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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먹고 우직하게 달려라 - 기자의 집요함으로 찾은 단 하나의 건강 습관 ㅣ 좋은 습관 시리즈 39
김고금평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4년 4월
평점 :

"너 그러다가 한방에 훅 간다!" 여기에서 한방에 훅 간다는 통속적 표현이 가장 잘 들어맞는 경우가 바로 건강이다. 20~30대는 건강을 자신한다. 중병이 아닌 이상 아파도 회복탄력성이 뛰어나 금방 털고 일어난다. 하지만 나이가 40대로 접어들며 50대를 향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주변에서 소위 한방에 훅 가는 경우를 심심찮게 본다.
<덜 먹고 우직하게 달려라 / 김고금평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펴냄>는 건강을 자신했던 저자가 한방에 훅 갈 뻔한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면서도 담백한 어조로 잘 풀어낸 일종의 건강 자기관리 에세이다.
저자는 기자라는 직업의 특성(?) 상 지독한 골초였고, 불규칙적인 생활과 식습관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살았다. 그러던 중 혈관에 이상 징후가 보이기 시작했음을 감지했다.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리는 저밀도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의 수치가 급격히 증가했음을 확인했다. 더불어 당뇨 전단계 판정도 받았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와 같은 대사증후군의 나쁜 열매들이 건강에 적신호를 켰다. 이대로 한방에 훅 갈 수도 있겠다는 경종이 머리를 울리자마자 식습관 개선과 운동에 돌입했다.

책은 총 30개의 테마를 통해 건강 회복을 위한 자신의 노력과 그 과정 중에 얻은 귀중한 삶의 통찰을 밀도 있게 담았다. 생활 밀착형 자기 고백 속 삶을 대하는 저자의 철학 또한 빛난다.
30가지의 주제 모두가 너무나 실제적이기에 상당량의 밑줄을 그었다. 의료인이 아님에도 기자 정신을 발휘하여 매우 객관적이며 체계적으로 자료를 데이터화해서 보여주기에 독자의 공감을 끌어내기에 충분했다.
많은 내용 중 저자가 3주 만에 8kg을 감량한 이야기는 흥미롭고 사실적이다. 나름의 '건강 5계명'을 세웠다. 당뇨에 적인 쌀, 떡, 빵과 같은 탄수화물을 줄이기 위해서 채소와 친해졌다. 국물과 과일 주스, 탄산음료를 피했고, 어떤 음식이든지 섭취한 직후에는 무조건 움직였다.
더불어 하체 근력 운동에 열심이다. 특히 근육은 탄탄한 허벅지는 당뇨를 예방하는 매우 중요한 신체 부위다. 마지막으로 밤 12시 전에 취침하는 생활 습관을 고수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밤 10시부터 11시 사이에 취침하는 사람들의 심장 질환 발병률이 가장 낮다.
이렇게 피나는 노력을 통해 3주 만에 8kg 감량을 통해 본인의 신장 대비 적정 체중을 유지하며 모든 콜레스테롤 수치와 당화혈색소와 같은 당뇨 수치를 대폭 낮추는 기적 같은 결과를 연출했다.
또 한 가지 충격적인 내용은 저밀도 콜레스테롤(LDL)의 주범이 바로 현대인의 합법적 마약인 커피, 그중에서도 아메리카노라는 사실이었다.
술, 담배를 전혀 안 하는 사람이 커피마저 못 마시면 무슨 재미로 사는가? 아메리카노를 너무나 사랑하는 저자의 이야기가 감정이입 된 대목이다. 그러나 그냥 죽으라는 법은 없다. 에스프레소 방식의 아메리카노가 아닌 필터를 통해 커피의 기름기 즉 크레마를 걸러내는 드립 커피는 비교적 안전(?) 하다는 저자의 말이 커피 마니아에게는 일종의 복음이다.

책을 읽고 정리하며 발견한 본서의 장점은 뚜렷하다. 몇 권의 건강 관련 에세이를 읽어본 경험에 비춰볼 때 이 책은 식습관 개선과 더불어 운동을 함께 다루었다는 점이다. 보통 어느 한 주제에 치우친 경우가 많은데 저자는 자신이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행한 식습관과 운동의 상관 관계를 고루 다루었기에 매우 균형 잡혀 있다.
아울러 곳곳에 녹아있는 건강과 삶에 관한 진한 통찰이 작은 감동을 주는 것은 저자의 보너스다. 책의 제목 '덜 먹고 우직하게 달려라'는 '스티브 잡스'가 스탠퍼드 대학교 졸업식에서 행한 연설의 마지막 어귀에서 차용했다.
"Stay Hungry. Stay Foolish"(항상 갈망하라. 항상 우직하라.)
공복은 최고의 건강 비결인 다이어트의 은유고 우직함은 반복적 운동의 수사다. 저자는 말한다. "루틴은 지겨운 것이라는 단순한 명제가 사실은 가장 새롭고 현명하고 혁신적인 습관이다."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은 건강한 음식을 먹으려는 꾸준한 노력과 걷고 달리고 근력을 키우는 지속적인 고통의 시간을 감내하는 것이다.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면 열매도 없다!
50대를 바라보며 다양한 건강의 적신호를 인지했는가? 그렇다면 이 책을 집어 들고 읽어야 할 충분한 이유다. 저자가 먼저 부정적이고 긍정적인 부분의 양면을 모두 경험했기에 그의 조언을 달게 받아들일 수 있다.
책을 펼치는 순간 독자는 덜 먹고 우직하게 달릴 충분한 이유를 발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