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의 규칙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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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의 짧은 단편과 프롤로그, 에필로그, 명탐정의 최후라는
15개의 짧은 글로 엮어진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
명탐정의 규칙.

그러나 이 책은 작가의 최신간은 아니고 1996년에 출간했던
책이라고 합니다. 당시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에 3위,
'주간문춘 걸작 미스터리 베스트 10'에 8위로 올랐다고 합니다.

우선 이 소설은 제 취향이 아님을 밝혀둡니다. 그래서 별 2개.
구성면이나 독특함으로 치면 정말 탁월하긴 합니다만
그 이외엔 썰렁한 소설입니다.

만화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만화가가 작품에 직접 개입한다거나
캐릭터들이 만화가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그런 식의 소설입니다.

주인공은 명탐정 보다는 명탐정을 돋보이게 해주어야할
조금은 멍청한 것 같은 무능한 경감 오가와라 반조입니다.
화자이기도 합니다.

이 소설은 그러한 캐릭터를 맡은 오가와라 반조의 소설 이외의
면에 대해서도 쓰고 있습니다. 쉽게 써보자면, 드라마라고 가정
해보도록 합니다. 드라마에서 '오가와라 반조'라는 무능한
경찰 역을 맡은 인물이 있습니다. 이 인물은  '오가와라 반조'
를 연기하면서 동시에 자아를 갖고 있는 사람으로써 신랄하게
이 작품에 대해서 비판을 하는 것이지요.

그런 구성 자체는 독특하긴 한데, 이 소설의 분위기가 참 썰렁
하는 점에서 흥미를 좀 잃게 합니다. 물론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자체에 빠져들어 읽게 하는 점은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있긴 합니다만,
정통 추리물보다 흥미가 떨어지는 점은 명확히 해두고 싶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많이 읽어왔지만, 어떤 뽑아낼 명언같은
문장이 없는 점을 애석하게 생각해왔었는데, (그래서 열의를 갖고
히가시노 게이고 책을 모으고 싶지는 않더라구요) 흥미롭게도
이 소설의 캐릭터들이 작가의 그런 면을 비판해댑니다.
그런 점에서 작가에게 조금 애정은 생기더군요.

그리고 여러 그의 소설들이 생각나는 부분들도 있습니다.
역시 비판적인 의미로서요. 히가시노 게이고는 그런 '정통 추리
소설의 맹점'같은 부분들에 대해 고심하고 새롭게 만들고 싶어서
독특한 추리소설들을 써왔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정통 추리 소설이 더 좋은 사람으로써도, 히가시노 게이고를
최고의 작가로서도 평가하지 않은 사람이지만.. 확실히 그의
소설은 몰입도를 주는 면이 있긴 합니다.

이 책이 국내 번역되기 전에 이미 일본에서 드라마로 방영되었는데
이 소설과 마찬가지로 조금 썰렁한 면이 있었습니다.

밀실, 의외의 범인, 폐쇄, 다잉 메시지, 알리바이, 드라마화,
토막 살인, 트릭, 동요 살인, 불공정 미스터리, 목없는 시체,
흉기, 흔히 나오지는 않지만 종종 등장하는 범인의 유형과
허를 찌르는, 절대 소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범인

정도로 나뉘어져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아이디어로 이렇게 썰렁하게
쓰게 됨이 안타깝다고 생각은 드는데 이런 소재를 긴박감 넘치게
쓸 수도 없는 노릇이고 당연히 썰렁해질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구성면에서 작가가 얼마나 고심을 하고 썼는지 느껴지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재밌긴 합니다. 그러나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내가
얼마나 정통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도 반대로 깨닫게
됩니다.

히가시노 게이고 좋아하시는 분들이야 당연히 읽으시겠지만,
추리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글쎄요..




Meitantei no Okite (1996)
도서출판 재인
초판 1쇄 2010년 4월 16일
이혁재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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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만나 행복해! 살림어린이 그림책 16
나라 요시토모 글.그림, 배주영 옮김 / 살림어린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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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서평




이 책은 나라 요시토모의 첫번째 동화집입니다. 첫번째라고는 해도 국내 번역된 것이 좀 늦은 편이지만(2010년), 일본에서는 1999년에 발매되었더라구요. 요시토모 나라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해도 그림만 보면 '아! 이 사람!'할 정도로 독특한 그림 세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외에 소설가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에 삽화를 넣은 경력도 있습니다.




나라 요시토모의 특색은 이쁘다는 그림보단 새침한, 혹은 표독스럽기까지한 한 여자아이 얼굴이 독특하다고 점에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동화책에서 주인공은 표지의 강아지입니다. ('개'라는 표현보다는 귀여운 느낌이 드는 표현인 '강아지'로 표기하기로 하겠습니다.) 엄청나게 큰 강아지라서 아무도 자신을 몰라봐 외로운 강아지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여자아이가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 예의 독특한 얼굴을 한 여자아이입니다.) 그 아이는 강아지의 발을 타고 올라갑니다. 절대 놀라지 않을 것 같던 시크한 표정의 여자아이도 이 강아지 얼굴 위로 떨어지고는, 강아지 얼굴을 쳐다보고는 화들짝 놀랍니다. 역시 범상치 않은 표정의 아이는 이내 노래를 불러주고 둘은 친구가 됩니다.




새로운 생물체. 미지와 조우하는 한 여자 아이. 그리고 둘은 친구가 됩니다. 독특한 그림체에 그만의 매력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이야기가 그로테스크해지지 않는 점도 좋은 것 같아요. - 물론 동화책이니 당연하겠지만요. - 몇 시간 후에 '나사'에서 외계 생물체에 관한 중대 발표를 한다는데 그래서 더욱 이 동화를 읽으면서 재밌는 기분이 들더라구요.




어릴 때는 미지의 것에 대한 열망이 강했는데 나이를 들수록 현실과 현재가 더 편안하고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보면서 좀 더 새로운 것을 찾아나서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안의 어린 아이가 깨어났달까요. 이쁜 얼굴, 공주풍의 주인공이 등장하지 않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너무 획일화된 아름다움에만 근접하는 것은 싫더라구요.


 

그리 길지 않은 이야기 속에서도 행복감을 느끼게하는거 보면 나라 요시토모. 그는 그림 뿐 아니라 글도 잘 만들어내는 재주를 가진 것 같습니다. 아이는 당연하지만 어른에게도 물론 좋을 이야기였습니다.


 

 


 








 

책 정보




Lonesome Puppy by Yoshitomo Nara (1999)


너를 만나 행복해!


펴낸곳 (주)살림출판사


지은이 나라 요시토모

옮긴이 배주영


펴낸날 초판 1쇄 2010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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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 알바 내 집 장만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5
아리카와 히로 지음, 이영미 옮김 / 비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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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서평




이 책의 저자 '아리카와 히로' 하면 우선 남자들의 세계를 한없이 동경하는 인상이 있고 거기에 사회의 문제들을 살짝 끼워넣지만 소소하면서도 담담하게 써내려가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작가가 여자인 것은 항상 익숙해지지 않는 면도 있습니다. 이번 소설 또한 같은 패턴입니다. 토목현장이 주된 무대가 되고 가족의 무관심과 이웃의 괴롭힘을 통해서 엄마가 우울증에 걸리는 이야기입니다.




이 소설은 일본 유명 그룹 아라시의 멤버인 니노미야 카즈나리의 드라마로 더 기대를 받았습니다. (지금도 방영 중에 있습니다.) 원작 쪽이 그 보다 먼저 번역 출간되지 않아서 인지를 못했는데 신간 목록을 보다보니 아리카와 히로의 신작이라 반가웠습니다. 그래서 드라마화된 원작이 이 책임을 알았습니다. 원작의 제목은 '프리타 집을 사다'입니다. 프리타는 일본의 일종의 직업을 갖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르바이트로만 생활을 이어가는 부류를 가리키는 신조어입니다.

 

책의 제목과 표지만 보고 추측하게 되는 내용은 프리타가 열심히 벌고 투자해서 집을 사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쾌활한 내용같아 보입니다. 그런데 아리카와 히로가 과연 그런 소설을 쓸까? 라는 의문을 가졌더니 역시나 단순한 내용이 아니었습니다. 주인공 세이지는 이류 대학을 나와 취업을 하지만 이상한 사원 연수를 거치면서 대체 이 회사는 무엇인가 싶을 정도로 애착을 갖지 못하고 3개월 만에 사표를 던집니다. 이직이 쉬울 것이라고 자신 만만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완고한 아버지 때문에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보태고 돈이 좀 모이면 취업 활동을 핑계로 한동안 나태해지고 그런 생활의 연장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엄마의 상태가 이상한 것을 알게되고 심각한 우울증이 있다는 것과 단순히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라 20년간 이어져온 이웃의 괴롭힘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그래서 낮에는 엄마를 돌보고 좀 더 큰 돈을 벌 수 있는 공사 현장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됩니다. 이 과정이 내용의 반 정도를 차지합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보고 모회사로부터 독립을 꾀하는 현장 소장의 권유로 사무직 정직원으로 입사하게 되면서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업무를 해나가는 과정들과 또 다른 사원을 뽑는 일에 대한 모든 대처 능력이 시행착오를 겪어왔던 경험으로부터 나오게 됩니다. 그렇게 열심히 일이 궤도에 올라가고 문제가 되었던 그 집으로부터 나와 다른 집으로 이사를 하는 결말에 닿습니다.




사실 이 이야기의 결말은 프리타 세이지가 집을 사는 내용은 아닙니다. 프리타였던 청년이 착실하게 일할 계기를 갖게 되고 그것을 통해 정직원이 되고 그리고 돈을 착실하게 모아서 200만엔을 만듭니다. 그것은 계기이지 이사 비용은 아니고 그 돈을 계약금으로 하여 대출을 받는 형태의 이사입니다.


 

그것보다 가족애도, 책임감도, 성실함도 없던 청년이 가족을 이해하고 아끼는 것과 한 회사의 주요 인물로 거듭나는 부분이 초점이 되는 소설입니다. 처음 예상과는 조금 다른 내용이었지만 우울증 이야기나 프리타로 전전긍긍하며 살아가는 이야기가 줄 법한 우울함보다 안타까움과 감동이, 마지막에는 표지처럼 밝은 기분이 되게 해주는 소설이었습니다.


 

+ 덧붙이자면, 원작과 드라마는 설정이 살짝 다릅니다. 제가 2화까지 보고 원작 소설을 읽을 후에 보려고 중단한 상태인데요. 누나는 결혼 3년차로 아이가 없고 상당히 능력자로 나오며 시어머니와 불화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아버지는 바람 핀 사실은 나오지 않습니다. (드라마에서 한 장면만 나와서 앞으로의 이야기 전개가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지바씨(극중 카리나 역)는 소설에서 세이지가 뽑은 후배 직원으로 등장합니다.


 














책 정보




Freeter, Ie wo Kau. by Hiro Arikawa (2009)


백수 알바 내 집 장만기


지은이 아리카와 히로


발행처 도서출판 비채


옮긴이 이영미

1판 1쇄 발행 2010년 10월 20일


1판 7쇄 발행 2010년 10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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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에 바라다 - 제142회 나오키상 수상작
사사키 조 지음, 이기웅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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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서평




이 소설은 2010년 제 142회 나오키상 수상작인 '폐허에 바라다'와 연작 단편 여섯 개의 모음집입니다. 제목의 느낌과 같게 전체적으로 '폐허'라는 느낌의 감각을 지니고 있는 통일성을 갖고 있습니다. 보통 수상작을 제외하면 어딘가 완성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곤 하는데 이 단편들을 하나하나 읽으면서 이 작가가 범상치 않다는 저력을 느꼈습니다.




장르는 순수문학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흔히 추리 소설은 엔터테인먼트 소설의 성향을 많이 띄는데 이 소설은 소재만 수사물에 속하지 상당한 문체를 자랑합니다. 주인공은 '센도 타카시'라는 유능한 형사입니다. 그러나 그는 문제를 안고 복귀 명령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지인들의 부탁으로 개인적인 도움을 주는 이야기들입니다.




유능하다고 하여 어떤 사건도 모두 행복한 결과로 결론 내려지는 내용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좀 더 엔터테인먼트 소설과 가까웠을 것 같습니다. 나쁜 사람들을 잡아야하는 입장이지만 범죄와 맞닿아있는 모습과 과거의 어떤 사건을 극복하지 못하는 심리적인 요인, 각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 범죄자의 심리 같은 것들이 가볍지 않게 섞여 있습니다. 그 배경이 홋카이도라 더욱 애처로움을 자아내는 것도 같습니다. 띠지의 홍보용 문구가 절묘하게 이 소설을 설명합니다. '범죄는, 수사하는 이의 영혼까지 상처 입힌다.'





오지가 좋아하는 마을


오스트레일리아인들이 80% 이상 사는 한 마을 니세코. 삿포로로부터 약 3시간 넘는 곳에 위치하고 있답니다. 예전에 용의자로 몰렸던 사람의 가족이라 알게된 사토미가 부탁을 해옵니다. 자신이 아는 오지(오스트레일리아인의 애칭)가 살인 누명을 받은 것 같다구요. 그래서 센도는 '유능하다'는 사토미의 표현답게 사건의 실마리를 제공해줍니다.


 

폐허에 바라다

13년전 담당했던 삿포로 매춘부 살해 사건과 동일 수법의 범죄가 일어납니다. 센도는 여전히 심료 내과의 치료를 받고 있고 휴직 상태입니다. 그리고 의사의 권고대로 6일 째 온천에서 요양하며 낚시를 즐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의 이야기를 동료가 전화로 알려옵니다.





범인은 후루카와 유키오. 그의 고향은 홋카이도의 작은 탄광 마을 유바리입니다. 지금은 폐광촌이지만 되려 탄광촌일 당시보다 폐허 마니아들에게 알려져서 유명해졌다고 합니다. (작가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범인은 범행은 인정하지만 유바리에 못가봤다는 센도에게 노골적으로 모멸을 하며 진술을 거부했습니다. 그래서 센도는 돌아오는 길에 유바리에 들리게 됩니다. 그러면서 그 사건, 후루카와에 관해 떠올립니다.




그는 정말 가슴아픈 과거를 지닌 사람입니다. 그가 사랑을 받았다면 올바르게 자랄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그리고 후루카와는 센도에게 전화를 겁니다. 둘은 만나고 후루카와는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고백합니다. 단순히 누군가를 죽인 가해자라고만 단정짓기엔 너무 많은 생각이 드는 인물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오빠 마음


배경은 오호츠크 해에 면한 인구 8천의 마을. 메만베츠 공항에서 내려 가는 제 2종 어항인 마을로 시레토코와 아바시리 방면 관광자면 거쳐가는 마을이라고 합니다. 센도는 여전히 1년 반 넘게 휴직하고 있고 이 마을로 부른 야마노는 아는 동생이 절대 살인을 할 애가 아닌데 칼로 상대를 숨지게 했다고 도와달라고 부탁합니다.




제목 덕분에라도, 흘러가는 방향으로라도 사실 사건 자체의 추리는 쉬운 편입니다. 이 뻔한 이야기를 끌고 가는 방식도 그렇고 결말도 감탄할만큼 멋드러집니다. 과연 어른의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달까요. 자신이 영웅이 되는 것만을 바라는 어린애가 아니었던 거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사라진 딸


조깅을 하는 센도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납니다. 타나베 형사로부터 소개 받은 한 중년의 남자. 자신의 딸이 실종되었는데 아마 죽은 것 같다고 찾아달라고 합니다. 언쇄 폭행범이 죽는 바람에 피해자의 사체조차 발견되지 않아서 수사가 중단된 상황. 그래서 센도는 홀로 조사를 시작합니다. 이번엔 단순히 아버지의 간절함 덕분에 도와주게 되는 좀 다른 패턴이 됩니다.




그렇게 센도는 가해자의 거래처를 조사하다가 접점을 발견하고 추리를 하게됩니다. 그래서 원래 수사 했던 지역을 뺀 곳으로 확신을 하게 됩니다. 이 단편은 이것만으로는 그리 대단한 의미를 띄는 이야기는 아니고 앞의 이야기들을 보아온 독자에게 좀 더 의미가 있는 단편이 될 것 같습니다. 여태까지 정확하게 나오지않았던 센도의 증상이 어떤 형태의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있는지에 대해 조금 보여줍니다.





바쿠로자와의 살인

히다카 지방 중앙에 위치한 마을 바쿠로자와. 살인이 일어났는데 그 피해자가 센도가 17년 전에 맡았던 살인 사건의 피의자 중 한명이었습니다. 그러나 증거 불충분으로 사건의 시효를 맞았습니다. 과연 누가 그를 죽였으며 이 사건은 17년 전의 살인 사건과 관련이 있는지 의문을 갖습니다.




이 단편들이 거의 '추리'를 쉽게 할 수 있는 요소들을 갖고 있는데 - 적어도 조악한 반전 따위는 없는 정통파랄까요 - 이 단편 또한 그렇습니다. 대충 사건의 큰 틀은 짐작할 수 있게 합니다. 이 단편 또한 앞의 단편과 마찬가지로 이 자체의 이야기에 대단한 느낌은 없습니다만 센도가 살짝 변화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면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다음 이야기는 역시 복귀입니다.





복귀하는 아침

당장 복귀하는 이야기는 아니고 복귀하기 바로 전의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 안에서 센도를 괴롭혔던 사건이 무엇이었고 PTSD의 증세가 무엇이었는지 자세히 나옵니다. 그 사건으로부터 3년의 시간이 흘렀음을 밝힙니다. 세 번째 기후요법을 지긋지긋해하며 돌아가는데 예전 삿포로에서 근무할 때 증언을 해줬던 호텔 직원 나카무라 유미코가 전화를 합니다.




동생이 한 사건의 피의자로 의심받고 있다고 도와달라고 합니다. 토카치가와 강가에서 소사체로 발견된 여성이 오비히로 자산가 집안의 딸이며 미해결 상태인 사건. 도와주겠다고 하고 생각해보니 그 문제의 사건에 함께 있었던 아키노 코헤이가 바로 이곳에 배속되어 있어 도움을 받습니다. 그리고 예전 이야기도 나오게 됩니다.




사건의 실마리를 작가는 보여주는데 이런 형태일꺼라고 생각을 못했습니다. 마지막 단편에서 추리에 닿지 못하고 반전이라고 생각했네요. 결국 센도는 사건의 배경을 파악하게 되는데 그가 복귀를 결심할 수 있었던 것은 사람의 잔혹함 때문일까요. 애초 경찰의 무능함으로부터 자책을 하며 PTSD가 나타났던 것 같은데 그것을 극복하고 좀 더 냉정해질 수 있는 것은 이런 가해자와 피해자의 잔혹함 때문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더 냉정히 진실을 알아내고 법의 심판에 넘기는 그런 경찰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지 않나라고 말입니다.








 









책 정보




HAIKYO NI KOU by Sasaki Joh (2009)


폐허에 바라다


저자 사사키 조


발행처 북홀릭 ((주) 학산문화사)


역자 이기웅


2010년 11월 1일 초판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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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ET
이토야마 아키코 지음, 송희진 옮김 / 지식여행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다섯개의 짧은 단편으로 이루어진 NEET.


니트

니트족이라고 하여 No Education Employment Training.
의 약자인, 취직을 안하고 교육도 직업 훈련도 받지 않는 무직자
를 의미하는 일본의 신조어입니다.

표제작 NEET와 2+1이 이어지는 내용으로 니트족에 관한 단편입니다.
주인공 메구리바시는 소설가이고 2년 전 남자친구였던 그렇게 말하기엔
조금 거리감이 있는 아는 사람인 요미모토가 니트족이 되어 말라가고
생활고에 시달리는 것을 알고 도와주는 이야기입니다.

물질적으로 도와주긴 하지만 그것이 동정이나 원조가 아니라
자신이 만나고 싶기 때문에 그렇다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바다에서 기다리다'의 번역에 문제가 있나? 싶을 정도로
거슬리는 문체가 여기에서 또 발견.. 번역하신 분도 다르고
번역의 문제는 아니라 결국 이 작가의 문체 문제라고 결론을 내림.
'바다의 선인' 느낌은 안나는 것 같습니다.



벨 에포크

반년전 약혼자를 잃은 미치카. 이사 준비를 도와주러 갑니다.
영어회화 학원에서 알게 된 사이인데 종사업종은 달라도 친해서
호주에도 함께 갈 정도로 친하게 지냈던 사이. 이사 준비를 하면서
예전 생각도 하고 대화를 하고 마지막으로 고향에 가는 미치카가
놀러오라는 얘기를 하지만 그녀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을 거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연락도 끊을 것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2+1

니트에서 1년 후의 이야기. 공장에 일하기도 했었지만 3개월 밖에
가지 못하고, 그래서 이번엔 자신의 집으로 오라고 부릅니다.
주인공 메구리바시는 동거인이 있는데 그녀와 사이가 안좋아서
대화도 하지 않는 상황. 메모로 힘든 친구가 올꺼라는 대화를
합니다.

자신은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함께 살게 되면서
그리고 그가 떠나고 나니 사랑했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동거인도 집을 나갑니다.

오히려 니트족인 요미모토의 생활고보다 주인공 메구리바시의
외로움이 더 견딜 수 없던 것은 아닐까 라고 생각해보게 되는
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앞으로도 계속 그를 이런 식으로
만나서 도와주게 되는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



겁쟁이

도쿄 역사에 있는 호텔에서 근무하는 주인공. 사귀고 있는 마츠오카 씨를
만나러 기차를 타야하는데 자꾸 망설이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가 두 사람의
헤어지는 이야기인가 했더니 그것도 아니네요. 주인공은 아유미라는 부인과
별거중. 그리고 7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사촌인 쇼코 씨에게서 길러졌습니다.
조금 어색한 관계인데 마츠오카 씨를 만나러 가면서 여러 생각들을 하면서
자신이 마츠오카 씨의 목소리를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엄마보다 쇼코 씨의
목소리를 더 떠올린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쇼코 씨에게 가려고 합니다.
표현하지 않고 살았던 겁쟁이였지만 이제는 표현하고 살겠다는 내용이 아닐까
싶네요.



사랑 따위 필요 없어

좀 변태적인 내용이라 노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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