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데도 유행이 있고, 흐름이 있다.
내가 책에 폭 빠진 것은 어렸을 때의 세계명작전집이 시작이었다...계몽사 또 삼성당...삼성당은 더 뒤였
나....하여튼.
전집을 보면 질린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한꺼번에 몇 십 권이 생기는 그 포만감과 설레임...이걸 읽어도 또
읽을게 남았다는...그래서 이 책을 빨리 읽어도 된다는 즐거움 (알라디너들은 다 공감하실 것이다. 이런 공통
분모...그래서 나? 서재질에 빠졌당)
그 다음은 마당문고 시리즈...그때는 시험 끝나고 손바닥만한 그 시리즈의 책을 얼마나 재미있게 읽었는지
모른다. 아직도 못 버리고 갖고 있다는 사실^^
또 셜록 홈즈의 추리소설 시리즈를 친척집에서 공수해 왔을 때의 기쁨...
어느 해 겨울, 아부지가 내게 뭐 사줄까 하셨을 때 받았던 조정래의 태백산맥...받자마자 읽지 않고 열 권 모
두 비닐로 싼 후 읽었던 기억
대학교에 들어가서는 도서대출증을 (나때만 해도 수기였다) 얼마나 채우는가가 방학마다 관건이었다.
읽어도 구입하지 않게 된 첫 번째 분야는 수필.
신춘문예당선집은 꼬박꼬박 사서 읽었지만...어느 때부터인가는 소설책도 구입 No!
내가 사면서 가장 돈이 안 아까웠던 것은 시집뿐인 것 같다.
그 뒤엔 육아서와 그림책이 주 구입 도서고 읽는 분야다.
아이가 서너살이 될 때까지의 거의 모든 육아서는 다 읽은 것 같다.
그래도 뭐, 푸름이아빠만큼은 안 읽었을 것이다.
그리고 최근 2, 3년은 오로지 신앙서적과 동화책이다.
그런데 서재질에 맛들린 요즘... 님들의 페퍼를 읽으니 소설이 읽고 싶어진다.
읽고 싶어지는 책은 점점 많아지는데...서재질만 하고 있당.
어쪄...눈을 여기다 박아두고 책은 어떤 눈으로 읽을라고 하는건지.
나는 딜레마에 빠졌다.
인생은 돌고 돈다. 나의 책 편력도 돌고 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