이 새겨진 말이였다. 조각조각 아껴가며 읽어갔던 스토리를 다시 책으로 만나니 이렇게나 반가울 수밖에 없었는데 작품에 수록된 일러스트 엽서가 동봉되 큰 선물을 받은듯도 하였다.

트윙클에셋의 대표인 우승희는 비혼주의자로 고용한 멤버들과 함께 성장하는 멋진 커리어 우먼이다. 그러던 어느날 근심가득한 얼굴로 찾아온 아빠 남수에게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듣는다. 승희가 아주 어렸을때 큰일이 생겨 한부자라는 사람에게 땅을 빌렸고 급전이 필요했던 남수는 그 땅을 팔았는데 서른이 되기전에 한부자네 손주랑 결혼을 하면 그 돈은 갚지 않아도 된다는 계약서가 있음을 고백한다.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생각해 낸 것이 바로 그집에 몰래 들어가 계약서를 빼내는 일! 한부자는 금왕그룹의 한태조 회장이였고 가정부 옷을 입고 몰래 침투한 승희는 결혼계약서를 훔치다가 상속자 한무결과 맞닥뜨리며 이들의 제대로 된 밀당이 시작되는데 간지럽고 쌉싸름한 밀당에 이성을 놓게 된다. ㅎㅎ

촌철살인녀라며 하는 일마다 협박을 일삼는 명중우, 이런 인간쓰레기와 미래를 약속한 무결의 누나 한무빈, 곁에서 도움을 주는 남사친 재훈, 그리고 헤어지기 위해 집요하게 들이대며 결혼을 피하려는 승희와 호감만으로도 결혼이 가능하다는 무결의 당당함으로 시작부터 티격태격하는 이들의 모습에 푹 빠져버린다.

로맨스소설이라고 해서 절대 가볍지 않은 단단한 스토리는 장편의 드라마를 보듯이 빠르게 진행된다. 마치 보고 싶었던 드라마를 기다렸던 주말에 작정하고 내리 시청하듯이 커피와 간식을 곁에두고 주말내내 꼼짝않고 읽어 나갔다. 자신의 소신대로 당당하게 세상에 맞서고 어떤 힘에도 흔들리지 않으려 노력하는 승희의 모습과 누군가로 인해 자신을 변화시키려 노력하며 변함없는 마음으로 끝까지 믿었던 무결의 단단함에 왠지모를 힘이 느껴진다. 플아다님의 다음 작품엔 또 어떤 달달함을 선사해줄지 무척이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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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기억 1~2 - 전2권 (특별판)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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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읽었던 죽음에 이어 이번에 만난 기억은 새삼 지금의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한다. 특히나 기억이라는 제목에 덧붙여 표지에 붙은 홀로그램은 자신의 내면에 또다는 내가 연속해 존재하며 나비효과를 일으키듯 나 자신이 미처 알지 못했던 나를 연결시키는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보는 시각에 따라 드러났다 숨겨지는 비밀을 파헤쳐 보기로 한다.

'모든 것이 기억이다'란 문구 곁에 탈출을 시도하는 나비는 주인공 르네의 아버지가 있는 전문병원이다. 어렸을때부터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셨지만 지금은 아들인 르네를 기억지도 못한다.

여하튼 1편의 시작은 이러하다. 역사교사인 르네 톨레다노는 절친인 엘로디와 유람선에서 공연하는 판도라의 상자의 최면과 마술을 겸한 공연을 관람하는 도중에 과거 전생을 체험하는 피험자가 되어 최면에 빠지게 된다. 영웅적 삶을 살았던 기억으로 빠진 르네는 1차세계대전에 참전한 상병으로 적군에게 눈이 관통당하는 체험을 한 후 기겁하며 공연장을 빠져나갔고 지울수 없는 트라우마를 지니게 된다. 도저히 견딜수 없었던 르네는 자신을 이렇게 만들어버린 최면사 오팔을 다시 찾게 되고 잔혹한 기억을 지울수 있는 다른 삶의 기억으로 데려가달라고 요청한다. 112번째 삶을 살고 있는 르네의 눈앞엔 111개의 문이 드러나고 평화롭게 노년을 마감하는 생과 쾌감의 절정을 맛보았던 삶, 그리고 가장 아름다웠던 러브스토리가 있는 전생을 만나게 되는데 그곳은 전설로 남았던 아틀란시스의 게브였다. 르네의 퇴행최면으로 발견한 신비의 섬이 역사로 남겨질지 기대된다.

이어지는 2편에서는 퇴행최면의 충격으로 사건을 일으킨 르네와 그의 곁에서 전생을 체험하는 광경을 본 최면사 오팔이 펼치는 도망자 여정이 시작된다. 전생의 자신과 영혼의 대화를 하며 신체이탈도 하며 급박한 상황에 도움을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하는 르네는 곧 들이닥칠 대홍수를 대비해 아틀란티스에 존재하는 게브를 구하기로 결심한다. 잊힌 역사에 진실을 전하기 위해 글을 남기라는 조언과 배를 제조하여 탈출을 계획한다. 아름다운 러브스토리가 있었던 전생에서 만난 게브와 그를 구하려는 르네의 고군분투의 끝엔 기억들이 선사했던 지금을 보내고 있는 삶의 위대함에 진한 여운을 남긴다.

르네의 '므네모스' 기록이 있는데 빈센트 반 고흐가 자신의 귀를 절단했다는 것은 거짓이라는 말에 노벨 수학상이 없는 이유가 노벨의 부인이 수학자랑 바람이 났기때문이라는 역사의 오류에 믿을만한 증거가 있는지 의심이 들었다. 어떻게 이런 것이 기억에 남는지...

어쨌든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완벽한 스토리인 기억은 아주 오랫동안 지구한바퀴를 항해하는 듯 했다. 퇴행 최면으로 전생을 체험하는 주인공과 과거 거짓 기억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친구 엘로디의 진정성있는 대화와 최면사 오팔의 단호한 확신과 도전은 무척 매력적이였다. 전생의 삶이 다할때 또 다른 삶이 살아보고자 하는 바람이 서로에게 고리가 되어 얽히고설키는 모호한 경계들은 또다른 우리를 연결시키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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