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에 미끄럼틀을 탄 아이
7살에 그네를 탄 아이
겁도 많고...마음도 여리다.
현재 아홉살...그런데 여섯 살이랑 놀면 꼭 여섯 살처럼 놀아서 필요 이상 나에게 많이 혼나는...여성적인 것은 아닌데, 순진한건지, 어린건지 얘가 우리집 아들이다.
오늘은 종이접기와 칼라점토 특기적성을 하러 학교에 갔다.
종이접기...참 못한다. 애는 차분한 편인데, 손 끝이 여물지 못했다. 하여튼 자기가 하고 싶다고 해서 이번 학기에 하고 있는 특기적성이다.
신이 나서 다녔다.

메모지꽂이와 액자 ;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만들어 놓고도 얼마나 뿌듯해했는지...일주일 내내 이 시간만 기다리곤 했다.
그런데 사건이 일어났다.
종이공작 준비물을 주셨는데...2주에 걸친 작품 만들기 중 옆의 아이랑 준비물 봉투가 바뀐 것이다. 그 친구는 가위로 귀퉁이를 잘라버려서 작은 조각 몇 개가 사라진 것...근데 선생님은 지난 시간에 아이의 봉투를 바꿔서 이름을 써주었기에...우리집 어린이는 조각이 없어진 구멍난 준비물 봉투를 받았고...결국 완성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패트병 뚜껑도 모으는 녀석이다. 요즘은 투니스 과자에 있는 팽이를 모으느라 정신이 없다. 그 과자 사달라는 말을 못해서 마트에 가면 괜히 입만 부루퉁해 있는...그래서 내게 두 배로 혼나는 녀석이다. 부속품이 없어졌으니 우리집 아이는 절~대 못 만든다.
그런데 작은 색종이 조각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지난 시간에 청소하면서 다 없어졌을텐데...그래도 계속 찾았나 보다. 선생님한테 말도 못하고...눈물이 글썽해져서... 옆의 친구는 모른 척하고 자기 것 다 만들고 가버리고...아이가 안 만들고 있으니 선생님이 왜 그러냐고 했을테고, 여유분이 없으니 그냥 없는 대로 만들라고 했단다. 그 날을 나도 기억한다. 두 시간 후면 와야 하는데...애가 40분이 지나서 와서는 울었으니깐..

문제의 만들기 작품 ...꽃의 입 모양도 없고, 울타리 조각도 몇 개 없다.
근데 이 일이 얼마나 오래 가는지...계속 종이접기가 있는 날에는 핑계를 댄다. 지난 주에도 배가 아프다고 하더니...오늘도 배가 아프다면서 낑낑거린다.
종이접기 가기 싫어?
(벌써 눈물이 핑 돈다)
가서 시험을 보는 것도 아니고, 그냥 놀다 와.
(운다고 혼날까 봐 눈치본다)
배 아프면 그냥 와!
이렇게 말했더니 그제서야 얼굴은 우거지상이 되어 갔다...
자기 아이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엄마란다. 그 말은 내 아이가 도움이 필요할 때, 격려가 필요할 때, 인도가 필요할 때 제대로 피드백해주라는 말인데....난 아이에게 툴툴 털어버리라는 훈계만 하게 되고 다독여 주지를 못하겠다. 난 언제쯤 '어른'이 될 수 있을까...난 언제쯤 제대로 '엄마'가 될 수 있을까....
덧붙임 : 9시에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안 오는걸 보니 배도 안 아프고 나름대로 앉아있긴 하나보다.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