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깨비 도니와 반짝반짝 마을 잔치 보리 어린이 창작동화 10
이현아 지음, 핸짱 그림 / 보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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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똥깨비는 정말 사랑스럽고 귀엽거든. 똥깨비 마을도 무엇 하나 빠지지 않고 아주 어여쁘지. 똥깨비는 나뭇잎 한 장, 열매 한 알도 소중하게 여겨. 물론 맛있고 달콤한 것도 좋아하고. 그래서 도니가 틈만 나면 사라지는 거야.

pp.12~13

"어떻게 좀 해 줘, 엉엉엉."

도니와 반디를 보자 두꺼비는 더 크게 울었어. 혼자서 무서웠는데 누군가 나타나니 서러움이 터진 거야.

도니는 발바닥이 간질거렸어. 궁금증이 생기면 배가 간질거리지만, 누군가 울면 발바닥이 간질거렸거든. 두꺼비 울음소리가 커지면 커질수록 도니는 더 발을 동동 굴렀어. 간질간질해서 견딜 수가 없었지.

pp.54~55

"아기 여우 이야기였군요. 우리는 달콤한 똥깨비 꿀로 용기를 내도록 도와줬을 뿐이에요. 그 일을 해낸 건 용기를 낸 아기 여우였어요."

반디가 멋쩍게 웃었어.

p.74

"도니가 또다시 멋진 방법을 찾은 것 같군요. 혹시 별똥별을 녹여서 똥깨비 꿀을 만들 수 있을까요?"

"곧 깜깜해질 테니 잔치 준비를 서둘러야 해요. 똥깨비 뿐만 아니라 숲속 모두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도와주시겠습니까?"

p.92

지금껏 본 별똥별보다 아주 작았어. 그러나 셀 수 없이 많았지. 별빛을 담은 비처럼, 달빛을 담은 눈처럼 내려왔어. 쏟아지고 또 쏟아졌어. 아주 오랫동안 소원을 빌 수 있을 만큼, 한 명이 아니라 모두의 소원을 들어줄 수 있을 만큼 수많은 별똥별이 떨어졌어.

p.102

이현아 글, 핸짱 그림, <똥깨비 도니와 반짝반짝 마을 잔치> 中

+) 이 책에는 도움이 필요한 똥깨비 숲속 이웃들을 알게 모르게 도우며 스스로의 가치와 친구의 소중함을 깨달아가는 똥깨비 '도니'가 등장한다.

어느 날 도깨비 불꽃에서 작고 예쁜 불똥이 피어나더니, 거기서 다시 귀여운 똥깨비 도니가 태어난다. 도니는 긴수염 할아버지와 함께 꿀을 파는 똥깨비 상점을 운영한다.

하늘 궁궐로부터 온 편지를 받고 긴수염 할아버지는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달콤한 꿀을 좋아하는 도니가 꿀단지 속 꿀을 먹을까 봐 걱정이라며 친구 반디가 찾아온다.

그리고 이들 앞에 똥깨비 마을의 이웃과 친구들이 하나 둘 나타나는데, 그때마다 도니는 당황스럽지만 그들의 어려움을 같이 돕는다.

도니는 자기가 그들을 돕는 줄도 모르고 돕거나, 본인이 불편한 게 싫어서 돕거나, 미안해서 돕거나, 돕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돕는다.

그러면서 도니는 누군가를 배려하고 돕는 행동이 자신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가져다준다는 걸 느끼며 행복해한다. 누군가의 소원을 함께 빌어주는 만큼 그 소원이 이뤄지도록 돕는 기쁨도 알게 된 것이다.

예전처럼 맛있는 떡을 만들고 싶은 호랑이 할머니, 자기만의 집을 만들고 싶은 두꺼비, 예쁜 이름이 부러운 개똥벌레, 그리고 고향이 그리운 청둥오리까지. 이들 또한 도니를 만나며 행복을 찾게 된다.

결말을 향해 나아가는 한 걸음 한 걸음에 흐뭇함과 따뜻함이 전해지는 동화였다.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귀엽고 알록달록한 색감의 그림 역시 이 책의 매력을 살린다.

자기 자신에 대한 가치를 알아가는 길을 보여주고 타인을 돕는 기쁨을 가르쳐 주는 책이었다. 아이들에게 별똥별처럼 아름다운 마법 같은 이야기를 전해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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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파라거스 - 제16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81
김양미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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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일하러 안 나가냐고 뭐라 해서......"

"그러니까 왜 자꾸 일을 때려챠! 니 아부지 평생 그 짓 하다 가서 에미 가슴에 피멍 든 거 보고도 몰러?"

"그럼 어쩌라고. 무조건 선봐서 결혼하라며, 안 그러면 죽는다며!"

"나 살릴라고 장가가서 이젠 니 마누라 쥑이기로 했냐!"

p.33

"그러니까 제발, 생각 좀 하면서 말하라고."

이런 대책 없는 요한이를 보고 있으려니 아빠 얼굴이 떠올랐다. 무슨 일이 있었냐는 표정으로 멀거니 쳐다볼 뿐, 자신이 누군가를 힘들게 한 것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눈빛......

요한이는 답이 있는 문제는 척척 풀면서 남들이 다 아는 가장 기본적인 것도 모른다. 몰라서 하게 되는 실수가 알면서 하는 나쁜 짓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 아줌마가 한 말이 무슨 뜻인지 이제야 좀 알 것 같았다.

pp.45~46

이제껏 살면서 친구가 된 이유를 설명하라고 요구한 아이는 요한이가 처음이다. 어떤 상황에서 판단이 안 설 땐 솔직하게 말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엄마가 말했다. 거짓말을 하면 당장은 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반드시 일이 꼬이게 돼 있다고. 엉킨 실타래는 풀거나 잘라 내거나, 둘 중 하나라고.

"아줌마 만난 거 너가 싫어할까 봐 말 안 했어. 아줌마가 우리 보고 딱히 뭐 어떻게 해 달라고 부탁한 거도 아니었고. 그냥 사람마다 못하는 게 있는 거잖아. 동구는 배고픈 거 못 참고 나는 노래를 진짜 못해. 너는 친구들하고 잘 지내는 게 힘든 거고."

"그리고 인마! 넌 문제가 아주 많아. 말하기 전에 생각도 좀 하고. 어! 뻑하면 소리 지르고 지랄하는데 너라면 너 같은 애하고 놀고 싶겠냐? 우리 할머니가 사람은 입장 바꿔 생각할 줄 알아야 된댔어. 막 이렇게 옷도 잡아당기고, 친구끼리는 원래 그러고 놀아. 반찬도 좀 골고루 먹고."

pp.96~97

"아빠는 뭐가 제일 힘들었는데요?"

"음...... 사람 마음?"

아빠가 말한 '사람 마음'이라는 게 무엇을 뜻하는지 잘은 모르지만 요한이를 떠올리자,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도 요한이처럼,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법을 몰라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누구에게는 밥 먹듯 쉬운 일이 누군가에게는 하늘의 별을 따는 것만큼이나 힘든 일인지도.

p.109

"아빠랑 요한이가 진짜 비슷한 게 뭔지 알아요?"

"수영 못하는 거?"

"거짓말 못 하는 거요. 그냥 말이라도 듣기 좋게 할 수 있잖아요."

"거짓말은 나쁜 거다."

"꼭 거짓말이라기보다 듣는 사람 기분 좋게."

지금 이 상황이 '타인의 감정이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해 오해받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어떤 게 현빈이가 원하는 답일까.

pp.116~117

"우리 엄마가 집에서 맨날 보는 프로그램이 있거든. 문제 있는 애들이 어쩌고저쩌고. 듣기 싫어도 다 들리니까. 아무튼 자기감정을 숨기고 사는 것도 병이래. 힘들지 않은 척, 싫지 않은 척, 자신을 속이는 게 더 나쁜 거야. 없는 말 지어내서 사람 괴롭히고 이유 없이 너랑 창식이까지 때렸는데 어떻게 그냥 둬!"

p.158

김양미, <아스파라거스> 中

+) 이 소설은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인물이 등장한다. 주인공 '현빈'의 친구 '요한'과 현빈의 '아빠 박병진 씨'가 그들이다.

현빈은 다른 친구들과 좀 달라 보이는 요한이를 괴롭히는 아이들에게서 가끔 요한이를 구해준다. 요한이 대신 무뚝뚝한 듯 한두 마디 거들어준다거나, 요한이가 독특한 행동을 하려고 할 때 은근히 막아준다.

처음에는 요한이를 놀리던 '동구'도 그런 현빈의 모습을 보며 천천히 함께 행동하게 된다. 그렇게 셋은 친구를 배려하는 법을 배우며 친구가 된다.

그리고 현빈은 요한이의 개성적인 행동을 볼 때마다 아빠를 생각한다. 어렸을 때는 아빠의 돌발 행동이 이해가 되질 않았는데, 요한이의 '아스퍼거' 증후군이 아빠에게서도 느껴지며 그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는 능력이 부족하고 자기가 흥미로워하는 것에만 몰두하는 이들. 스트레스를 받으면 목소리를 높이거나 행동이 과해져 돌발적인 모습을 보이는 이들.

현빈은 요한을 친구로 생각하며 요한을 위해 어떻게 행동하는 게 좋을지 동구와 고민한다. 또한 아빠에게도 솔직한 자기 마음을 언급하며 아빠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애쓴다.

현빈의 아빠 역시 현빈이의 말들을 곱씹으며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보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어떻게 행동하는 게 좋은 것인지 고민한다.

이 소설은 현빈의 시점과 현빈 아빠의 시점이 번갈아 나타난다. 아이들의 시선과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어른의 시점이 골고루 제시되어 각 인물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소설을 읽으면서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모습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었다. 또 마음을 나누며 친구가 되는 과정도 엿볼 수 있어서 흐뭇했다.

평범한 건 무엇일까. 정말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사람들만 타인과의 관계가 어려운 걸까. 누구라도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닐까. 그렇다면 요한이는 우리와 비슷한 사람이지 않을까.

아이들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그려낸 대사를 통해 청소년기 아이들에게 성큼 다가간 기분이다. 재미있고 즐겁게 읽을 수 있어서,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가볍게 소화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친구 관계의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 마음을 나누는 과정을 느껴보고 싶은 청소년들, 그리고 사람 사이 인간관계가 힘든 어른들에게 권해주고 싶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재미있는 소설이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스스로의 모습을 사랑하고 자신을 아끼는 마음이 소중하다는 것도 알게 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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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 2 (10만 부 판매 기념 에디션) - 열두 명이 사라진 밤
김영탁 지음 / arte(아르테)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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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영은 돌아오면서 인생의 값에 대해 생각했다. 그 값이 제각각이어도 되는지 알 수 없었다. 그 일을 안 할 이유가 없었다. 해낸다면 인생은 달라진다. 살아서만 돌아온다면 새로운 인생이 기다린다. 화영은 자신의 인생이 처음으로 무겁게 느껴졌다.

26% [1권]

"아, 열 살 넘으면 애들 뭐 말 듣나요, 지 인생이지, 형님 탓이 아니지요."

종인은 한 번도 아들이 진 무게를 가늠해 본 적 없지만 언제나 모두 짊어질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매일 저녁 아들이 탓하는 소리를 듣고, 매일 아침 원망하는 소리를 들으며 깨도 좋았다. 아들의 인생이 망가지지만 않는다면.

"인생 하나가, 지 혼자 망쳐지나."

종인은 그렇게 중얼거렸다.

34% [1권]

"그냥 잘 할 수 있는 거 해. 답답하게는 살지 말고. 나처럼 된다."

그 말에 순희는 우환을 봤다. 굳이 답을 하지 않는 게 좋아을 테지만, 순희는 생각난 대로 말했다.

"난 아저씨 괜찮은데?"

"......!"

뭐가 괜찮다는 건가. 내가? 내가 어떻게 괜찮다는 건가.

40% [1권]

죽음을 예상하는 것과 달리 목도하는 것은 달랐다. 죽은 자들의 몸은 비로소 서두르는 게 없었다. 돌아갈 곳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곳에 그들의 삶이 있었다. 저렇게 누운 채로 파도가 밀어내는 대로 들썩거릴 한가로운 사람들이 못 되었다. 우환은 자신이 저지른 일이 무엇인지 뒤늦게 알게 되었다. 돌아가야 할 사람들을 머물게 했고, 부지런히 살아야 할 사람들을 영원히 게으르게 만들었다.

47% [2권]

종인은 이해를 바라는 사람이 아니었다. 이해한다는 말은, 세상을 알지도 못하는 팔자 좋은 누군가가 억지로 만든 있으나 마나 한 말이었다. 애초에 말이 되지 않는 말이었다. 누가 누구를 어떻게, 어째서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인지. 종인은 그런 걸 믿지 않았다. 하지만 오해를 줄이려고 항상 노력했다. 이해를 위한 노력이 시간 낭비인 것처럼, 오해는 또 다른 시간 낭비였기 때문이다.

54% [2권]

권력을 가진 자는 그걸 나눠줄 생각이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권력을 나눠 받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하며 권력자의 말을 따른다. 돈을 가진 사람이 돈을 쓸 때는 본인에게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다. 권력도 마찬가지다. 권력자들은 본인에게 뭔가 필요할 때, 남을 위해 권력을 쓴다. 나눠주는 게 아니라 이용할 뿐이다.

59% [2권]

사람은 보통 진실을 이야기하다가 거짓말을 해야 할 경우, 사실로부터 출발한다. 거짓말의 모든 부분이 거짓은 아닌 거다. 거짓말들 사이에 '진실'은 잘 없겠지만, '사실'은 자주 있다.

거짓말을 못 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했다. 많은 진실을 말하고, 거짓말은 필요한 경우만, 그것도 사실을 섞어서 이야기함으로써 사람들이 그가 말하는 것 모두가 진실이라고 믿게 만드는, 거짓말에 능한 사람들이 그렇게 했다.

사실에 근거한 거짓말이기 때문에 진실돼 보일 수 있었다.

67% [2권]

김영탁, <곰탕 1~2권> 中

+) 이 책은 영화감독 출신인 저자가 '시간 여행'과 '추적자' 그리고 '킬러'라는 소재를 활용해 작성한 미스터리 소설이다.

소설은 2060년이라는 미래시대에서 곰탕을 만드는 기술을 배우기 위해 과거로 떠나는 시간 여행 배에 '우환'이 오르며 시작된다.

고아로 밑바닥 인생을 살던 우환은 목숨을 담보로 하는 위험한 여행이지만 오래 고민하지 않는다. 가서 해야 하는 일이 어렵지 않았고 성공하면 평생 만져볼 수 없는 큰 금액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또 무엇보다 어차피 여기서 어렵게 사나 과거에서 죽으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기에 망설이지 않는다. 그리고 우환처럼 각자의 목적을 갖고 시간 여행의 배에 오르는 이들은 꾸준히 있다.

이들 또한 주어진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여행을 떠난다. 이들에게 거액을 주며 시간 여행을 권하는 사람들 또한 각자의 목적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한다.

목적과 목표가 뒤섞이고 사람들의 욕망이 곳곳에서 튀어나와 어떤 것에는 연민이, 어떤 것에는 분노가, 어떤 것에는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그렇게 소설에는 사건을 둘러싸고 진실을 추적하는 이, 진실을 알고 싶은 이, 진실이었으면 좋겠는 이, 진실이 아니어도 상관없는 이 등등의 인물이 등장한다.

그들 각자가 원하는 사실을 얻기 위해 추격하는 순간마다, 분명 가족임에도 가족이 아닌 사람들의 이야기가 얽혀 있어서 궁금증을 자아낸다.

두 권으로 구성된 긴 분량의 장편소설이지만 꼼꼼한 서사의 흡입력이 높고 흥미진진한 스토리의 전개로 쉼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은 읽을수록 다음 상황에 호기심이 생기고 예상 가능한 선을 넘어서는 반전이 가득해 상당히 몰입도가 높다. 읽는 내내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두한 작품이다.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재미있고 몰입감 있는 추적 미스터리 소설을 읽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더불어 가족의 의미, 부자 관계에 대해 함께 생각하고 싶은 이들에게도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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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 1 (10만 부 판매 기념 에디션) - 미래에서 온 살인자
김영탁 지음 / arte(아르테)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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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영은 돌아오면서 인생의 값에 대해 생각했다. 그 값이 제각각이어도 되는지 알 수 없었다. 그 일을 안 할 이유가 없었다. 해낸다면 인생은 달라진다. 살아서만 돌아온다면 새로운 인생이 기다린다. 화영은 자신의 인생이 처음으로 무겁게 느껴졌다.

26% [1권]

"아, 열 살 넘으면 애들 뭐 말 듣나요, 지 인생이지, 형님 탓이 아니지요."

종인은 한 번도 아들이 진 무게를 가늠해 본 적 없지만 언제나 모두 짊어질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매일 저녁 아들이 탓하는 소리를 듣고, 매일 아침 원망하는 소리를 들으며 깨도 좋았다. 아들의 인생이 망가지지만 않는다면.

"인생 하나가, 지 혼자 망쳐지나."

종인은 그렇게 중얼거렸다.

34% [1권]

"그냥 잘 할 수 있는 거 해. 답답하게는 살지 말고. 나처럼 된다."

그 말에 순희는 우환을 봤다. 굳이 답을 하지 않는 게 좋아을 테지만, 순희는 생각난 대로 말했다.

"난 아저씨 괜찮은데?"

"......!"

뭐가 괜찮다는 건가. 내가? 내가 어떻게 괜찮다는 건가.

40% [1권]

죽음을 예상하는 것과 달리 목도하는 것은 달랐다. 죽은 자들의 몸은 비로소 서두르는 게 없었다. 돌아갈 곳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곳에 그들의 삶이 있었다. 저렇게 누운 채로 파도가 밀어내는 대로 들썩거릴 한가로운 사람들이 못 되었다. 우환은 자신이 저지른 일이 무엇인지 뒤늦게 알게 되었다. 돌아가야 할 사람들을 머물게 했고, 부지런히 살아야 할 사람들을 영원히 게으르게 만들었다.

47% [2권]

종인은 이해를 바라는 사람이 아니었다. 이해한다는 말은, 세상을 알지도 못하는 팔자 좋은 누군가가 억지로 만든 있으나 마나 한 말이었다. 애초에 말이 되지 않는 말이었다. 누가 누구를 어떻게, 어째서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인지. 종인은 그런 걸 믿지 않았다. 하지만 오해를 줄이려고 항상 노력했다. 이해를 위한 노력이 시간 낭비인 것처럼, 오해는 또 다른 시간 낭비였기 때문이다.

54% [2권]

권력을 가진 자는 그걸 나눠줄 생각이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권력을 나눠 받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하며 권력자의 말을 따른다. 돈을 가진 사람이 돈을 쓸 때는 본인에게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다. 권력도 마찬가지다. 권력자들은 본인에게 뭔가 필요할 때, 남을 위해 권력을 쓴다. 나눠주는 게 아니라 이용할 뿐이다.

59% [2권]

사람은 보통 진실을 이야기하다가 거짓말을 해야 할 경우, 사실로부터 출발한다. 거짓말의 모든 부분이 거짓은 아닌 거다. 거짓말들 사이에 '진실'은 잘 없겠지만, '사실'은 자주 있다.

거짓말을 못 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했다. 많은 진실을 말하고, 거짓말은 필요한 경우만, 그것도 사실을 섞어서 이야기함으로써 사람들이 그가 말하는 것 모두가 진실이라고 믿게 만드는, 거짓말에 능한 사람들이 그렇게 했다.

사실에 근거한 거짓말이기 때문에 진실돼 보일 수 있었다.

67% [2권]

김영탁, <곰탕 1~2권> 中

+) 이 책은 영화감독 출신인 저자가 '시간 여행'과 '추적자' 그리고 '킬러'라는 소재를 활용해 작성한 미스터리 소설이다.

소설은 2060년이라는 미래시대에서 곰탕을 만드는 기술을 배우기 위해 과거로 떠나는 시간 여행 배에 '우환'이 오르며 시작된다.

고아로 밑바닥 인생을 살던 우환은 목숨을 담보로 하는 위험한 여행이지만 오래 고민하지 않는다. 가서 해야 하는 일이 어렵지 않았고 성공하면 평생 만져볼 수 없는 큰 금액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또 무엇보다 어차피 여기서 어렵게 사나 과거에서 죽으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기에 망설이지 않는다. 그리고 우환처럼 각자의 목적을 갖고 시간 여행의 배에 오르는 이들은 꾸준히 있다.

이들 또한 주어진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여행을 떠난다. 이들에게 거액을 주며 시간 여행을 권하는 사람들 또한 각자의 목적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한다.

목적과 목표가 뒤섞이고 사람들의 욕망이 곳곳에서 튀어나와 어떤 것에는 연민이, 어떤 것에는 분노가, 어떤 것에는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그렇게 소설에는 사건을 둘러싸고 진실을 추적하는 이, 진실을 알고 싶은 이, 진실이었으면 좋겠는 이, 진실이 아니어도 상관없는 이 등등의 인물이 등장한다.

그들 각자가 원하는 사실을 얻기 위해 추격하는 순간마다, 분명 가족임에도 가족이 아닌 사람들의 이야기가 얽혀 있어서 궁금증을 자아낸다.

두 권으로 구성된 긴 분량의 장편소설이지만 꼼꼼한 서사의 흡입력이 높고 흥미진진한 스토리의 전개로 쉼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은 읽을수록 다음 상황에 호기심이 생기고 예상 가능한 선을 넘어서는 반전이 가득해 상당히 몰입도가 높다. 읽는 내내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두한 작품이다.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재미있고 몰입감 있는 추적 미스터리 소설을 읽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더불어 가족의 의미, 부자 관계에 대해 함께 생각하고 싶은 이들에게도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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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곰탕 1~2 - 전2권
김영탁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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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영은 돌아오면서 인생의 값에 대해 생각했다. 그 값이 제각각이어도 되는지 알 수 없었다. 그 일을 안 할 이유가 없었다. 해낸다면 인생은 달라진다. 살아서만 돌아온다면 새로운 인생이 기다린다. 화영은 자신의 인생이 처음으로 무겁게 느껴졌다.

26% [1권]

"아, 열 살 넘으면 애들 뭐 말 듣나요, 지 인생이지, 형님 탓이 아니지요."

종인은 한 번도 아들이 진 무게를 가늠해 본 적 없지만 언제나 모두 짊어질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매일 저녁 아들이 탓하는 소리를 듣고, 매일 아침 원망하는 소리를 들으며 깨도 좋았다. 아들의 인생이 망가지지만 않는다면.

"인생 하나가, 지 혼자 망쳐지나."

종인은 그렇게 중얼거렸다.

34% [1권]

"그냥 잘 할 수 있는 거 해. 답답하게는 살지 말고. 나처럼 된다."

그 말에 순희는 우환을 봤다. 굳이 답을 하지 않는 게 좋아을 테지만, 순희는 생각난 대로 말했다.

"난 아저씨 괜찮은데?"

"......!"

뭐가 괜찮다는 건가. 내가? 내가 어떻게 괜찮다는 건가.

40% [1권]

죽음을 예상하는 것과 달리 목도하는 것은 달랐다. 죽은 자들의 몸은 비로소 서두르는 게 없었다. 돌아갈 곳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곳에 그들의 삶이 있었다. 저렇게 누운 채로 파도가 밀어내는 대로 들썩거릴 한가로운 사람들이 못 되었다. 우환은 자신이 저지른 일이 무엇인지 뒤늦게 알게 되었다. 돌아가야 할 사람들을 머물게 했고, 부지런히 살아야 할 사람들을 영원히 게으르게 만들었다.

47% [2권]

종인은 이해를 바라는 사람이 아니었다. 이해한다는 말은, 세상을 알지도 못하는 팔자 좋은 누군가가 억지로 만든 있으나 마나 한 말이었다. 애초에 말이 되지 않는 말이었다. 누가 누구를 어떻게, 어째서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인지. 종인은 그런 걸 믿지 않았다. 하지만 오해를 줄이려고 항상 노력했다. 이해를 위한 노력이 시간 낭비인 것처럼, 오해는 또 다른 시간 낭비였기 때문이다.

54% [2권]

권력을 가진 자는 그걸 나눠줄 생각이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권력을 나눠 받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하며 권력자의 말을 따른다. 돈을 가진 사람이 돈을 쓸 때는 본인에게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다. 권력도 마찬가지다. 권력자들은 본인에게 뭔가 필요할 때, 남을 위해 권력을 쓴다. 나눠주는 게 아니라 이용할 뿐이다.

59% [2권]

사람은 보통 진실을 이야기하다가 거짓말을 해야 할 경우, 사실로부터 출발한다. 거짓말의 모든 부분이 거짓은 아닌 거다. 거짓말들 사이에 '진실'은 잘 없겠지만, '사실'은 자주 있다.

거짓말을 못 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했다. 많은 진실을 말하고, 거짓말은 필요한 경우만, 그것도 사실을 섞어서 이야기함으로써 사람들이 그가 말하는 것 모두가 진실이라고 믿게 만드는, 거짓말에 능한 사람들이 그렇게 했다.

사실에 근거한 거짓말이기 때문에 진실돼 보일 수 있었다.

67% [2권]

김영탁, <곰탕 1~2권> 中

+) 이 책은 영화감독 출신인 저자가 '시간 여행'과 '추적자' 그리고 '킬러'라는 소재를 활용해 작성한 미스터리 소설이다.

소설은 2060년이라는 미래시대에서 곰탕을 만드는 기술을 배우기 위해 과거로 떠나는 시간 여행 배에 '우환'이 오르며 시작된다.

고아로 밑바닥 인생을 살던 우환은 목숨을 담보로 하는 위험한 여행이지만 오래 고민하지 않는다. 가서 해야 하는 일이 어렵지 않았고 성공하면 평생 만져볼 수 없는 큰 금액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또 무엇보다 어차피 여기서 어렵게 사나 과거에서 죽으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기에 망설이지 않는다. 그리고 우환처럼 각자의 목적을 갖고 시간 여행의 배에 오르는 이들은 꾸준히 있다.

이들 또한 주어진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여행을 떠난다. 이들에게 거액을 주며 시간 여행을 권하는 사람들 또한 각자의 목적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한다.

목적과 목표가 뒤섞이고 사람들의 욕망이 곳곳에서 튀어나와 어떤 것에는 연민이, 어떤 것에는 분노가, 어떤 것에는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그렇게 소설에는 사건을 둘러싸고 진실을 추적하는 이, 진실을 알고 싶은 이, 진실이었으면 좋겠는 이, 진실이 아니어도 상관없는 이 등등의 인물이 등장한다.

그들 각자가 원하는 사실을 얻기 위해 추격하는 순간마다, 분명 가족임에도 가족이 아닌 사람들의 이야기가 얽혀 있어서 궁금증을 자아낸다.

두 권으로 구성된 긴 분량의 장편소설이지만 꼼꼼한 서사의 흡입력이 높고 흥미진진한 스토리의 전개로 쉼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은 읽을수록 다음 상황에 호기심이 생기고 예상 가능한 선을 넘어서는 반전이 가득해 상당히 몰입도가 높다. 읽는 내내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두한 작품이다.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재미있고 몰입감 있는 추적 미스터리 소설을 읽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더불어 가족의 의미, 부자 관계에 대해 함께 생각하고 싶은 이들에게도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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