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30일 한자 연습장 - 한자 기초부터 급수한자 8급, 7급을 한번에 끝내요!
이해수 지음, 김혜진 감수 / 좋은날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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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연습 #초등학생30일한자연습장

 

지난 설 명절 외갓집에 간 아이가 몇개월만에 만난 두살 어린 사촌 동생과 신나게 노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방에서 주거니 받거니 하며 주고받는 아이들의 대화가 무심결에 들려왔다. 들어보니 한자를 가지고서 문제를 내고 답을 맞추는 일종의 한자 퀴즈 놀이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초지종은 사촌동생이 얼마전부터 천자문을 공부하고 있더라는 것. 사촌 동생에게 자존심 상 밀리고 싶지 않아서 본인이 알고 있는 몇개 되지 않는 한자로 대항해봤지만 결과는 몇번의 합이 끝나기도 전에 패배를 인정할 수 밖에 없었던 우리집 1호의 낙심한 모습이었다.

이러한 일들이 있고 난 후 오늘 만나게 된 초등학생 30일 한자 연습장이 어찌나 반갑던지! 이 책은 한자의 기초부터 한자 급수 시험에 해당하는 8급, 7급의 한자들을 수록한 학습서이다. 초등학생이 하루에 일정량의 주어진 기초 한자들을 공부할 수 있도록 적당한 분량으로 편집되어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아이가 공부를 마친 후 나 또한 책을 펼쳐든다.

우선 한자는 누가 만들었고, 한자를 많이 알면 왜 좋은지에 대한 이유들이 설명되어진 1파트를 지나면 8급 한자 50자를 하루에 다섯자씩 10일로 나눠서 공부할 수 있는 2파트가 등장한다. 책장을 넘기면 한자의 뜻과 소리인 훈음을 그림으로 표현된 한자를 보며 소리내어 읽음으로서 익힐 수 있는 1단계 내용이 나온다. 어느 정도 그날 주어진 한자의 훈음을 익히고 난 후 2단계에서는 직접 한획씩 순서대로 한자를 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이 책의 장점 중 하나는 개별적인 한자를 따라서 읽고 쓴 후 학생이 이 한자가 어떤 다른 한자와 어울려서 하나의 단어가 되는 지를 습득할 수 있는 응용 과제로서 한자 어휘를 각 한자쓰기 아래에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서 불 화(火)를 쓰고 익힌 후 바로 아래칸에 응용 어휘로서 <화(火) 산(山)...땅속의 용암이 분출하는 산>과 같이 효율적인 학습을 유도한다.

훈음과 쓰기 그리고 응용 한자 어휘를 통해 5개의 한자를 익힌 후 그날의 마지막 3단계 학습에서는 8급 한자시험을 대비하기 위한 연습 문제가 수록되어 있다. 실제로 8급 시험에 응시할지는 독자 선택의 문제이지만 8급 시험 수준의 한자를 직접 풀어봄으로서 아이에게는 학과 학습에 있어 크나큰 도움과 자신감으로 다가오리라 여겨진다. 그리고 보너스로 어제 배운 한자를 잊지 않았는지 복습해 볼 수 있도록 도전하는 '어제의 복습' 코너도 참 좋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7급-2시험 50자, 7급 시험 50자까지 총 150자를 30일에 걸쳐서 마스터할 수 있다. 책의 말미에는 한자능력 검정시험에 대한 자세한 설명문도 포함되어 있고, 한자능력시험에 대한 예제도 수록되어 있기에 시험에 대한 마음이 있는 어린 학생 독자들에게는 시험의 유형을 참고해볼 수 있는 장점 또한 갖추고 있다. 책에서는 7급까지는 한자시험에 있어서 초급 단계라고 말한다. 즉 초등학생들이 한자에 흥미를 느끼고 입문하게 되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예나 지금이나 영어가 국제 공용어로서 대세임을 부인할 수 없지만 한자 문화권 안에 살아가는 한국인들에게 있어서 한자의 필요성과 실효성은 사실 애써 강조하지 않아도 너무나 중요한 이야기이다. 어린 시절부터 영어 배우기 열풍에 노출된 아이들이 너무나 많지만 기초 한자라도 익혀 놓은 아이들은 영어만 배운 아이들에 비해서 교과서 지문 해석이나 문장이해 능력이 훨씬 빠르리라 여겨진다.

 

 

책이 도착하자마자 펼쳐 든 아이는 순식간에 앉은자리에서 한자를 따라 쓰기 시작했다.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았는데 집중해서 한자를 따라 쓴 아이는 몇일이 지나서 나에게 한자 퀴즈 놀이를 제안한다. 제법 생소한 한자어로 나에게 도발해오는 녀석의 모습이 대견하다. 나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았을 때 한자를 공부해 본 경험이 전무하다. 그래서 내게는 중,고등학교 시절 한문 시간이 썩 유쾌한 시간은 아니었다. 그에 비하면 요즘 아이들은 정말 너무나 좋아진 다양한 교육 환경과 양질의 교육 콘테츠가 베푸는 시혜를 마음껏 누리며 살고 있다. 본서 또한 이러한 좋은 학습 환경에서 탄생한 책이다. 다양한 한자 어휘를 통해 아이들의 문장 이해력과 사고력이 길러질 것이다. 아울러 일단 어렵지 않은 8급과 7급의 한자 150자를 익힘으로서 한자에 대한 응미를 키워나갈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본서가 가진 가장 큰 편집 기획상의 장점이다.

후반부 7급편 내용을 보면 간혹 성인인 내가 보기에도 제법 어려운 한자들이 몇몇 눈에 띈다. 예를들어 셈 산(算)과 같은 한자어가 그것이다. 약간 고민하며 뚫어지게 봐야지만 기억나는 한자어 몇개를 발견하면서 나 또한 본서를 통해 우숩게 여겼던 몇몇의 한자어를 복습해본다. 우리 아이가 이 책을 가지고 30일간 꾸준히 공부하고, 익힌 내용을 반복학습하여 돌아오는 추석 명절에는 사촌 동생과의 한자 퀴즈 대결에서 보기 좋게 설욕하기를 내심 기대해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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