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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것이 행복이다 - 마음이 아프면 산으로 간다
김두환 지음 / 지식과감성# / 2024년 10월
평점 :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미래에 대하여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그런 불안감을 잠재우고 미래를 구제해 줄 것이라 믿었던 것을 미륵불 신앙이라 했다. 세상이 힘들고 어려울 때 고단한 백성들은 미륵불을 찾는다.
두타산에도 미륵바위가 있다. 보는 위치에 따라 미륵불, 선비 모습, 부엉이 모습이지만 옛날에는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니 그들에게 중생을 구제해 주는 부처인 미륵불로만 보였을 것이다. 그것도 아주 잘생긴 미륵불이다.
가다가 힘들면 탈출로로 내려오면 된다. 누가 뭐래도 내 인생은 나의 것이다. 인생에 정답이 없듯이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볼 것인지는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다. 자신의 운명을 남에게 의지하지 못하듯 이 모든 것은 오로지 자신의 몫이다. 이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이치다.
pp.34~35
산이란 편안한 길이 아니다. 오르내리면서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길이다. 어떤 때는 숨이 차고 심장이 터질 듯한 고통스러운 순간도 있다. 육체적으로 힘든 상황에 다다르면 다른 생각은 할 수가 없다. 오로지 저 고개를 넘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평지 길은 그렇지 않다. 힘든 과정이 없으니 잡념이 생긴다. 털어 버리는 것이 아니라 더 쌓이게 된다. 그래서 마음이 힘든 사람은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는 것이다.
산은 억겁의 세월 동안 세상의 모든 생명체들에게 변함없는 피난처이자 삶의 터전이었다.
산에서 들리는 바람 소리, 나뭇잎 소리, 새소리, 물소리가 평온을 가져다주고, 녹색의 나뭇잎은 인간의 심리를 편안하게 해 준다. 나무에서 나오는 산소는 폐의 산소 섭취량을 증가시키고, 이로 인하여 혈액 순환이 좋아져 성인병을 예방하면서 우울증도 개선되어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하는 마력이 있다.
pp.75~77
선작지왓이다. 제주 방언으로 '돌들이 널려 있는 벌판'이라는 뜻이다. 해발 1,600m 정도 되는 높은 곳에 있는 평평한 지역이다. 여기서부터 키 큰 나무는 볼 수 없다. 바람이 워낙 세다 보니 나무가 자랄 수 없다.
나무는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 인간보다 더 잘 알고 있다. 모든 것은 수용해야 한다. 그것이 자연이다.
p.89
향일암은 우리나라 사대 관음성지 중 하나다. 양양 낙산사 홍련암, 강화도 보문사, 남해 금산 보리암과 여수 돌산 향일암이 그것이다. 모두가 동해, 서해, 남해 바닷가에 자리 잡고 있다.
향일암이 있는 돌산도는 원래 큰 섬이었다. 암자도 섬 끝 벼랑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다. 과거에는 큰마음을 먹어야 올 수 있는 곳이었다. 그런 곳이 1984년 돌산대교가 준공되면서 섬이 아닌 육지로 바뀌었다.
p.185
김두환, <걷는 것이 행복이다> 中
+) 이 책은 저자가 산을 다니면서 걷고 보고 들으며 느낀 점을 기록한 책이다. 산과 둘레길 걷기가 주된 핵심인데, 어디를 걷는가에 따라 그곳에 서린 역사 문화 이야기도 함께 볼 수 있다.
저자가 책의 표면에 부제로 기록해두었듯이 '마음이 아프면 산으로'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담겨 있다. 수많은 철학자들이 걷기를 예찬하며 삶에서 걷기가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지 언급했듯 저자도 걷기의 가치를 역설한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걸을수록 마음의 건강과 몸의 건강 모두를 지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저자는 걷는 장소로 산을 선택했다. 일반 평지도 좋지만, 산을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비우고 채우는 경험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책의 전반부는 서울 둘레길, 강화 역사문화길, 지리산 둘레길, 제주 올레길 등의 둘레길 걷기 위주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중반부 이후는 한라산, 지리산, 수리산, 청계산, 두타산 등을 거처 관악산 연주대, 송광사 불일암, 여수 향일암, 금산 보리암 등의 암자를 방문한 사연도 풀어내고 있다.
각 화제마다 걷는 장소에 대한 저자의 역사 문화적 지식도 엿볼 수 있다. 장소에 얽힌 역사적 사연과 배경 등을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듯 적어내고 있기에 지루하지 않고 가볍게 배울 수 있다.
마지막 후반부에서는 산행과 걷기의 소중함에 대해 적고 있다. 등산 사고가 난 경험을 말하며 주의해야 할 사항을 가르쳐주고, 무릎이 아파보니 욕심내지 않고 걸으며 자신의 두 다리에 감사해야 함을 강조한다.
개인적으로 걷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 책을 읽으며 산을 걷는 것도 매력적이니 꾸준히 경험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저자의 말처럼 두 다리의 건강함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계속 걷기 위해 몸을 관리해야겠다는 다짐도 했다.
트래킹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가볍게라도 걷기를 시도해보고 싶은 사람들이 읽으면, 걸어볼까 고민하는 마음에 첫걸음을 내딛는 힘이 되어줄 책 같다.
퇴직하고 산행을 다니며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했다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했다. 꼭 산이 아니더라도 저자가 언급한 둘레길 코스부터 걸어본다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