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 노화 - 피로와 노화를 멈추는 염증 디톡스
박병순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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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항노화는 노화의 생물학적 기전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 노화는 유전적 요인과 세포의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생리 과정이며, 이를 근본적으로 되돌리는 것은 현재 과학기술로 불가능하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이러한 한계점을 고려했을 때 우리는 노화의 근본적인 과정을 이해하고, 노화가 가져오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내가 강조하는 탈노화의 핵심이다. 탈노화는 노화를 멈추거나 되돌리려는 시도에서 벗어나 노화로 인한 몸의 변화를 이해하고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접근 방식이다.

탈노화는 노화 자체의 불가피성은 인정하되,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함으로써 삶의 질을 유지하고자 하는 전략적 개념이다.

pp.36~36

  • 탈노화의 3가지 핵심 전략

염증 조절하기 / 세포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 면역 기능 최적화하기

pp.42~43

  • 건강을 위협하는 5가지 만성 염증 요인

신체활동 부족 / 식단 변화 / 미생물 불균형 / 화학물질 노출 / 인공조명 노출

pp.80~83

미토에게 '일'은 ATP를 만드는 것이고, '휴식'은 자가 복구와 재정비의 시간이다. 이 시간 동안 미토는 손상된 DNA와 단백질을 스스로 수리하고, 기능이 저하된 미토콘드리아는 미토 파지(손상된 미토를 선택적으로 분해하는 자가포식 과정)를 통해 제거된다.

어떻게 미토에 휴식을 줄 수 있을까?

'입을 쉬게 하는 것', 즉 단식이다. 일정 시간 동안 음식 섭취를 줄이면 미토는 에너지 생산 부담에서 잠시 벗어나 회복 시간을 가질 수 있다.

pp.101~102

우리가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다. 바로 설탕과 혈당 스파이크가 미토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노화를 가속화하는 핵심 원인이라는 점이다.

pp.114~115

건강의 집

2층(첨단 노화 치료)

노화 세포 제거(세롤리틱스)

줄기세포 치료

미토콘드리아 기능 강화

고압산소치료

NDA+ 활성 및 회복

유전자 치료

m TOR 억제 치료

혈장 교환술

1층(건강의 기초)

만성 염증 조절

호르몬 균형

심장 및 혈관 기능 강화

수면의 질 개선

혈당과 인슐린 조절

LDL /ApoB(콜레스테롤 대사)

신장 기능 및 혈액 응고 관리

p.156

혈액은 우리 몸의 전반적인 상태를 반영하는 유용한 건강 지표다. 6개월에 한 번씩 혈액검사를 통해 염증 수준, 대사 기능, 면역 상태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나에게 맞는 건강 관리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무엇보다 검사 방법이 간단하고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장점이다.

p.190

  • 소, 단, 지, 케를 알면 식단이 답이 된다

- 소식 : 하루 중 섭취 칼로리를 줄이는 식습관

- 간헐적 단식 : 일정 시간 동안 음식을 섭취하지 않고, 나머지 시간에 정상적인 식사를 하는 방식

(하루 16시간 금식 & 나머지 8시간 동안 식사 / 저녁을 늦지 않게 먹고 다음날 아침 식사까지 12~13시간만 공복 유지하기)

- 지중해식 식단 : 과일, 채소, 견과류, 콩류, 통곡물, 올리브오일 등 식물성 식품으로 구성하는 식사법

- 케토제닉 식단 :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지방 섭취를 늘리는 식사법(저탄고지 식단)

pp.206~211

  • 고령자를 위한 운동 가이드

유산소운동 : 가벼운 걷기 / 근력운동 : 턱걸이 한 개부터 시작하기 / 균형운동 : 플랭크 3분 30초 버티기 / 유연성운동 : 주 3회 스트레칭하기

pp.232~235

박병순, <염증 노화> 中

+) 저자는 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재생 의학을 연구하는 의사이다. 이 책에서 그는 우리 몸속에 존재하는 염증이 노화의 주범이라고 언급하며, 탈노화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만성 염증이 우리의 몸과 뼈, 뇌를 무너뜨리고 대사와 심혈관의 변화, 근골격계의 변화, 인지 능력과 뇌기능 저하를 가져온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염증 노화를 막는 열쇠가 바로 세포 속에 무수히 존재하는 발전소인 '미토'라고 주장한다. 미토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당을 경계하고 정기적인 혈액 검사를 통해 노화 세포를 제거해 건강을 유지하라고 조언한다.

끝으로 염증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언급한다. 또 피로와 노화를 줄일 수 있는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법에 대해 제안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미토가 무엇인지 배웠고, 미토 중심의 접근법이 피로와 노화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간헐적 단식과 꾸준한 운동이 염증을 제거해 혈액을 맑게 해준다. 더불어 당 섭취를 줄이면 우리는 건강한 노년기를 보낼 수 있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어렵다고 생각하면 어려울 수 있는 식사법이나 아예 도전하지 못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당 섭취를 줄이고 단식하는 시간을 확보하며 유산소와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

건강한 노후를 위해 당장 실천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천천히 하나씩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나간다면 노화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다.

무엇보다 혈액 검사를 통해 염증 수치 등 많은 질환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가장 기본적인 혈액 검사가 중요하다는 걸 새삼 배운 셈이다.

이 책은 주로 염증이 심할 때 우리 몸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미토를 무너뜨리면 어떤 질병이 발생할 수 있는지 등의 노화 원인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기에 책의 후반부에서 제시한 건강한 식사법과 운동법의 필요성을 더 잘 수용할 수 있었다.

염증이 우리 몸을 어떻게 정복하고 있는지, 노화가 무엇인지, 탈노화가 무엇인지, 미토를 활용한 탈노화 방법,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법 등이 궁금한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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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날의 비행일지 - 기내는 사람으로 울창한 숲이다
오수영 지음 / 고어라운드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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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출근할 때는 잊지 말고 마음을 꺼내어 이불 속에 꼭꼭 숨겨두고 나오세요. 애초부터 마음이라는 게 없었던 사람처럼. 그래야 사람들에게 상처받지 않을 수 있어요.

마음을 꺼내두고 오는 일은 잠시 맡겨두는 일이다. 맡겨둔다는 의미가 반드시 되찾으러 간다는 약속과 같다면, 그것은 마음을 지우는 일과는 본질적으로 다를 것이다.

pp.15~16

"고맙다는 말. 아무래도 이 말이었던 것 같아."

"다른 말도 아니고 그 당연한 말에 힘이 생긴다는 거야?"

"말로 상처를 받기 쉬운 환경에서는 당연하지만 따뜻한 말 한마디에 감동도 쉽게 받거든."

당연함을 당연하지 않게 받아들이는 태도로 사람을 대했을 때, 다행히도 아직은 서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환경에서 살아간다는 위안을 느낄 수 있었다.

pp.39~40

살아가면서 성장통이 찾아오는 시기가 정해져 있는 것인지 스무 살 서류상으로 어른이 되던 때 첫 번째 성장통이 찾아왔었다면, 이제는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드디어 진정한 어른이 되었다고 방심할 때 비슷하지만 다른 얼굴을 한 두 번째 성장통이 찾아온다. 예전에는 나를 채우기 위한 통증이었다면, 지금은 나를 비우기 위한 통증이라는 점이 커다란 타이랄까.

사람들과 조직 생활을 한다는 건 혼자 글을 쓰는 일과는 엄연히 달랐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니 조금만 맞춰주세요'라는 태도 대신,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지만, 그럼에도 맞춰볼게요'라는 태도를 익힐 수밖에 없었다.

pp.73~74

수상한 점도 있었다.

그들은 틈만 나면 물을 요청했다.

"저기요. 물 주세요. 나도요. 여기도요."

오늘따라 기내식이 자극적이었던 걸까 아니면 일부러 나를 조롱하고 있는 걸까.

그때 주변에 있던 한국 승객이 내게 말했다.

"물이 귀한 나라라 그래요.

마실 수 있을 때 많이 마셔두려고."

마음을 얻어맞아 부은 탓인지 입고 있던 유니폼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p.99

사실 지금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잃어버린 줄도 모른다. 심지어는 그것이 내 곁에 있었는지조차 모른 채 살아간다. 그러다 문득 필요할 때가 되어야만 이제 그 물건이 더는 내 곁에 없다는 걸 알아챈다.

잃어버린 걸 되찾을 생각이라면 너무 늦지 않았으면 좋겠다.

p.103

흔히들 마음을 필요 이상으로 사용하는 사람은 그것에 너무 무뎌진 탓에 자신이 받는 입장이 되었을 때도 반응이 둔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오히려 그 반대일 때가 많다. 마음을 주는 것에만 익숙한 사람은 작은 마음에도 쉽게 감동할 때가 많다.

마음과 감정이 소모가 아닌 순환일 때, 비로소 사람도 조금 더 풍요로워진다고 믿는다.

p.116

오수영, <아무 날의 비행일지> 中

+) 저자는 작가를 꿈꾸는 항공사 승무원이다. 지금은 꿈꾸는 일이 현실이 된 듯 하나, 이 책 속 글을 썼을 때는 승무원으로 살며 틈틈이 글을 쓰는 사람이었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조율하고 있는 저자의 마음이 이 책 곳곳에서 묻어난다. 글을 쓰고 싶은 열정에 몸부림치며 오랜 시간을 지내온 저자가 승무원의 삶을 선택하기까지 꽤 힘들었으리라 짐작된다.

이 책은 승무원으로서 기내에서 사람들과 만나며 마음을 지켜내고 꿈을 지켜내고 사람을 지켜내는 저자의 단상이 담긴 에세이집이다.

인생에도 터뷸런스가 찾아오는 순간이 있는데 그럴 때 어떤 마음으로 버티는 것이 좋은지, 사람들을 상대하며 생기는 상처를 어떻게 다독이는지, 감정의 쓰레기통을 비우며 빈 마음을 채우는 따뜻한 말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을 읽고 있노라면 마음, 꿈, 사람으로 저자의 생각이 모이는 게 보인다. 직장인으로서 자기 삶을 성실하게 버텨가는 저자, 틈틈이 주어지는 시간에 혼자 글을 쓰는 저자, 사람에게 상처받지만 사람에게 위안을 얻는 저자의 모습이 진솔하게 다가온다.

사람이 무서워지는 직장인의 모습과 꿈을 잃지 않으려는 현대인의 마음과 진심 어린 마음을 지키고 싶은 요즘 우리들을 단아한 문장으로 잘 담아낸 책이었다.

저자는 차분한 사람인만큼 인내가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끈기가 있는 사람이라고 해야 할까. 지금은 승무원을 그만두고 글을 쓰는 사람으로 살고 싶은 꿈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어쩐지 그 꿈에도 계획을 세워 차곡차곡 단계를 밟아 나가고 있지 않을까 싶다. 그의 미래보다 그가 걸어가는 현재를 응원하고 싶다.

현실과 꿈 사이, 생업과 꿈 사이에서 흔들리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경계에서 조율하며 사는 사람의 모습이 담긴 이 책을 권한다. 다른 사람은 어떤 생각으로 경계선의 삶을 걷는지 미리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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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충격파 - 성균관대 김장현 교수의 AI 인사이트
김장현 지음 / 원앤원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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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AI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56년, 미국 뉴햄프셔주 다트머스 대학에서 열린 '다트머스 회의'였다.

회의 참가자들은 AI 연구의 목표를 "학습, 자기개선, 추론, 문제 해결과 같은 인간의 지능적 행동을 기계가 모방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다트머스 회의 이후 AI 연구는 빠르게 발전했다.

1990년대 후반, 컴퓨터 하드웨어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머신 러닝'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머신 러닝은 컴퓨터가 데이터를 통해 스스로 학습하고 패턴을 인식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진정한 혁명은 '딥 러닝'의 등장과 함께 시작되었다. 딥 러닝은 인공 신경망의 층을 깊게 쌓아 더욱 복잡한 패턴을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현재 AI는 크게 '약한 AI'와 '강한 AI'로 나눌 수 있다. 약한 AI는 특정 작업에 특화된 인공지능으로, 자율 주행 자동차, 챗봇, 추천 시스템 등이 이에 해당한다. 반면 강한 AI는 인간과 같은 일반적인 지능을 갖춘 인공지능으로, 아직까지는 실현되지 않았다.

pp.16~19

  • AI 대하는 우리의 자세

- AI와 데이터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 데이터 수집과 활용 과정에서는 투명성과 동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 기업들도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 정부와 규제 기관의 역할도 중요하다.

- 우리 개개인도 디지털 시민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pp.30~31

초고속 혁신과 느림보 정책이 만날 때, 우리에겐 비극만이 가득하다. 혁신의 본격적 등장 이전부터 이용자를 보호하면서도 관련 기술의 발전을 이뤄낼 정책과 법률이 미리 마련되어야 하고, 그러한 준비 과정은 '생각의 속도'에 가깝게 이뤄져야 한다. 엔지니어와 행정가, 사회과학자, 법률가가 팀을 이뤄 기술이 일으킬 사회문제에 미리 준비하도록 하고 국회와 정부는 신속한 관련 입법과 정책을 지원해야 한다.

혁신을 보호하는 것이 곧 방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그렇다고 무조건적인 개입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건 디테일과 타이밍이다.

p.67

중요한 것은 AI를 인간을 대체하는 존재가 아닌,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고 보완하는 파트너로 보는 관점이다. 인간의 창의성, 감성, 윤리적 판단력과 AI의 계산 능력, 패턴 인식, 최적화 능력이 결합될 때 시너지가 만들어진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두려움이 아닌 준비다. 변화를 거부하는 것이 아닌 변화를 주도하는 자세다.

pp.82~83

그렇다면 AI 과의존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

필자의 처방은 한 개의 생성형 AI만 쓰기보다는 여러 개의 생성형 AI를 동시에 사용하면서 각각의 답변을 비교하고, 그것 중에 양질의 답변을 조합하거나 재해석할 수 있는 이용자의 AI 리터러시를 가지라는 것이다.

p.233

알고리즘에 대한 흔한 오인은 바로 '알고리즘은 공정하다'는 것이다.

알고리즘은 인간 사회의 가치관이 반영된 단어의 실질적 차이를 알지 못하므로 단어의 상대적 위치(벡터)를 바탕으로 의미를 추론하는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알고리즘은 공정하다'는 명제가 참이 되려면 AI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대체로 어떤 과정을 거쳐 그러한 결과가 도출되었는지 설명할 수 있는, '설명가능한 인공지능'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pp.238~239

수학과 한자만이 AI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역량은 아니다. 인문 예술 교육이 제공하는 인류 문명과 역사에 대한 이해, 맥락 중심 사고, 미적 감각은 AI 기술의 사용자 경험과 직결된다.

p.266

김장현, <AI 충격파> 中

+) 이 책은 AI가 탄생한 이후 어떻게 진화되어 왔는지 보여주고 현재 AI 기술은 어느 단계인지 다양한 분야와 연결 지어 설명한다.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인간의 병을 치료하고, 예술과 문화 분야에서 다양한 작품을 만들며, 로봇 가족 구성원이 어색하지 않은 시대.

AI를 활용해 환경을 지키고, 가상공간과 가상현실 사회에 가까이 가며, 과학 기술 사회에 다방면으로 AI를 적용하는 시대.

저자는 이 시기 인공지능의 특징을 찾아 분석하고 연구해, 인간과 AI가 공존하는 시대를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기 위해 AI가 갖고 있는 양면적인 모습을 분명히 파악해야 한다고 언급한다. 이를테면 가짜 뉴스와 가상 현실 사회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공동체를 위해 사용되는 AI 기술에서 어떻게 개인을 지켜야 하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한 인사 관리, 교육, 사회 정책, 환경 보호 기술 등을 AI 시대와 복합적으로 연결해 그에 맞는 인간의 대응 전략을 살펴본다.

이제는 AI 시대가 막연한 미래가 아닌 현재 진행형이기에 이 책을 읽으며 우리가 어떻게 AI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저자는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며 AI 시대의 현황을 보여주기에 이해하기 쉬워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AI가 우리의 일상에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는지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AI 시대에 발맞춰 각종 교육과 정책, 관련 법안 등이 필요하다는 걸 인지했다. 저자의 말처럼 중요한 것은 디테일과 타이밍이다. AI 혁신을 인정하고 AI와 공존하려면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력해 시대에 맞는 정책과 법안이 필요하다.

AI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을 줄일 수 있었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AI 시대를 인정하고 대비하기 위해 AI를 이해하라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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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순정은 오늘도
김양미 지음 / 학이사(이상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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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사장님, 제가 알아서 할게요. 주방일 처음도 아니고."

"뭘 알아야 제대로 할 거 아녀!"

"그럼, 사장님이 하는 거 보여주시면 고대로 따라 할게요."

"내가 다 할 거면 뭐 하러 돈 주고 사람을 써?"

p.31 [오순정은 오늘도]

어렸을 때부터 아빠 껌딱지였던 하나가 요즘 들어서는 눈 한번 제대로 맞춰주려 하지 않았다. 주말이면 같이 도서관에 가서 책도 빌려오고 하루에도 몇 번씩 문자를 보내, 뭐 하냐고 살갑게 묻던 아이였는데 말이다. 오랜 시간 사귀어왔던 여자에게서 이유도 모른 채 실연을 당한 기분이었다.

p.55 [김종만은 오늘도]

"어딜 가든 사람 사는 거 다 똑같아. 돈 떨어지면 거기서 벌어 쓰면 되고. 꿈이 왜 꿈으로 끝나는지 아냐? 사람들은 안 될 이유만 찾거든. 너처럼 생각이 많으면 계산기 두드리다 인생 끝나는 거야. 나처럼 단순하게 살아야 죽을 때 후회 안 한다."

p.95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잖아. 내 인생이 달린 문젠데."

"복잡할 건 또 뭐야. 어차피 뭘 선택하든 후회하게 돼 있어. 돈까스를 먹고 싶을 땐 그거만 생각해. 먹기 싫은 김밥 꾸역꾸역 먹지 말고."

"아무리 봐도 넌 사기꾼이 딱인데."

"뭔 소리야?"

"이상하게 설득이 된단 말야."

p.97

"하나야."

"왜?"

"언젠가, 라는 순간은 영원히 오지 않아."

마음 먹었을 때, 하고 싶을 때 언제든, 그게 맞는 거라고 했다.

p.114 [김하나는 오늘도]

살아생전, 할아버지는 늘 이렇게 말했다. 돈 없는 놈보다 의리 없는 놈이 진짜 거지새끼다. 자기보다 약한 사람 괴롭히는 건 쌍놈이나 하는 짓이다. 담배꽁초 길에다 버리고 침 찍찍 뱉어대는 그런 것들은 고추를 떼버려야 된다. 술 마시고 아무데나 오줌 싸갈기는 놈은 똥개나 매한가지다. 자기집 방바닥에다 안 하는 짓은 집 밖에서도 하면 못 쓴다.

p.123 [자전거의 기울기 23.5°]

김양미, <오순정은 오늘도> 中

+) 이 책은 가족들 각각의 시선을 담은 단편 연작소설 네 편과, 그 외 세 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다.

폭력적인 아버지와 달리 아이들에게만큼은 좋은 아빠인 김종만과 결혼한 오순정, 그녀는 경제적으로 어려워 오리집, 곱창집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고된 삶을 이어간다.

짝사랑하는 여자에게 고백도 못 해보고 아이가 생겨 오순정과 결혼한 김종만. 문학을 사랑해서 글쓰기 수업을 신청했다고 아내에게 욕을 바가지로 먹는 생활형 가장이 그이다.

다른 여자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며 통화하는 아빠를 보고서도, 자기 삶의 무게가 더 무거운 딸 김하나. 친구들의 괴롭힘을 보다 못한 명진이의 도움으로 무거운 짐 하나는 덜었지만 엄마 아빠의 다툼, 동생의 방황으로 복잡하다.

동네 할아버지께 자전거를 가르쳐드리며 본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가르침을 떠올리는 지훈. 오토바이를 타다 다쳤을 때에도 자신을 아껴준 할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며 제대로 사는 법을 자전거 타기에 적용해 본다.

오순정, 김종만, 김하나, 김지훈. 이 네 식구의 모습을 각자의 시선으로 담아낸 단편들이 코믹하면서 아프다. 요즘 말로 웃프다고 해야 할까.

가장 가까운 사이인 가족임에도 똑같은 상황에서 각자 생각하는 게 너무 다르다. 이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며 우리네 가족 관계를 돌아볼 수 있었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만난 길고양이 로또, ADHD가 심한 아들을 돌보는 부모의 마음, 아이들이 성인이 되자 고된 삶을 마무리하려고 존엄사를 선택한 엄마.

이들의 모습 또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는 사람들의 일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고된 삶을 접을 기회를 선택하고 싶은 사람의 마음도 낯설지 않다. 존엄사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본 적이 있지 않을까.

이 책에는 서민의 생활, 그들의 선택, 그들이 느끼는 감정 등이 웃픈 이야기 속에 잘 녹아있다. 힘든 세상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에 연민을 느끼지만 또 가끔은 미소 짓게 된다.

소설 속 인물들의 입장을 이해하면 그들의 마음과 선택에 공감할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한 사람 한 사람의 심정이 이해되고 나라면 어땠을까 생각하게 된다.

각기 다른 단편소설들이나 이 책으로 엮으며 서로 조금씩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이 부부 사이든, 부모와 자식 관계든, 청소년 성장기의 고민이든, 버려지는 동물 문제든, 존엄사에 대한 희망이든 고된 삶을 사는 이들의 마음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말 그대로 웃픈 장면이 많았지만 그만큼 마음에 와닿는 순간도 많아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다. 청소년 소설이라고 느낄 만큼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의 작품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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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있다 1
제인도 지음 / 반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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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동티 나려고... 아주 작정을 했구나."

수아 언니가 중얼거린다. 팔짱을 끼고 있는 내게만 들릴 정도로 작은 목소리다. 언니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있다. 동티? 그게 뭘까? 처음 들어보는 말이다.

"그게 아니면? 이따위가 뭐 중요한 거라도 돼?"

"아직 상속 전이니까 조심하자는 거지. 형이 여기 있는 식기 하나, 이불 하나 함부로 쓰면 안 된다고 말했잖아. 우리 것이 되기 전까지는 주의해야 한다고."

p.128 [1권]

수아 언니도 웃으며 뒤따라 들어왔다. 그리고 신발장 위에 놓인 수납 트레이를 힐끗 봤다.

"여기 뒀구나. 잘 어울리네. 현선아, 내가 한 말 기억나지?"

"귀신 붙은 것 아니냐고 소희가 난리 피운 거? 에그, 겁쟁이"

현선 언니가 깔깔거리며 놀렸다.

p. 326 [1권]

"항시 몸에 지니고 다녀야 해."

"그러면... 이제 이상한 게 보이지 않을까요?"

"이건 잡귀를 물리치는 거지, 영안을 닫는 비책이 아니야. 계속 눈에 보이기는 할 거야."

"귀신이 항상 보인다고요?"

"아까 말했지. 숙명이라 생각하고 살아야 한다고."

p.35 [2권]

<얘야, 나를 섬기지 않겠느냐?>

봄바람처럼 부드럽고 포근한 목소리가 말을 건넨다.

<혼자서는 힘들 텐데, 내게 오지 그러니.>

갑자기 힘이 난다. 그 말이 지친 몸과 마음에 힘을 불어넣는다.

<아... 돼...>

<소...야... 거기... 돼.>

"엄마? 엄마야?"

"엄마, 도와줘! 나 들어가기 싫어! 제발!"

pp.156~159 [2rnjs]

제인도, <누가, 있다> [1권], [2권] 中

+) 이 책은 호러, 공포 소설 그리고 오컬트 소설이라 부르기에 적합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엄마가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주인공 소희에게 갑자기 사촌 형제와 자매들이 등장한다.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고모가 소희를 포함한 사촌들에게 유산을 상속했다는 것이다. 고모가 살던 시골집에서 사촌들과 함께 며칠을 보내면 공동 재산인 유산을 나눠가질 수 있다는 게 조건이다.

거기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엄마를 잃고 상심한 소희에게 새로운 가족으로 등장한 사촌들과의 동거, 유산 상속이라는 뜻밖의 행운, 그 행운의 이면에 숨겨진 엄청난 저주, 반갑지 않은 존재들, 보고 싶지 않은 존재와의 만남, 그리고 소희를 지키려는 엄마의 영혼과 무당들.

이 소설은 조상, 악귀, 무당, 내림굿, 부적, 명두, 영물, 산신 등의 무속 신앙을 중심 소재로 한국식 오컬트를 만들었다.

작품에서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초자연적이고 신기한 현상들이 신비로운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소름 끼치도록 무섭고 괴기한 현상으로 일어난다.

소설 표지를 보면서 진짜 무섭게 그렸다고 느꼈는데, 이 작품을 읽는 내내 표지를 뒷면으로 엎어두었다. 책을 읽으면서 소름이 돋는 순간이 몇 번이나 있었고 덕분에 한여름 더위를 가시게 해준 소설이었다.

외롭게 살던 소희에게 친근하게 다가온 사촌들의 모습을 보면서 계속 중얼거렸다. 가족이라는 말로 갑자기 다정하고 친절하게 다가오는 사람들을 조심해야 하는데.

마음이 여린 소희가 어떤 선택을 할 때마다 함께 안타까워했다. 혼자만 살겠다고 이기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소희에게 저주를 떠넘기는 것을 보며 같이 속상하고 분노했다.

소설은 한 편의 영화를 보듯 흥미진진했다. 무엇이 진실일까 궁금했고 어떻게 끝이 날까 궁금했고 악귀를 모시는 무당과 신을 모시는 무당이 이렇게나 다르구나 생각했다.

어떤 선택이든 본인의 몫이지만 기본적으로 그 선택은 항시 책임이 따른다는 걸 잊지 말아야겠다고도 생각했다. 선한 마음이 있어야 선한 존재들이 돕는다는 것도 배웠다.

소름 끼치는 순간을 느낄 때마다, 긴 분량의 장편 소설임에도 술술 읽힐 때마다, 이 작품을 영화 한 편으로 제작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오컬트 호러 소설에 관심이 생길 만큼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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