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런 이름이 생겼을까? 세트 - 전10권 - 우리가 몰랐던 이름의 유래 왜 이런 이름이 생겼을까?
조은영 외 지음, 김윤정 외 그림 / 기린미디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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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렸을 때는 종종 아이들의 이름을 사주에 걸맞은 좋은 이름으로 짓기 위해 작명소에 갔다. 이름이 사람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믿음에 기인한 모습이다. 이름은 사람이나 사물의 정체성을 파악하고 규정한다. "이름값 좀 하라!"라는 질책 속에는 이름이 한 사람의 인품을 대변한다는 사회적 통념이 녹아있다. 이렇듯 이름은 중요하다.

이름에 관한 재미있는 아동도서 세트가 출간되었다. <왜 이런 이름이 생겼을까?>는 동물, 식물, 음식, 지역, 사물, 자연, 이렇게 6개의 테마 속 이름에 얽힌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냈다.

초등학교 저학년이 주요 타깃 독자층이다. 하지만 내용이 워낙 훌륭해서 성인들이 읽어도 유익한 내용이 빼곡하다. 한자어의 조합에서 탄생한 이름, 오랜 세월을 거치며 발음이 변한 이름, 행동이나 모습에서 유래한 이름, 전설과 신화 속에서 발생한 이름 등 이름이 발생하고 발전하게 된 다양한 이야기들이 독자의 흥미와 지적 욕구를 동시에 저격한다.

고깃집 메뉴판에 있는 갈매기살은 정말 바다 갈매기를 먹는 것일까? 갈매기살의 원래 이름은 가로막살이다. 돼지의 가슴과 배 사이 횡격막살인 가로막이살이 세월의 풍화 속에 변해서 가로마기→갈마기→갈매기로 변했다.

기분이 좋거나 잠을 잘 때 '골골' 소리를 낸다고 '고양이'라는 이름이 탄생했다. '강강', '겅겅' 짖는다고 '가히', '가이'라고 불리다가 '개'라는 이름이 되었다. 사람의 뼈에 좋은 수액을 내는 '고로쇠 나무'는 '뼈를 이롭게 하는 나무'라는 의미의 '골리수 나무'라는 전설 속에서 탄생된 이름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대부분의 이름이 대상의 생김새와 행동, 쓰임 등의 외적인 모습을 모티프로 한다. 이름은 오랜 세월을 거치며 조금 더 부르기 편한 방향으로 진화했다. 이름의 진화론을 보는 것만 같다. 배로 기어 다닌다고 '배암'이라고 불리다가 나중에는 뱀으로 축약됐다.

빵 사이에 길쭉한 소시지를 넣어서 만든 빵을 독일 사냥개 닥스훈트를 닮았다고 '닥스훈트 소시지'라고 불렀다. 이후 한 신문 만화가의 무지로 핫도그(뜨거운 개)가 되어버린 사연은 언어유희의 모습을 보여준다.



책은 이름의 발생 유래와 더불어 그 이름에 얽힌 전설이나 옛이야기를 들려주기에 매우 흥미롭다. 또한 해당 이름과 관련된 속담을 제시하기에 아이들의 속담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 더불어 잠깐 상식 코너를 통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려는 편집자의 애씀이 엿보인다.

살면서 왜 저런 이름이 생겼을까 한 번쯤 의문을 품고 지나쳤던 다양한 이름에 관한 호기심을 한 번에 해결해 줄 수 있는 '완소'도서다. 아이에게 먼저 읽어보라고 건네었지만 잠자기 전 매일 한 권씩 읽으며 내 스스로가 궁금했던 다양한 동식물과 사물의 이름을 배워갈 수 있었던 귀중한 독서 시간이었다.

책을 읽는 1주일 여의 시간, 어린 시절 기억 속에 묻혀 잠자고 있던 호기심과 의문의 타임캡슐의 뚜껑이 열리는 경험을 한다. 코끼리는 왜 저런 이름일까? 거미는 왜 거미지? 허수아비 이름의 뜻은 뭘까?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 '꽃' 중에서...


이름은 누군가가 불러줄 때 비로소 대상의 이름이 된다. 이름은 대상에게 형상을 부여한다. 한 사람의 이름이든 동식물과 사물의 이름이든 각 개체를 그 개체의 고유함으로 대하도록 규정짓는 이름은 그 자체로 의미가 깊다. 그래서 이름은 어느 누구에게나 의미가 있고 중요하다. 책은 어린이 독자들에게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개별적 이름을 갖는다는 너무나 단순한 사실을 통해 세상이 가진 이름의 미학을 전수한다.

이름값 못하는 인간 군상이 너무나 많은 요즘 리뷰의 서두에서 이야기한 "이름값 좀 하라!"라는 질책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의 무게가 진중하기에 그에 걸맞은 삶을 살아내야 하는 책임 또한 무겁다.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름의 세계를 여행하고 마지막 10권의 뚜껑을 덮는다. 이야기가 전하는 메시지가 독자의 마음속 의미 있는 교훈으로 차분히 가라앉는다. 올해가 가기 전 아이와 함께 즐겁게 읽어보자! 자녀들과 함께 깔깔대고 웃으며 다양한 이름의 유래를 배워갈 때 그들의 마음 안에는 이름이 가진 가치와 의미가 아로새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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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잘러의 무기가 되는 심리학 - 직장에서 바로 써먹는 72가지 심리 기술
완자오양 지음, 이지은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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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라는 말이 있다. 나와 상대방을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의미다. 이 말이 가장 잘 적용되는 영역이 있는데 다름 아닌 우리의 직장이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라면 아마 공감할 것이다. 복잡다단한 인간관계의 역학이 오묘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직장이야말로 TV 속 '동물의 왕국'에 버금가는 약육강식 생존의 각축장이다.

고도의 산업사회 속 다양한 직장 환경 속 '프로 일잘러'로서 성공적 커리어를 유지하며 승승장구하고 싶은 이들에게 딱 맞는 직장 처세에 관한 책이 있다. 중국 IT 업계에서 이미 일잘러의 삶을 살아내고 있는 저자 '완자오양'의 <일잘러의 무기가 되는 심리학>은 변화무쌍한 직장 무림에서 성공적으로 살아남기 원하는 현시대 샐러리맨들에게 직장 처세의 네비게이션이다.

열심히 일한다고 성공할 수 있는가? 답은 No! 열심히 일한다고 성공하는 시대는 지났다. 함께 일하는 동료와 후배, 상사와의 아슬아슬한 관계의 줄타기를 수행하며 지혜롭게 일해야 한다. 저자는 직장에서 탁월한 인재로서 인정받기 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72가지의 심리학 기술을 제시한다.

 

첫 인상을 강조하는 초두 효과 : 단정한 외모, 약속 시간 엄수, 미소, 예의

직업의 편견을 깨라! 각인 효과 : 기술은 가능한 많이 배워놓을 수록 좋다

생존에 대한 고민! 독수리 효과 : 흐름에 따라 행동하자, 배움을 게을리 하지 말자

그랜드마 모지스 효과 : 평생 배우라! 공부 공부 공부! 배움을 포기할 때 도태된다

 

사적 영역은 없다! 어항 효과 : 업무로 만난 직장 동료는 친구가 아니다. 사생활을 오픈하지 말라


 

직장은 우리가 생각할 수 없는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는 무림 강호와 같다.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하고 늘 적절한 텐션을 유지해야 한다. 코에서 호흡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공부해야 하고, 필요한 기술을 연마해야 한다. 업무로 만난 직장 동료는 친구가 될 수 없다는 저자의 말이 팩폭처럼 들려 서글프다. 자신의 카드를 전부 오픈하는 우를 범치 말라는 조언이다.

 

 

 


72가지의 심리 기술 대부분이 직장뿐 아니라 다양한 인간관계 현장에 적용될 수 있는 처세의 기본이다. 그래서 책의 가치가 높다. 사실 가볍게 집어 들었다가 자세를 고쳐잡으며 완독한 책이다. 내용은 심각하지 않고 캐주얼하다. 은근 재미도 있기에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한 테마의 챕터를 2~3장으로 끝내기에 지루하지 않고 핵심만을 정확히 전달한다. 여기에서 벌써 어떻게 저자가 중국 IT 업계에서 성공한 커리어의 직장인이 될 수 있었을지를 짐작할 수 있다.

 

전부 쓸어 담고 싶은 내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심리 효과는 목표에 맞게 행동하는 '디드로 효과'다. 새 물건을 얻었을 때 그것과 어울리는 다른 물건을 원하는 심리적 균형 현상이다. 의외로 많은 이들이 디드로 효과에 걸려 넘어진다.

 

 

사치스럽게 사느라 지쳐 있는 우리는 행복과는 점점 멀어져간다. 행복한 삶은 때로는 단순하다. 가장 좋은 집은 생활필수품을 갖추되 불필요한 물건은 하나도 없는 집이다. 사람은 만족을 알아야 한다. 다만, 일할 때는 부족함을 알아야 하고 배울 때는 만족을 몰라도 된다... 소크라테스 p105~106

 

 

일과 삶의 영역에서 다각도로 소양을 갖추고 집중하려면 단순해져야 한다. 삶을 라이트 하게 만들라는 의미다. 군더더기 없이 삶에서 거품을 빼라! 시선을 분산시키는 소유물, 집착하는 물건이나 사람과의 관계를 가지치기하라! 심플한 삶은 더 중요한 일을 위한 기반이다.

행복한 삶은 정말 단순함 속에 있는 것 같다. 무소유, 미니멀라이프의 철학이 직장 처세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욕심을 비우고 집중할 때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우리는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에서 보낸다. 가족보다도 더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내는 직장 선후배, 상사들과의 미묘한 관계를 효율적이고 아름답게 만들어가기 위한 고민은 모든 직장인들의 이슈다. 일 잘한다는 칭찬과 인정뿐 아니라 반대급부로 주어지는 승진과 연봉 인상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적절한 심리적 처세가 필요하다.

서두에서 지피지기를 강조했다. 나를 알고 나와 함께 생활하는 동료들을 알면 실패할 확률은 낮아진다. 직장 생활은 모 아니면 도다! 중간은 없다. 직장을 자신의 꿈과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서 만들어 갈 것인가 아니면 끊임없이 잽을 날리는 상대의 공격에 한껏 가드를 올리고 카운터펀치를 애써 피해 가는 처절한 투쟁의 사각링으로 만들 것인가는 본인의 선택에 달렸다.

 

인간관계의 고전으로는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꼽는다. 직장 처세의 규범서로 완자오양의 <일잘러의 무기가 되는 심리학>을 꼽고 싶다. 이 시대 모든 샐러리맨들의 인생 제단에 바치는 한 권의 책! 읽어볼 만하다. 특별히 총알이 빗발치는 무한 경쟁 사회라는 적진에 상륙할 준비를 하는 신병들에게는 더욱더 필요한 전투교범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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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수업 팡세미니
알퐁스 도데 지음 / 팡세미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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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이솝의 환생! 책을 펼치고 마치 이솝 우화를 보는 것만 같은 순간적 착각에 빠진다. 19세기 프랑스의 극작가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과 함께 수록된 6편의 단편들이 뿜는 첫 느낌이다. 작고 아담한 단편집이지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생각의 깊이를 더한다.

프로이센(현 독일)과 프랑스의 대립이 극에 달했던 시대적 배경 속에서 탄생한 그의 작품들이 가진 특징은 매우 사실적이다. 인간사의 비극과 현실의 냉혹함, 인간 본성의 민낯을 아름다운 동화 속에 기막히게 녹여냈다.

특별히 인상 깊은 몇 편의 단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타이틀 작 '마지막 수업'은 프로이센과 프랑스의 영토분쟁 속에서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마지막 수업의 장면을 그린다. 프랑스 사람이라고 잘난 체하지만 제 나라말도 제대로 읽고 쓰지 못하는 프랑스인들의 모습을 역설적으로 꼬집는다. '꼬마 간첩'에서는 오락을 위한 푼돈을 위해 프로이센에 프랑스군의 정보를 팔아넘기는 어느 꼬마의 이야기다. 탐욕이 가져온 비극이다.

'스갱 씨의 염소' 이야기는 울타리를 벗어난 염소 블랑케트가 자유를 누리다가 이리를 만나 최후를 맞이하는 장면을 그린다. 제약이 따르는 안전이냐, 자유가 있는 모험이냐의 선택 속 염소 블랑케트는 후자를 선택했다. 동이 뜰 때까지 밤새 이리와 혈전을 벌이다 쓰러져 가며 하는 말이 압권이다. "르노드(염소)아주머니보다 더 오래 버텼어." 어리석음의 극치를 보여준다.

 

'황금 두뇌를 가진 사나이'는 자신의 생명이 깎여나가는 것도 모른 채 황금 두뇌를 야금야금 떼어 파는 남자의 아이로니컬한 이야기다. 욕심과 지혜롭지 못함의 전형이다. 두뇌가 황금이지만 생각은 돌덩어리다.

 

 

단편집의 백미는 '왕자의 죽음'이다. 병에 걸려 죽어가는 왕자가 죽음을 피하기 위해 다양한 수를 강구한다. 경비병과 대포를 동원해서 죽음이 접근하는 것을 막도록 지시한다.

 

어마마마, 걱정마세요! 죽음이 감히 저를 데려가진 못해요.(중략) 저는 이 나라의 왕자인걸요.

누군가 꼭 죽어야 한다면 나 대신 내 친구 베포를 죽게 하면 안 되나요?"(중략) 돈을 많이 주면 되잖아요?

저는 하늘나라에 가서도 왕자일 테니까 그나마 마음이 놓입니다.(중략)하느님께서는 나에게 왕자에 맞는 특별 대우를 해 주실 게 아니겠어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옷과 가장 예쁜 비단신을 가져다주세요.(중략) 천국에 가면 천사들이 있을 거예요. 그 천사들에게 내가 왕자라는 것을 자랑하고 싶어요.

 

왕자이기에 죽음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한 어린 왕자의 치기가 불쌍하다 못해 안쓰럽다. 돈이면 자신의 죽음도 다른 이에게 전가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 왕자의 모습은 황금만능의 시대적 예표다. 죽어서까지 자신이 왕자이기에 특별 대우를 받을 것이며 왕자의 신분을 자랑하고 싶다는 대화는 현대인들의 허세와 뿌리 깊은 인본주의적 사고를 제대로 건드리는 도데의 문학적 장치다. 세상의 모든 것이 자기중심적으로 돌아가야 하며 돌아가고 있다는 지극히 유아적 사고의 발현은 현시대가 얼마나 프톨레마이오스적인지를 우회적으로 비꼰다.

예쁜 일러스트레이션이 함께 수록된 아름답고 서정적인 일곱 편의 단편집은 매우 사랑스럽다. 자극적이지 않고 섬세하기에 어리석음마저 순수해 보인다. 알퐁스 도데가 극작가이기에 그의 글은 더 회화적이며 시각적인 것 같다. 하지만 잔잔히 흐르는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들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이윽고 현실이라는 냉혹함과 자기 실재 앞에 서게 된다. 도데의 문학적 천재성과 반전의 미학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학창 시절 <마지막 수업>을 통해 도데를 처음 만났다. 다 큰 어른이 돼서 다시 만나는 <마지막 수업>의 느낌은 사뭇 다르다. 아니 내게 있어서만큼은 전혀 다른 작품이다. 예쁘고 아름다운 동화 속 촌철살인의 메시지를 앙증맞은 리본과 꽃무늬 포장지로 한껏 멋을 냈다. 독자 포인트는 두 가지다! 그냥 어린 시절 읽었던 아름다운 기억 속 동화로 남겨둘 것인가! 아니면 현대인들에게 전하는 도데가 숨겨놓은 기막힌 메타포를 찾기 위해 예쁜 포장지를 조심스럽게 풀어볼 것인가! 선택은 책을 집어 든 독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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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 (리커버 한정판) - 하루를 두 배로 사는 단 하나의 습관
김유진 지음 / 토네이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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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쇼 히로시의 <아침형 인간>은 미라클 모닝 자기계발서의 효시다. 그러나 기적의 아침을 실제 삶을 통해 살아내고 있는 인간 다큐로서의 책은 김유진 변호사의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가 아닐까!

20만 독자를 사로잡은 베스트셀러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의 리커버 에디션이 출간되었다. 누구나 부지런한 아침을 꿈꾸고 새벽을 깨우는 인생을 살고 싶다. 그러나 이는 말처럼 쉽지 않다. 아직도 어둠이 짙은 새벽, 위험한 이불 밖 세상을 향해 몸을 일으키는 일은 그 자체가 모험이며 도전이다.

저자 김유진 변호사는 이러한 모험과 도전을 일상으로 승화시켰다. 미국 2개 주의 변호사 자격 취득이라는 독보적 커리어를 지녔다. 국내 대기업 변호사로 승승장구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유를 알 수 없는 무력감에 빠진다. 이후 이른 새벽 일어나 고요한 공기 속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며 삶의 질서를 찾아간다.

저자에게 새벽 기상은 무엇인가를 하기 위한 시간이 아니다. 그저 잠시 멈추는 시간일 뿐이다. 잘 걸어가고 있는가? 방향을 잃지 않았는가? 행복한가? 스스로에게 던져야만 할 질문은 내면의 고요함이 쌓이는 새벽에 이루어진다. 저자는 새벽 기상을 통해 우리의 인생이 로또 당첨되듯 한순간에 획기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단지 변화라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의 씨앗이 심겨지는 시간임을 말한다.

저자 본인이 새벽 기상을 통해 변화의 씨앗을 심었고, 그것을 통해 열매를 맺었으며 그 변화의 움직임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동일하게 주어진 하루의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책임은 우리 각자에게 주어졌다. 손에 쥔 1시간을 2시간처럼 사용할 수도 있고, 30분밖에 못 쓰고 쏟아버릴 수도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시간, 특별히 새벽 시간 사용에 대한 실제적 지침으로 가득하다.

 

 

책을 펼치면 구독자들의 생생한 후기가 빼곡하다. 자신들의 삶을 비포와 애프터로 말하는 이들의 리얼 후기는 신선하다. 본서에 대한 신뢰도가 상승한다.

네 파트로 나누어진 책은 저자의 경험에 더해 새벽을 포함한 하루 시간 사용에 대한 전반적인 철학이 담겨있다. 후반부에는 저자가 시간을 사용하는 실제적인 방법론이 모닝 플래너와 함께 수록되어 있기에 독자에게는 일종의 꿀팁이다. 또한 각 챕터가 끝날 때마다 아침을 깨우는 각계 유명 인사들의 사례가 사뭇 도전이 된다.

 

인생은 리허설이 아니다. 그러니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 일찍 일어나는 것 자체는 당신이 열심히 일했으니 성공할 거라는 신호가 아니다. 그 시간에 무엇이든 할 수 있도록 당신 안의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다. p149

 

그렇다! 일찍 일어난다는 사실이 인생 성공의 보증수표가 아니다. 더불어 중요한 점은 인생은 리허설이나 연습이 아니다. 공포탄이 아닌 실탄이 장전된 총을 들고 현실이라는 적 해변에 상륙할 준비를 하는 상륙병의 모습이 우리네 삶의 원형이다. 주어진 매일을 허투루 보낼 수 없는 살벌한 이유다.

저자는 새벽에 기상해서 공부, 운동, 취미, 자기계발 등 어제의 나와는 다른 단 0.1%라도 성장한 자신의 모습을 위해서 달려가라고 독려한다. 나 또한 4시에 기상한다. 호랑이는 토끼 한 마리를 잡을 때도 죽을힘을 다한다는 말의 의미를 요즘 내 삶에 새기고 또 새기며 산다. 인생은 장난이 아니다. 웃음을 머금은 채 달릴 수 없다. 내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다는 긴장감이 존재 전체를 감싼다. 젊은 시절 영원할 것만 같았던 나의 시간들을 무의미한 것들에 낭비했다는 생각에 수시로 복받치는 비애를 감당하기가 버겁다.

이러한 깊은 성찰 속에 김유진 변호사의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를 만나니 후회와 부러움, 도전의 느낌이 묘하게 뒤섞인다. 적당히 인생을 즐기며 살라는 말이 너무나 싫다. 치열하게 살아내야 한다. 그래야 나 같은 후회가 없다. 누구나 원하는 미라클 모닝은 자신이라는 최대의 적수를 때려눕힐 수 있는 호기로움 없이는 불가능하다. 차가운 아침 공기를 찢고 현실에 대한 선제공격을 가하는 사람은 꿈을 이룰 수 있지만 따뜻한 이불 속 단잠을 자는 사람은 꿈만을 꾸게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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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자마 필라테스 - 일만 알던 내 몸에 필요한 운동 루틴
마리아 맨킨.마야 톰리아노비치 지음, 임현경 옮김 / 콤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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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상가마다 하나씩은 꼭 있는 필라테스 스튜디오가 필라테스의 인기를 실감케한다. 필라테스는 제1차 대전 당시 부상병들의 재활을 돕기 위해 독일인 '조셉 필라테스'에 의해 고안된 운동이다. 신체의 바른 정렬, 척추와 골반의 안정을 위한 몸의 중심 근육들을 강화하고 활성화시킨다.

하지만 필라테스의 한계는 운동 수행의 제한성이다. 학원에 등록해야만 배울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만난 <파자마 필라테스>는 이러한 어려운 접근성을 낮췄다. 특별한 장비나 도구, 복장이 필요 없다. 그냥 집안 곳곳 일상 속 자유롭게 스스로 필라테스 운동을 할 수 있다. 책을 펼치면 파자마로 대변되는 가장 편한 홈웨어가 준비 복장이 된다. 침실, 주방, 욕실, 거실의 네 공간은 필라테스 스튜디오로 바뀐다.

저자 '마리아 맨킨'의 이력이 독특하다. 서커스 단원으로서 위험한 아크로바틱 공연을 하다가 부상을 당했다. 이후 필라테스를 통해 몸을 회복하고 필라테스의 효과를 알리는 필라테스 강사가 되었다. 재택근무를 하는 자신의 수강생을 위해 홈 필라테스 동작을 알려주는 계기로 그녀의 '파자마라테스'가 탄생했다.

누구나 집안에서 파자마만 입고 손쉽게 필라테스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매력적이다. 더군다나 책의 일러스트레이션이 너무나 예쁘다. 알록달록 다양한 파자마를 입은 사람들이 침실과 주방, 거실, 욕실 등에서 다양한 필라테스 동작을 시행하는 그림 자체에 매료된다. 잠시 후 동작을 따라 해본다.

세면대를 붙잡고 하는 세면대 스쿼트는 엉덩이와 허벅지 근육을 강화할 수 있다. 주방 싱크대를 잡고 종아리를 스트레칭하며 비복근이나 가자미근과 같은 종아리 근육의 유연성을 기른다. 주방 의자에 앉아 한쪽 다리를 들어 올리는 운동은 이상근이라는 골반 근육을 엄청나게 자극한다. 평소에 가끔 했던 운동인데 책을 통해 만나니 반갑다. 기분 좋은 통증이 골반과 엉덩이, 허벅지로 퍼져간다. 하루의 피로가 싹 풀리는 느낌이다.

 

 

저자는 4개의 주요 공간에서 손쉽게 행할 수 있는 필라테스 동작 40개를 소개한다. 더불어 강사의 도움 없이 행하는 필라테스 운동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인체의 골격, 근육 명칭과 부위를 자세히 소개한 보너스 삽지가 포함되어 있다. 해부학적 용어들이지만 기본적으로 숙지하고 있으면 도움이 된다. 내가 하는 운동이 어느 부위의 근육을 자극하고 강화하는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기에 좋다.

이 책의 백미는 후반부에 있다. '나만의 운동 루틴 만들기'는 일상 속에서 자신이 처한 다양한 환경에 걸맞는 루틴 운동법을 소개한다. 대부분의 시간을 책상에서 보내는 사무직종에 종사하는 사람, 운동을 좋아하는 스포츠맨,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 텃밭을 가꾸는 사람, 임산부 및 갓 출산한 여성, 균형과 유연성 부족에 시달리는 사람.

어느 하나의 상황 속에 있다면 저자가 소개한 루틴 운동법을 꾸준히 시행할 수 있다. 운동 욕구를 자극하는 예쁜 일러스트레이션의 동작들을 하나씩 따라 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리고 은근 재미있다. 아이들과 함께 해볼 수 있는 동작을 통해 집안에 웃음꽃이 핀다.

개인적으로는 허리에 약간의 통증이 있다. 병원을 찾아야 할 정도의 심함이 아니기에 그럭저럭 참으며 살고 있다. 이번에 <파자마 필라테스> 책을 만난 후 몇 개의 동작을 따라 해봤다. 골반 경사 운동, 둔근 강화 브리지 등의 운동을 하며 허리와 골반 근육 강화를 시도한다. 어느새 몸에 열이 나고 땀이 난다. 단기간에 허리 통증이 사라지는 치유의 미라클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말 그대로 집에서 하는 홈 필라테스를 루틴이 되도록 수행해야 한다. 가랑비에 옷 젖듯 점진적인 몸의 회복을 꿈꾼다.

신체의 정렬과 근력 강화, 코어 근육의 활성화 및 스트레칭과 유연성 증대로 표현되는 필라테스. 건강과 아름다운 몸매를 위한 운동으로 필라테스가 각광받고 있다. 여러 가지 제약으로 필라테스 스튜디오를 찾을 수 없는 사람들이 집에서 파자마만 입고 손쉽게 행할 수 있도록 돕는 메리트 있는 책 <파자마 필라테스>. 집에서 누구나 해볼 수 있도록 눈높이와 문턱을 낮춘 예쁜 운동 책 한 권으로 올겨울 집안 전체를 필라테스 스튜디오로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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