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우의 성
와다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들녘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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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제29회 기도상을 수상한 각본 '시노부의 성'의 원작소설. 2008년 나오키상 후보, 2009년 서점대상 2위를 차지한 이 소설은 일본에서 120여만 부가 팔렸고 2011년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에서 역사 소설을 안읽는 20~30대에게 크게 어필했다고 하니 역사 소설하면 어려울 것 같고 머리부터 아플 것 같은 사람들에게도 쉽게 볼 수 있는 소설 같습니다.

 

덴쇼 18년인 1590년의 이야기입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천하통일을 하기 바로 전의 상황, 마지막으로 간토지방의 성들을 뺏는 과정입니다. '간토 지방의 제왕'이라는 호조 가문의 보호를 받으며 100년 넘게 영지를 유지해온 오시 성의 나리타 가문이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이 오시 성을 함락할 히데요시의 오른팔인 이시다 미쓰나리가 대군을 이끌고 도착하기까지의 이야기와 오시 성의 이야기가 소개되고 반 정도 분량이 흐른 후에 본격적인 전투가 펼쳐집니다. 미소년에 긍지를 갖고 있고 강직한 성격이었던 미쓰나리. 사실 오시 성의 성주는 싸움도 안될 뻔한 상황 속에서 미리 항복을 하겠다는 의중을 보입니다. 그러나 이야기는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오시 성 사람들은 성주가 주인공이기 보다는 성주의 사촌인 나리타 나가치카가 주인공입니다. 그는 성주의 작은아버지이면서 성대인 야스스에의 아들입니다. 용맹한 무사였던 그와 달리 나가치카는 어딘가 모자른 녀석입니다. 워낙 멍하니 있고 성 사람들이 일을 하는데도 도와주겠다고 나서는 착한 면도 있긴 하지만 일을 워낙 못해서 되려 피해만 줍니다. 그를 모두가 '노보우 님'이라고 부르는데 '데쿠노보우'란 뜻의 바보, 멍청이, 남이 시키는 대로 하는 꼭두각시'를 줄여서 부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성의 무사들인 단바, 이즈미, 유키에도 주요 인물입니다. 놀라운 무장이면서 나가치카와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단바, 단바에게 어떻게든 이기려드는 거구 이즈미, 그리고 실전은 없지만 전투에 워낙 박식하여 자신이 최고라 자부하는 미소년 유키에까지. 나가치카가 비록 무능해도 그 주변 인물들은 대단합니다.

 

당연히 항복을 할 상황. 그들은 농민들까지 모아서 고작 2천이 좀 넘는 상황이고 미쓰나리의 군사는 2만입니다. 그러나 의중을 물으러온 사자에게 나가치카는 싸우겠다고 선업합니다. 그러면서 단바, 이즈미, 유키에에 의한 1차 전투의 긴박감 넘치는 성공과 2차로 수장을 꿰하는 미쓰나리와 그에 대응하는 나가치카의 행동들은 정말 상상을 뛰어넘어 흥미진진합니다.

 

그리고 결국 누가 이기고 누가 졌는지 모를 결말은 어쩌면 이 소설의 흥행에 한몫을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천하를 통일했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이 소설을 읽기 시작합니다. 전력에 승산이 없다는 것도 알지만 그들이 간토의 무사라는 것에 긍지를 가질만하다는 감탄이 나올 정도로 재밌습니다. 약자가 쉬이 지지 않고, 그렇다고 완벽한 패배도 아닌 그런 이야기. 그래서 더 즐겁고 개운한 뒷맛을 주는 것은 아닐까요.

 

저도 역사소설을 즐겨읽는 사람은 아니라서 읽기 전에 조금 걱정을 했지만 역시 120만부 돌파했다는 점에서 그 저력을 읽고나니 공감하겠더라구요. 누구에게나 추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 정보

 

NOBO NO SHIRO by Wada Ryo (2007) 

노보우의 성 

지은이 와다 료 

펴낸곳 도서출판 들녘 

초판 1쇄 발행일 2011년 1월 17일 

옮긴이 권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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