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각 역의 가스 누출 사고로 남편은 어제 퇴근도 못 했고, 오늘도 7시가 되어가는 이 시간까지  비상근무 중이다.  토요 휴무일인데 말이다.  오늘도 못 들어오는 것은 아닌지... 

주일에는 교회 일로 바쁘니, 토요일은 차를 쓰는 모든 집안일들이 잡혀 있곤 했다.  그런데 운전할 줄 아는 남편이 없는고로 갑자기 모든 할 일들이 뒤로 미루어지고 내겐 여유가 생겼다.

일을 많이 안 벌리는 편인데....꼭 해야 할 일 같았는데, 미뤄지는 것 보니 사실 그다지 중요한 일도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해 보니 '꼭 해야 할 일'이라는 것...그게 과연 몇 가지나 될까....

또 내가 운전을 할 줄 알았다면...오늘 난 애 데리고 혼자서 그 일들을 다 했을 것이다...내가 할 줄 못하는게 하나 더 있으니 그만큼 더 편하다(?)는 생각도 든다^^

도서관에 반납할 책을 배낭에 넣고 마을버스를 타고 아이랑 다녀왔다.  도서관에 도착하자마자 점심을 먹었다.  토요일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어린이실에는 얼마나 사람들이 많은지 앉을 자리도 없었다.  유아실이 시끄러울 것 같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철푸덕 앉아서 보는데...의외로 책이 잘 읽혀서 간만에 아주 느긋하게 책을 보고 왔다.

티타임 가질래? 하니 아이가 무슨 말인가 한다.  내가 아이에게 길거리 음식이나 구멍가게에서 공연히 뭐 하나 사 주는 일을 한 지는 얼마 안 된다.   그런데 지하에 내려가 자판기에서 코코아를 뽑아 마시자고  했으니 애가 놀랄 만도 하다.  아이에게는 코코아를 뽑아 주고, 나는 오래간만에 자판기 커피를 마시면서, 내가 40이 되고, 50이 되어도 이렇게 도서관 지하에서 자판기 커피를 마실까도 생각해 보았다.  40이 되어도 마실 것은 확실하다...40은 얼마 안 남았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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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09-09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긴박한 속에서 여유있는 시간을 보내셨어요. 내일은 또 바빠지실 테죠. 오늘 편안한 휴식 취하세요^^

마법천자문 2006-09-09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새훈 시장 취임 이후 서울에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군요! 정말 불안해서 못 살겠습니다!!!

모1 2006-09-09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산화탄소가 어디서 나왔는지 확실하게 모른다는 기사를 읽은 기억이 나는군요. 에휴...힘드시겠어요. 남편분...어쨌거나 그래도 큰 사고가 없어서 다행..

달콤한책 2006-09-10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주일에도 새벽같이 출근한 남편...남편이 집에 없으니 예배 마치고 돌아와 일이 없습니다^^
나스랄라님...첨 뵈요, 안녕하세요^^ 비만 많이 와도 남편 없는 독수공방인데, 사건 사고가 터지니 남편 얼굴 보기는 글렀습니다.
속삭이신님...ㅋㅋㅋ 그래서 앞으로는 무조건 못한다 작전으로 나갈까 하는 생각도 드는 거 있죠^^
모1님..남편은 금욜에 출근해 토욜 자정에 들어왔는데, 잠만 자고 주일에도 새벽같이 출근했습니다. 서울의 지하 상가들에 사고 없기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해리포터7 2006-09-10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저도 뉴스 듣고 놀랐어요..어쩜..남편님의 노고가 크시겠어요.
도서관에서 저는 밥도 사먹구요..커피도 열심히 뽑아 먹습니다..그게 올초까지 가능했는데요..어린이 도서관생기구 나서는 시립도서관 가지 않게 되네요..전 그분위기를 좋아하는데...ㅎㅎㅎ

달콤한책 2006-09-10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리포터님...제가요, 요즘 도서관에 가면 님 같은 분을 찾자나요^^ 지리적으로 이만큼이나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꼭 도서관에 가면 님이 계실 것 같은 거 있지요....암만해도 저번에 님의 사진을 넘 인상적으로 봤나봐요^^

해리포터7 2006-09-10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어캐요? 그 멀리서도 우리 도서관이 다 보이나요? ㅋㅋㅋ 저 기억하시믄 안됩니다.다 잊으셔요.나쁜기억은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