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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초코는 달콤하다 ㅣ 초등 읽기대장
박현숙 지음, 하니 그림 / 한솔수북 / 2026년 9월
평점 :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걱정 없어서 좋겠다."
나는 진심으로 미로와 단후가 부러웠다. 요즘은 아이들을 보면 걱정이 있을까, 없을까, 이런 생각을 한다. 그리고 걱정이 없을 거 같은 아이들이 한없이 부럽다.
'나도 성욱이만 없다면 저렇게 환하게 웃을 수 있을 텐데.'
나는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불행한 아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p.33
그날 성욱이와 나는 친해졌다. 하지만 며칠 지나면서 성욱이는 서서히 변해 갔다.
"태윤이, 너는 처음 볼 때부터 아주아주 착하게 생겼었거든. 그래서 연필이랑 지우개도 빌려준 거야."
"나는 착하지 않은 애는 안 좋아하거든. 착하지 않은 애가 매일매일 뭘 사 주지는 않잖아."
성욱이가 나를 보고 웃었다.
p.52
방향을 정해 놓고 달리는 버스가 부러웠다. 버스는 정해진 방향으로만 간다. 다른 곳으로는 절대 안 가고, 다른 곳으로 가라고 하는 사람도 없다. 나는 버스가 되고 싶었다. 성욱이에게 끌려다니지 않아도 되는 버스, 가야 할 곳으로만 가는 버스.
p.57
"왜 쟤가 시키는 대로 해? 싫다고 말해 봤어?"
"안 해 봤구나? 싫으면 싫다고 말해야지."
"쟤, 되게 무서워."
"강태윤, 너 자신을 믿고 용기를 내 봐. 일단 싫다는 말을 해 보라고. 그래도 안 되면 어른들한테 도와 달라고 해. 도와 달라고 하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니야."
pp.78~79
박현숙 글, 하니 그림, <핫초코는 달콤하다> 中
+) 이 책은 학교 폭력으로 힘들어하는 '태윤'과 가정 폭력으로 아파하는 '미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서로의 고민과 아픔에 대해 몰랐던 두 아이가 각자의 상황을 알게 되며 상대방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동화이다.
이 아이들은 본인들이 처한 상황도 정말 걱정이지만, 친구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만 보지 않는다. 친구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며 친구가 얼마나 난처한 상황에 처했는지 깊이 공감한다.
그리고 서로를 응원하며 용기를 내라고 힘을 북돋워준다. 그 시작은 미로였다. 태윤이가 '성욱'이에게 괴롭힘당하는 걸 눈치챈 미로는 성욱이 앞에서 태윤이를 지켜주고 멋지게 보호한다.
성욱이의 잘못된 행동을 당당하게 따지고 긴급한 상황에서 주변 어른들께 도움을 청하는 행동도 한다. 학교 폭력에 맞서 용감하게 대응하며 도움이 필요할 때는 도움을 요청하는 게 옳다는 걸 보여준다.
싫으면 싫다고 하라는 것, 그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니라는 것. 이런 미로의 말이 마음을 울리는 동화이다. 하지만 그런 미로도 아빠의 폭력에 시달리며 멍들고 다친 자신을 감추려 한다.
그때 태윤이가 미로에게 들었던 용기의 말을 건넨다. 도와 달라고 하라고, 네가 잘못한 거 아니니까 창피해하지 말라고. 미로에게 용기가 무엇인지 배운 태윤이는 친구의 고통 앞에서 그 힘을 발휘한다. 현재 미로에게 꼭 필요한 말.
이 동화는 학교생활을 하는 아이들에게 용기가 무엇인지, 친구가 어떤 존재인지 감동적으로 알려준다. 필요하다면 도움을 요청하고, 폭력으로 원치 않는 피해를 당한 게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걸 분명하게 가르쳐준다.
두 아이의 모습을 보며 어른이지만 용기 내는 걸 두려워했던 때를 반성했다. 또 도와달라는 말이 스스로를 작게 만드는 줄 알았는데 그건 부끄러운 게 아니라는 것도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아이들의 모습이 책을 읽는 어린 독자에게 용기의 힘과 도움의 의미를 현실적으로 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
교우 관계로 고민인 아이들, 숨은 폭력으로 아픈 아이들, 당당하게 용기를 내고 싶은 아이들, 명확한 의사 표현을 배우고 싶은 아이들, 진짜 친구의 모습을 보고 싶은 아이들 등에게 권해주고 싶다.
더불어 어른들에게는 학교 폭력으로 시달리는 아이들을 어떻게 대하는 게 좋은지 방향을 제시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아이들과 소통하고 싶은 어른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아이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볼 기회가 되는 현실적인 동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