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심리 현대지성 클래식 39
귀스타브 르 봉 지음, 강주헌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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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혼자일 때는 온순한 양이었다가 함께하면 무모할 정도로 용감한 사자가 되는가? 멀쩡한 남성이 예비군 훈련만 가면 흙바닥에 누워 게으름을 피우고, 노상방뇨를 한다. 이처럼 미스터리한 의문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는 고전을 만난다.

19세기 프랑스의 의사이며 사상가인 '귀스타브 르 봉'은 18세기 프랑스 대혁명 이후 1871년 '파리 코뮌'이라는 시민과 노동자가 세운 혁명 자치 정부의 출현을 직접 목도한다. 이후 르 봉은 역사와 문명을 뒤흔드는 '군중'이 갖는 의미에 주목하게 되고 이러한 관심 속에 탄생한 저작이 바로 본서 <군중심리>다. 책은 군중에 관한 사회심리학 보고서로서 지금까지도 세대를 뛰어넘어 인정받는 탁월한 저작이다.

                            

개인이 모여 군중이 되면 개인으로 존재하는 때처럼 이성적으로 추론하지 못한다. p260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람들의 사고 체계를 한순간에 무력화시키는 비결은 군중이 가진 독특한 심리학적 메커니즘에 기인한다. 군중 속 개별성을 상실한 인간은 스스로 생각할 능력을 상실하고 군중 안에서 제시되는 견해와 행동을 반성 없이 따른다.

군중은 항상 무의식에 지배를 받는다. 개별 지성은 군중 안에서 소멸되고 무의식적 감정과 행동이 지배한다.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똑똑한 지성인들도 군중으로 모이면 생각할 능력을 상실한 채 야만인이 되는 이유다.

군중심리의 특징은 이성적 추론보다는 즉흥적이고 감정적이며 일시적이다. 군중에게는 논리가 통하지 않는다. 감정을 자극하는 언어의 이미지화가 중요하고 적절한 경구와 언어는 군중을 자극하여 행동케하는 데 매우 중요한 key다. 어떠한 사실에 대한 설득보다는 확언과 반복이 통하고 반복을 통해 형성된 무형의 메시지는 주변으로 전염된다. 전염된 사실은 마침내 위신이라는 권위를 얻게 되고, 위신은 사람들의 판단력과 분별력을 마비시키며 복종과 인정만을 요구할 뿐 어떠한 반론도 허용치 않는다.

 

 

'요제프 괴벨스'는 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 대중을 나치의 전쟁 도구로 삼는데 크나큰 역할을 한 대중 연설과 선전의 대가다. 독일 국민은 군중으로서 괴벨스라는 선전가에 의해 전쟁의 당위성을 암시 받았다. 집단 최면과 환각에 빠진 군중은 비판정신을 결여한 채 군중이 주는 익명성의 면죄부 안에서 개인이라면 결코 저지르지 않았을 끔찍한 범죄도 서슴없이 자행한다. 600만 유대인 홀로코스트라는 전대미문의 비극이 개인의 사고와 사유의 능력을 상실한 군중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악의 평범성을 말한 '한나 아렌트'는 생각하지 않을 때 인간이 괴물이 된다는 사실을 '아이히만'의 모습을 통해 봤다. 르 봉은 생각하지 않는 군중 또한 야만 그 자체이며 괴물임을 역설했다.

또한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은 생각의 준거와 기준이 상실된 인간 집단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상세하게 보여 준 흥미로운 저작이다. 인간이 짐승이 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인간 본성의 변질과 인간성 파괴의 민낯을 본다. 집단 환각과 군중 속에 내재한 야만성을 보여주는 문학적 예시다. 이처럼 역사와 문학을 들추면 군중의 타락한 지성이 뿜어대는 열기로 질식할 정도의 실례가 수북하다.

정치와 종교의 영역에서 군중심리의 미묘한 기제를 간파한 영리한 지도자들은 군중을 통해 꿀을 빨았고, 빵을 먹었다. 반면 군중의 특성을 외면한 지도자는 버림받았고 내쳐졌다. 몇 해 전 영화 속 대사에서 국민을 일단의 미개한 동물로 표현하여 한동안 회자되었던 영화가 있다. 군중의 단순성을 정확히 이해한 원작자가 쓴 대사였다.

 

우리 또한 5년 전 군중이 보여준 일련의 행동에 대한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 정국은 내년 대선의 열기로 예열되고 있다. 현대 정치 또한 유권자라는 군중의 심리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성패의 관건이다.

책을 덮으며 오로지 관찰만으로 군중의 살아있는 심리를 이해하고 연구한 저자의 천재성에 감탄한다.

군중은 다수의 개인이라는 세포가 모여 만들어진 하나의 살아있는 유기체다. 하지만 개인이 모여 군중이 되면 개인의 개별성은 사라진다. 그렇기에 똑똑한 지성인들이 모여 만들어진 군중과 무지렁이 무식자층으로 구성된 군중의 지적 차이가 전혀 없다. 모두가 열등하고 단순 무식하다!

 

군중 속 개인은 복잡한 현대 사회 속 주어지는 수많은 아젠다와 거대 담론에 대해 충분히 사유할 기회를 박탈당한다. 그렇기에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덕목은 남들이 모두 Yes라고 말할 때 No라고 말할 수 있는 개별성의 추구라는 무모한 듯한 용기다.

개인의 의식과 개성, 각성과 성찰, 사고의 자유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처절한 몸부림이 동반되지 않을 때 군중 속 현대인의 삶은 순식간에 몰아쳐오는 집단정신의 파도 속에 함몰될 뿐이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가 군중이라는 바닷속에서 열심히 헤엄쳐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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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 실력도 기술도 사람 됨됨이도, 기본을 지키는 손웅정의 삶의 철학
손웅정 지음 / 수오서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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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근래들어 최고의 책으로 꼽습니다! 말만 무성한 세대 속에서 삶으로 자신의 말을 증명하는 저자의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은 책입니다! 책의 가르침, 겸손히 배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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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 실력도 기술도 사람 됨됨이도, 기본을 지키는 손웅정의 삶의 철학
손웅정 지음 / 수오서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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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유일한 취미 중 하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 축구 시청이다. 주말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특별히 토트넘 핫스퍼라는 세계적인 프로 축구 클럽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자랑 손흥민 선수의 경기는 밤잠을 설쳐가면서도 반드시 시청한다.

얼마 전 매우 흥미로운 책 한 권이 출간되었다.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월드클래스 축구 선수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씨의 자서전 겸 에세이다. 손흥민 선수 팬으로서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임을 직감했다. 책을 통해 반세기에 한 명 나올법한 세계적인 축구 선수 손흥민을 키워낸 뒤에는 전직 프로 축구 선수이자 스승인 아버지 손웅정의 어마 무시한 역할이 숨어 있음을 발견했다.

손웅정 씨는 젊은 시절 지금의 K리그 프로 축구 선수로서 국가대표 B군으로 차출될 정도로 촉망받는 선수였다. 하지만 아킬레스건 부상이라는 치명적이고 불운한 운명으로 이른 나이에 선수 생활을 접어야 했다. 그런 그가 성찰, 집념, 기본, 철학, 기회, 감사와 겸손, 행복의 7가지 주제를 가지고 자신의 가난한 어린 시절과 짧았던 선수 시절 이야기, 두 아들 흥윤이와 흥민이를 축구 선수로 키워 낸 이야기들을 담담한 필치로 기록한다.

 

책은 저자가 자녀 교육 신념과 철학, 굳건한 인생관, 기본을 강조하는 훈련 원칙과 겸손과 감사를 잊지 않는 인성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저자가 강조하는 가치는 몇 가지의 단어로 요약된다. 기본, 단순함, 행복, 겸손, 자기 삶의 주도권, 질서, 감사 등이다. 축구보다 사람이 되어야 함을 강조한 저자의 가르침은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축구 선수 손흥민을 탄생시켰다.

본인이 자신은 무학자라고 밝히며 자신의 맹탕 같은 글에서 작은 건더기라도 건져갔으면 한다는 겸손의 마음을 서문으로 장식했다. 하지만 독자는 책을 읽으며 그가 결코 무식한 운동선수가 아님을 단번에 알아챌 수 있다. 화려한 미사여구와 멋진 문장은 아니지만 저자의 표현대로 담박한(욕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한 상태) 글귀 하나하나가 전부 명문이다. 그가 책에서 말한 '인파출명 저파비'(사람은 이름나는 것을 두려워하고, 돼지는 살찌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라는 중국 속담 속에 그의 지극한 겸손의 마음과 겸양의 태도를 발견한다.

뚝배기와 같은 사람이다. 오랜 시간 끓여야 나오는 진국과 같은 삶의 지혜와 진리가 그의 내면 안에 오롯이 담겨 있다. 저자는 자신의 무학을 어마무시한 양의 독서로 상쇄시켰다. 가난한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엄격하게 채찍질했고 그 안에서 질서 잡힌 삶과 단순 심플한 삶이 가지는 간결함의 힘을 신뢰했다. 오직 축구와 독서에 미친 사람!

지독한 연습 벌레이며 다독 다상량의 독서가다. 스스로가 책 속에서 길을 찾고 인생의 지혜를 발견했다. 자연스럽게 체험하고 체득한 지혜는 고스란히 손흥민이라는 선수의 몸과 마음에 이식되었다.

 

 

지금도 나는 '초심, 초심'을 강조한다. 자만하지 말라. 축구선수에게 가장 위험한 것은 교만이다. 명성을 쌓는 데는 20년이 넘게 걸리지만 무너지는 데는 3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우리는 그것을 종종 잊는다. p158

 

축구를 인생에 비유한다. 그렇기에 책의 내용은 비단 축구 선수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축구 선수라는 단어에 각자의 위치를 대입시켜서 읽으면 저자가 말하는 의미가 무섭게 증폭된 메아리가 되어 돌아온다. 인생의 모든 길을 돌다리 두드리듯 진지하고 조심스럽게 건넌다. 토끼 한 마리를 잡기 위해서도 호랑이는 죽을힘을 다한다고 한다. 매사에 장난은 없다. 오늘 이 일을 하다가 죽겠다는 심정으로 행했고 아들들에게 가르쳤다.

가장 인상 깊은 에피소드가 있다.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손흥민 선수가 여러 가지 상을 받아오면 "축하한다. 고생했다!"라고 진심으로 격려한 후 "상장과 상패는 분리수거하고 들어오거라!"라고 말했다. 상을 받는 일은 기쁜 일이지만 그 기쁨은 잠시면 사라지는 것이다. 성공보다는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서 순간의 우쭐함과 기쁨에 도취되지 말라는 매서운 경고다. 이 에피소드를 읽으며 전율했다. 정말 무섭고 대단한 사람이라고 밖에는...

손흥민 다큐를 본 적이 있다. 집이 절간과 같다. 정말 아무것도 없다. 극강의 미니멀 라이프다. 잡다한 사물에 정신을 빼앗기지 않도록 모든 일상을 단순, 심플로 정리했다.

 

네가 골을 넣었다고 해서 세상이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다.

지금 네가 할 일은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것이다. p161

 

저자는 손축구아카데미에서 어린 선수들을 훈련한다. 볼 컨트롤하는 훈련을 포함해서 기본기를 다지는 시간이 10년이다. 기본기에 기술 훈련까지 도합 15년! 고개가 숙여진다. 독하다. 그리고 이런 굳건한 인생관과 교육 철학, 신념으로 무장한 지도자가 지금 영국과 유럽 축구판을 씹어먹고 있는 손흥민이라는 괴물을 탄생시켰다.

근래 들어 읽은 책 중 밑줄로 도배를 하게 만든 책. 책 한 권 전체가 저자의 명문 어록이다. 너무나 올곧고 정도를 걷는 바른 사람, 손웅정! 저자가 바라보는 삶의 가치관, 인생관이 존경스럽다. 축구를 바탕으로 한 인생철학이 담긴 매우 훌륭한 저작이다. 나는 사람들에게 책을 잘 추천하는 편이 아니다. 그런데 본서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는 정말 정말 강력 추천이다! 보화로 가득하다. 밥 한 끼 안 사 먹고 이 책을 사본다면야 이보다 수지맞는 장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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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블로그로 돈 벌기 - 1년에 5,000만 원 버는 수익 확장 노하우, 블로그 주제 선정부터, 기획, 효율적인 글쓰기 키워드 분석으로 누구나 쉽고 빠르게 월급 외 수익을 만드는 12가지 머니 파이프라인
김동석 지음 / 한빛미디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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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조기 은퇴 파이어족, N잡 열풍, '부캐'시대와 같은 용어들이 흔하다. 한 직장에서 은퇴까지 묵묵함으로 견디었던 우리의 부모님 세대와는 다른 시대가 요즘이다. 본업에서 얻는 수익과는 별개로 벌어들이는 수입 채널의 다양화를 꿈꾼다.

그중 하나가 바로 N잡의 대명사인 유튜브, 인스타그램, 블로그 운영을 통한 수익 창출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보편적인 채널이 블로그다. 오늘 리뷰하는 책 <네이버 블로그로 돈 벌기>는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서 N잡 실현을 꿈꾸는 독자들에게 긴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평범한 직장인이면서 육아 관련 파워블로거인 저자가 8년여의 시간 동안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배우게 된 블로그 수익화 전략에 대한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한다. 책은 크게 3개의 챕터로 구성된다.

1장에서는 블로그를 이해하기 위한 개요로서 최적화 개념과 원칙, 네이버 알고리즘, 블로그 지수에 관해 다룬다. 블로그의 생태계를 먼저 확인하고 시작하라는 의미다. 2장에서는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할 내용인 "블로그로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에 대한 실전 노하우가 수록되어 있다. 3장에서는 자신의 블로그를 브랜딩 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로 블로그를 통해 곁가지를 치는 다양한 수익 창출에 관한 내용이다.

블로그를 시작하기 위해서 첫 번째 해야 할 일은 '주제 삼총사'를 정하는 일이다. 내 블로그에 어떤 글을 쓸 것인가에 대한 컨셉이다. 메인 주제, 일상 주제, 연재(취미) 주제 등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혹자는 블로그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 한 가지 주제로 한 우물을 파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전문성을 위해서 한 가지 주제만을 포스팅할 수 있는 지적 방대함과 전문적인 능력, 이야기의 소재거리가 화수분처럼 샘솟는다면야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장기간 한 가지 주제만을 포스팅하기에는 무리다. 저자는 이러한 의문에 대해 네이버 운영정책을 가지고 답한다. '나를 표현하고 이웃과 소통하며 온라인 에티켓을 준수하는 블로그 활동'이면 주제의 전문성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블로그 운영은 장거리 마라톤이다. 그렇기에 소재의 고갈을 막고 롱런하기 위해서는 주제 삼총사를 정하는 일이 중요하다.

 

 

네이버의 검색 엔진은 VIEW 영역으로 정보를 보여준다. VIEW 영역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어떤 포스팅이 그 글을 쓴 사람의 개인적 경험이나 의견이 포함되었는지를 본다는 것이다. 예외는 없다. 자신의 느낌과 생각, 경험에 바탕을 두고 글을 써야 한다는 의미다. 개인적으로 책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팁이었다.

새로운 크리에이터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남의 이야기를 짜깁기해서도 안되고, 대부분의 내용을 인용하는 식의 방법도 성장하는 블로그를 만드는 데 있어서는 해악적 요소다.

블로그의 성장을 위한 지수는 기록하고 소통하면서 생기는 점수다. 즉 네이버 블로그는 자신의 순수 창작물을 발행함과 동시에 이웃들의 발행물을 읽고, 진정성 있게 소통하고 교류하는 활동을 통해 블로그 지수를 부여한다. 나 또한 이 부분이 참 안되었던 사람이다.

주야장천 글만 쓰고 이웃과는 전혀 소통하지 않는 독불장군 일방통행식 블로그 운영은 블로그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 물론 "나는 내 개인적인 일기장 같은 용도로 블로그를 이용하는 사람이니까 남이 보든 말든 크게 신경 쓰지 않아!"라고 생각한다면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없다.

하지만 블로그를 성장시키고 그것으로 인해서 N잡을 이루고 싶은 사람이라면 진솔한 기록과 진정성 있는 이웃 소통은 필수다. 본서를 읽으며 얼마 전 대대적으로 이웃을 정리했다. 글을 읽지도 않고 공감을 누르는 다수의 이웃들을 삭제했다. 그동안 너무 무심했던 이웃들을 나의 관계망 안으로 모셔왔고, 조금씩 찾아가서 공감도 누르고 댓글도 쓰는 등 관계의 폭을 넓혀가려고 노력 중이다.

본서를 통해 발견한 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다. 언젠가부터 나의 서평 포스트 일부가 검색엔진에서 계속 누락되는 일이 발생했다. 해답을 이 책 <네이버 블로그로 돈 벌기>에서 찾았다. 그것은 바로 포스트 내용 중에 사용해서는 안 되는 단어들이 있다는 것이었고, 내가 그러한 단어들을 가끔씩 사용했음을 알았다.

이외에도 네이버 블로그를 성장시키기 위한 저자의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가 가득하다. 자신의 시행착오를 독자들이 똑같이 겪지 않기를 바라는 저자의 진심이 책을 통해 전해진다. 각자 블로그를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그 이유가 개인적인 기록을 위한 공간 목적 그 이상이라면 본서 <네이버 블로그로 돈 벌기>는 블로그 운영의 중요한 길라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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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인간에 대하여 - 라틴어 수업, 두 번째 시간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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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코로나19 팬데믹이 벌써 만 2년을 향해간다. 여전히 세계는 아프다. 혼돈과 혼란의 아수라장 속 인간이라는 존재가 공통적으로 찾는 삶의 행태는 신(神) 존재에 대한 갈망이며 염원이다. "이 고통의 수렁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라는 인간 심연의 외침이 지금 시대만큼 들끓은 적도 없다.

몇 년 전 <라틴어 수업>, <로마법 수업>이라는 인문학 도서가 공전의 히트를 쳤다. 저자는 한국인 최초의 바티칸 대법원 로타 로마나의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한동일 신부다. 이번에 출간된 저자의 신간 <믿는 인간에 대하여>는 종교와 믿음, 신과 인간이라는 보편적이면서도 특별한 주제의 담론이다.

전대미문의 전염병과 함께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종교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종교와 신을 신앙하는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다각도의 인문학적 해석의 틀로 관찰하고 기록한 내용이 사뭇 흥미롭다. 한때 가톨릭 사제였던 저자가 사제의 옷을 벗고 한 명의 종교인으로서 인간을 둘러싼 신과 믿음에 대한 단상을 담담한 필치로 남겼다.

저자는 종교의 참 모습과 종교 속 신을 믿는 인간의 태도라는 큰 주제로 이야기를 푼다.

 

L'abito non fa il monaco

라비토 논 파 일 모나코

수도복이 수도승을 만들지 않는다. p120

 

성직의 옷을 입었다고 성직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사람의 태도를 말한다. 자신의 종교적 신념이나 가르침이 내가 속한 사회 공동체와 이웃에게 나의 종교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성직이 어느새 나와 내 가족이 먹고살기 위해 성도들 코 묻은 돈이나 빨아먹는 밥벌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업이 되어버렸을 때 이미 종교는 타락한 것이며 그 사람의 소명은 더 이상 순수하지 않다.

 

저자는 옷의 의미를 간결하게 요약한다. 그러나 속뜻은 무겁다. 옷의 무게는 그 옷의 주인이 걸쳐야 할 삶에 진중함을 더한다. 옷에 걸맞은 삶을 살지 못하는 성직자들과 신자들의 삶이 자신의 종교를 현대판 아편의 일종으로 변질시킨다.

 

 

"너만이 연주하도록 신이 네게 준 악보는 어디 있는가?" p12


우리 모두에게는 각자 신이 준 악보를 가지고 인생이라는 음악을 연주해야 할 책임이 주어졌다. 우리 앞에는 80평생을 불협화음 속 악다구니하며 물고 뜯다가 신 앞에 설 것인가 아니면 아름다운 선율로 세상에 예쁘고 착한 음악을 들려주고 그리할 것인가의 선택이 놓였다. 저자는 이 악보를 신이 우리에게 준 '사명'이라고 말한다. 정말 멋진 말이다!

19편의 아름답고 유려한 라틴어 문구로 수놓은 명문이 매 챕터마다 아침 햇살에 빛나는 새벽이슬처럼 영롱하게 맺혀있다. 어느 것 하나 사유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문장 가운데 마음을 아리는 글귀가 눈에 띈다. 인간의 고통은 서로에 대한 연민과 사랑이 사라진 사회가 만들어 낸 구조적 문제일 것이라는 저자의 진단이다. 신을 신앙하지만 정작 신앙이 신념화되어 나와 이웃을 찌르고 아프게 한다.

저자는 존재의 태도가 천국과 지옥을 좌우함을 말한다. 인간이 인간을 돕는 순간 우리 삶은 지옥에서 천국으로 한걸음 더 다가간다. 책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던진다.

코로나19의 맹위는 수그러들 줄 모른다. 모든 이들이 힘겨워한다. 아픔과 고통의 아우성이 하늘을 울린다. 저자는 부요하여 가난을 모르는 사람들이 현재 가난한 이들의 삶을 논할 때 외치는 정치적 구호와 종교가 말하는 이웃 사랑은 허황된 메아리이며 경험의 이중성을 내비친다고 일갈한다. 종교 공동체(교회)가 스스로 가난을 택할 때 귄위가 생긴다. 슬픔과 탄식이 우리네 삶을 잠식한 이 팬데믹의 시대 속 종교와 종교인들의 사명은 무엇인가? 아름다운 미사여구로 치장한 은혜와 믿음, 사랑만을 강조한 설교는 넘쳐난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종교가 독려하는 타자를 향한 진실된 삶의 태도는 없다.

책을 덮으며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이 머릿속을 휘감는다. 세상의 모든 아픔과 고통의 근원, 책임을 오롯이 종교에 전가시킬 수는 없지만 이웃의 베인 상처를 끌어안아야 하는 일정량의 책임이 종교에 주어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높은 강단의 이론을 낮은 삶이라는 실제에 접목시키지 못할 때 생명은 없다. 오늘도 우리는 밥을 먹고 살아가는 이 세상 속에서 정말 잘 '믿는 인간'이 되어야 한다. 발을 딛고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 신과 인간, 종교와 믿음의 오묘한 역학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저작. 올 가을 추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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