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고수 화성학 1 : 악보 보는 법 무림고수 화성학 1
임광빈 지음, 배민기 그림 / 페이퍼타이거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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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년, 중고등학교 6년 도합 12년간 학교에서 '음악' 수업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음악에 문외한이다. 아마 나 같은 사람들이 대한민국 공교육 현장에서 음악 수업을 받은 사람들 대다수를 차지하리라 생각된다. 어줍잖게 귀동냥으로 들은 음악 이론과 개념들은 정리되지 않은채로 머릿 속에서 파편화되어 떠다니는 것이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공통적인 현상이다.

그러면서 몇해 전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기타를 독학해보겠다고 거금을 들여 기타와 기타 교본을 사고서는 입문(?)아닌 입문을 했는데 결과는 참담했다. 기타교본에서 알려주는 소위 음악 이론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이 전무하다보니 교본에서 말하는 이론 지식이 전부 알아듣지 못하는 외국어로 들리는 난감한 벽에 부딪치게 된 현실을 만나게 되었다. 쓰라린 실패감을 가슴에 안고 기타와 교본을 처분한 후 한동안 음악 이론에 대한 책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는 와중에 본서를 알게 되었고 책을 펼쳐든 순간 새로운 세상을 만난 듯한 기쁨과 환희를 맛보게 되었다면 과언일까?

내가 찾던 바로 그 음악이론 책! 완전 음악에 '음'자도 모르는 소위 까막눈 완전 음악 초급자들의 입문용 음악 교재로서 본서는 손색이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기존의 많은 음악이론을 다룬 화성학 교재들의 문제는 아무리 초급용이라고 해도 아주 상세하게 완전 기초부터 설명하지는 않는다. 12년의 공교육 가운데서 음악 수업을 받았을 사람들이기에 이 정도 수준은 알겠지! 하고 전제를 깔고 시작하는 것이 보통이기에 진짜 생초보들은 막상 기초 교본이라고 펴보았지만 그러한 저자들의 일방적인 학습 전개에 답답하기만 할 따름이다. 그래서 속으로는 이렇게 외치게 된다. "나 정말 모른다고! 제발 좀 그냥 완전 처음부터설명해주면 안되겠냐고!!!"

그러나 본서는 다르다. 본서는 그야말로 당신이 태어나서 음악이라는 학문을 처음 접해본 사람으로 간주하고 시작한다. 그렇기에 엄마가 어린 아기에게 이유식을 떠먹여주듯이 아주 친절하고 상세하게 하나부터 열까지 '도레미파솔라시도' 부터 가르쳐준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 이것이 믿기지 않겠지만 사실이다.

그리고 이 교재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책의 제목에서 눈치 챌 수 있듯이 무림 고수가 되기 위해 주인공이 괴팍하지만 전설적인 무공을 지닌 스승에게 그의 도제가 되어 무술이 아닌 음악을 전수 받는다는 스토리를 재미있는 무림 삽화가 곁들여진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독특한 특징을 갖는다.

아무리 초급 이론이라고 해도 어떠한 학문이든지 이론은 어느 순간 따분하고 지겨워지는 것이 사실 아니겠는가? 그렇기에 저자는 우리가 명절에 즐겨보던 성룡, 홍금보 등이 등장하던 중국 무술 영화의 스토리를 벤치마킹해서 기초 화성학 책에 적절히 믹스하여 접목시키는 탁월한 선택을 시도했고, 그 선택은 신의 한수였다. 자칫 지루해질 때쯤이면 흥미로운 삽화와 승급심사라는 앞에서 배웠던 단계의 문제풀기 과정들을 삽입하여 독자로 하여금 저자의 음악 수업을 끈기있게 따라올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 책은 1장과 2장에서 그야말로 음악이론의 완전 기초적인 지식들을 다룬다. 그리고 마지막 3장부터는 1, 2장에서 배운 기초지식을 토대로 이제 본격적으로 조금 더 진일보한 음악 지식 가운데 하나인 음정에 대해 다루기 시작한다. 나 또한 1장과 2장에서 다룬 음표와 쉼표, 박자 등의 개념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기에 쉽게 따라갈 수 있었지만 피아노 같은 악기를 배워본 적이 없는 1인으로서 3장 음정에서는 이해력이 떨어지며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확 줄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저자가 워낙 상세하고 친절하게 어려운 내용들을 풀어서 설명하고 있기에 내용을 반복해서 차근차근 아주 천천히 곱씹고 음미할 때 차츰 그 난해한 음정, 조표와 같은 문제들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며 이해될 때의 그 기쁨은 이루말할 수 없었다. 본서를 완독하고나니 그동안 머릿 속에서 서로 뒤엉키고 조각 조각 찢어져서 둥둥 떠다니던 음악 기초 이론들이 제자리를 잡아감을 느낀다. 기본적인 음악 지식들을 든든하게 세우고 그 위에 이제 조금더 본격적인 지식들을 세워나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라 여겨진다.

요즘 개인적으로 선생님을 찾아가서 드럼 레슨을 받고 있다. 그러나 드럼과 같은 타악기 레슨에서는 음악 화성학 이론을 가르쳐주시지는 않는다. 정말 몰라서 그때 그때 물어보면 알려주시기는 하지만 악기 자체를 배우기도 바쁜데 음악 이론을 배울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언감생심이다. 그런것은 전부 알고 왔으리라 생각하신다. 그렇기에 이 책은 나 같은 음악 비전공자들에게는 흐린 하늘에 한줄기 빛과 같은 희망을 선사해준다.

본서는 제목에서 발견할 수 있듯이 무림고수 화성학 1권이다. 즉, 조만간 2권이 나온다는 뜻이다. 2권이 기다려지는 책은 흥미로운 소설책 이후에 처음이다. 또한 음악 비전공자, 취미생들에게 이 책이 기초 화성학의 바이블로서 그 존재감을 드러내리라 기대하게 된다. 더불어 내 서가에 당당히 한자리를 차지하고 두고두고 보게 될 '무림고수 화성학1'과의 만남은 내게는 행운 그 자체이다. 서평을 통해 저자에게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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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글쓰기 - 베스트셀러 저자 제프 고인스의 글쓰기 전략
제프 고인스 지음, 박일귀 옮김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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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한번 쯤은 아마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해 볼 것이다. "아! 나는 언제쯤 내 이름으로 이렇게 멋진 책 한권을 내볼 수 있을까?" 책을 읽는 영원한 수동적 위치의 독자로서 만족하는 사람들이 없지 않아 있겠지만 그래도 대다수의 책 꽤나 읽는다고 하는 사람들이라면 아마도 자기 이름 석자가 박힌 책 한권 출판해보고 싶은 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나 또한 그러한 사람 중에 한명이고 아직도 머릿 속에는 그러한 막연한 생각을 아련한 로망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요즘 서점가에 가면 부쩍 책쓰기 관련 도서들이 매대를 많이 차지하고 있는 광경을 심심찮게 발견하게 된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보통 대형 서점들의 베스트 셀러와 신간 매대는 자기 개발의 열풍을 짐작케하는 자격증, 언어, 공무원 시험 교재 등의 자기 개발서로 가득찼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책쓰기, 글쓰기, 작가가 되는 법과 같은 일반인들 또한 전업 작가로서의 꿈을 꿀 수 있다고 말하며 그 꿈을 돕기 위한 참고 도서들이 우후죽순처럼 출간되고 있다. 또한 페이스북, 유튜브와 같은 인터넷 매체를 비롯한 각종 글쓰기, 책쓰기 오프라인 강좌들의 강의와 광고들 또한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렇듯 예전에는 책을 내는 일은 전업 작가와 교수, 문학을 전공한 사람들, 아니면 사회 지도층 인사들과 같은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졌기에 작가가 된다는 생각은 아무나 손쉽게 할 수도 없었고, 입밖에 낼 수도 없는 암묵적인 금기였다.

그러나 위에서 장황하게 설명했듯이 이제 우리는 다양한 삶의 경험과 인생의 관점을 지닌 모든 이들이 그들만의 스토리를 풀어놓을 수 있도록 그 문을 관대하게 열어 그들을 작가의 세계로 초대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본서는 "무엇을 망설이는가? 이미 당신은 작가이다! 글을 쓰라!" 고 종용하는 저자의 생생한 목소리로 시작된다. 책의 원제 "You are a Writer."에서 풍기듯이 저자는 본서를 통해 글을 쓰고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내어 작가의 반열에 서고 싶은 무명의 작가 지망생들을 위해 자신의 경험 속에 오롯이 녹아져 있는 책을 쓰고 작가로서 출발하기 위한 노하우를 매우 친절하게 나눈다.

그러나 행여 독자가 실제적인 책 쓰기 방법론을 기대했다면 다소 미흡한 점이 있을 수 있다. 본서는 가령 주제 결정하는 법, 목차 정하기, 퇴고하는 법, 출판사 컨택, 인세 계약과 같은 매우 실제적인 책 쓰기 방법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대신 이 책이 가지는 특징은 작가가 되기 위해서 우리가 먼저 손쉽게 할 수 있는 준비와 접근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내가 이 책을 통해 크게 얻을 수 있었던 내용은 바로 인세를 받는 정식 작가를 지향하며 무명의 작가로서 출발하기 위한 3가지 실제적인 조언이었다. 그것은 1.자신의 생각과 글을 사람들에게 펼쳐 보일 수 있는 플랫폼 구축 2.자신을 브랜드화 시키기 3.사람들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위한 채널 개발이다.

그 외에도 글을 쓰고, 작가가 되기 위한 여정을 위해 저자는 여러가지 다양한 주제들을 나눈다. 편집자와의 관계, 나의 글을 어떻게 어필할 것인가와 같은 문제들...그러나 나는 위의 핵심적인 3가지 조언을 건진 것만해도 이 책을 통해 매우 큰 유익을 얻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의 원고가 세상에 빛을 볼 수 있도록 수 많은 출판사의 거절감을 이겨내며 편집자들을 찾아다녀야 하는 수고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저자는 자신만의 고유하고 독특한 브랜딩을 가진 플랫폼을 갖추고 그 속에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자신만의 스토리를 컨텐츠로 차곡차곡 채워 나갈 때 어느새 익명의 독자 한명 한명이 자신의 글을 주목하게 될 것이며, 나아가서는 그 글들을 한데모아 책으로 엮기를 원하는 출판사 담당자가 나타나는 기적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음을 역설한다. 

설령 나의 책을 출판하고 싶다고 하는 출판사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실망 할 필요는 없다. 자신만의 플랫폼에서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자신의 생각, 사상과 사유의 향연을 펼칠 수 있다는 점은 바로 1인 미디어가 가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장점이다. 동시에 나의 생각과 삶의 스토리가 글로서 풀어지며 그것을 익명의 독자들이 접하고 공감한다는 것 사실 하나로 이미 그 사람은 작가의 반열에 오른 것이기 때문이리라. 나의 생각을 작은 머릿 속에 가두어 두지 말자! 연필을 깍고, PC 키보드를 준비하자! 끊임없이 샘솟는 사고의 우물 속에서 신선한 아이디어를 퍼올리고, 꺼져 버린 지성의 스위치를 켜자! 그러면 어느 순간 우리는 인세를 받는 진짜 정식 작가 또는 적어도 1인 미디어를 통해 누군가의 사고와 삶에 작지만 큰 영향력을 끼치는 언성히어로와 같은 작가가 되어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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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인기를 원한다 - 관심에 집착하는 욕망의 심리학
미치 프리스턴 지음, 김아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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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흥미로워서 집어들게 되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가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받고 인기를 한몸에 얻는 것에 대해 싫어할 사람은 없다. '모두가 인기를 원한다' 는 너무나 당연한 명제의 책 제목이 도대체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무슨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는 것일까? 와 같은 호기심과 독서욕을 불러일으킨다.

예일 대학교 수강신청 대란을 일으킨 최고의 인간관계 심리학 수업이라는 책의 광고 카피를 서두로 한장씩 읽어내려가게 된 본서는 그야말로 인간 본연의 욕구를 가장 솔직하면서도 쉽게 파헤쳐 놓은 책이라고 볼 수 있을 듯 싶다. 대학 학위 논문 수준의 어렵고 난해한 내용이 절대 아니기에 독자들은 겁먹을 필요가 없다. 누구나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매우 평이한 수준의 문장과 내용은 어느 대학교 강의실에서 입담 좋은 교수님의 명강의를 청강하는 듯한 느낌을 갖게 만든다.

책은 크게 2개의 파트로 나뉘어져 있고, 9개의 chapter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저자는 인기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에 대해서 그 정의를 설명하고, 그 인기와 관심이 인간의 삶에 있어서 어떠한 힘을 가지고 한 인간의 삶에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지를 다양한 예화를 통해 설명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매우 스마트하지만 인생의 성공을 위해 주변을 돌아볼 줄 모르고 오직 자기 밖에 모르는 한 청년, 그리고 첫번째 청년보다는 공부의 동기부여가 조금 떨어지지만 주변 사람들과의 친화력과 삶을 즐길 줄 아는 한 청년이 동시에 나란히 로스쿨에 입학한 후 그들의 삶이 어떻게 변하게 되는 지에 대한 예화는 호감, 주변 사람들과의 친밀한 관계 등과 같은 본서가 말하려고 하는 핵심적인 주제를 매우 쉽게 드러낸다.

인기가 있는 사람은 자신의 삶의 무대에서 그렇지 못한 사람들보다 더 좋은 위치, 더 유리한 삶의 요소들을 획득할 수 있다는 사실이 어쩌면 사람들에게 있어서 인기를 갈망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정작 저자가 말하려고 하는 것은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해주는 진정한 요인은 '인기'가 아니라 '호감'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인기가 자신들의 삶을 행복하게 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는 인기가 아무리 많아도 인간은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고 역설한다. 잠시나마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며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수용되어짐을 느낄 때 얻을 수 있는 행복감이 있을 수 있겠지만 결국 근본적인 행복과 만족감을 가져다주는 것은 사람들로부터 갈망하게 되는 한시적인 인기가 아닌 다른 사람들로부터 자연스럽게 표현되어지고 얻어지는 '호감' 이라는 사실.

필자는 여기서 무릎을 '탁' 쳤다. 정말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그렇다. 책에서도 나오지만 우리가 여러 사람을 만나고 관계하며 살아가다보면 정말 가만히 있어도 그 사람과 함께 있고 싶고, 괜히 특별한 용무도 없지만 가서 대화하고 싶고, 시간을 보내고 싶은 그런 편안함이 느껴지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그렇다면 이런 사람들이 정말 인기가 많아서 그런 것일까? 그 보이지 않게 타인을 끌어들이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자석과 같은 매력. 바로 이것이 다름아닌 '호감' 이 아닐까?

저자는 바로 우리 인생에 있어서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는 주는 것은 인기가 아니라 호감임을 말한다. 그러나 여전히 현대인들은 다른 이들의 인기에 목말라하며 인정에 굶주려 타인이 던져주는 SNS의 좋아요! 하나에 하루에도 몇번의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탄다. 저자는 책을 통해 인간의 본능과 욕망을 잘 간파했다. 타인들로부터의 인기와 집중, 관심을 애타게 갈구하는 태도들. 하루에도 수십번씩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나의 SNS 글에 달린 좋아요!와 댓글의 빨간 숫자와 알림을 기다리고 확인하는 현대인들이야말로 진실로 인기와 인정 중독자들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책을 덮으며 저자가 말하려고 하는 메시지를 찾아본다. 정확히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어떤 '나'로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이렇듯 인정과 인기에 대한 인간 관계의 심리학 그 이면을 넘어서 저자가 말하고자하는 중요한 메시지는 바로 인간 주체성의 회복이 아닐까? 타인의 시선에 집중하며 타인의 관심에 목말라하고 다른이들의 평가에 좌지우지됨으로서 나 자신으로 살아가지 못하게 만드는 타인 의존적 성향에 침몰해가는 현대인들의 잃어버린 주체성 회복에 대한 생각을 책을 읽는 내내 떨치지 못한다.

나 자신이 스스로의 정체성과 주체성을 건강하게 바로 세우고, 그 건강한 정서적 기반 위에서 다른 이들과 바르고 건강하게 상호작용하며 관계하는 것만이 인간이 가진 그 인기에 대한 집착, 인정에 함몰되어져버리는 병적인 증상에서 회복될 수 있는 길일 것이다. 정직하게 자신을 돌아보자! 만약 자신이 여전히 SNS의 좋아요! 수에 연연하는 사람 중 하나라면 그 사람은 이 책을 펼쳐 들고 완독할 필요성이 충분한 사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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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반호 현대지성 클래식 12
월터 스콧 지음,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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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매우 재미있는 책 한권을 만났다. 한 세대의 시대상과 문화적 분위기를 가장 정확하면서도 빨리 파악할 수 있는 길은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책 한권을 접하는 것이라는 의견은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본서는 12세기 중세 영국을 배경으로 한 최초의 역사소설로서의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 저자 '월터 스콧' 은 역사소설이라는 장르의 창시자로 불리며 그가 쓴 본서는 지금도 전 세계 수 많은 독자들에게 읽혀지고 있는 탁월한 저작 중 한권이다. 오죽하면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에 선정 될 정도로 본서가 가지는 그 문학적 무게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러나 그러한 진중한 무게감을 가졌다고 평가되는 본서가 그 내용과 스토리의 구성에 있어 독자들의 피부로 체감되는 글읽기의 난이도에 있어서 결코 난해하고 복잡하며 무겁지 않고, 도리어 쾌활하고 유쾌하며 유머러스하기까지 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본서가 가지는 또 하나의 매력이며 반전적인 요소이다.

이야기는 12세기를 역사적 배경으로 하여 중세 영국을 주 무대로 등장시킨다. 영국을 점령한 노르만 귀족들에 대항한 색슨인들의 저항과 투쟁에 대한 스토리가 전체적인 줄거리의 틀을 형성한다. 십자군 원정을 떠난 사자심왕 리처드 1세의 왕위를 찬탈하기 위해 그의 동생 존 왕자는 노르만 귀족들과 연합하게 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본서의 주인공 기사 아이반호의 활약, 그리고 그를 둘러싼 아름다운 여인들과의 로맨스, 유대 고리대금업자 아이작을 통한 당시 영국을 비롯한 유럽사회에서의 인종과 종교 차별의 어두운 면이 가감없이 펼쳐진다.

개성이 뚜렷한 다양한 등장인물들은 본서의 재미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노르만인들로부터 영국 왕실의 자주권 회복을 위해 헌신한 색슨 귀족 세드릭, 그의 충성스러운 하인으로서 등장하는 돼지치기 거스와 광대 왐바 등은 한편의 소설 속에 그 재미와 풍미를 돋우는 감초와 같은 역할을 톡톡히 수행함으로서 자칫 역사소설이 가지는 지루함과 건조함의 우려를 한번에 불식시켜준다. 독특한 개성을 지닌 등장 인물을 구상하고, 그 인물들을 스토리 사이 사이에 적절하게 배치하여 이야기를 매끄럽게 끌어나갈 수 있는 윤활유의 역할로 지정한 저자의 창의력과 문학적 구성력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낸다. 이렇듯 저자의 탁월함과 노력에 의해 독자는 700여페이지의 결코 적지 않은 분량의 본서를 부담이 아닌 즐거움으로 집어들고 완독을 향해 정주행할 수 있는 것이리라.

본서가 가지는 또 한가지 재미 있는 점은 책의 스토리 가운데 <로빈후드의 모험>의 주인공인 록슬리(로빈후드)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시대적 배경을 함께 하는 다른 소설의 주인공을 까메오로 등장시킴으로서 독자들로 하여금 책을 통한 반가움을 극대화시킨다. 마치 씨줄과 날줄이 엮어져서 하나의 훌륭한 직물이 탄생되는 것과 같이 <아이반호>라는 씨줄과 <로빈후드의 모험>, <캔터베리 이야기>와 같이 시대적 역사적 배경을 중세 영국으로 설정한 다른 소설들을 날줄로 하여 완성도 높은 탁월한 저작 한권을 탄생시킨다.

18세기 중후반 영국 산업혁명의 시기에 태어난 저자 월터 스콧은 당시 영국을 휩쓸던 새로운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인한 사회 경제적 구조의 파격적인 변화를 목도하는 가운데 영국 사회의 거대한 쓰나미와 같은 구조적 변화 속에서 당황하며 자칫 자신들의 정체성을 망각하기 쉬운 영국민들에게 <아이반호>라는 탁월한 역사소설 한권을 선사한다. 그리고 이 작품은 저자가 생존하는 동안 최고 부수를 기록한 우리가 말한는 소위 '대박'을 친다. 영국 앵글로 색슨족의 위엄과 기백은 산업혁명이라는 그 이전까지 결코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생소한 삶의 변화 속에서 인간 본연의 위치와 영국인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이드 해줄 수 있는 저작으로 대중들에게 급속도로 퍼져 나갔던 것이다.

이렇듯 잘 짜여진 작품 하나가 사회 전반에 끼치는 그 파급력과 영향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대중적인 힘을 드러낸다. 특별히 그것이 어느 한 민족의 역사를 토대로 짜여졌을 때 가지는 힘은 메가톤급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앵글로 색슨 귀족, 노르만 귀족, 수도원장, 수도사, 중세기사, 유대인, 광대, 향사 등등  여러가지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소설이며 동시에 그 안에 보이지 않는 익명의 대중 가운데 하나로서 나 자신의 모습을 정직하게 비춰볼 수 있게 끔 만드는 그 엄청난 숨은 저력을 지닌 본서의 매력은 지금도 시대와 국경을 초월하여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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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랑 - 김충선과 히데요시
이주호 지음 / 틀을깨는생각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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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을 떠올리면 조선 시대 가장 뼈아픈 역사를 대변해주는 대표적인 사건임을 부인할 수 없다. 힘없고 무기력한 조정과 백성의 안위를 생각지 않았던 권력층의 이기심으로 인해 충분히 예방하고 방비할 수 있었던 전쟁의 끔찍함을 오롯히 생몸으로 받아낸 것은 다름아닌 힘없고 불쌍한 민초들이었고 그로인한 고통과 고난의 몫 또한 온전히 그들의 것이었다. 본서는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이주호 작가가 6년만에 소개하는 신작으로서 제목에서 어느정도 본서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듯이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이다. 역사적 배경과 고증을 통해 가능한 사실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이지만 어디까지나 역사소설이 가지는 특징 중 하나인 픽션의 요소가 매우 많이 가미되어 있음을 독자는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본서의 원고를 받아들고 제목의 김충선이라는 인물에 대해 익히 들었던 바를 나의 기억으로부터 소환하여 이주호 작가가 펼쳐 나가는 스토리에 대입시켰을 때 뜻밖의 신선함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그것은 바로 실제 역사적으로 존재했던 인물과 사건에 관한 사실을 작가가 자신의 문학적 역량을 총동원한 노력을 통해 발견할 수 있는 사실로서 소설이 가지는 재미와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한 그 리얼리티 모두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본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책의 전반부는 조선에서 태어난 주인공 '히로'가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일본이라는 낯선 땅에서 살아가며 성장하고 그곳에서 당시 일본 전국시대의 강자였던 '오다 노부나가' 가문을 위해 충심으로 봉사했던 조총 용병 집단의 리더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다. 이어지는 후반부에서는 임진왜란이 발발하고 주인공 히로가 일본 전국시대를 평정한 권력자 히데요시에 의해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의 목숨이 볼모로 붙잡혀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조선과 명나라 정벌 즉, 임진왜란의 선봉에 설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이러한 과정 속에 조선인으로 태어나 일본에서 자란 주인공의 삶을 작가는 전체 이야기를 풀어가는 실마리이자 단초로 굳건히 붙잡는다. 자신이 조선인인지 일본인인지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정체성의 혼란 속에서 일본인으로서 현재의 삶을 담담하게 받아내며 그 땅에서 일본인으로서 살았던 조선인 히로. 그러나 여전히 마음 한켠에서는 자신의 조국 조선에 대한 그 알 수 없는 그리움과 사뭇치는 비애를 다독여야만 했던 그가 느끼는 내적 갈등을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훌륭하게 해석해내고 있다.

주인공 히로의 삶과 그 주변 인물들의 행적, 이를테면 그의 사랑하는 여인 '아츠카', 그의 영원한 적이며 원수였던 '히데요시', 그리고 왜란을 통해 만나게 되는 '이순신' 장군 등 그의 삶을 에워싸는 수 많은 역사적 인물들과의 조우와 만남의 이야기는 씨줄과 날줄로 엮어져서 역사적 사실과 문학적 픽션의 경계를 매우 자연스럽게 자유자재로 넘나드는데 바로 여기에서 독자는 작가의 탁월한 집필 능력을 발견하게 되며 부가적으로 따라오는 재미와 흥미를 덤으로 얻는다. 여담이지만 역시 소설가는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님을 군소리없이 인정하게 된다고나 할까!

이렇게 역사적 고증과 다양한 문학적 장치들이 매우 탁월한 작가적 상상력과 결합될 때 6년 전 <광해, 왕이 된 남자>와 같이 돋보이는 또 하나의 작품을 탄생시킨다. 앞서 설명했듯이 소설이기에 소설 그 본연의 기능인 흥미, 재미의 요소들 또한 결코 포기하지 않은 작품이라 평하고 싶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독자들이 공통적으로 동의할 수 있겠지만 일단 책을 펼치면 독자들로 하여금 손에서 뗄 수 없는 재미 속으로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다는 점이다. 벌써 이 부분에서부터 본인은 높은 점수를 주게 된다. 그러면서 더불어 역사소설이 가질 수 있는 한계를 작가의 문학적 구성력을 통해서 거친 것 없이 매우 부드럽게 틈새 틈새를 메워주는 그 디테일한 능력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내게 된다.


분명 김충선이라는 인물은 임진왜란이 발발하고 조선의 문화적 우수성을 동경하고 사모함으로 조선에 투항하고 마침내는 귀화한 실존 인물이었다. 이러한 그의 행적을 매우 자연스러운 역사적 내러티브로 끌고가는 것을 볼 때 역사적 사실과 더불어 작가적 상상력과 문학적 재구성을 통해 작가가 역사소설이 가지는 특징과 약점, 그리고 극복해야할 문제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많은 연구와 노력을 기울였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독자들이 어쩌면 인터넷 검색만 하면 나오는 김충선이라는 인물의 행적과 본서에 등장하는 주인공 히로의 모습에 대해 전혀 다른 이질감이 아닌 문학적 일치감과 오묘한 싱크로율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은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역사적 고증과 사실에 기반을 두고 그 위에 재미와 교훈이라는 건물을 탄탄하게 세워 나갈 때 본서와 같은 훌륭한 역사소설 한권이 탄생하는 것이리라.

작가는 본서의 말미에 자신이 '김충선', 즉 '사야가' 라는 인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고 그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집필하게 된 동기를 독자들에게 밝힌다. 더불어 역사적 실존 인물에 대해서 사실과 다른 점들을 발견하게 되었을 때 느꼈던 자신의 당혹스러움을 짧게나마 나눈다. 그러면서 자신이 역사학자가 아닌 한명의 이야기꾼임을 시인하며 독자들로 하여금 작가인 자신만의 망원경으로 사야가, 김충선이라는 인물에 대해 주목하기를 바란다. 그렇다. 분명 문학작품은 재미와 흥미로서만 그 기능을 다하는 것은 아니다. 숨겨진 주제와 인물에 대해 세상이 알도록, 그리고 독자 스스로 작가가 설치해놓은 망원경을 통해 그 이야기를 관찰하고 해석할 수만 있다면 문학, 특히 역사적 사건과 사실이라는 무대 배경을 통해 쓰여진 역사소설의 역할은 그것만으로도 톡톡히 해내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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