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길 것 버릴 것 간직할 것 - 공간의 가치를 되살리는 라이프 시프트 정리법
정희숙 지음 / 큰숲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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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정리는 언제나 물건보다 사람이 먼저다. 물건을 줄이기 전에 자신이 어디에 있을지를 정해야 한다. 앉을 자리가 없으면 시간도 머무르지 않는다. 생각도 감정도 흘러가고 만다.

정리는 '내 자리를 다시 만드는 기술'이다. 그 자리가 생기면 비로소 삶도 머무를 수 있다. 그 한자리를 만들지 않으면 우리는 집안에서조차 떠돌게 된다.

pp.21~22

사람은 앉을 자리, 눈 마주칠 구조만 생기면 말이 돌고, 마음이 따라간다. 정리는 식탁을 치우는 일이 아니다. 가족이 함께 머물 수 있는 리듬을 다시 세우는 일이다.

정리는 그 집에서 어떤 역할을 하며 존재하는 누군가를 회복하는 일이다.

정리는 말하지 않고 말할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이다. 모든 갈등이 큰 사건으로 시작되는 건 아니다. 모이지 않고, 부딪치지 않고, 말하지 않는 흐름이 반복되면 가족은 '관계'보다 '동거'하는 사이에 가까워진다.

그런 현상을 되돌리려면 말을 꺼내기보다 먼저 앉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pp.32~34

정리를 시작하며, 한 번에 치우는 게 아니라 '기억을 분류하는 방식'으로 정리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첫 번째는 '기억의 무게'를 구분하는 것 / 두 번째는 '지금의 생활'에 맞지 않는 것을 정리하는 것 / 세 번째는 방의 역할을 재정의하는 일이었다.

pp.53~54

정리의 진짜 목표는 내 삶을 '핵심'으로 채우는 것이다. 삶에서 중요한 목표를 명확히 하고, 그에 맞는 시간을 쓰며 집중하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삶의 가치를 올리는 일이며, 물건보다 중요한 삶의 우선순위를 정리하는 일이다.

p.76

  • 정리할 때 단호함을 기를 수 있는 몇 가지 방법

작은 품목별로 정리하는 것이다. / 시간을 제한하는 것이다. / 질문을 바꿔보는 것이다. "버릴까 말까?"라고 묻는 대신 "이 물건이 내 삶에 어떤 가치를 더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자.

pp.87~88

잘 비우는 사람들이 '절대 하지 않는 말'이 있다. 바로 "언젠가"라는 말이다.

잘 비우는 사람들은'언젠가' 대신 '필요할 때' 다시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쓸지 모르는 물건들을 소중한 내 공간에 모셔두는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

pp.103104

  • 3분 정리 습관을 실천하는 방법

매일 같은 시간에 정리한다. / 작은 영역부터 시작한다. / 타이머를 활용한다. / 정리한 후 자신에게 작은 보상을 해준다.

pp.110~111

  • 수납 원칙을 세우는 원 포인트 레슨

'한눈에 보이게' 수납하기 / 자주 사용하는 물건은 '손이 닿는 곳'에 수납하기 / 카테고리별로 '묶어서' 수납하기 / 수납공간에 '여유'를 남기기 / 수납을 '사용 흐름'에 맞추기 / '투명 수납'과 라벨링 활용하기 / '작은 공간'에는 맞춤형 수납 도구 활용하기 / 정리와 수납을 습관으로 만들기

pp.178~182

처음 독립하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정리법은 '최소한으로 시작하기'다. 삶이 어떻게 전개될지 아직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공간을 꽉 채우는 것은 미래를 묶어두는 일과 같다.

p.206

정희숙, <남길 것 버릴 것 간직할 것> 中

+) 이 책은 정리 컨설턴트인 저자가 여러 집을 방문해 컨설팅을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정리 방법들을 수록하고 있다.

전반부에는 다양한 정리 컨설팅 사례를 제시하며 정리의 의미를 재정의하고 우리의 일상에서 정리가 왜 중요한지 이야기한다. 정리의 의미와 목적을 분명하게 제시하기에 읽는 이로 하여금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후반부에는 삶의 균형에 맞춘 5단계 정리 원칙과 인생 주기에 맞는 정리법을 제안하고 있다.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방법을 가르쳐주기에 현실적으로 활용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 책은 구성 면에서 독자의 마음에 와닿도록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전반부에 저자의 컨설팅 장면을 골고루 수록해 우리에게 정리를 해야겠다는 동기를 갖게 만든 후, 후반부에 효율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정리법을 설명하기 때문이다.

독자에게 정리하려는 마음을 갖도록 유도한 뒤, 물건을 분류하며 생활 패턴에 따라 수납하거나 비우는 작업을 바로 가르쳐준다. 그렇기에 능동적으로 활용하기에 좋은 책이라고 느꼈다.

무엇보다 저자는 집 안의 물건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를 우선시하는 게 아니라 어떤 목적으로 정리해야 하는지를 우선한다.

정리의 목적을 분명히 함으로써 삶에서 정리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인지 보여준다.

저자는 정리가 가족 구성원의 자리를 찾게 해준다고 말한다. 그것을 시작으로 가족 간의 대화를 이끌어내고 가족 구성원 각자의 역할을 살려주기에 우리의 삶을 온화하게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정리에 대한 저자의 철학이 삶의 목적을 다시 세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정리를 하는 것이 우리에게, 우리의 가족에게, 우리의 삶에 무엇이 좋은지 왜 의미가 있는지 잘 표현한 책이라고 느꼈다.

정리를 하고 싶은데 엄두가 안 나는 사람들에게, 어수선한 마음과 환경을 정리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정리를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방법을 배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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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의 심리 처방전
김은미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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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당연한 책임과 희생은 없다.

의무감, 당위성, 책임감. 이것들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시대와 문화적인 가치가 만들어낸 개념이다. 때로는 기능적일 수도 있지만 내가 부담을 느낀다면 기능적인 게 아니다. 세상에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것'은 없으니까.

pp.30~35

사회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는 인지부조화 이론을 제안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사람들은 인지적으로 부조화가 되는 상황을 견디기 어려워한다. 그리고 균형을 맞추기 위해 태도나 가치를 변화시키려 한다. 즉 선택한 것이 무엇이든 그 선택을 되돌릴 수 없다면 우리는 그 선택을 가치 있다고 생각하고, 선택하지 않은 것의 단점을 부각시켜서 자신의 선택에 대한 만족도를 높인다.

p.73

어떤 형태로든 삶은 이어진다.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잘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은 변화한다. 그리고 나도 변화한다. 그러니 자기 자신을 잘 들여다보자.

p.81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아야 한다'라는 생각은 대표적인 비합리적 신념이다. 모든 사람들로부터 '괜찮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신념은 나도 모르게 불편함을 견뎌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를 덜 아끼고 나를 힘들게 할 수도 있다. 부모에게 짜증이 날 수도 있고 화가 날 수도 있다. 이를 부정하지 말고 자연스러운 감정이라고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

pp.98~99

'반드시 ~해야 한다' '당연히 ~해야만 한다'라는 당위적 생각을 많이 가질수록 심리적 장애를 더 많이 경험할 수 있다. 그러니 '만약 ~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조금 ~할 수도 있다'라는 말로 대체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 당위적인 의미의 말을 선호와 소망으로 바꿈으로써 '이를 충족하지 않아도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라는 것을 깨우치도록 하자.

pp.142~143

타인과의 관계가 항상 좋을 수만은 없다. 때로는 서운한 마음이 들거나 나를 함부로 대한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잠시 거리를 두는 것도 필요하다. 마침표가 아닌 쉼표일 뿐이다. 그러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이야기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그런 관계가 좋은 관계다.

건강한 관계를 위한 평행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느 누구의 경계 안으로 침투하기보다 독립적인 존재로 살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각자의 삶은 사람 간 심리적 거리가 필요하며, 그 거리가 적절하게 유지될 때 관계도 이어진다.

pp.206~208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자기 감정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무의식의 저 어디쯤으로 밀어내버린다. 내 감정을 수용하기보다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현재에 살고 있으면서 현재에 살지 않고, 과거 어디쯤에서 지배받고 있는 것이다.

pp.227~228

김은미, <오십의 심리 처방전> 中

+) 이 책은 인생에서 오십 즈음에 이르렀을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지내야 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오십 무렵에야말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관계를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선을 재정비할 때라는 걸 이야기한다.

저자는 무엇보다 귀를 기울이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세상에서도 너그러운 태도로 경청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오십이 되기까지 살아왔던 날들에 대해 존중하는 마음과 그 순간의 자신을 인정해주는 태도도 중요하다. 세상이 내 마음과 의지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수용하며 오십 이후의 삶에는 넉넉한 마음가짐을 지닐 것을 권한다.

각자의 삶을 존중하고 무조건적인 희생에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것. 배려의 힘을 키우며 자기 삶을 통제할 힘 또한 기르라는 것.

마음으로 보고 들으며 작은 변화의 시도를 해보라는 것. 행복한 감정을 만끽하며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면서 지금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이 책은 오십 즈음의 사람들에게, 그리고 오십을 지나고 있는 사람들에게 심리학에 바탕을 둔 여러 지혜를 담담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전하고 있다.

살면서 깨달은 인생의 여러 면모를 수용하며 오십을 기점으로 자기 자신을 돌아볼 때, 스스로를 위한 선택과 관계를 부드럽게 만드는 결정력이 있어야 함을 말해준다.

짤막한 단상 형식의 글로 구성되어 이해하기 쉽고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또 심리학적 근거가 다양한 사례 속에 녹아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꼭 오십이라는 나이대가 아니더라도 현재의 자신을 돌아보고 싶을 때 읽어도 괜찮을 듯하다. 저자가 언급한 경청의 자세는 타인을 대할 때도, 자신을 대할 때도 중요하다는 걸 가르쳐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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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앉기를 권함 - 스즈키 슌류, 마지막 가르침
스즈키 슌류 지음, 김문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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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여러분이 깨달음을 얻기 전에 이미 깨달음은 이 자리에 있습니다. 깨달음이 드러나기에 깨달음을 얻는 것이 아닙니다. 깨달음은 언제나 여기에 있고, 이를 알아차리는 것이 깨달음입니다. 깨달음이 언젠가 닿거나 얻을 수 있는 특별한 것이라 생각한다면 좌절할 수밖에 없습니다.

pp.35~36

여러분의 마음이 맑을 때 그 맑음에 집착하지 말고, 맑지 않을 때 그로부터 도망치려 하지 마세요. 그로부터 벗어나려 애쓸 때 여러분은 맑음에 집착하게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불성이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것입니다. 불성은 소자아가 아니며, 여러분이 무슨 행동을 하는지 지켜보고 언제나 그 행동을 수용하는 대자아입니다. 무슨 짓을 하든 불성은 이렇게 말할 겁니다. "하, 좋구나. 거기서 잘못된 건 하나도 없다." 깨달음은 언제나 그 본성을 의식하는 것입니다.

pp.56~57

사람들은 실제로는 겪고 있지 않은 문제를 만들어냅니다. 어떤 문제를 두려워하거나, 자기 자신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면 여러분은 실제로는 없는 문제를 만들어냅니다.

여러분은 참선 수행을 할 때 아무런 문제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자신 안에 밝은 빛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안팎으로 밝은 빛을요. 빛이 비칠 때는 아무런 문제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pp.98~99

"모든 날이 좋은 날"은 그가 실제로 살아가는 매일이 '유'와 '무'를 포함하며, 그가 '있다'의 개념과 '없다'의 개념에 만족한다는 의미입니다. 뭔가가 있어도 좋고, 아무것도 없어도 좋습니다.

어쨌든 그에게는 매일이 좋은 날입니다. 있는지 없는지는 중요치 않습니다. '있다'도 좋고 '없다'도 좋습니다. 하루하루가 좋은 날이기 때문입니다.

p.142

계율을 지키는 올바른 정신은 그 계율을 지킬 수 있을지 없을지를 확신하지 않는 겁니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말해야 합니다. 그것이 부처가 바라는 말입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이는 문자 그대로 계율을 지키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불성과 불심을 갖추며 우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걸로 충분합니다.

p.167

깨달음은 어떤 특별한 단계가 아니며, 어디에든 존재합니다. 여러분이 어디를 향하든, 깨달음은 그곳에 있습니다.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할 때, 그게 깨달음입니다. 이 점은 우리의 참선 수행과 일상생활에서 아주 중요합니다. 수행은 일상생활의 일부이고, 우리는 일상에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p.184

스즈키 슌류, <그저 앉기를 권함> 中

+) 이 책의 저자는 선불교를 연구하고 따르는 스님이다. 그리고 미국으로 건너가 선불교 사상과 명상 및 좌선 수행법을 서양인들에게 전파한 인물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좌선 수행을 통해 진정한 자기 찾기의 과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설명한다. 그저 앉기를 바라고, 그저 앉기를 권하는 것이 기본이고 핵심이다.

불교의 가르침인 '알아차림' 또한 이 책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등장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무엇을 하든 그 순간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그때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이 의미 있다고 말한다.

'있다 없다, 좋다 싫다, 옳다 그르다' 등의 이분화된 잣대는 좌선 수행에 방해가 되는 생각이다.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으며, 옳아도 좋고 옳지 않아도 좋다. 매일을 좋은 날로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즉, 깨달음이란 이미 존재하는 것이며 우리가 그것을 알아차리는 것이 곧 깨달음이다. 저자가 그저 앉으라고 권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깨달음은 본성을 의식하는 것으로 우리는 좌식 수행을 통해 우리 자신과 만날 수 있다. 우리의 본성을 우리가 알아차리는 것. 그때 우리는 우리답게 살아갈 수 있다.

저자는 그 점을 강조하고 있다. 어렵고 복잡한 수행이 아니라, 좌선과 명상을 통해 우리가 알아차리는 순간을 발견하며 진정한 자신을 찾기를 바란다.

이 책은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실천하는 수행법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그저 앉는 것만으로도, 그저 앉는다는 말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진짜 나를 만나는 첫걸음이 될 수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일상의 매 순간에 집중하는 것, 오직 그 순간에 앉는 것, 그 몰입이 좌선 수행이고 명상 수행이다. 그리고 그렇게 일상의 순간을 수행할 때 우리는 우리 내면의 진정한 나를 만날 수 있다.

단순하지만 단호한 지혜를 담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종교를 떠나 자기 내면의 자아를 만나고 싶은 사람들, 나답게 살아가는 것의 의미를 배우고 싶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듯하다.

감정 소비가 심한 현대인에게, 어떤 관계에서도 애쓰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저 앉기를 권하는 저자의 조언이 위로와 공감이 되리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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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서점 북두당
우쓰기 겐타로 지음, 이유라 옮김 / 나무의마음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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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인간이라는 종족은 산다는 것을 괜히 복잡하게 생각한다. 배불리 먹고 실컷 자는 것만으로도 대부분의 동물은 충분히 만족스러워 한다. 굶주림에 시달리거나 잡아먹힐 걱정없이 살아갈 수만 있다면 그걸로 족하지 않은가.

꿈 따위는 애초에 가지지 않는 편이 낫다.

재수 없게 불행을 마주쳤다면 그냥 체념하고 몸을 맡기면 된다. 그저 거기까지가 운명이었던 거다.

p.13

"헛소리 마. 놈들이 우리와 동등하다고? 이놈이나 저놈이나 어차피 위기가 닥치면 우리를 버리고 도망가는 것들이라고."

"가엾게도, 널 소중히 여겨주는 인간을 만나지 못한 채 살아온 거구나. ...... 역시 너는 마녀랑 함께 살아야 해. 너 같은 녀석일수록 그 사람이 필요해."

"수고양이라면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어미라는 건 말이야, 새끼가 한 마리만 안 보여도 아주아주 괴로워지는 법이거든."

pp.62~63

마음의 여유가 없는 자들의 시야에 우리 고양이가 갑자기 불쑥 뛰어들면, 인간들은 그것을 방해물로 여기는 듯했다.

반면, 마음에 여유가 있어 보이는 인간들은 나에게 먼저 다가왔다.

마음의 여유를 잃은 인간이란 얼마나 딱한 존재인가. 반대로 마음의 여유가 있는 인간은 또 얼마나 손해를 보며 살아가는가.

그들은 마음 속 어딘가에 틈을 만드어, 그 틈을 '여유'라고 부른다. 보상을 바라지 않는다는 그 마음의 여유를. 그렇다면 그들은 우리 고양이에게서 무엇을 바라고, 또 무엇을 얻고 있는 걸까.

pp.108~111

"아직 그럴 때가 아니야."

기타호시가 말한 그게 바로 정답이다.

지금은 그저 무엇이든 상관없이 이야기를 떠올리고 써보고 형태로 만들어내는 것이 즐거울 시기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신의 세계를 만들고, 연출하고, 결말을 짓는 일. 그 작업이 무엇보다도 재미있는 시기인 것이다.

pp.136~137

우리 고양이는 인간처럼 비열하지 않다. 배신하지 않는다. 일부러 거리를 두긴 해도, 한번 생긴 신뢰를 함부로 저버리는 일 따위는 결코 하지 않는다.

p.199

어떤 이에게 글을 쓴다는 행위는 곧 치유다. 마음의 상처를 글이라는 형태로 바꾸어 바깥으로 끌어내고, 그것을 객관적으로 마주하며 천천히 받아들이는 과정. 그렇게 먼저 자신을 치유하고, 언젠가는 또 다른 누군가의 마음에도 가 닿게 된다. 그리하여 글쓰기는 마음의 안녕과 평온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 된다.

굳이 고통스러운 길을 골라 걷는 어리석은 삶. ...... 그럼에도 창작에 대한 나의 평가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pp.279~280

우쓰기 겐타로, <고양이 서점 북두당> 中

+) 이 소설에는 아홉 번의 생을 사는 고양이가 등장한다. 이 고양이는 여덟 번의 생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는데, 지난 삶 중 그에게 의미 있던 때는 작가 나쓰메 소세키와 함께 살았던 날들이다.

일본 판타지 소설 대상 수상작인 이 작품은 나쓰메 소세키의 검은 고양이가 환생해 고서점 북두당에서 다른 고양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난 삶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고양이는 인간들을 이중적으로 기억한다. 마음의 여유가 없는 인간일수록, 전쟁과 기아 등 참혹한 상황에서 정신적 여유가 없는 인간일수록 고양이를 싫어한다는 것.

하지만 어느 시대건 마음의 여유가 있는 인간일수록,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힘든 시기에도 심리적 여유가 있는 인간일수록 고양이를 좋아한다는 것.

고양이의 시선으로 인간 사회 모습을 보는 장면은 우리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하고 돌아보게 만든다. 소중한 것을 지키고 또 지켜가는 힘이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는 책이었다.

소설은 고양이의 눈으로 본 세상이 한 축이라면, 이야기를 상실한 시대에서 이야기의 가치를 강조하는 것이 다른 한 축이 된다.

고양이 서점 북두당의 주인은 고양이들 사이에서는 일명 마녀로 불린다. 그리고 북두당에 가끔씩 들르는 어린 소녀 마도카는 작가를 꿈꾸다가 글쓰기를 멈춘다.

두 사람의 만남과 그들 각자의 고뇌가 이 소설의 다른 한 축이 된다. 작가는 인간의 삶에서 이야기의 가치가 얼마나 뿌리 깊고 뜻 깊은 것인지 이야기로 증명하고 있다.

소설을 읽으면서 판타지 소설이지만 가볍지 않고 생각할 만한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느꼈다. 하지만 고양이의 시선으로 이끌어가는 소설인 만큼 재미있고 귀여운 장면도 많았다.

나쓰메 소세키와 함께 살던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정할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고양이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것이고, 글쓰기에 대한 열정이 있는 독자들에게도 의미 있는 소설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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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 노화 - 피로와 노화를 멈추는 염증 디톡스
박병순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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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항노화는 노화의 생물학적 기전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 노화는 유전적 요인과 세포의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생리 과정이며, 이를 근본적으로 되돌리는 것은 현재 과학기술로 불가능하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이러한 한계점을 고려했을 때 우리는 노화의 근본적인 과정을 이해하고, 노화가 가져오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내가 강조하는 탈노화의 핵심이다. 탈노화는 노화를 멈추거나 되돌리려는 시도에서 벗어나 노화로 인한 몸의 변화를 이해하고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접근 방식이다.

탈노화는 노화 자체의 불가피성은 인정하되,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함으로써 삶의 질을 유지하고자 하는 전략적 개념이다.

pp.36~36

  • 탈노화의 3가지 핵심 전략

염증 조절하기 / 세포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 면역 기능 최적화하기

pp.42~43

  • 건강을 위협하는 5가지 만성 염증 요인

신체활동 부족 / 식단 변화 / 미생물 불균형 / 화학물질 노출 / 인공조명 노출

pp.80~83

미토에게 '일'은 ATP를 만드는 것이고, '휴식'은 자가 복구와 재정비의 시간이다. 이 시간 동안 미토는 손상된 DNA와 단백질을 스스로 수리하고, 기능이 저하된 미토콘드리아는 미토 파지(손상된 미토를 선택적으로 분해하는 자가포식 과정)를 통해 제거된다.

어떻게 미토에 휴식을 줄 수 있을까?

'입을 쉬게 하는 것', 즉 단식이다. 일정 시간 동안 음식 섭취를 줄이면 미토는 에너지 생산 부담에서 잠시 벗어나 회복 시간을 가질 수 있다.

pp.101~102

우리가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다. 바로 설탕과 혈당 스파이크가 미토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노화를 가속화하는 핵심 원인이라는 점이다.

pp.114~115

건강의 집

2층(첨단 노화 치료)

노화 세포 제거(세롤리틱스)

줄기세포 치료

미토콘드리아 기능 강화

고압산소치료

NDA+ 활성 및 회복

유전자 치료

m TOR 억제 치료

혈장 교환술

1층(건강의 기초)

만성 염증 조절

호르몬 균형

심장 및 혈관 기능 강화

수면의 질 개선

혈당과 인슐린 조절

LDL /ApoB(콜레스테롤 대사)

신장 기능 및 혈액 응고 관리

p.156

혈액은 우리 몸의 전반적인 상태를 반영하는 유용한 건강 지표다. 6개월에 한 번씩 혈액검사를 통해 염증 수준, 대사 기능, 면역 상태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나에게 맞는 건강 관리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무엇보다 검사 방법이 간단하고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장점이다.

p.190

  • 소, 단, 지, 케를 알면 식단이 답이 된다

- 소식 : 하루 중 섭취 칼로리를 줄이는 식습관

- 간헐적 단식 : 일정 시간 동안 음식을 섭취하지 않고, 나머지 시간에 정상적인 식사를 하는 방식

(하루 16시간 금식 & 나머지 8시간 동안 식사 / 저녁을 늦지 않게 먹고 다음날 아침 식사까지 12~13시간만 공복 유지하기)

- 지중해식 식단 : 과일, 채소, 견과류, 콩류, 통곡물, 올리브오일 등 식물성 식품으로 구성하는 식사법

- 케토제닉 식단 :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지방 섭취를 늘리는 식사법(저탄고지 식단)

pp.206~211

  • 고령자를 위한 운동 가이드

유산소운동 : 가벼운 걷기 / 근력운동 : 턱걸이 한 개부터 시작하기 / 균형운동 : 플랭크 3분 30초 버티기 / 유연성운동 : 주 3회 스트레칭하기

pp.232~235

박병순, <염증 노화> 中

+) 저자는 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재생 의학을 연구하는 의사이다. 이 책에서 그는 우리 몸속에 존재하는 염증이 노화의 주범이라고 언급하며, 탈노화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만성 염증이 우리의 몸과 뼈, 뇌를 무너뜨리고 대사와 심혈관의 변화, 근골격계의 변화, 인지 능력과 뇌기능 저하를 가져온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염증 노화를 막는 열쇠가 바로 세포 속에 무수히 존재하는 발전소인 '미토'라고 주장한다. 미토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당을 경계하고 정기적인 혈액 검사를 통해 노화 세포를 제거해 건강을 유지하라고 조언한다.

끝으로 염증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언급한다. 또 피로와 노화를 줄일 수 있는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법에 대해 제안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미토가 무엇인지 배웠고, 미토 중심의 접근법이 피로와 노화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간헐적 단식과 꾸준한 운동이 염증을 제거해 혈액을 맑게 해준다. 더불어 당 섭취를 줄이면 우리는 건강한 노년기를 보낼 수 있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어렵다고 생각하면 어려울 수 있는 식사법이나 아예 도전하지 못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당 섭취를 줄이고 단식하는 시간을 확보하며 유산소와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

건강한 노후를 위해 당장 실천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천천히 하나씩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나간다면 노화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다.

무엇보다 혈액 검사를 통해 염증 수치 등 많은 질환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가장 기본적인 혈액 검사가 중요하다는 걸 새삼 배운 셈이다.

이 책은 주로 염증이 심할 때 우리 몸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미토를 무너뜨리면 어떤 질병이 발생할 수 있는지 등의 노화 원인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기에 책의 후반부에서 제시한 건강한 식사법과 운동법의 필요성을 더 잘 수용할 수 있었다.

염증이 우리 몸을 어떻게 정복하고 있는지, 노화가 무엇인지, 탈노화가 무엇인지, 미토를 활용한 탈노화 방법,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법 등이 궁금한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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