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정당의 당직 체계를 보면 총재나 총재 권한대행, 대표 등이 최고 지도부를 구성한다. 다음으로는 원내총무, 사무총장, 정책위의장을 치는데 이들을 묶어 당 3역이라고 부른다.
당 3역 가운데 서열을 따진다면 여당과 야당이 조금 다르다. 전통적인 여당은 사무총장이 단연 실세였다. 왜냐하면 대통령이 총재를 겸하되, 당에서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총재의 지시를 받아 당을 관리한는 창구 역할을 보통 사무총장이 하기 때문이다. 음성적인 정치자금으로 방대한 조직을 운영하는 과거 여당의 생리상 자금과 조직을 총괄하는 사무총장의 비중은 높을 수밖에 없었다.
반면에 야당은 사무총장보다는 원내총무의 비중이 전통적으로 컸다. 야당이 할 일은 주로 정부를 비판하고 견제하는 것인데, 그 활동무대로는 국회가 최고다. 자연히 원내 전략을 총괄적으로 지휘하는 총무의 목소리가 높아지게 돼있다. 야당에서도 자금과 조직이 중요하긴 하지만 총재가 당을 직접 관장하기 때문에 사무총장은 총재 밑에서 소소한 실무를 챙기는 데 그치는 게 보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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