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알라딘 - 만화가 이우일의 폴라로이드 사진집
이우일 사진.글 / 호미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서평

 

이 책은 폴라로이드 사진집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지만 폴라로이드도 종류가 참 많지요. 크기도 다양하구요. 그 중에서 'SX70'이라는 기종의 사진만으로 만들어진 사진집입니다. 이 카메라는 조금 길쭉하고 두꺼운 책 같은 모양입니다. 이걸 열어서 사용한달까, 사진 찍을 때는 모양이 변하는 카메라입니다. 오래된 카메라이고 국내 생산품이 아니기 때문에 필름 가격도 비싸지만 독특한 매력 덕분에 매니아층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 카메라는 '영화 각설탕, 우시행, 러브레터' 등에서도 나왔지요. 지금은 필름이 단종되었고 새로운 필름이 나온다고는 하는데 예전 느낌의 필름을 재현해내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는 시작 전에 이런 카메라의 내용들을 간략한 설명과 함께 프롤로그에 소개합니다.

 

저도 이 카메라를 한 10년쯤 전에 사용해봤었는데요. 정말 느낌이 독특해서 아주 매력적이지요. 수많은 카메라를 사용해봐도 이 느낌을 재현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추억도 하고 사진도 보는 즐거움이 있었네요.

 

조금 색 빠진 색감이랄까, 물 빠진 색감이 있어서 취향을 탈 것 같기도 한데요. 한장 한장이 허투루 찍지 않은 것이 그대로 느껴져서 좋습니다. 한 페이지에 한 장의 사진이 프린팅되어 있고 짧은 글이 있습니다. 만화가답게 시종일관 진지하지 않아서 웃음을 자아내는 글도 있어습니다. 가끔은 센티하게 혹은 로맨틱하기도 혹은 코믹스럽기도 합니다. 어떤 글은 행복한 것인지 복잡한 심경인지 고민하게 되는 글도 있구요.

 

저는 추억을 가진 카메라이기 때문에 즐겁게 봤지만 아무래도 에세이들은 저자의 삶을 담고 있고 가치관을 담고 있기 때문에 본인의 취향과 다르다면 좀 고역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국내에서 몇 권 찾을 수 없는 SX-70의 사진이 있다는 점에서 희소가치가 충분히 있는 것 같습니다.

 

 

  

 


책 정보

 

만화가 이우일의 폴라로이드 사진집 - 굿바이 알라딘

사진, 글 이우일 

펴낸곳 도서출판 호미 

처음 펴낸 날 2007년 12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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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의 카메라를 가지고 친구를 위해 다시 떠나는 여행
램램(lamblamb) 편집부 엮음 / 램램(lamblamb)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서평

 

인도 여행 사진을 전시할 때 회사에 메인 친구가 가고 싶어해서 친구를 위해 이 책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카메라 5개'라고 하여 큰 카메라들은 아니고 토이 카메라와 디지털 카메라, slr 필름 카메라를 합했기 때문에 그다지 무겁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저도 토이 카메라를 좋아해서 여행 때마다 몇 개씩 챙기기 때문에 그 부분이 이상하진 않았거든요. 이쪽에 관심없는 분들은 아마도 잘 이해가 안갈 것 같습니다.

 

토이 카메라는 이름 그대로 장난감 같습니다. 저렴한 재질로 만들어졌습니다. 심지어 종이로 만들어진 것도 있지요. 대부분은 플래쉬도 없고 조리개와 셔터스피드가 고정된 형태라 밝은 곳에서만 찍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신 그렇기 때문에 가볍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피사체를 확실한 모습으로 담아내는 사진보다 좀 더 독특한 느낌으로 담아내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는 카메라, 사진으로 치면 좋은 결과물은 아니겠지만 훨씬 독특할 수 있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잘못된 방식으로 만들어진 카메라를 의외로 사람들이 좋아해서 발전되온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기종이라도 각기 다른 매력이 있기 때문에 여러 토이 카메라를 쓰는 사람이라면 몇 가지를 동시에 들고 여행을 가고 싶어지기 마련이지요. 특히 밝은 곳에서는 더욱 그런 매력을 발산하니 인도에 적합했을 것 같습니다.

 

인도라는 나라는 어떤 매력이 있길래 이렇게 사람을 끌어당기는 걸까요. 막연히 가고 싶어서 갔고 그 이유를 알았다고 적고 있지만 거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책에 없습니다. 얇은 책이라 인도에 대한 이야기 조금과 카메라, 필름에 관한 이야기 조금 섞여 있습니다. 저자가 한달간 체류했다고 하니 좀 더 다양한 느낌의 사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많은 필름을 갖고 갔던데 더 많은 사진이 실리지 않은 것이 좀 아쉽네요.

 

마지막에는 전시회를 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인도에서 구입했던 물건들도 기록하고 있습니다.

 

 

 

 


책 정보

 

5개의 카메라를 가지고 친구를 위해 다시 떠나는 여행 

사진, 그림, 글, 편집 강성은 

펴낸곳, 펴낸이 램램 

출판등록 2008년 2월 10일 제16-4255호

2008, lamb-lamb, 오후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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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탐정 쇼타로의 모험 4 - 고양이는 이사할 때 세수한다 고양이 탐정 쇼타로의 모험 4
시바타 요시키 지음, 권일영 옮김 / 시작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서평

 

고양이 쇼타로가 추리를 하는 연작 단편 소설. 4권이면서 일단은 마지막에 해당됩니다. 그간 등장한 비와호를 떠나 도쿄로 이동 하게 됩니다. 동거인인 사쿠라가와 히토미는 애인이 도쿄에 근무하게 되어 이사를 결심합니다. 첫 번째 단편은 이사하기 위해 집을 알아보는 이야기, 이후에는 그 곳에서 펼쳐지는 사건들에 관해서 입니다.

 

아무래도 동일한 패턴의 연속이다 보니 이번에는 장소를 다른 곳으로 옮긴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점에서는 색다르긴 했는데 전작들보다 특별히 더 재밌다는 생각은 안들더라구요. 쇼타로 시리즈에 대한 애착 덕분에 봤달까요. 가쿠라자카가 배경인 것은 흥미로웠습니다. 그래도 이 시리즈가 더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쇼타로와 튀김국수의 모험

신칸센을 타고 도쿄로 와서 집들을 구경하게 됩니다. 아무래도 집세 때문에 결정이 쉽지가 않습니다. 사쿠라가와 히토미를 짝사랑하는 것 같은 편집자 이토야마의 숙부님이 부동산중개사라서 덕분에 중개 수수료를 빼고 이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고양이를 기를 수 있고 시부야, 신주쿠와 가까운 월세 10만엔 이하의 집은 찾기가 어렵습니다.

 

몇군데의 장소를 방문하면서 이상하게 먹은지 얼마 안된 컵라면을 발견합니다. 그대로 두면 바퀴벌레가 생길 것 같습니다. 세 번째 도착한 집은 목조 주택으로 마당도 있습니다. 가쿠라자카의 집인 것 같습니다. 낡긴했지만 집세도 저렴하고 좋아서 바로 계약을 하게 됩니다. 컵라면이 발견된 이유를 추리하고 집과 연관된 새로운 사실도 알게됩니다.

 

쇼타로와 헌책 시장의 모험 

주인집 고양이 닌닌과 후루후루와 친해진 쇼타로. 마을을 돌아다니다가 서점에서 동거인의 책을 찾는 사람을 발견합니다. 그러나 그는 이상하게 새로 산 책을 헌책 시장에 꽂습니다. 고양이들은 이를 이상하게 여기고 추리를 시작합니다. 고양이들의 잘못된 추리는 비와호 근처의 고양이들의 잘못된 추리를 반복하는 것 같아서 좀 지루했는데 마지막은 재밌었습니다.

 

쇼타로와 불우한 미소녀의 모험

전편에서는 여름이었고 지금은 겨울입니다. 다 읽고 나서 제목이 조금 거슬리긴 하지만 사건의 진상이 확인되어서 결과는 좋습니다. 애초에 도쿄의 도심에 있는 이 집의 세가 이렇게 싼 이유는 낡았다는 이유도 있지만 귀신이 나타난다는 소문 때문이라고 합니다. 전에 살던 사람이 자살하고 키우던 개마저도 죽었다고 합니다.

 

그 다음 세입자가 몇 달 살다가 세도 안내고 도망가버렸는데 혹시 자살한 사람이 돈 되는 것을 숨긴 것이 아닌가란 추리를 고양이들은 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방화범을 잡게 됩니다. 그리고 사건의 진상이 드러납니다.

 

종이학의 기도 

전작에서도 종종 제 3자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었듯이 이 이야기도 그렇습니다. 한 소녀가 남자친구를 잃고 집에 틀어박힙니다. 그녀의 엄마는 절망감을 느끼면서 하루를 보내고, 고양이들에게 하소연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고양이와 관련된 물건들을 파는 사람이 등장합니다.

 

캣닙을 넣어만든 고양이용 장난감 인형을 납품받아 판매합니다. 그 안에서 종이학이 발견되고 쇼타로는 그것을 그녀의 엄마에게 보여주게 됩니다. 딸의 행복을 위해 엄마는 열심히 달려 사건을 해결합니다. 사건 자체는 끔찍했지만 다들 행복한 결말을 맞은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책 정보

 

Neko Tantei shotaro no Boken 4: Neko wa hikkoshi de kao arau

by Yoshiki Shibata (2006)

고양이 탐정 쇼타로의 모험 4 - 고양이는 이사할 때 세수한다 

지은이 시바타 요시키 

발행처 (주)웅진씽크빅 

임프린트 시작

1판 1쇄 발행 2010년 7월 2일 

옮긴이 권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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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폐수사 2 : 수사의 재구성 - 果斷 미도리의 책장 15
곤노 빈 지음, 이기웅 옮김 / 시작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서평

 

2008년 제21회 야마모토 슈고로상 수상작, 2008년 제61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인 이 소설은 경찰의 입장에서 본 수사물의 장르에 속합니다. 전작에 해당하는 '은폐수사' 역시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 신인상 수상작(제27회)이라고 합니다. 작가가 140여권을 발표한 베테랑 작가라고 하는데 국내에서는 이 은폐수사 시리즈 두 권만이 번역되었습니다. 세 번째 이야기도 일본에서 출판되었다고 하네요. 원제는 과단(果斷, 칸단)으로 용기있게 딱 잘라 결정한다는 뜻입니다.

 

주인공은 류자키 신야. 최근 오모리 서 서장으로 전근을 한 도쿄대 법학과 출신의 캐리어(국가 공무원 1종 시험 합격자)입니다. 상당히 합리적인 면을 추구하는 인물로 덕분에 여러 사람들에게 이상한 눈총을 받는 편입니다. 그가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기 때문에 문체가 상당히 간결하며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명령체계를 중시하는 경찰이지만 자신의 업무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어서 불필요한 아부나 행동은 일체 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주변에서 안좋은 평판을 낳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역시나 전편의 이야기에서 사건을 해결하고도 그런 성향때문에 좌천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의 사고방식들은 상당히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물론 경찰의 명령체계에 익숙해져온 사람들에게는 성가신 사람일 것 같긴 합니다. 그의 관할 내에서 강도 사건이 발생합니다. 세 명의 범인 중 둘은 잡았지만 한명을 놓칩니다. 전혀 별개로 보였던 식당에서 싸움이 있다는 민원에 그는 확실한 결과를 원하고 발포되었다는 정황으로 미루어 세 번째 범인의 은닉 장소라고 파악합니다.

 

현장 경찰들은 현장 경험으로 미루어 온 감과 조사 능력을 중시하고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막상 수사본부가 설치되면 수사의 주도권은 수사 1과나 특별팀같은 자들에게로 넘어가기 때문에 신경전이 만만치 않습니다. 역시 이 이야기에서도 그 면을 다루며 합리성을 중시하는 서장은 현장 수사원들 보다 특별히 전문적인 훈련을 받아온 그들에게 수사권을 넘기는 그를 양쪽은 다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형사부에서 테러 및 농성, 하이재킹 등에 대처하기 위해 조직되어 매일 훈련을 거듭해온 조직이 SIT(수사 1과 특수반 - Sousa Ikka Tokusyuhan)라면 또 하나의 조직이 개입하게 됩니다. SAT. 그들은 독일 특수부대 GSG-9와 같은 조직을 표본으로 삼은 독입부대이며 자동소총과 저격소총으로 무장한 부대입니다. SIT는 교섭을 SAT는 제압을 위한 무력을 내세웁니다. 

 

인질의 위험은 10%라면서 돌입을 주장하는 SAT와 1%라도 인질을 위험에 처할 수 없다는 SIT의 의견. 그러나 결정은 서장이 내려야합니다. 흔히 수사물에서는 이런 부분 보다는 범인과의 교섭이나 제압이 좀 더 단도직입적으로 나오기 마련이라 독특했습니다. 한편 그의 아내가 피를 토하고 구급차에 실려간다는 연락을 받습니다. 현장에서는 세 번째 총성이 울리고 서장은 발포를 허가하지만 아직 돌입의 명령은 내리지 않았습니다.

 

형사부장은 테러도 하이재킹도 아니니 돌입은 그만두라고 합니다. 그러나 판단은 그에게 맡기며 책임 역시 그에게 맡깁니다. 결국 돌입을 명령하고 인질 구출, 범인에게 발포합니다. 범인은 죽고나서 더 이상 발포할 실탄을 소지하지 않은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 상황이 한 신문사에 의해 공표되고 감찰관이 움직이게 됩니다. 사건이 1/3쯤, 감찰관의 조사에 관련된 내용이 나머지 부분을 차지하고 그와 함께 애초의 이 사건에 대한 정황 신고가 이상하다는 점에서 출발하는 내용이 2/3 정도 분량에서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원제의 경우를 살펴보면 사건에서의 발포, 돌입 명령에 관한 제목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번역서의 경우에는 마지막 부분에 초점을 맞춘 제목이 됩니다. 왜 범인은 요구를 하지 않았는가. 일체의 교섭도 허용하지 않았다는 점이 이상하고 총을 든 범인과 애초에 인질이 싸울 수 있는가도 이상하고 총을 든 범인이 칼을 사용하는 요리를 허용했다는 점도 이상합니다. 사실 이 문제는 인질이 구출된 후의 반응에서 이미 감지할 수 있는 부분이었지요.

 

감찰원의 피곤한 접전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갈 것이라는 예상관 달리 다시 수사물의 분위기를 띄며 점점 흥미진진해져갑니다. 그 과정에서 서장과 관할서 직원들의 관계가 재정비되는 점도 재밌는 포인트가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왜 이 시리즈가 '은폐수사'인지의 언급도 나오는 것 같습니다.

 

상당히 경찰 내부의 일이 자세히 소개되는 면이 있습니다. 그런 관점이라서 신문이라는 매체에 대한 안좋은 평가도 동시에 등장합니다. 물론 주인공의 특색 덕분에 경찰 내부의 잘못된 부분들도 꼬집기는 합니다. 잘만들어진 수사물. 게다가 상당히 밀도있는 경찰 조직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강직하고 옳은 성품을 지닌 주인공의 매력에 더 빠지게 될 것 같습니다.

 

 

 

 


책 정보

 

KADAN - INPEI SOSA 2 (果斷 - 隱蔽搜査 2) by Konno Bin (2007) 

수사의 재구성 - 은폐수사 2 

지은이 곤노 빈 

발행처 (주)웅진씽크빅 

임프린트 시작

1판 1쇄 발행 2010년 9월 27일 

옮긴이 이기웅 

 

 

* 오타 p. 325 - "둘만 있자 괜히 쑥스러웠다. -> 큰따옴표가 필요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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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우의 성
와다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들녘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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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제29회 기도상을 수상한 각본 '시노부의 성'의 원작소설. 2008년 나오키상 후보, 2009년 서점대상 2위를 차지한 이 소설은 일본에서 120여만 부가 팔렸고 2011년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에서 역사 소설을 안읽는 20~30대에게 크게 어필했다고 하니 역사 소설하면 어려울 것 같고 머리부터 아플 것 같은 사람들에게도 쉽게 볼 수 있는 소설 같습니다.

 

덴쇼 18년인 1590년의 이야기입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천하통일을 하기 바로 전의 상황, 마지막으로 간토지방의 성들을 뺏는 과정입니다. '간토 지방의 제왕'이라는 호조 가문의 보호를 받으며 100년 넘게 영지를 유지해온 오시 성의 나리타 가문이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이 오시 성을 함락할 히데요시의 오른팔인 이시다 미쓰나리가 대군을 이끌고 도착하기까지의 이야기와 오시 성의 이야기가 소개되고 반 정도 분량이 흐른 후에 본격적인 전투가 펼쳐집니다. 미소년에 긍지를 갖고 있고 강직한 성격이었던 미쓰나리. 사실 오시 성의 성주는 싸움도 안될 뻔한 상황 속에서 미리 항복을 하겠다는 의중을 보입니다. 그러나 이야기는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오시 성 사람들은 성주가 주인공이기 보다는 성주의 사촌인 나리타 나가치카가 주인공입니다. 그는 성주의 작은아버지이면서 성대인 야스스에의 아들입니다. 용맹한 무사였던 그와 달리 나가치카는 어딘가 모자른 녀석입니다. 워낙 멍하니 있고 성 사람들이 일을 하는데도 도와주겠다고 나서는 착한 면도 있긴 하지만 일을 워낙 못해서 되려 피해만 줍니다. 그를 모두가 '노보우 님'이라고 부르는데 '데쿠노보우'란 뜻의 바보, 멍청이, 남이 시키는 대로 하는 꼭두각시'를 줄여서 부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성의 무사들인 단바, 이즈미, 유키에도 주요 인물입니다. 놀라운 무장이면서 나가치카와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단바, 단바에게 어떻게든 이기려드는 거구 이즈미, 그리고 실전은 없지만 전투에 워낙 박식하여 자신이 최고라 자부하는 미소년 유키에까지. 나가치카가 비록 무능해도 그 주변 인물들은 대단합니다.

 

당연히 항복을 할 상황. 그들은 농민들까지 모아서 고작 2천이 좀 넘는 상황이고 미쓰나리의 군사는 2만입니다. 그러나 의중을 물으러온 사자에게 나가치카는 싸우겠다고 선업합니다. 그러면서 단바, 이즈미, 유키에에 의한 1차 전투의 긴박감 넘치는 성공과 2차로 수장을 꿰하는 미쓰나리와 그에 대응하는 나가치카의 행동들은 정말 상상을 뛰어넘어 흥미진진합니다.

 

그리고 결국 누가 이기고 누가 졌는지 모를 결말은 어쩌면 이 소설의 흥행에 한몫을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천하를 통일했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이 소설을 읽기 시작합니다. 전력에 승산이 없다는 것도 알지만 그들이 간토의 무사라는 것에 긍지를 가질만하다는 감탄이 나올 정도로 재밌습니다. 약자가 쉬이 지지 않고, 그렇다고 완벽한 패배도 아닌 그런 이야기. 그래서 더 즐겁고 개운한 뒷맛을 주는 것은 아닐까요.

 

저도 역사소설을 즐겨읽는 사람은 아니라서 읽기 전에 조금 걱정을 했지만 역시 120만부 돌파했다는 점에서 그 저력을 읽고나니 공감하겠더라구요. 누구에게나 추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 정보

 

NOBO NO SHIRO by Wada Ryo (2007) 

노보우의 성 

지은이 와다 료 

펴낸곳 도서출판 들녘 

초판 1쇄 발행일 2011년 1월 17일 

옮긴이 권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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