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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리심리학 - 사는 게 내 마음 같지 않을 때
양창순 지음 / 다산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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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불안하고 힘든 시기를 겪다보면 사람들은 이런 시대에 살게 된 자신의 운명을 탓하거나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나면 보다나은 내일이 있을것이라고 긍정적 사고를 하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그 중간의 선택으로 운명이지만 이길 수도 없으니 자포자기 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 입니다.

읽고 있는 책 [명리심리학]은 딱 지금의 시간을 예견 한 듯 저에게 다가 옵니다. 소위 말하는 '운명'론 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동양사상 '명리학'과 고난한 현실의 심리적 압박감에 자꾸만 숨어들고 싶어지는 마음을 위로 해주는 정신의학적 심리치료와 같은 글들이 말입니다.

아마도 이책의 저자가 정신과 전문의가 아니었다면 또 어디서 사이비교주 같은 사람이 혹세무민 한다며 편견에 사로잡혀 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있으니 이 또한 운명 아니겠습니까.

흔히 '사주팔자'라 불리는 태어난 연도, 달, 일자, 시간이 어떻게 운명을 좌지우지 하는지, 또 그런 비과학적인 학문(?)을 왜 알아야 하는지 의문문으로 시작한 독서는 그 시작부터 편견이고 우물안에 갖혀 있는 사고 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사건을 바라보는 시점이 꼭 앞에서 바라봐야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한발자국 떨어져봐야 윤곽을 알 수 있는 경우도 있고 뒤에서 봐야 그 사건의 원인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아직 우리는 세상에 대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우주 역시 존재하는 우리의 영역 이외의 것에 첫발을 내딛었을 뿐입니다. 운명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하면 그것은 잘못입니다. 인간이 인간다운 이유는 운명을 수용하기도 하고 자기 스스로 바꾸려 노력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명리심리학]을 통해 가보지 못해 늘 마음 한구석에 남아있던 아쉬움 너머에 현재의 '나'에게 그보다 큰 존재들이 있게 해준 선택한 길의 보물들을 떠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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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Wild - 송인섭 교수의 AI시대의 감성 창조 교육법
송인섭 지음 / 다산에듀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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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도학습' 개념을 처음 만들어 우리나라 교육현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송인섭 교수님의 AI시대 감성 창조 교육법 'WILD'는 초등학생을 키우고 있는 학부모인 저에게 꼭 필요한 책이었습니다.

지금 학교에서 배우고 있는 지식이 과연 미래 사회에서도 필요한 것인가? 고민이 되고, 직업 역시 60%이상 사라지는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지금 직업교육이나 전문 기술 교육이 어떤 효과를 낼지 의문이 드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책 처음에 등장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이야기를 통해 조금은 실마리를 잡습니다. 지식이나 지능을 높이기 위한 교육의 한계는 분명하고 이제 인간이 지닌 모든 자질을 전면적으로 조화롭게 발달시키는 '전인교육'을 통해 AI가 결코 대체할 수 없는 인간만의 영역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 포인트였습니다.(p.22)

인간만의 영역, 즉 감성적 창조능력을 높이는 방법은 무엇이며 구체적인 사례는 어떤 것이 있는지 세밀하면서도 쉽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자생력은 융합, 창의, 리더십의 세 축으로 구성 되어 있으며 결국 공통적으로 '통찰'을 바탕으로 서로 연결 됩니다.(p.69)

우리아이들이 살아갈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은 더이상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닌 문제를 더 다양하게 해결할 방법과 틀린 방향을 수정하는 유연성을 필요로 합니다.
예로 든 구글의 입사 시험 문제 역시 정답이 정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스쿨버스가 당신 앞에 서 있습니다.이 버스에 골프공을 가득 채운다면 몇 개나 들어갈까요?'

수학적인 정답을 구하고자 골프공의 크기와 버스의 크기를 구하는 것은 이미 답이 아님을 알 것입니다. 그런 수학적 정답이라면 AI가 더 빨리, 더 정확히 계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p.107)

또한 [와일드]의 장점은 실제 사례들을 통해 어떤 상황의 아이들이 어떤 문제를 해결해 갔는지 설명 되었다는 점입니다.

자생력 지수가 낮은 아이들부터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에 이르기까지 문제점 자체를 찾는 것에서 시작하여 프로그램을 통해 스스로 문제점을 고쳐나가는 솔루션을 진행하는 내용은 저에게 정말 필요한 부분이었습니다.

특히 17장의 '다르게 사고해 자생력을 향상하라'는 감성 창조 교육법의 정의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답을 정해 놓고 그것과 다른 것은 틀렸다고 이분법적으로 생각했는데 이제 그런 사고의 단순하고 경직 된 태도는 발전하는 시대를 따라갈 수 없다는 점과 자신만의 다른 생각이 상황을 해결하는 열쇠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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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자들은 침묵하지 않았다
크리스티나 달처 지음, 고유경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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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요즘처럼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실감하는 시간이 전에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3월 초가 되면 아이들은 진급은 하거나 새로운 상급학교에 다닙니다. 새로운 반을 배정 받고 또 1년을 함께 할 친구들과 담임선생님을 만납니다. 학부모들은 그런 아이들이 잘 적응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설명을 듣고 새로 시작하는 마음을 독려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은 모두 변형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자들은 침묵하지 않았다] 속의 세상 만큼은 아니어도 결코 겪어보지 못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멋진 신세계], [1984], [시녀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미래세계에 대한 먼 훗날의 상상력이 글감이었다면 이 책 [그리고 여자들은 침묵하지 않았다]의 시간은 현실을 비튼 듯 하여 더 혼란스럽고 두려움을 느끼게 합니다.

주인공 진 맥클렌런은 결혼 17년차 주부이며, 아들 셋, 딸 하나를 키우는 부모이며, 인지언어학 박사로 사회적인 성취도 이룬 여성입니다. 대학 시절 인권 운동을 하던 재키 후아레스나 천재적 재능을 지닌 린 콴 박사 등이 변해가는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행동을 해야 한다고 할 때까지도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제 5살에서 6살로 넘어가는 막내 딸의 손목에 채워진 카운터기와 그런 딸이 학교에서 하루 종일 3개의 단어 만 사용한 것에 칭찬을 받는 상황을 기뻐하는 모습에 지나가는 바람이 아닌 시간을 50년전으로 되돌리려는 음모를 알아채기 전이었다면 말입니다.

진에게 기회가 옵니다.

모든 여성이 하루에 100개의 단어만 말 하도록 되어 있는 카운터기를 벗어날 기회가.

이 모든 '순수운동'의 시작인 대통령의 형이 사고로 뇌를 다쳤고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뇌의 베르니케 영역에 대한 권위자인 진 맥클렐런 박사가 필요하다며 조건을 제시합니다.

단어 수 카운터기를 제거 해 주고, 연구를 위한 책이나 자료들을 볼 수 있고, 노트북 사용도 가능하며, 출입을 위한 카드도 발급이 되고, 운전도 허락이 됩니다. 이 모든 것들이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자물쇠가 채워져 있다가 필요에 의해 사용허락이 떨어진 것입니다.

대통령의 고문관이기도 한 남편 패트릭은 진에게 기회라며 연구에 참여하도록 조언을 합니다.

첫째 아들 스티븐은 정부가 내세운 '순수운동'을 맹신하며 여성들의 침묵이 왜 필요한가를 설파합니다.

여성의 노동력이 완전히 사회생활에서 배제 되고 외부활동도 불가능하며, 말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읽고 쓰는 것도 금지 된 세상에 구속 되어 있다면...나 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인 자식들(딸들)에게까지 되물림 된다면 이를 받아들일 사람이 존재할 것인가 궁금했습니다.

연구를 진행하며 감춰졌던 엄청난 비밀이 서서히 베일을 벗고, 이런 사회에 저항하는 세력이 있음을 알게 되고, 남편 패트릭의 진심과 연인 로렌조의 협조...그리고 바로 이웃인 줄리아에게 생긴 비극적인 일들을 통해 여자들은 침묵하지 않았습니다. 성소수자의 다름을 인정하고 남성과 여성이 각자 위치에서 사회를 구성하는 삶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필요한지 알게 되는 소설이었습니다.

무지와 무관심이 불러오는 대참사를 예견한 책 같아서 충격을 주었으며 통제 된 여성의 삶을 편하게 사는 삶이라고 하는 사고관이 실제로 현실에도 존재하는 걸 알기에 참담했습니다.

여성의 목소리, 소수자의 목소리, 외면당하는 부조리 한 세상에 대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보라는 경고장 같은 이 책 [그리고 여자들은 침묵하지 않았다] 꼭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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