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걸 알았던 이유는 <안나 카레니나>와 <보바리 부인>과 <순수의 시대>는 물론, 이 책들의 어정쩡한 판본인 일만 권의 여타 책, 잇달아 나오던 싸구려 로맨스들을 일평생 읽어왔기 때문이다. - P37
이 일을 계기로 책 한 권의 풍요한 의미를 향해 여행을 해야 하는 쪽은 독자인 나라는 걸 처음 똑똑히 깨닫기도 했다. - P32
해마다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해충인 모기조차도, 멸종해 버리면 지구의 생태 일부가 파괴되는 것처럼. 나의 삶을 하나의 생태로서 관측해 본다면, 해악으로 보이는 것들조차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 건 아닐까. - P53
겉보기에는 순순히 지시에 따르는 것 같은데 실제로 마음을 조금이라도 고쳐먹은 걸까. 오늘로 마치다의 근신이 끝난다. 다시 이곳 제1기숙사로 돌아오는 것이다. - P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