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박수 소리
이길보라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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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다‘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전 영화 ‘코다‘가 2022년 제9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지난해 여우조연상 수상자였던 윤여정 배우가 시상자로 나와 남우조연상 수상자인 트로이 코처의 이름을 육성으로 호명하기도 전에 수어로 축하인사를 건네고, 그가 수상 소감을 수어로 말할 수 있도록 트로피를 다시 가져가 꼭 끌어안고 그의 수상 소감을 경청하는 모습을 보며 감동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코다‘라는 단어를 들었지만 사실 ‘코다‘가 주인공 이름일거라고 추측만 했을 뿐 그 정확한 뜻은 모르고 지나쳤습니다. ‘코다‘ 이길보라 작가님의 [반짝이는 박수 소리]를 펼쳐 읽자마자 비로소 그 의미가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CODA(Children of Deaf Adults의 줄임말)는 청각장애를 가진 농인 부모의 자녀를 일컫는 말입니다. 코다는 음성언어가 아닌 수어와 표정으로 첫말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사실 ‘수화‘와 ‘수어‘의 차이도, ‘청각장애인‘과 ‘농인‘의 차이도 모르고, 모른 상태로 살았어도 크게 불편한 점은 없었습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현재는 ‘청인‘이기에.

[반짝이는 박수 소리]엔 ‘반짝이는 박수 소리‘를 듣기까지의 이길보라 작가님의 여정과 농인 부모가 자녀를 키우는 이야기, 농인 부모의 부모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이길보라 작가님의 엄마는 자신과 같은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엔 농인이 선생님이 될 수 있는 길은 없었습니다. 온갖 시련이 있었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이길보라 작가님이 그야말로 반짝일 수 있게 만들어주신분 또한 부모님이었습니다. 수어가 영어나 한국어와 같은 또다른 별개의 언어라는 생각을 이제야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미국수어와 한국수어가 다르다는 것도, 일부는 동일한 단어에 동일한 동작을 하지만 자연스럽게 의사소통은 안된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외국어와 국어가 다르듯 이해 없는 의사소통은 불가능 하다는 걸 새삼 배우게 되었습니다.

‘아빠와 함께한 미국 여행‘편에서 한참을 울다웃었습니다.

- 딸. 올여름 미국에 가자. ‘데프 월드 엑스포‘ 참석할 생각. 통역 및 관광, 어때? (118쪽)

이렇게 출발한 첫 해외여행에서의 설레이는 마음과 70킬로그램이 족히 넘는 박스 수화물 에피소드까지, 그럼에도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려는 아빠의 노력과 억울하게 장애인 할인도 못 받은 상황까지 이용해 어떻게하든 짐을 다 가져가고 싶어한다는 것을 또 설명해야하는 그땐 어렸던 이길보라 작가님이 충분히 이해가 되고 안쓰럽지만 활기찬 모습을 책으로 읽으며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일지, 물질만능 사회와 편견과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자행하고도 인식조차 못하는 이들이 공존하는 세상에 대해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농인이 배제 된 세상은 모든 곳에 있었습니다. 긴 시간 비행기로 이동하는 해외 여행객들을 위한 영화 서비스 같은 경우 한국영화에는 자막이 없고, 자막이 없으면 농인들은 영화를 봐도 정확한 의미를 읽어낼 수 가 없습니다. 한국어 더빙 작품도 마찬가지 입니다. 늘 주류 사회를 중심으로 한 세상을 살다보니 소수의 사람들에겐 가혹한 차별이 있어왔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감동이 밀려옵니다. ‘코다‘인 자신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들려주는 이길보라 작가님의 [반짝이는 박수 소리]를 함께 했던 시간이 참 행복했습니다. 누군가에게 안부를 묻고 싶어지는 더운 날, [반짝이는 박수 소리]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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