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30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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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근래 아침 출근할 때마다 차량 흐름이 가장 많은 교차로에서 심심찮게 목격되는 장면이 있다. 바로 철마다 돌아오는 풍경 중 하나인 예비 정치인들의 1인 선거 운동 모습이다. 이 모습을 보니 선거철이 다가옴을 실감한다. 이제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우리는 동네 곳곳에서 번지르르하고 유려한 문체를 사용한 입담의 대결로 청중들을 휘감는 그들의 유세를 보고 듣게 될 것이다. 이러한 단상 속에 집어든 책은 바로 연설과 관련된 고전 중의 고전 <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이다.

고대 그리스의 위대한 철학자이자 사상가였던 아리스토텔레스, 이름만 들어도 지성적 위용이 느껴지는 저자가 수사학이라는 이름으로 책을 썼다. 당시 그가 살았던 시대적 배경을 감안할 때 본서는 탄생할 수 밖에 없는 필연성을 가진다. 아테네를 중심으로 한 도시국가가 번성했던 시절 작은 도시국가 안에서 정책의 입안과 결정은 많지 않은 수의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의견을 게재하고 토론과 논의를 통해 결론을 도출해내는 등의 직접 민주주의로 꽃을 피웠던 시기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상황 속에서 어떠한 주제에 대해서 청중에게 호소하고, 그 호소한 내용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 청중들을 사로잡는 연설, 웅변과 같은 말하기 기술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더불어 아리스토텔레스는 당시의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윤리적 고려 없이 실용적이고 실천적 지혜를 중시했던 말쟁이들인 소피스트의 수사학은 사실적 증명이 아닌 청중의 감정을 자극하여 자신들의 의견에 동조하게 끔 만드는 것임을 비판하며 올바른 수사학의 필요성을 재고하기 시작한다.

총 3부로 구성된 본서는 이러한 아리스토텔레스가 가진 연설의 기술로서 수사학에 대한 전형적인 지식을 선사하는 저작이다. 저자는 책의 1부를 통해 수사학의 본질과 정의를 시작으로 수사학의 주된 내용임과 동시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논리적 추론으로서의 로고스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가 반박하고 비판하였던 소피스트에게 결여된 것이 바로 이러한 사실적 증명을 위한 논리적인 추론과 논의임을 강조하며 바른 수사학의 본질을 강조하는 데에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이어 2부에서는 청중과 연설가의 감정이 어떻게 연설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가에 대해서 설명하는 파토스에 관한 내용과 청중과 연설가의 성격을 드러내는 에토스에 대한 내용을 말한다. 마지막 3부를 통해서는 전달의 실제적 기법들인 문체나 배열과 같은 이슈를 다룬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으며 배우게 된 몇 가지 내용이 있다. 그 중 한가지는 변증학과 수사학의 정확한 차이점이다. 변증학은 귀납법과 연역법을 사용한 논증을 사용하여 절대적으로 참되거나 옳은 것에 대한 필연성을 특징으로 삼는다. 반면 수사학은 자신의 연설을 듣는 재판관이나 청중을 어떻게 하면 자신의 의견에 동조하도록 설득할 것인가에 대한 목표를 가지고 대체적으로 참되거나 옳은 것에 대한 개연성을 특징으로 갖는다. 그렇기에 예를들어 종교적 연설의 일종인 개신교의 설교는 절대 진리에 대한 강조를 토대로 하기에 변증학적 요소가 강하며 선거 유세와 같은 정치적 연설은 자신의 정치 신념을 피력함으로서 유권자들의 표를 한표라도 더 얻기 위한 설득적 요소로서의 수사학적 요소가 더 많은 것이다.

또 한가지 연설가는 자신의 논제에 대해 관련사실을 전체 또는 일부라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연설과 설교 등을 듣다보면 연설가에게 있어서 한가지 답답한 점을 보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연설가 본인이 이야기하는 내용의 사실 여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에 본인도 무슨 말을 하는 지 모를 정도로 헤매는 경우이다. 이같은 일이 벌어지면 결론은 주장하는 논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서 이윽고 배가 산으로 가는 사태가 벌어진다.

마지막으로 3부를 통해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훌륭한 수사학적 연설의 조건이다. 이색적인 단어나 표현을 사용하되 청중이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 그리고 문체의 간결성과 명료성에 대한 강조였다. 장황한 문장을 늘어놓거나 논지에서 벗어나 삼천포로 빠지는 연설에 있어서 필요한 것은 바로 간결성과 명료성이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도통 감이 잡히지 않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청중의 입장에서 나도 모르게 짜증이나고 그냥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싶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마치 초등학생 시절 뙤양볕 아래 운동장에서 언제 끝날지 모르는 교장 선생님의 지루하고 지리멸렬한 훈화라는 이름의 네버엔딩 스토리를 들어야만 했던 월요 애국조회의 악몽이 되살아난다. 간결성과 명료성, 거기에 더해 이색적인 어휘나 표현을 자연스럽게 사용하여 연설의 진부함을 한방에 해소하고, 오히려 청중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하며 주의를 환기시키도록 돕는 전달의 장치들은 매우 훌륭한 연설이 갖추어야 하는 필수 조건이다.

수사학은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생소한 학문이다. 남 앞에서 대중 연설을 할 일은 별로 없는 것이 대다수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지만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자신을 둘러 싼 삶의 정황 속에서 타인에게 나의 어떠함을 증명해내야 하는 경우를 적지 않게 만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가 우리 자신의 주장을 타인에게 말하고 이해시키며 설득하게 되는 모든 일련의 과정들이 바로 일종의 증명 작업으로서 수사학의 범주에 든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생략삼단논법이나 예증과 같은 방법을 동원하여 체계있고 논리적으로 행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는 자신만의 레토릭 기술을 가졌느냐의 여부로서 드러난다. 이처럼 로고스와 파토스 그리고 에토스에 덧붙여 여러가지 문체, 은유와 같은 전달법의 핵심을 이해함으로서 다른이들에게 내가 가진 생각과 사상, 논지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은 우리 삶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며 또한 필요하다. 그것은 광장에서 누군가를 찬양하거나 법정에서 변론을 하며 정책 입안을 위한 조언을 하는 등의 거창한 일만이 아니라 작게는 시장에서 물건을 파는 일에 있어서까지 우리의 실생활에 너무나 밀접하게 연결되는 실제적인 삶의 기술이다.

초등학교 반장 선거부터 국회의원, 대통령 선거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나의 의견과 생각을 개진하고 다른 이들의 호응을 얻어내기 위한 치열한 싸움은 인류 사회가 존재하는 한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책을 펼쳐드는 순간 독자는 본서를 통해 아리스토텔레스라는 위대한 지성이 베푸는 주장과 설득이라는 미묘한 기술의 지적 통찰과 향연을 누림과 동시에 책을 통해 풍겨져오는 레토릭의 미학 속에 침잠할 수도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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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30일 한자 연습장 - 한자 기초부터 급수한자 8급, 7급을 한번에 끝내요!
이해수 지음, 김혜진 감수 / 좋은날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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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연습 #초등학생30일한자연습장

 

지난 설 명절 외갓집에 간 아이가 몇개월만에 만난 두살 어린 사촌 동생과 신나게 노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방에서 주거니 받거니 하며 주고받는 아이들의 대화가 무심결에 들려왔다. 들어보니 한자를 가지고서 문제를 내고 답을 맞추는 일종의 한자 퀴즈 놀이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초지종은 사촌동생이 얼마전부터 천자문을 공부하고 있더라는 것. 사촌 동생에게 자존심 상 밀리고 싶지 않아서 본인이 알고 있는 몇개 되지 않는 한자로 대항해봤지만 결과는 몇번의 합이 끝나기도 전에 패배를 인정할 수 밖에 없었던 우리집 1호의 낙심한 모습이었다.

이러한 일들이 있고 난 후 오늘 만나게 된 초등학생 30일 한자 연습장이 어찌나 반갑던지! 이 책은 한자의 기초부터 한자 급수 시험에 해당하는 8급, 7급의 한자들을 수록한 학습서이다. 초등학생이 하루에 일정량의 주어진 기초 한자들을 공부할 수 있도록 적당한 분량으로 편집되어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아이가 공부를 마친 후 나 또한 책을 펼쳐든다.

우선 한자는 누가 만들었고, 한자를 많이 알면 왜 좋은지에 대한 이유들이 설명되어진 1파트를 지나면 8급 한자 50자를 하루에 다섯자씩 10일로 나눠서 공부할 수 있는 2파트가 등장한다. 책장을 넘기면 한자의 뜻과 소리인 훈음을 그림으로 표현된 한자를 보며 소리내어 읽음으로서 익힐 수 있는 1단계 내용이 나온다. 어느 정도 그날 주어진 한자의 훈음을 익히고 난 후 2단계에서는 직접 한획씩 순서대로 한자를 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이 책의 장점 중 하나는 개별적인 한자를 따라서 읽고 쓴 후 학생이 이 한자가 어떤 다른 한자와 어울려서 하나의 단어가 되는 지를 습득할 수 있는 응용 과제로서 한자 어휘를 각 한자쓰기 아래에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서 불 화(火)를 쓰고 익힌 후 바로 아래칸에 응용 어휘로서 <화(火) 산(山)...땅속의 용암이 분출하는 산>과 같이 효율적인 학습을 유도한다.

훈음과 쓰기 그리고 응용 한자 어휘를 통해 5개의 한자를 익힌 후 그날의 마지막 3단계 학습에서는 8급 한자시험을 대비하기 위한 연습 문제가 수록되어 있다. 실제로 8급 시험에 응시할지는 독자 선택의 문제이지만 8급 시험 수준의 한자를 직접 풀어봄으로서 아이에게는 학과 학습에 있어 크나큰 도움과 자신감으로 다가오리라 여겨진다. 그리고 보너스로 어제 배운 한자를 잊지 않았는지 복습해 볼 수 있도록 도전하는 '어제의 복습' 코너도 참 좋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7급-2시험 50자, 7급 시험 50자까지 총 150자를 30일에 걸쳐서 마스터할 수 있다. 책의 말미에는 한자능력 검정시험에 대한 자세한 설명문도 포함되어 있고, 한자능력시험에 대한 예제도 수록되어 있기에 시험에 대한 마음이 있는 어린 학생 독자들에게는 시험의 유형을 참고해볼 수 있는 장점 또한 갖추고 있다. 책에서는 7급까지는 한자시험에 있어서 초급 단계라고 말한다. 즉 초등학생들이 한자에 흥미를 느끼고 입문하게 되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예나 지금이나 영어가 국제 공용어로서 대세임을 부인할 수 없지만 한자 문화권 안에 살아가는 한국인들에게 있어서 한자의 필요성과 실효성은 사실 애써 강조하지 않아도 너무나 중요한 이야기이다. 어린 시절부터 영어 배우기 열풍에 노출된 아이들이 너무나 많지만 기초 한자라도 익혀 놓은 아이들은 영어만 배운 아이들에 비해서 교과서 지문 해석이나 문장이해 능력이 훨씬 빠르리라 여겨진다.

 

 

책이 도착하자마자 펼쳐 든 아이는 순식간에 앉은자리에서 한자를 따라 쓰기 시작했다.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았는데 집중해서 한자를 따라 쓴 아이는 몇일이 지나서 나에게 한자 퀴즈 놀이를 제안한다. 제법 생소한 한자어로 나에게 도발해오는 녀석의 모습이 대견하다. 나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았을 때 한자를 공부해 본 경험이 전무하다. 그래서 내게는 중,고등학교 시절 한문 시간이 썩 유쾌한 시간은 아니었다. 그에 비하면 요즘 아이들은 정말 너무나 좋아진 다양한 교육 환경과 양질의 교육 콘테츠가 베푸는 시혜를 마음껏 누리며 살고 있다. 본서 또한 이러한 좋은 학습 환경에서 탄생한 책이다. 다양한 한자 어휘를 통해 아이들의 문장 이해력과 사고력이 길러질 것이다. 아울러 일단 어렵지 않은 8급과 7급의 한자 150자를 익힘으로서 한자에 대한 응미를 키워나갈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본서가 가진 가장 큰 편집 기획상의 장점이다.

후반부 7급편 내용을 보면 간혹 성인인 내가 보기에도 제법 어려운 한자들이 몇몇 눈에 띈다. 예를들어 셈 산(算)과 같은 한자어가 그것이다. 약간 고민하며 뚫어지게 봐야지만 기억나는 한자어 몇개를 발견하면서 나 또한 본서를 통해 우숩게 여겼던 몇몇의 한자어를 복습해본다. 우리 아이가 이 책을 가지고 30일간 꾸준히 공부하고, 익힌 내용을 반복학습하여 돌아오는 추석 명절에는 사촌 동생과의 한자 퀴즈 대결에서 보기 좋게 설욕하기를 내심 기대해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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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신학 - 영원한 것을 보여 주는 일시적 결혼
존 파이퍼 지음, 이은이 옮김 / 부흥과개혁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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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SNS를 통해 모 기독교 방송사에서 교계의 목회자 한분을 초대해서 현대 사회 속에서 만나는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들과 일종의 신앙적 고민에 대한 해답을 듣는 솔루션 프로그램 영상을 본 적이 있다. 내가 본 영상의 그날 주제는 바로 '그리스도인의 이혼' 에 관한 문제였고, 일종의 정답(?)을 제시해주는 목사님의 이혼에 관한 성경적(?)해석이 펼쳐지고 있었다. 그리 길지 않은 영상을 통해 목사님께서는 "그리스도인의 이혼은 합당한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사랑하는 자녀들이 잘못된 결혼으로 고통받기를 원하지 않으시기에 우리는 아무 거리낌없이 이혼을 선택할 수 있다"는 논지를 펼쳐가셨다. 어찌나 말씀을 조리있게 잘하시든지 정말 설득력있게 다가왔다. 그러나 다 듣고 난 후 뭔가 모를 그 찝찝함은 지울 수가 없다. 한명의 신자로서 나는 이러한 예민한 주제에 대해 그냥 넘어갈 수 없었기에 당장 관련 도서를 찾았고, 본서를 집어들었다.

존 파이퍼...복음주의권에서는 워낙 유명한 목회자가 자신의 40년 결혼 생활을 바탕으로 성경에서 길어 올린 결혼에 관한 기막힌 책이다. 존 파이퍼 목사는 이 책에서 결혼에 대한 진정한 성경적 정의를 깊은 신학적 통찰을 통해 가감없이 드러낸다. 성경이 성경 자체의 진리를 변증하듯 이 탁월한 목회자가 말하는 결혼의 참된 의미를 알게 되는 순간 나는 서평의 서두에서 언급한 그 솔루션 프로그램에서 신자의 이혼을 마치 하자있는 물건을 마트 고객센터에 가서 환불처리하는 일 만큼이나 손쉬운 일로 치부해버리는 그 목사님의 세상 편한 답변에 대해 혀를 찰 수 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말씀은 아무나 전하는 것이 아닌가보다.

존 파이퍼는 본서에서 결혼의 궁극적 목적과 가장 고상한 의미에 대해 신랑되신 그리스도와 신부된 교회의 언약 관계를 드러내는 것으로 설명한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것은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것의 주된 의미는 사랑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언약' 을 지키는 것임을 강조한다. 결혼의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진리와 예수님이 자기 백성과 관계 맺으시는 방식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그것은 복음의 영광을 실제 삶에서 나타내는 것이며 복음의 실제를 세상에 드러내는 것이다. 즉, 결혼의 가치가 싸구려로 취급되는 세상 속에서 신자의 결혼을 통해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듯 결혼이라는 고귀하고 성결된 가치를 세상 속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 결혼의 핵심이며 목적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성경에 나와있는 수 많은 결혼과 관련된 성경의 증언을 토대로 결혼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결혼과 언약의 관계, 결혼과 그리스도와 교회의 모형, 결혼과 남편의 역할, 아내의 역할, 결혼과 성, 출산, 자녀양육, 독신, 이혼과 재혼까지 신자가 궁금해하는 바르고 성경적인 결혼관에 대한 내용이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특별히 신자의 이혼, 재혼과 같은 문제는 현대 교회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소위 핫이슈 중의 하나다. 그러나 이러한 예민한 문제에 대해서 명확한 답변을 제시받지 못하는 신자들은 혼란스러움을 경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서두의 방송에 나온 목사님처럼 불행한 결혼, 질질 끌 필요없이 그냥 속 편하게 이혼하고 새출발하라고 말하는 분도 계실 수 있다. 그러나 결혼의 진정한 성경적 의미를 배우게 된다면 그러한 답변이 목회자가 결코 해서는 안되는 얼마나 편의주의적이고 무책임한 답임을 알게 된다.

저자 존 파이퍼는 이혼에 대해서 성경은 단호하게 No! 라고 이야기하고 있음을 말한다. 그리고 성경의 수 많은 구절을 증거로 제시한다. 예외는 없다! 원칙적으로 성경은 신자의 이혼을 금한다! 그러나 독자는 이 책을 통해 하나님의 따뜻한 사랑과 용서를 베푸시는 그 한량없는 은혜를 발견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 이혼을 금하시지만 죄성으로 가득한 인간은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이혼을 행한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죽기까지 사랑하시듯 하나님의 사랑과 용서의 은혜는 기어이 이혼을 강행한 사람들이 참으로 자신의 죄와 과오를 용서받기 위해 하나님 앞으로 나올 때 조건없이 베풀어진다. 우리는 그리스도와 교회의 언약적 헌신을 세상 속에 참된 실제로 보여줘야하는 거룩한 소명을 헌신짝처럼 벗어던졌지만 하나님은 교회 된 우리와의 영적 결혼 언약을 결코 파기하지 않으시고, 우리를 끝까지 인내하며 품으신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복음이다!

결혼 관계 안에서 이루어지는 성적 결합, 출산과 자녀 양육의 문제, 독신자들에 대한 이해, 재혼의 문제 등 너무나 궁금했던 이슈들을 바른 성경적 관점으로 하나하나 조목조목 풀어가는 존 파이퍼 목사의 내공이 느껴지는 저작이다. 40년을 한결같이 한 여자의 아내로 다섯 아이(1명은 입양)의 아빠로서 그리고 한 지역 교회의 훌륭한 목회자로서 살아낸 그의 삶 자체가 자신이 저작을 통해 풀어내는 내용의 진실성을 투명하게 뒷받침해준다.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를 결혼과 연관시키는 전통적인 성경 해석 방법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발전시켜서 결혼 관계 안에서 다루어지는 세부적인 하위 주제들까지 접근하는 그의 통찰에 박수를 보낸다.

저자가 이 책을 쓰던 당시 미국 가정의 10쌍 중 4쌍이 이혼을 함으로서 가정이 깨어졌다. 개인주의와 실용주의가 대세로 여겨지는 한국은 어떠한가? 결코 적지 않은 수의 가정이 웰 피니쉬하지 못하고 중도에 가정을 깨버린다. 우리의 인생은 영원하지 않다. 기껏해야 80이면 우리 모두 이 세상을 떠나게 될 것이다. 눈깜짝할 사이에 사라져버릴 이 짧은 인생 속에서 우리가 하나님 안에서 이룬 결혼과 가정의 가치 또한 영원하지 않다. 영원한 것은 오직 우리의 코에서 생기가 끊어지는 그날 이후 펼쳐질 영원한 실재인 하나님의 나라 뿐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책의 부제를 통해 '영원한 것을 보여 주는 일시적 결혼' 이라고 우리의 결혼을 정의 내린다. 현재 우리의 결혼 생활이 죽을만큼 힘든가? 신혼의 낭만이 없는가? 죽지 못해 사는가? 조금만 있으면 다 끝난다. 언약적 헌신의 위대한 청사진을 우리의 삶과 결혼을 통해 증명할 수 있는 한번 밖에 오지 않는 영광스런 기회를 경솔하게 차 버리는 우를 범하지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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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기분파 굴삭기 운전기능사 필기 - 최신법령 및 새출제기준방영! + 쪽집게 182선 수록 + 실기코스.작업 요령 수록, 도로명주소 출제기준 포함 2020 기분파 시리즈
에듀웨이 R&D 연구소 지음 / 에듀웨이(주)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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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장비의 현대화로 인해 다양한 종류의 건설장비들이 건설의 현장을 누빈다. 그중에서도 어느 건설 현장을 가도 반드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장 중요한 건설장비 중 하나가 바로 포크레인 즉 굴삭기이다. 마치 코끼리코와 같은 크고 긴 팔의 끝에 달린 이빨있는 주걱으로 땅의 흙을 퍼내는 기능을 주로 담당하는 굴삭기는 건설현장의 왕자이다. 이러한 굴삭기는 운전면허만 있으면 누구나가 운전할 수 있는 자동차와 같이 그러한 손쉬운 탑승물이 아니다. 굴삭기는 전문적인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해야지만 운전과 조종을 할 수 있는 고난위도의 운전 장비이다. 나 또한 오래 전 멋모르고 굴삭기 운전기능사에 지원하여 이론 시험을 치룬 남모르는 경험이 있다. 왠지 멋있어보이고 자격증을 따 놓으면 언젠가는 사용할 일이 있을 수도 있겠지 하는 안일한 마음으로 지원을 했고, 결과는 이론 시험에서 보기좋게 낙방했다.

실기 시험은 근처에도 못가보고 이론 시험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을 때 느꼈던 점은 굴삭기 시험, 이게 만만치 않다는 사실에 대한 자각이다. 그냥 운전면허 이론 시험 정도의 난이도겠거니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나 또한 그렇게 안일한 마음으로 준비를 했기에 탈락이라는 당연한 결과를 얻었다. 당시 주변에서 구한 누렇게 색이 바랜 변변치 않은 교재로 공부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내용이 도통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나 많았다. 그런데 이번에 만나게 된 <굴삭기 운전기능사 필기>교재를 펴 보는 순간 그 알찬 내용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본서는 굴삭기 이론 필기시험을 위해 체계적으로 정리된 내용이 학습자로 하여금 무엇을 숙지하고 공부해야할 지에 대해서 너무나 쉽게 설명되어져 있다. 굴삭기는 차체 자체를 운전해야 하는 것 뿐 아니라 실제로 땅을 파는 굴삭기의 조종과 관련하여 세부적인 내용들이 너무나 많다. 특히 기계장치에 관한 내용들은 결코 쉽지 않다. 기관과 냉각, 윤활장치, 축전지, 시동, 충전 장치, 조향, 제동 장치, 굴삭기의 구조와 제원, 동력전달장치 및 점검, 유압에 대한 내용 그리고 건설기계 관련 법규와 안전관리까지 굴삭기 한대를 조종하고 운용하기 위해서 요구되어지는 전문적인 지식들은 운전면허 시험과는 비교할 수 없이 복잡하고 전문적이다. 이러한 상세한 내용들이 본서를 통해 아주 체계적이고 자세하게 수록되어 있기에 어렵지만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픈 독자들에게는 매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본 수험서가 가지는 장점 중 하나는 매 챕터마다 각 장의 주요 내용을 먼저 요약하여 설명함으로서 학습자가 반드시 숙지하고 있어야 할 내용들을 꼼꼼히 체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더불어 각 장에서 공부한 내용을 토대로 곧장 테스트해볼 수 있는 기출문제를 실었고, 각 장이 끝나는 말미에는 종합적으로 단원별 출제예상문제를 수록함으로서 실전 감각을 높이도록 돕고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책의 끝부분에는 '쪽집게 182선'이라는 부록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것을 통해서 그동안 가장 출제빈도가 높았던 내용 182개에 대한 요점을 잘 정리해 놓음으로서 시험을 준비할 시간적 여력이 없는 수험생들에게 아주 요긴하게 사용할 만한 팁을 제공한다는 점은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운전면허가 고작인 나와같이 평범한 사람들에게 굴삭기, 불도저, 지게차 등의 건설 장비는 생소한 탑승물이다. 도로나 공사현장을 지나치며 무심코 바라보았던 이러한 건설장비들이 아무나 운전하고 조종할 수 없는 전문적인 기계장비라는 사실에 대한 자각을 본서를 통해 다시 한번 얻게 된다. 건설장비 운전 기능직의 수입이 적지 않다고 들은 적이 있다. 젊은이들은 미래를 위해서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중년들에게는 제 2의 인생을 위해서도 한번 쯤 도전해볼 만한 자격증 중 하나라고 여겨진다. 그리고 그 도전의 첫 걸음을 도와줄 책으로서 본서의 가치는 매우 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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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엑셀 for starters - 왕초보가 시작하는 엑셀 입문서
전미진 지음 / 한빛미디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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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신입생 시절 교양과목으로 한 학기 동안 컴퓨터 수업을 들은 경험이 있다. 컴퓨터하고는 워낙 친하지 않았기에 강사분이 도통 무슨 이야기를 하는 지 헤맨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당시 엑셀에 대한 개요 수업 중 데이터 합산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신세계를 경험했다. 계산기를 두드리며 전부 수작업으로 진행했던 이전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셀을 드래그해서 합산하는 방식으로 몇번 클릭하였을 때 합계값이 '짠' 하고 등장하는 것은 내게 엑셀의 위력과 위용을 체감케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후에 엑셀 프로그램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 일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당시 배웠던 몇가지의 엑셀 운용법조차 전부 옛날 이야기와 같이 나의 머릿속에서 사라진 지 이미 오래 전 일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이다.

주로 한글 프로그램으로 문서를 작성하고 가끔 PPT를 사용할 정도였으니 간혹 엑셀을 가지고서 수식 관련 문서를 만들고 일반적인 서식 또한 엑셀로 척척 만들어내는 사람들은 내게 신기함과 함께 부러움의 대상이 되곤 했다. 이렇게 엑셀은 내게 머나먼 이국의 언어다. 이러한 그리움 속에서 만나게 된 책 한권이 오늘 리뷰하는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엑셀 FOR STARTERS>라는 엑셀 교본이다.

본서는 책의 제목과 같이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그야말로 엑셀을 처음 시작하는 왕초보자들을 위한 입문서이다. 우선 책의 구성은 문서작성과 편집, 인쇄 파트, 수식작성 및 함수 파트, 엑셀 차트 만들기 파트, 데이터 관리와 매크로 파트까지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실 엑셀을 자주 사용해야하는 일을 하고 있지 않기에 나는 개인적으로 엑셀을 이용한 생활문서와 편집, 간단한 수식과 함수 사용법만을 목표로 책을 펼쳐들었다. 셀 범위 지정과 문자, 숫자 입력과 같은 기본적인 작업을 저자의 상세하고 친절한 안내를 따라 하나씩 따라하다보니 대학시절 컴퓨터 수업 시간에 들었던 엑셀의 기초에 대한 내용들이 조금씩 되살아나는 작은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책의 특징 중 하나는 이론적인 내용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이론을 바탕으로 독자들로 하여금 실제적으로 문서를 작성하며 각종 tool을 다루도록 '혼자 해보기' 라는 과제를 각 챕터의 중간 중간 미션 수행하듯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서작성을 시도하다가 평소 데이터 값의 오류를 한번에 발견하고 찾아내는 것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돕는 '데이터 유효성 검사'에 대한 내용을 접하고 실제 책의 내용대로 직접 작업을 해보았다.

 

 

책의 예시를 토대로 배송일지를 만든다는 가정하에 운송장 번호, 요금부담, 배송비 등에 대한 내용을 작성했을 때 수 많은 데이터 속에서 분명 오타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모든 데이터 값을 일일이 눈으로 검색해서 찾는 일은 분명 막노동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경우 데이터 유효성 검사로 각 항목의 기준값을 설정해 준 상태에서 잘못된 데이터를 찾게 되면 위의 내가 만든 서식에서 오타와 오류값을 손쉽게 찾아 낼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단편적인 예에 불과하다. 책을 통해서 다양한 함수값에 대한 연산과 기록은 말할 것도 없고 더 복잡한 차트와 통계 수식도 가능하도록 책의 내용은 매우 상세하고 알차다. 엑셀 고수 단계에 이르는 매크로까지는 아직 언감생심이기에 본서를 가지고 기초부터 차근차근 방법을 익혀 나가는 것이 중요할 듯 싶다. 일단 한글 프로그램처럼 엑셀의 사용 빈도수를 높이기 위해 왠만하면 문서작성을 한글보다는 엑셀로 함으로서 pc에서의 모든 작업을 익숙한 한글보다 엑셀에 노출시키려는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할 듯 하다. 더불어 총 102가지의 핵심기능을 하나씩 배워가다보면 어느새 엑셀도 한글처럼 매우 쉽고 편리한 오피스 프로그램으로 다가올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서가 가지는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책의 마지막 장에 첨부된 각종 단축키에 관한 매뉴얼이다. 마치 부록과 같이 존재하는 단축키 매뉴얼은 절취하고 접어서 책상 위에 세워놓고 작업 중 수시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출판사 편집자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책의 구성 중 하나다. 또 한가지 책의 독특한 특징은 바로 실습 예제를 내려받을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는 점이다. 한빛미디어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본서의 예제소스가 있는데 이것을 다운로드 받아서 스스로 학습할 때 예제로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점은 독자들을 향한 출판사의 소소하지만 자상한 배려가 아닐 수 없다.

한글을 어느 정도 다룬다면 PPT와 엑셀에서도 적지않은 기능키와 tool이 중첩되는 부분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기에 너무 겁 먹을 필요는 없다고 여겨진다. 한글, 좀 더 나아가서 PPT 정도로만 만족하고 있다면 이제 엑셀에 도전해 볼 때이다. 보통 문서 작업의 삼총사라 여겨지는 이 3가지의 프로그램 중 대부분의 유저들이 엑셀을 가장 어려워 한다. 그렇기에 이제 엑셀을 어느 정도 능숙하게 운용할 수 있다면 사무실이나 집에서의 문서 작업을 하는데 있어서 우리는 날개를 달게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 또한 본서의 도움을 받아 자유롭게 엑셀을 사용하여 다양한 문서를 만들어보고 작업할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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