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궁리한 조선의 선비들 - 청빈과 이익 사이, 조선 선비들의 머니 스토리
곽재식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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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독점 판매자까지 감안해 사회 전체를 볼 때 독점이 일어나면 독점이 일어나지 않을 때보다 이익이 줄어드는데, 이를 사중손실이라고 한다. 독점이 일어나면, 독점자가 조금 더 이익을 보려고 소비자들에게 그보다 훨씬 더 많은 피해를 입히는 일이 생기곤 한다. 그 이익과 피해의 차이가 사중손실이다. 심각한 독점, 겸병 상황에선 사중손실이 굉장히 커지기도 한다.

p.30

말하자면 이런 이야기다. 조선 시대 사람들은 정도전이 겸병을 무너뜨린 일을 보면서 '독점의 피해를 막아야겠다'라는 교훈을 얻기도 했지만, 동시에 '벼슬에 올라 세력을 만들어 나라를 주무를 수 있으면 나라의 힘으로 땅은 얼마든지 빼앗을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도 했을 것이다.

p.44 [정도전]

뒤집어 보면, 어떤 나라의 화폐 가치가 점점 떨어지고 환율이 점점 오르고 있다면 사람들은 그 나라 정부를 믿지 못하고 그 나라의 법과 제도가 흔들려 결국 화폐 자체의 의미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p.86 [하륜]

이지함은 나라에는 세 가지 중요한 창고가 있으므로 그것들을 잘 활용해야 나라가 부강해진다고 했다. 그 세 가지 중요한 창고는 도덕지부고, 인재지부고, 백용지부고다. 풀이하자면 도덕의 창고, 인재의 창고, 100가지 산업의 창고다.

p.129 [이지함]

경묘법이란 사람마다 차지하고 있는 땅이 어디인지 그 넓이와 위치를 정확하게 정해 장부에 기록해 두고, 실제 넓이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자는 취지의 제도다. 유형원은 땅이 어디에 어느 정도의 넓이로 있는가 하는 내용을 사람들끼리 서로 문서로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관청에서 도움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pp.166~167 [유형원]

유수원은 규모의 경제라는 말을 '출원본 중합력' 즉, '밑천을 모으고 힘을 여럿이서 합치는 것'이라는 말로 달리 표현했다. 그리고 그것이 이익을 가장 크게 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유수원은 사업의 규모를 크게 키울 경우, 분업과 전문화의 장점이 커진다고 봤다.

p.210 [유수원]

박제가는 더 좋은 물건은 원하는 사람, 더 귀한 물건을 알아보고 비싼 값에 사서 쓰려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봤다. 그래야 나라의 기술이 발전하고 나라가 부강해질 수 있다고 봤다. 산업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언뜻 보기에 사치스럽고 쓸데없어 보이는 일이라 해도 나라가 풍요롭게 발전하는 데 필요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 것이다.

p.248 [박제가]

『경세유표』는 세상을 잘 경영하려면 어떤 제도를 채택하고 운영해야 하는지 제안한 책이다. 지금 식으로 말하면 '입법' 지침서다. 『목민심서』는 목민관, 즉 지방을 다스리는 임무를 맡은 사람이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 안내하는 책이다. 지금 식으로 말하면 '행정' 지침서다. 『흠흠신서』는 범죄를 수사하고 판결하는 방법을 방대하게 연구하고 정리한 책이다. 지금 식으로 말하면 '사법' 지침서다.

pp.280~281

정약용은 과학기술의 효과를 강조하고자, 기술이 발전하면 더 적은 땅에서 더 많은 곡식을 얻을 수 있을 테니 더 많은 사람을 굶주림으로부터 구할 수 있고 의학 기술이 발전하면 병을 더 잘 치료할 수 있으며 무기 제조 기술이 발전하면 전쟁에서 더 유리해질 거라는 점을 지적했다.

p.290 [정약용]

곽재식, <경제를 궁리한 조선의 선비들> 中

+) 이 책은 경제를 연구하고 제도를 정비하며 국가 경제 전반에 열정을 쏟은 조선 시대 선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현대의 경제 전문가, 경제학자 그리고 서양의 고전 경제학자들에 견주어 손색이 없을 만큼 뛰어난 조선 시대 학자들의 생각을 풀어냈기에 흥미롭다.

권력자가 땅을 겸병해 독점적으로 차지하는 문제를 파격적으로 해결하려 한 혁신가 정도전, 유동성을 고려해 통화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자 지폐를 고안한 하륜, 항해와 장사의 달인으로 조선의 산업 및 상업을 주도한 이지함,

노비 해방을 주장하며 공정한 토지 분배 등 공정성과 자율성을 추구한 유형원, 사업의 확장으로 규모의 경제를 꿈꾼 학자 유수원, 검소함보다 소비함으로 얻는 가치, 즉 쓸모의 효용성을 강조한 박제가, 과학기술의 가치를 강조하며 입법, 행정, 사법 등의 영역까지 두루 연구한 정약용.

저자는 이런 학자들의 사유와, 그들이 발간한 저서 그리고 그에 얽힌 일화를 실어 어려운 경제 서적이 아닌 한 권의 재미있는 이야기책으로 이 책을 구성했다.

화폐, 토지, 시장, 상업, 무역 등 조선 경제 전반의 영역을 다루고 있어서 폭넓게 읽을 수 있다. 더불어 조선의 경제를 당대 대표 학자 7명의 의견으로 설명하고 있기에 신뢰감이 든다.

무엇보다 이 책은 관점을 조선 시대에만 두지 않는다. 다시 말해 그 시대의 경제관념을 현대의 우리 경제 개념과 비교하고 있어서 배울 점이 있다.

역사와 경제를 아우르는 책이 왜 현대에도 필요한지 알 수 있게 해준 책이다. 어렵지 않게 여러 일화를 엮어 작성했기에 청소년을 비롯해 조선의 경제와 역사 등을 재미있게 읽고 싶은 이들에게 권해주고 싶다.

저자가 서문에서 언급했듯이 '편안하고 재미있게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경제와 돈에 관한 여러 주제를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는 목적에 적합한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거기서 한 걸음 나아가 지금의 경제와 현실을 함께 고려해 돌아보고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 데 도움이 된 책이었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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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 (양장) - 살아 있음의 슬픔, 고독을 건너는 문장들 Memory of Sentences Series 4
다자이 오사무 원작, 박예진 편역 / 리텍콘텐츠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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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어쨌든 살아내야만 하는 것이라면,

이 사람들이 살아가기 위해 보이는 모습도 미워해서는 안 될지도 모른다.

[사양]

p.30

우리는 몰락과 상실의 순간에서 자신을 잃고, 삶의 방향을 잃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고통과 상실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인간이 더욱 강해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가즈코는 가족의 죽음과 몰락한 가문의 상황에서도 삶을 지속하려는 의지를 포기하지 않으며, 과거의 흔적 위에 새로운 삶을 세우려 하였죠. 이는 우리에게 주어진 도전과 어려움에서도 스스로의 삶을 재구성할 그 가능성을 탐구하도록 영감을 줍니다.

pp.34~35 [사양]

이 작품은 우리가 겪는 고독과 상실감이 단지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진정한 자아를 발견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요조는 자신의 고독을 끝내 받아들이지 못하고 파멸로 치닫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은 완전하지 않으며, 완전하지 않은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p.52 [인간실격]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다.

나에게는 인간의 삶이라는 것이 도무지 짐작되지 않는다.

[인간실격]

p.54

그녀는 "우리도 공짜로 뭘 달라고 한 적은 없다. 밭일이나 도와주며 살겠다고 했지만, 농민들은 그런 도움조차 귀찮아하고, 피난민을 쓸모없는 사람으로 취급한다"라며 분노했습니다. 이어서 농민들이 돈을 받으면서도 겉으로는 돈을 무시하는 척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돈을 내밀면 무시하면서도, 실제로는 절대로 돈을 거절하지 않은 농민들의 이중성을 꼬집은 것이죠.

p.59 [어쩔 수 없구나]

'지금'이라는 순간은 참 신기하다.

'지금, 지금, 지금'하고 손가락으로 붙잡으려는 사이에도,

지금은 이미 멀리 날아가 버리고 새로운 '지금'이 다가온다.

[여학생]

p.84

읽으면서 느낄 수 있었겠지만, 이 작품은 성경 속 인물을 다루고 있음에도 종교적인 색채가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렇게 다자이가 거침없이 그려낸 유다의 진심은 순수했지만, 그 순수함은 외면당할 때 증오로 변합니다. 이 작품은 인간이 감정을 끝까지 감당하지 못할 때 어떤 파멸에 다다르는지를 보여주는 문학적 고백이었던 것입니다.

p.104 [직소]

아이보다 부모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싶다.

아이를 위해서라며 고리타분한 도학자 같은 생각을 해 보아도,

결국 아이보다 부모 쪽이 더 약한 법이다.

적어도 우리 가정에서는 그러하다.

[앵두]

p.128

나는 별로 기쁘지도 않았고,

그저 "인간답지 못하면 어때. 우리, 살아 있기만 하면 되는 거야"라고 말했다.

[비용의 아내]

p.205

박예진 편엮, <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 中

+) 이 책은 소설가 다자이 오사무가 쓴 열두 작품의 의미를 설명하고, 각 작품에 실린 핵심적인 문장을 일본어와 한국어로 실어 음미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그리고 독자들이 각 작품을 향유하도록 한 뒤 각 장 맨 뒤에 자기만의 방식으로 의역하거나 필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두었다.

저자는 다자이 오사무를 인간 존재의 내면을 탐색하고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소설가라고 평가한다.

그렇기에 현대의 우리가 불완전하고 불안한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의 작품을 통해 함께 고민하고 생각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그의 소설을 비롯해 그의 비극적인 생애에서 인간 존재의 어두운 면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비극적이고 부정적으로 여기기보다 그런 상황에서도 희망과 의지의 씨앗을 찾을 수 있다고 언급한다.

다자이 오사무는 인간의 적나라한 내면 심리를 그리고 있는 작품에서도 그것이 인간의 본모습임을 외면하지 않는다.

오히려 불완전한 인간의 생애를 살피며 인간이라는 존재의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을 잘 정리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특히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이 담고 있는 매력적인 문장들을 인용하여 독자로 하여금 그의 작품을 찾아 읽어보고 싶게 만든다.

이 책 한 권을 읽으며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을 두루 살펴본 듯해 알찬 구성이었다고 생각한다. 또 그의 작품들을 접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이끈 책이라고 느낀다.

저자의 담백하면서도 문학적인 작품 설명이 독자로 하여금 다자이 오사무에게 한 걸음 다가갈 기회를 주었다고 본다.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 스타일이 궁금한 사람들,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 속 명문장이 보고 싶은 사람들, 다자이 오사무 작품의 일본어와 한국어 문장을 맛보고 싶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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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자본주의
김창익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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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세계경제를 장악한 빅테크 기업들의 다음 목표는 '금융'이다. 메타, 애플, 구글, 아마존, 테슬라는 모두 수억 명에서 수십억 명에 이르는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높은 충성도와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사 생태계 안에서 통용되는 화폐를 구축하려 한다. 새로운 기축통화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이들의 공통점은, 생태계 내부에서 '현금이 아닌 자산'을 굴리게 만든다는 점이다. 이것은 단순한 결제 수단이 아니라, 사용자를 그 생태계 안에 묶어 두는 락인 전략이다. 디지털화폐를 통해 지배력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pp.35~36

미국은 비트코인을 새로운 준비금 체계의 핵심 자산으로 인정했고, 중국은 금을 기반으로 디지털 위안을 확산시키는 전략을 강화했다. 이 싸움은 단순한 자산 선택의 문제가 아니었다. 금과 비트코인 사이의 경쟁은 통화 신뢰의 기준을 둘러싼 역사적 전환을 뜻했다. 과거에는 금이 신뢰의 기준이었다. 앞으로는 누가 더 투명하고, 분산되고, 해킹 불가능한 기반을 제공하느냐가 신뢰의 기준이 된다.

금과 비트코인은 점점 더 역상관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디지털 통화의 확산이 금 가격의 상한을 결정할 수도 있다.

p.90

트럼프는 공장에는 장벽을 쌓고, 서버에는 길을 열었다. 실물엔 보호주의, 디지털엔 세계화를 선택한 것이다. 이전에는 관세가 산업을 위한 것이었다. 지금은 관세가 협상 카드로 쓰인다.

이런 전략은 디지털 세계화와 실물 블록화를 동시에 밀어붙이는 '모순된 병행 정책'이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미국의 힘이기도 하다. 실물 보호주의는 제조업과 노동자에게 보상이며, 디지털 제국주의는 자본과 플랫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무기다. 또한 국가라는 틀을 벗어난 빅테크와 국가 중심주의를 강화하는 정치 사이의 공생이다. 이 모순은 결국 새로운 규범 재편의 신호탄이다. 그 중심에는 매그니피센트 7이 있다. 이들은 국경 밖에서 작동하고, 국가 위에 군림한다.

p.138

월가는 빅테크가 가려는 길목을 선점하고 규제란 장벽으로 그들을 가로막는 낡고 비효율적인 구체제의 상징이다. 앞서 설명했듯 빅테크는 혁신의 마지막 단계에서 궁극적으로 금융이란 영역을 통과해야 한다. 선점 후 독점이란 금융의 역할을 스스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역시 언급했듯이, 빅테크들의 인공지능 기술이 향하는 종착역은 군수 산업이다.

p.147

결국 지금 우리는 화폐 패권의 세 번째 전환기에 도달해 있다. 19세기에는 금과 파운드를 중심으로 한 영국이, 20세기에는 달러와 석유를 결합한 미국이 패권을 쥐었다면, 21세기에는 전기와 데이터, AI가 새로운 자원이며, 이를 소비하고 제어하는 자가 권력을 갖게 되는 시대다.

p.175

트럼프는 '상품 무역은 보호하고, 디지털 서비스는 개방한다'는 이중 전술을 통해, 미국이 전통 산업을 되살리는 동시에 글로벌 데이터, AI 시장에서 독점적 위치를 차지하게 하려 한다. 이는 단순히 보호무역 회귀가 아닌, 세계화를 미국에 유리한 방식으로 재설계하는 '빅테크 주도형 세계화'로의 전환이다.

p.239

결국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미국 국채 시장에 대해 천사와 악마의 얼굴을 동시에 지닌 존재다. 한편으로는 디지털 금융 혁신을 통해 국채 수요를 자동화하고, 미국 달러 기반의 디지털 통화를 전 세계로 확산시키는 긍정적인 기여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위기 상황에서 국채 시장을 급격히 흔들 수 있는 위험한 민간 플레이어로 돌변할 수 있는 구조적 잠재력을 안고 있다.

그 둘 중 어느 쪽이 될지는 기술이나 시장이 아닌, 정부의 제도 설계와 통화정책 수립 능력, 그리고 그것을 둘러싼 정치적 결단에 달려 있다.

pp.254~255

"테크놀로지는 이데올로기다." 이 짧은 문장은 강력한 진술이자, 21세기 정치, 경제, 문명 질서를 설명하는 하나의 문명론적 선언이다.

기술은 그 자체로 가치관을 담고 있으며, 어떤 사회를 지향할 것인가에 대한 암묵적인 '정치적 선택'을 강요한다.

p.291

세계경제는 이른바 '조정자'라 불리는 통화 주도 엘리트 세력에 의해 반복적 버블과 붕괴, 그리고 위기를 통한 자산 재편 과정에 놓여 있다.

이와 같은 금융 중심 통제 질서에 대한 반작용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비트코인을 위시한 탈중앙화 화폐다.

이러한 탈중앙 기술의 이상을 응용한 또 다른 조정자가 무대 위로 올라오고 있다. 바로 빅테크 기업들이다.

이러한 권력은 스테이블코인을 매개로 가속화된다. 스테이블코인은 탈중앙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법정통화, 특히 달러와 연동되는 통화로, 미국의 패권을 디지털로 확장하는 도구에 가깝다.

스테이블코인의 세계화는 결국 브레턴우즈 체제의 디지털 확장판이며, 주체만 달라졌을 뿐 권력구조는 그대로인 셈이다.

pp.310~312

김창익, <빅테크 자본주의> 中

+) 이 책은 금과 달러가 기축 통화였던 시대부터 지금까지 세계 경제사의 흐름을 살피며, 앞으로 데이터와 전력, AI 기술을 보유한 빅테크 자본주의 시대의 서막을 예측하고 있다.

저자는 자본주의 시대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국가와 정치적 세력, 빅테크 기업들의 패권 전쟁을 세계 경제의 흐름에 따라 설명하고 있다.

트럼프가 왜 관세에 집착하는지, 매그니피센트 7이라 불리는 기업들이 왜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려고 애쓰는지, 미중 패권 전쟁 및 월가와 빅테크의 충돌에 숨겨진 의미는 무엇인지 등을 흥미롭게 밝힌다.

또 EU가 빅테크 규제 프레임을 만드는 이유와 그 규제를 다시 규제하려는 빅테크의 움직임을 조명하고, 서로가 서로를 이용하는 트럼프와 빅테크 기업의 의도를 파헤친다.

그리고 기술 전쟁의 중심에 선 디지털 화폐의 기능을 이야기하며 빅테크 자본주의 시대가 어떻게 흘러갈지 방향을 언급한다.

마지막으로 세계 경제의 큰 틀인 기술 패권의 전선에서 우리나라는 어떻게 판단하고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

약 370쪽 분량의 방대한 양이고 세계 경제의 흐름을 훑고 있는 책이라 어려울 줄 알았는데, 상당히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었다.

거대 기술 자본의 존재 이유를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배웠다는 생각이 든다. 트럼프와 매그니피센트 7 기업, 즉 세계 자본을 뒤흔들려는 주체들이 그리고 있는 큰 그림의 숨은 의미를 확인했을 때는 소름이 돋았다.

세계 통화 질서가 새롭게 재편될 때 우리는 자산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낯설고 거리감이 있었던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 책이었다.

현시점은 물론 미래 경제 사회의 흐름을 예측하고, 우리가 스스로 대응책을 찾도록 도우며, 디지털 화폐의 존재 가치를 논리적으로 증명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간 뉴스와 신문에서 접한 세계 경제 상황의 단편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하나씩 정리가 된 듯하다. 저자의 안정적이고 일관된 사유를 따라가다 보니 자본주의의 흐름을 배우고 그 이후의 큰 틀을 예상하게 되었다.

현재 세계 경제의 흐름을 파악하고 싶은 사람, 미래 사회 자본주의 및 디지털 화폐 시스템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 주식 및 채권 등에 투자하는 사람들에게 권해주고 싶다.

따분하지 않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알찬 인문 경제 교양서라고 생각한다. 빅테크 자본주의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운 유익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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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초등 경제질문 100 - 문해력 사고력 표현력을 한번에
매일경제아카데미 지음 / 매경주니어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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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경제체제란 한 사회나 국가가 '무엇을 생산할 것인가?', '어떻게 생산할 것인가?', '누구를 위해 생산할 것인가?'라는 아주 기본적인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과 제도를 말해요.

오늘날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가 채택하고 있는 경제체제는 바로 시장의 기능을 활용하여 자원을 배분하는 '시장 경제체제'예요. 시장 경제체제의 포인트는 바로 '자유'와 '경쟁'입니다. 자유롭게 경쟁하는 환경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죠.

이와 반대로 북한과 같이 정부의 명령이나 계획을 통해 자원을 배분하는 '계획 경제체제'나, 한 나라의 전통문화와 관습, 종교 등이 주가 되는 '전통 경제체제'도 있답니다.

p.22

은행의 일은 크게 수신 업무와 여신 업무로 나눌 수 있어요. 수신 업무는 돈이 있는 사람들로부터 돈을 맡아주고 그 대가로 조금씩 이자를 주는 것을 말해요. 이렇게 모인 돈은 은행 입장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거나 여러 가지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이 되죠.

반대로 돈을 빌려주는 업무는 여신이라고 해요. 돈이 필요한 사람이 은행에 오면 은행은 그 사람이 돈을 잘 갚을 수 있는지 확인하고 빌려줄 금액과 이자율을 결정해요. 그리고 빌려준 돈을 어떻게 갚을지 고객과 함께 정하는데 이 모든 과정을 여신 업무라고 해요.

p.52

경제에서 말하는 '동산'은 놀이동산의 동산과는 다른 동산이에요. 한자로 풀어서 설명해보자면, 동산은 '움직일 동' 자에 '재산 산' 자로 이루어진 단어예요. 진짜 말 그대로 움직이는 재산이라는 뜻이죠. 현금, 보석, 스마트폰, 자동차 등 움직이는 모든 물건을 말하며 주식이나 채권 같은 것들도 동산으로 본답니다.

그럼, '부동산'은 뭘까요? 앞에 '아닐 부'를 붙여 '동산이 아니다'라는 뜻이에요. 즉, 동산과는 반대로 땅이나 집, 아파트 등 움직이지 않는 재산을 말하겠죠?

p.72

  • 문제 속 경제 용어 / 경제 개념 톡톡

핵심역량

어떤 일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 꼭 필요한 능력들을 말해요. 예를 들어 선생님의 핵심역량은 학생들이 공부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해 줄 수 있는 능력이에요.

용역

대가를 받고 다른 사람이나 회사를 대신하여 업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뜻해요.

비정규직

정해진 기간만 일하는 직원을 말해요. 반대로 정해진 기간 없이 정년까지 쭉 일할 수 있는 직원을 정규직이라고 하죠.

p.96

  • 문제 속 경제 용어 / 경제 개념 톡톡

스트리밍 서비스

다운로드 없이, 인터넷을 이용해 영화와 드라마 등 콘텐츠를 곧바로 볼 수 있는 서비스예요.

수익화

좋은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실제로 돈을 벌 수 있게 만드는 거예요.

블루오션

판매자가 아예 없거나 적은 새로운 시장이에요.

레드오션

판매자가 너무 많아서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시장이에요.

p.124

한국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1년에 8번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데요. 바로 기준금리를 정하는 일이에요. 기준금리는 은행들이 돈을 빌리고 빌려줄 때 기준이 되는 이자율을 말해요. 이 기준금리가 바로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의 양을 조절하는 비밀스러운 방법이랍니다.

이처럼 중앙은행은 은행 간의 대출 이자율인 기준금리를 결정해서 통화량을 조절해요. 기준금리를 내리면 통화량이 늘어 경제가 활성화되고, 기준금리를 올리면 통화량이 줄어 물가가 안정된다는 것만은 꼭 기억하자고요.

p.148

  • 쏙쏙 문제 해설

국제 수지는 마치 나라의 용돈 기입장처럼 우리나라와 외국 사이의 모든 돈거래를 기록한 것이에요. 이는 주로 물건과 서비스 거래를 담는 '경상 수지'와 나라 간의 투자를 보여주는 '금융 계정'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우리가 일을 해서 돈이 남으면 흑자, 밑지면 적자라고 하듯이 국제 수지에서도 들어온 돈이 나간 돈보다 더 많으면 흑자, 나간 돈이 들어온 돈보다 더 많으면 적자가 되죠.

p.161

  • 문제 속 경제 용어 / 경제 개념 톡톡


보완재

한 상품만 있을 때보다 같이 있으면 더 편리한 상품을 말해요.

대체재

한 상품을 대신해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을 뜻해요.

독립재

서로 아무 상관이 없는 상품을 뜻해요.

p.174

  • 경제 생각 키우기

Q. 정부는 왜 복권 사업을 허가하고 운영할까요? 복권 사업이 경제와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 부정적 영향은 무엇일지 생각해 봅시다.

Q. 만약 여러분이 복권에 당첨된다면 그 돈을 어떻게 사용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볼까요?

p.201

환율은 서로 다른 나라 사이의 돈 교환 비율을 말해요. 예를 들어 미국 돈 1달러를 얻기 위해 한국 돈 1,000원이 필요하다면, 1달러당 1,000원의 환율이 되죠.

p.212

매일경제아카데미, <왜? 초등 경제질문 100> 中

+) 이 책은 학생들이 TV 뉴스나 인터넷 기사 등의 정보들을 시청하며 '왜 그런 걸까?'하며 떠오르는 궁금증을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사회 경제 기초 서적이다.

사회, 경제, 법, 정치 등의 분야를 골고루 다루고 있기에 기본적인 상식은 물론 해당 분야의 기초 지식을 쌓는데 효율적인 책이다.

경제의 기초 개념을 설명하고, 저축과 소비를 비롯한 금융 전반의 이야기를 다루며, 투자 및 자산 관리가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또 경쟁 사회에서 시장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직업을 갖고 노동을 한다는 게 무엇인지, 기업 및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각종 세금과 중요한 경제 정책을 보여주며 생활 속 다양한 경제 사례도 제시한다. 더불어 빈부격차는 물론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사회적 가치에 대해서도 말한다.

현시대에 맞게 혁신 기술의 개념과 디지털 경제 사회가 어떤 방식으로 나타나는지 가르쳐주고, 국가 간 무역 절차와 효과 그리고 세계화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알려준다.

이 책은 초등 고학년을 독자로 설정해 제작한 듯하나, 중고등학생들의 독서(비문학) 공부의 기초 지식을 쌓는데도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관련 내용을 읽고 생각하며 해당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방식은 국어 영역, 특히 독서(비문학) 공부에 적합한 방식이기에 독해력과 어휘력 증강에 도움이 된다.

사회 경제 교과서나 현실 속 경제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를 총망라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초등학생들의 수준에서, 이를테면 용돈을 받으며 용돈 기입장을 작성하고 칭찬 스티커를 활용하는 등의 예를 경제 개념어에 빗대어 이야기하기에 수용하기 쉽다.

이 책은 10개의 소주제 내에서 궁금한 질문들을 제시하고 그에 맞는 답변을 작성한 방식으로 구성됐다. 또 '오늘의 경제 퀴즈'와 '쏙쏙 문제 해설'을 만들어 해당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스스로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문제 속 경제 용어 / 경제 개념 톡톡'을 활용해 핵심 용어를 다시 한번 정리하고, '경제 생각 키우기'를 통해 새로운 질문을 제안해 그 답을 독자적으로 생각해보도록 유도한다.

한 권의 책에서 총 100개의 경제 질문과 관련 내용을 읽을 수 있기에, 사회 경제 분야의 기초 지식을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내용면에서 이보다 더 깊이 들어가는 책을, 더 고학년을 대상으로 설정해, 추가적으로 발간하여 시리즈로 제작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초등학생만이 아니라 중고등학생을 비롯해, 사회 경제 용어를 잘 몰라서 뉴스를 이해하기 어려운 어른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책이기에 권하고 싶다.

사회 경제 개념과 독서(비문학) 배경지식을 키우고 싶고, 사회 경제 뉴스와 정보를 잘 이해하고 싶은 초등학생, 중학생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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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까지 비밀이야
안세화 지음 / 한끼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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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머잖아 세 사람은 결의했다. 그 자리에서 각자 핸드폰을 꺼내고는 '말은 은이고, 침묵은 금이다'라는 오래된 서양 격언을 SNS에 올렸다.

그리고 다음 날, 백산의 SNS에 뜬 새 게시물을 보았다.

'세 사람이 아는 비밀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아라비아 속담과 함께 간밤에 세 사람이 회동했던 고깃집 외관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p.41

'그날 내가 쓸데없는 소리만 안 했어도...'

주원은 후회했다. 백산이 경솔하게 비밀을 발설하기 전, 자신이 먼저 비밀을 공유한 일을 뼈아프게 여겼다. 죽을 때까지 죽은 게 아니었는데. 함부로 입을 놀린 시점부터 지금까지, 주원과 친구들의 죽음은 멀리 밀려난 것이 아니었다. 약간 유예되었던 것에 불과했다.

p.77

"그렇다면 왜 고민하는 거야? 너희 문제는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잖아."

"간단하다고?"

"정말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면."

효진이 묘하게 화색을 띠며 말했다.

"죽기 전에 먼저 죽여버려."

"뭐?"

"셋보단 하나가 죽는 게 낫잖아. 연쇄살인마의 목숨 따위 아까워할 필요도 없고."

pp.80~81

"멍청한 놈, 정신을 바짝 차렸어야지."

예전에 자신이 했던 말을 상기시키며 말했다.

"인간은 희한하다고 했잖아. 좋은 놈 나쁜 놈이 하늘과 땅 차이라고."

그러고는 당시엔 하지 않은 말을 덧붙였다.

"그놈들이 따로 있는 줄 알았어? 정신을 어디에다 두고 사느냐에 따라 이런 놈도 됐다, 저런 놈도 됐다 하는 거야. 그 나이 먹도록 그것도 몰랐냐."

p.129

"그냥 미친놈이 아니라 가진 게 많은 미친놈이잖아. 자기가 누리고 있는 모든 걸 다 걸고 그 짓을 또 할 정도로 멍청할 것 같진 않아."

확실히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주원도 예상도 친구들의 추측과 다르지 않았다.

p.141

"오해가 있으시네요. 그 문자는 백산 씨를 위한 게 아니었습니다."

"그럼요?"

"서주원 씨를 위한 거였죠."

"네?"

"정확히는 서주원 씨와 친구분들이요."

"눈에 무언가가 씐 상태가 어떤 건지 잘 알거든요."

p.176

안세화, <무덤까지 비밀이야> 中

+) 이 책은 등산 중에 조난 당한 세 명의 친구와 낯선 한 청년이, 죽을 것 같은 공포 앞에서 우연히 각자의 비밀을 공유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바람피운 건 절대 아니지만 아내가 볼까 봐 두려워 첫사랑과 찍은 셀카 사진을 버리는 서주원, 평소 술 마시는 사람을 혐오하는 듯 행동했는데 사실 소주를 좋아한다는 신태일, 회사 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가끔 도박을 즐겼다는 고상혁,

그리고 딱 세 번 사람을 죽인 적이 있다고, 그냥 죽이고 싶어서 죽였다고 중얼거리던 젊은 대학생 백산의 고백으로 네 사람의 비밀은 공유된다.

세 친구는 백산의 말이 사실이라면 미친 연쇄 살인마와 한 공간에 있다는 게 부담스러웠으나, 그는 이미 조난으로 지친 상태였다.

비는 계속 쏟아지고 산속 깊은 동굴에서 삶에 대한 희망을 버린 네 남자는 곧 죽을 거라 생각했으나, 뜻밖에 구조되어 각자의 일상을 살아간다.

하지만 문제는 백산의 엄청난 비밀을 공유한 상태라 이들은 평온한 일상을 살 수가 없다. 게다가 세 친구 앞에 수시로 등장하는 백산 때문에 피가 마른다. 그러나 살인에 대한 증거는 없고 셋은 불안감만 증폭된다.

부유한 대학생 백산이 연쇄 살인마라는 걸 아무도 믿어주지 않고 세 사람의 근처를 맴도는 백산은 계속해서 우연을 가장한 만남으로 이들을 압박한다.

참다못한 세 친구는 백산이 연쇄 살인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하나 오히려 이들의 삶만 피폐해지게 된다.

백산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위로해 주는 첫사랑과 다시 만난 주원, 음주 상태로 아이들의 수영을 지도해 온 태일, 상습적인 도박으로 파산 상태인 상혁.

물론 이들의 숨은 진실은 연쇄 살인마 백산 앞에서 비교적 작은 일이 된다. 그리고 이들은 합심하여 백산이 자기들을 죽이기 전에 방어하기 위한 전략을 짠다.

나쁜 사람의 기준은 무엇인가, 악함의 정도를 비교할 수 있을까, 나쁜 짓은 어디까지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을까, 정의와 자기 보호 중 자기 보호가 우선인 게 나쁜 걸까 등 이 소설을 읽다 보면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스릴러 추리 소설 같은 이 작품은 사람이 어디까지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또 자기 보호 혹은 자기방어가 맹목적인 틀을 설정할 수 있다는 것도 알려준다.

더불어 자신을 지키기 위해 타인을 제거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개인적으로는 인물들의 생생한 심리에 동화되어 같이 고민하며 걱정한 작품이었다.

작은 책자 한 권임에도 쫓고 쫓기는 서사적 전개로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쉼 없이 흥미롭게 읽었다. 역시 비밀은 혼자만 간직하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하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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