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연못 - A Little Pond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내가 즐겨 가는 동네극장은, 이 영화는 상영할 만한데(대중적인 기준)도 안 걸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근데 웬일? 정말 관객이 얼마 안 들어올게 자명해 보이는 이 영화를 여기서 보게 

될줄은 몰랐다. 

 2003년에 한겨레신문사에서 주최한 대학생 캠프에 20박21일 갔다왔다. 당시 방문 일정 중에 

한 곳이 이 영화의 배경이 된 노근리 였다. 관심이 생겨서 이 영화의 원작소설을 쓴 사람의 

아들로 짐작되는 양반이 쓴 <노근리는 살아있다>도 구입했던게 기억난다. 

 이 영화를 보면서, CG가 엉성함을 넘어서 조잡하다고 투덜댄다면, 할리웃 영화의 멋진 영상에 

길들여진 탓이니라. 평범한 보통 사람들의 십시일반 정성으로 뒤늦게 세상에 빛을 보게 된 영화 

에 난 일개 관객에 불과하지만 동참하게 되서 흡족하다. 영화를 관통하는 대를 잇는다는 생각, 

남아선호가 불편하지만, 당시의 시대상황을 반영하는 것을 가지고, 오늘날의 잣대로 평가하는 

것도 모양새가 우스울테다. 여자들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고, 살만해졌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세계적인 기준에서의 성평등지수는 여전히 처참하다. 여자들이 더 행복해지고, 살만한 세상이 

어야 남자도 덩달아 더불어 살만한텐데, 그런 세상을 눈 감기 전에 볼 수 있을지 요원하다. 

 이제는 고인이 된 박광정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영화의 특별출연으로 나온 송강호를 보면서, 아마도 젊은 시절 같은 극단에서 활동했던 문성근 

의 인연이 이 영화에 동참하게 되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문성근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는데 

 송강호를 언급하면서, 정말 이렇게 잘 나가는 배우가 될 줄 몰랐다고 했는데,  참 대기만성 

의 전형이 아닐까 싶다. 

 다시 보고 싶은 영화는 아니지만, 오랫동안 기억될 듯 싶다.

  

첨언~ 영화를 보면 할아버지들한테 동네 사람들이 인사로, 진지는 잡수셨수? 라는 질문을 

자주 듣게 된다.  조정래의 태백산맥에도 나오지만, 당시  현실이 밥 먹는게 인사인걸 보면

 굶주림이 일상이었을 거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허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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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고세운닥나무 2010-04-18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들이랑 오늘 학교 근처에서 떡볶이를 먹는데 티비에서 이 영화를 소개하더라구요. 말씀하신 씨지의 모습이 언뜻 보이기도 했구요.

꼭 보고싶은 영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