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여행하는 정석 따윈 없다 - 별일 있어도 떠나는 남자의 리얼 여행기
차영진 지음 / 예담 / 201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

불과 20년 전과는 달리 최근에는 해외 여행이 참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지방의 소도시 초등학생들도 '비행기 못타본 사람도 있냐'는 조금 걱정스런 사고방식을 지닌 시대라는 사실을 알고 놀랐었는데 연휴가 되면 귀경길에 오르기 보다 해외로 떠나는 선택도 이상하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 덕분에 여행서도 덩달아 다양해진 것 같습니다. 당장 여행 루트를 짜는 목적에 의한 정보서 뿐만 아니라 에세이류의 여행서도 그 종류가 다양해져 있습니다.

이 책 역시 제목에서도 살펴볼 수 있듯이 여행 에세이입니다. 간혹 에세이 형태를 취하면서 정보 페이지가 덧붙여진 경우도 있지만 이 책은 정말 에세이 입니다. 당장 여행을 떠날 예정에 없더라도 다녀온 나라는 알기 때문에, 혹은 더 알기 위해서 반대로 모르는 나라에 대한 호기심에 여행책을 읽곤합니다.

여행 정보서와 일반 에세이와는 또 다른 독특함을 가진 것이 바로 '여행 에세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세상은 넓고 사람은 다양하기 때문이지요. 그 다양함을 담아내는 책이기도 하고, 저자에 따른 각기 다른 색을 입힐 수도 있구요. 

이 책을 보면서 '여행 에세이'가 가장 재밌으려면 어떤 요소가 필요할까 생각해보았는데 역시 저자의 경험이겠지요. 게다가 그 경험이 단순한 것이 아니라 다양하면 할 수록 이야기의 재미는 높아집니다. 이 분은 거기에 딱 맞는 저자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어쩜 이렇게 정신없는 경험들을 하게된 것일까 생각하게 되구요. 결국 이런건 타고나지 않나란 제멋대로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저 또한 여행을 다니면서 별의 별 사람들을 다 만나보고 친절하기도, 불친절하기도 한 경험을 해봤지만 정말 남에게 얘기하기 지루할만큼 평이한 사건들 밖에는 없거든요. 그런데 저자의 파리 여행기만 봐도 얼마나 짧은 시간 안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보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 기가막힌 사건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 같습니다.

거기다가 누구에게나 말을 걸고 함께 하는 저자의 성격 덕분에 좀 더 다양한 느낌의 이야기가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핫도그 판매원이나 까르푸 점원과의 싸움은 역시 쉽게 경험하게 되는 것은 아니겠지요.

반쯤 읽다보니 저자가 여행을 꽤 다양하게 다녔더라구요. 그래서 더 서스럼없이 타인에게 말을 걸 수 있는 여행자가 된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물론 타고난 성격의 경우일지도 모르지요.

여행 에세이 치고는 꽤 두꺼운 편입니다. 500 페이지가 조금 안되구요. 그런데 생각보다 빨리 읽게되더라구요. 정신없이 몰입해서 읽게 되어 그런 것 같습니다. 처음 여행을 결정하는 순간부터 독특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각 나라로 가는 이야기가 순차적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합니다. 책 안에는 없는 이탈리아, 포르투갈의 사진이 한, 두장씩 끼어 있습니다. 마지막 페이지를 보니 후속작을 준비중이라고 하는데 마치 예고편과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처음 시작처럼 즉흥적으로 혹은 어떤 운명적으로 출발을 하게 되어 준비된 여행이 아니라 순간의 떠올림을 통해 또 다른 나라로 이동하게 되는 이야기가 정신없이 따라가게 만들더라구요. 일정이 정확히 짜여있고 그대로 움직여야만하는 그런 루트와 달리 지금의 기분으로, 누군가의 추천으로 변화되는 여행을 가보는 일이 참 부러웠습니다.

런던, 오슬로, 스톡홀름, 취리히, 루체른, 바젤, 니스, 모나코, 스트래퍼드 어폰 에이본, 리버플, 베를린, 라이프치히, 암스테르담, 브뤼셀, 룩셈부르크, 파리, 안트베르펜, 오베르 쉬르 우아즈, 뮌헨, 마인츠, 프랑크푸르트, 로잔, 그뤼에, 융프라우, 체르마트, 아비뇽, 아를

위의 도시들이 등장합니다. 좋아하지 않는 나라들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편인데 재미있게 읽었구요. 좋아하는 나라가 등장할 후속편도 기대됩니다.  

 


책 정보

유럽을 여행하는 정석 따윈 없다
지은이 차영진 
펴낸곳 (주)위즈덤하우스 (예담)
초판 1쇄 인쇄 2011년 4월 1일 
초판 1쇄 발행 2011년 4월 8일 
디자인 강경신 

   p. 19

   느긋해 보이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더욱 편안해졌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이 와도 외롭지는 않을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p. 165

   그리고 사람을 매혹하는 것은 성격보다는 인격이 한 수 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서서히 잠에 빠져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출처 카페 > 북카페◈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 remonade0719
원문 http://cafe.naver.com/readbook/1267231

안녕하세요~!  북카페 가족 여러분

 


 



비가 그치니 중부 지방에는

오후부터 강한황사가 닥친다고 하네요.

오후부터는 황사 대비 하셔야겠습니다.

 

 

오늘의 서평 이벤트 도서는

<내 마음의 야생화 여행>이요!
 








5월 봄의 정취가 흠씬 묻어나는 산과 들의 길가에는 야생화들이 즐비하고 있는데요. 그 꿋꿋한 생명력만큼이나 야생화는 그 존재 자체로도 우리에게 교훈과 기쁨을 주기도 합니다.

오늘의 책 <내 마음의 야생화 여행>은 아름다운 야생화의 정취름 담은 감각적인 사진과 우리 야생화에 대해 꼭 알아두어야할 지식들이 공존하는 여행 에세이입니다.

화려한 경력과 뛰어난 사진 감각을 자랑하며 사진계에서 꽃 사진이라는 불모지를 개척해온 사진 작가 송기엽과 식물과 야생화를 사랑하는 식물전문가 국립수목원 이유미 박사가 함께 우리땅을 일년 열두달 내내 여행하면서 야생화와 함께한 여행기를 담고있는데요.

야생화를 담은생생한 올컬러의 사진과 담담하고 따뜻한 문체는 요즘 날씨처럼 우리를 더욱 기분 좋게 한다고 하니 기대가 되네요.





그럼, 많은 참여 바랍니다.

 

 

 

▶ 이벤트 기간 5월 12일 ~ 5월 18일 

▶ 모집인원 : 30

 

▶ 참가 방법

 

▶ 1.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식물이나 꽃은 무엇인가요?

  2. 이 책을 읽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서평단 참가를 원하는 분은,

  

하나! 자신의 블로그에 이 이벤트 페이지를

스크랩한 뒤,  덧글로 '스크랩 완료' 를 달아주세요

 

둘! 위의  질문에 대한 덧글을  '스크랩 완료'와 함께 달아주세요. 
  

이벤트를 타 온라인매체에 스크랩하신 후 주소(URL)을 덧글로 남겨주시면 당첨 확률이 높아집니다






 

당첨자 발표 :  05/20



 


▶ 서평단 선정기준 :

 

☞ 같은 아이디로 닉네임만 바꿔서 상습적으로 이벤트 신청하시는 분들(그러면서 서평도 쓰지 않고)은 서평단 선정시 제외합니다.


☞ 지난 이벤트에 당첨된 분들 중에서는 우리카페와 인터넷서점에 서평을 제때 쓰신 분

 
☞ 신입 회원분들의 경우 게시글과 덧글달기 등 열심히 활동(게시글, 덧글, 최종 방문일자 순으로 점수화함)

 
평소 카페 활동을 많이 하시는 분들(게시글, 덧글, 최종카페 방문일자도 포함)이 뽑힐 가능성이 99.9% 입니다!

 
☞ 울 카페를 좋은 분들께 많이 추천해주시고 소개받고 오신 분들(앞으로 추천하실 경우, 추천받은 분이 카페에 가입할때 카페 가입 경로에 추천하신 분 닉네임을 쓰도록 해주세요^^)

 

☞ [★이미지 슬라이드이벤트 신청시 주의 사항]아래에 댓글 다실때 꼭(!!)이미지 슬라이드 이미지 슬라이드 이미지 슬라이드 닉네임(아이디)를 함께 써주셔야 합니다! 닉네임만 쓰시고,아이디를 안써주시면  이벤트 선정에서 제외됩니다^^ 꼭꼭꼭  닉네임과 아이디를 , "닉네임(아이디)"의 형식으로 두가지를 댓글 다실때 써주세요~!!!! 자주 참여하시는 분들은, 카페닉네임을 "닉네임(아이디)"형식으로 바꿔놓으시면, 더 편하시겠죠?^o^ 이미지 슬라이드이미지 슬라이드 


☞ 덧글 및 게시글의 정성 감안

 


서평 기한 : 책 수령 후 2주 이내

 
서평 남겨야 할 곳

 
-필수 : 울 카페  <이벤트서평> 게시판 +  인터넷 서점 (YES24, 인터파크, 인터넷 교보문고, 알라딘, 리브로 중 1곳 이상)

=>서평을 올리고 나서는 울카페의 "이벤트 서평완료"게시판에 해당 책 제목의 게시물에 서평완료하셨다는 덧글과 함께 서평 올린 곳,

서평 올린 곳의 닉네임 혹은 아이디를 같이 올려주세요^^

=>울카페와 인터넷 서점 두군데 모두 쓰셔야 합니다!

=>책만 받고 서평을 쓰지 않는 분들은 차기 이벤트시 무조건 제외됩니다.

 



 

▶ 책 소개




 




꽃 한 송이의 위로와 열매 하나의 행복.
이 땅에 살아가는 야생화와 함께 떠나는 여행!



꽃 사진의 불모지를 가꿔 온 송기엽 작가와
우리 식물을 연구하는 국립수목원의 이유미 박사가
이 땅의 야생화와 함께 떠난 일 년 열두 달 여행.
그 길에 담아 낸 생생한 사진과 따스한 글을 통해
위로와 기쁨을 건네는 우리 야생화를 만납니다.

 

 




 

*댓글로 아래 질문에 답변을 남겨주세요*

 




2. 이 책을 읽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1.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식물이나 꽃은 무엇인가요?



 





 




 




 





▶ 저자소게





 





사진 송기엽
1937년 경상남도 사천에서 태어났으며, 1968년 공보부 주최 신인 예술상을 받으며 사진작가로 데뷔하였다. 1969년 대한민국 미술전람회 4회 입상 및 1988년 올림픽 조직위원회 주최 국제스포츠사진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 2005년 한국광고사진 산업진흥발전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하와이(스포츠), 모스코바(한국의 자연), 동경(한국 풍물) 초대전 등 12회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송기엽 사진연구소(www.photosong.com)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야생화 쉽게 찾기》, 《야생화 일기》, 《애장본 야생화》, 《야생화 촬영법》 등이 있다.

 

이유미
서울대학교 산림자원학과에서 학부를 시작하여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식물분류학을 전공하였고, 현재 국립수목원 산림생물조사과에서 일하고 있다. 우리 식물을 조사하고, 분류하고, 보전하고 연구하며 그 소중함을 알리는 일을 하며 살고 있다.
저서로는 《광릉 숲에서 보내는 편지》,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나무 백 가지》, 《한국의 야생화》 등 많은 저서와 논문이 있다.
 

 

▶ 책 속으로

 

 

<저자 서문>

자연의 하나하나 선물이 아닌 것이 없지만 꽃은 언제나 그 이상입니다.
열매를 맺는 스스로의 역할에 더하여 그 아름다움으로
이 외롭고 힘겨운 세상에 더할 나위 없는 위로의 미소를 건넵니다.
살아내기 버거울수록, 그래서 삶이란 참으로 쓸쓸한 것이구나 싶을 때
길가에 피어난 무심한 한 송이 꽃에서 위로를 받습니다.


- 저자 송기엽

 

처음 식물을 알기 시작했을 때,
저 산자락에 핀 얼레지만 만나도 마음이 두근거렸습니다.
숱한 나날, 산야에 피어나는 꽃들을 만나러 짐을 꾸리기 시작하면
마음은 또 얼마나 설레였는지요.
말하자면 제 첫사랑인 셈입니다.


- 저자 이유미

 

<목차>

3월
봄 숲, 키를 낮추고 마음을 열어 살며시 말을 건네다
노루귀 / 복수초 / 꿩의바람꽃 / 모데미풀 / 노랑앉은부채
한계령풀 / 동의나물 / 흰얼레지 / 변산바람꽃

 

4월
앉은뱅이 제비꽃을 정복하다
깽깽이풀 / 애기나리 / 금강애기나리 / 설앵초
현호색 / 솜나물 / 산괴불주머니 / 개별꽃

 

5월
그 꽃들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은방울꽃 / 피나물 / 삼지구엽초 / 연영초 / 매발톱꽃
누린내풀 / 금낭화 / 애기똥풀 / 홀아비꽃대

 

6월
세상에서 가장 진화한, 그리고 가장 아름다운 난초들의 세상
감자난초 / 타래난초 / 광릉요강꽃 / 자란 / 풍선난초
복주머니란과 흰복주머니란 / 나도풍란 / 큰방울새란 / 주름제비란

 

7월
이 땅에 피어나는 야생의 백합 나리
꿀풀 / 분홍바늘꽃 / 원추리 / 섬초롱
삼백초 / 뻐꾹나리 / 백리향 / 백두산의 야생화

 

8월
물가에 피는 꽃
줄 / 물봉선 / 물달개비 / 부레옥잠
물매화 / 털동자꽃 / 물질경이 / 산부채

 

9월
귀화식물, 나도 이 땅이 좋아!
약모밀 / 자주닭개비 / 컴프리 / 수박풀 / 자운영
달맞이꽃 / 토끼풀 / 미국자리공 / 석산 / 서양민들레

 

10월
향기 그윽한 가을 들국화의 향연 속으로
구절초 / 갯쑥부쟁이 / 꽃향유 / 갯취
배초향 / 구름국화 / 왕고들빼기 / 야고

 

11월
억새는 지고 꽃들은 열매로 의미를 찾는 계절
갈대 / 큰천남성 / 수크령
박주가리 / 잔디 / 비짜루 / 띠

 

12·1·2월
겨울을 견디며 그 속에 숨겨진 새봄의 희망을 보다
한란 / 해국 / 수선화 / 석위
달뿌리풀 / 가을강아지풀 / 박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 풍경과 함께 한 스케치 여행
이장희 글.그림 / 지식노마드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서평


'스케치'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은 주로 저자의 에세이 성향이 강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책도 그렇지 않을까라고 예상했었는데 전혀 아니더라구요. 물론 에세이적인 글도 포함되지만, 서울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서울의 역사를 찾아보려면 못할 것도 없지만 굳이 찾아볼 만큼 관심이 가질 않아서 시도하지 않았거든요. 그래도 경복궁에 가거나 그런 일은 종종하면서도 말이지요.

저자는 도시 공학을 전공했고 뉴욕에서 일러스트를 공부했다고 합니다. 14개의 이야기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경복궁, 명동, 수진궁, 효자동, 광화문 광장, 종로, 청계천, 우정총국, 정동, 혜화동, 숭례문, 경교장, 딜쿠샤, 인사동 순입니다. 

경복궁이나 광화문 광장에 관해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진행될지 대충 예상은 되지만 상당히 본격적인 역사들이 기술되어서 놀랐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저 스쳐지났던 서울 한 구석의 표지석이 이렇게 중요한 분들을 기리는 비석이었는지 정말 몰랐네요. 그저 건축자의 머릿돌 같은 류 쯤으로 가볍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길쭉길쭉 올라선 빌딩들이 선 자리에 중요한 시대의 한몫을 담당했던 곳이라는 사실은 일상에서 그저 지나다니며 생각해보지 않았었는데 말이지요. 당연한 이야기를 너무 가까이 있기 때문에 생각치 못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내가 알던 그 장소가 역사의 중요한 한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천연기념물 1번에서 10번까지의 10가지 중에서 6개가 백송이라는 사실도 놀랐습니다. 건물이 변화되어온 역사라던가 뒷이야기, 나무도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스케치한 후로 그곳이 변화되어 더 값진 자료가 되었을 것 같은 몇 장소들,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몇몇 곳들, 일제시대의 잔재들의 몰랐던 의미들, 깊은 역사와 근래의 역사들이 마구 담겨있어서 상당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스케치만으로도 단순한 작업은 아니었을테지만 담아낸 정보의 양을 생각해보면 쉽고 가볍게 만든 책이 아님을 읽을 수록 더 느끼게 됩니다. 그러한 작가의 성실성 덕분에 읽으면서 저도 성실한 마음으로 차근차근 읽게 되더라구요. 때로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지만 그것이 너무 강한 감정으로 흘러넘쳐 보는 이로 하여금 눈쌀을 찌푸리지 않게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하는 점도 좋았구요. 또 좋은 모습은 한껏 즐기는 모습도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렇게 한 곳 한 곳 애착을 갖고 있는 점에서 저 또한 쉽게, 별 생각없이 지나다닌 길들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사는 도시를 좋아해서 그 도시를 배경으로만 소설을 쓰는 몇 소설가가 떠오릅니다. 새로운 것을 원하고 낯선 풍경을 위해 큰 돈을 들여가며 여행을 떠나기를 더 좋아했던 자신을 반성해보고 내가 속해있는 도시를 좀 더 사랑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버지의 학창 시절에 지났던 동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곳이 또 다른 감회에 사로잡히는 곳으로 바뀐 날이 있었습니다. 내가 처음 그곳에 있었을 때와 시간이 흘러 지금 서 있는 모습이 많이 변했지만 또 다른, 아버지의 시절을 추억하는 그런 장소가 되었지요. 길은 수많은 사람들의 추억을 담고 변해가는 곳인 것 같습니다. 그 수많은 시간들 중 일부만이 강하게 기억되어 기록되었겠지만 이 책에 나와있는 한 곳 한 곳이 제게 또 다른 의미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책 정보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그리고 씀 이장희
펴낸곳 (주)지식노마드 
1판 1쇄 발행 2011년 3월 21일 
1판 2쇄 발행 2011년 4월 11일
디자인 디자인붐 나윤영 

 

   p. 387

   스케치로 서울을 담고자 한 첫 번째 이유는 서울을 '더 잘 알고 싶어서' 였다.

   ...

   하지만 스케치가 가진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인 '느림의 미학'은 좀 더 특별한 무언가를 선사한다.


   p. 388

   앞으로 내 스케치 속의 서울도 시간이 흐르는 만큼 꾸준히 변해갈 것이란 걸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나의 서울스케치여행은 내가 살아 있는 한 언제나 진행형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사기의 행복한 도시락 -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점심시간
남은주 지음 / 미호 / 201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

'우사기의 도쿄식탁'이라는 책으로 식탁 차림의 노하우를 보여줬던 우사기님의 두 번째 레시피 책입니다. 파워블로거로 유명하신 분입니다. 매일 남편의 도시락을 싸면서 쌓인 노하우를 고스란히 실은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국내에서는 도시락 문화가 학생들의 전유물처럼 인식되는 경우가 많고 그나마 최근에는 급식이 대중화되어서 그마저도 많지 않을 것 같네요. 저자 분이 일본에 거주하시는 분이라 아무래도 도시락이 일반화된 문화권에 살기에 가능한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엄마'가 요리를 하는 시대를 지나서 좀 더 다양한 세대가 요리를 하게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이나 연인들과 함께 피크닉을 갈 때도 - 심지어는 남자 쪽에서 - 도시락을 싸가는 상황이 종종 생겨나게 되지 않았나 싶네요.

전작에서도 요리의 여러 노하우들이 공개되었지만 되려 이 책을 읽으면서 더 유용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아무래도 도시락을 싸는 일이 많지 않아서 이런 노하우들을 접할 기회가 없었던 탓도 있는 것 같습니다. 밥이 굳는 가장 중요한 문제부터 시작해서 세세한 부분들까지 집중해서 보게되었네요. 

단순히 레시피만이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도시락 그릇의 종류라던가 반찬을 담는 노하우 등도 함께 되어 있어서 좋았습니다. 도시락을 싸기 위한 완전한 백과사전같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자분이 일본 거주자시라는 것을 알고 봤기 때문에 일본식 반찬들이 좀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구요. 모른채 보신 분들은 알아채지 못하실 정도로 한국적인 반찬들이 등장하고 간간히 일본식 반찬들이 나오네요.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도시락에 관련된 노하우를 시작으로 미리 만들어두면 좋을 밑반찬류가 먼저 소게됩니다. 여기에 후리카케나 소스, 디저트까지 묶여 있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인 도시락 레시피가 등장합니다. 메인 재료가 되는 식품으로 두~세 가지 스타일이 다르게 엮어져서 소개됩니다. 다음은 바쁜 아침에 빠르게 준비할 수 있도록 미리 만들어두는 수제 냉동식품을 위한 보기, 간편한 햄 · 소시지 도시락, 한가지 메뉴로 만드는 덮밥, 볶음밥류의 부분, 색다른 면 · 빵 도시락의 종류로 나눠져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피크닉이나 선물 등 이벤트에 대한 스페셜한 메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곳곳에 스페셜 페이지로 색다른 이야기들도 있습니다. '식공간코디네이터'란 명칭 답게 단순히 레시피만이 아닌 도시락 차림부터 테이블 셋팅까지 주목하게 되는 사진들도 요긴한 노하우인 것 같습니다.

 


책 정보

우사기의 행복한 도시락
지은이 남은주 
발행처 미호 ((주)시공사)
2011년 4월 20일 초판 1쇄 인쇄 
2011년 4월 25일 초판 1쇄 발행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백
노나미 아사 지음, 이춘신 옮김 / 서울문화사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서평


이 소설은 4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쇼와 46년(1971년)부터 60년(1985년)까지를 배경으로 한 연작 경찰소설입니다(띠지에 적힌 설명은 잘못됐네요). 그러나 시간 순으로 배치된 것이 아니라 약간의 다른 시대감을 갖고 있어서 소소한 재미가 있더라구요. 저자는 '얼어붙은 송곳니'로 제115회 나오키 상 수상작가 입니다. 유려한 문체가 상당한 사실감을 전해줘서 실화라고 해도 믿을 법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원제는 '자백 형사 · 도몬 코타로' 입니다. 주인공인 형사 도몬의 이야기이지만 각 에피소드 앞에는 범인이나 피해자의 이야기가 등장해서 연작 소설이지만 매 부분 새로운 기분으로 읽게 되는 독특성이 있습니다. 

낡은 부채
한 아줌마가 젊은 청년에게 자신의 살인을 도와주면 돈을 건네주겠다는 제의를 해옵니다. 그리고 사건 자체의 이야기가 없이 시체가 발견되어 형사들의 수사 부분으로 넘어갑니다. 시점은 디즈니랜드가 개장을 앞둔 쇼와 58년(1983년) 4월. 도몬의 두 딸이 각각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입학한 때입니다. 

시체가 발견되고 너무 허술한 면에서 쉽게 범인을 추측할 수 있었지만 뒤끝이 좋은 사건은 아닙니다. 살인 사건이란 것이 다 그렇겠지만요. 과학 수사가 나오지도 않고 범인의 범행 스타일 같은 것들은 평범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80년대가 떠오르는 묘한 느낌들이 산재해있습니다. 어쩌면 이런 모습들이 '2010년에 작가가 쇼와시대를 그리워해서 이런 소설을 쓰게 된 계기였을까' 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단순히 범행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청년의 마음을 생각해보게 되는 면이 있어서 좀 감탄을 했습니다. 청년은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을런지요.

돈부리 수사 
택시 안의 기사와 손님. 그러나 손님은 내리자마자 택시로 돌아와 살인을 하게 됩니다. 큰 딸이 중 3이라는 것을 보니 시대는 앞선 이야기의 1년 전인 것 같습니다. 작가는 당시에 있었던 실제 사건들을 이야기 속에 삽입함으로써 시대감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 소설 자체가 일상을 얘기한다거나 소시민적인 부분이 있어서 마치 실화같은 기분이 들게하는 것 같습니다. 

피의자의 이야기는 참 서글프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배고픈 시절 돈부리(덮밥) 한 그릇으로 범인들이 자백을 하게 되었다는 그 이야기도 아마 인간미 넘치는 시절이었다는 면을 드러내고 싶었던 작가의 취향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다시 만날 그날까지
데루미와 하루오는 커플로 보입니다. 데루미가 뒤늦게 임신임을 알았는데 그다지 성실해보이는 여자는 아닙니다. 장면이 바뀌어 형사들은 이 둘을 좇고 있습니다. 빈집털이범인데 400건이 넘게 도통 잡지를 못해서 골치가 아픕니다. 시대는 도몬의 둘째 딸이 태어나기 전입니다. 쇼와 46년(1971년) 전후입니다. 

시대가 그렇다보니 앞서 유능했던 도몬이 아니라 탐문 수사 때에 융통성이 조금 없는 젊은 도몬의 모습이 보여서 재밌습니다. 그리고 맞지 않지만 수사만은 제대로 잘 하는 배태랑 형사와 함께 하는 이야기도 눈에 띕니다.

아메리카 연못
버스 차장으로 일을 하는 30대 골드 미스 후사코는 여행도 잘 다니고 우아하게 삽니다. 후배의 비싼 목걸이를 강탈하다시피 빌려가서는 시체로 발견됩니다. 도몬은 경시청 수사 1과의 계장으로 발령이 나게 되고 이 사건을 맡습니다. 큰딸이 중 2라는 것으로 보아 두 번째 이야기보다 1년 전인 1981년으로 추정됩니다. 야구 이야기나 음식들로 시대감을 알려줍니다.

시체가 나체에 교묘한 자세로 있었다는 점에서 여러 추측들이 오가고 미군들이 많이 오는 일대라 그들에게도 의심이 향하지만 의외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에필로그에서 변호사도 등장합니다. 자백을 강요해서 무리하게 취조하지 않았냐는 점입니다. 그러나 범인이 감사히 여긴다는 편지를 증거로 제출하면서 잘대응합니다.

사실 화려한 형사물이랄지 빈틈없는 트릭과 조금은 상대하기 힘든 사이코패스의 범인같은 자극적인 이야기가 이 소설에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 강력한 형사물을 찾는 분들에게는 시시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런 소소한 스타일의 이야기를 참 좋아합니다. 물론 화려한 형사물도 좋지만, 되려 이런 소소한 류의 형사물이 더 쓰기 어려운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요소들을 많이 갖고 있으니까요.

그리 뛰어난 노하우를 지닌 자백 형사도 아니고 그렇다고 너무 밋밋하기만 한 자백의 소설은 아닙니다. 1980년대의 시대감을 잘 드러낸 작가의 80년대 사랑을 엿볼 수도 있고 조금은 바보같은 범인들의 모습도 등장해서 되려 신선했습니다.

   

 


책 정보

JIHAKU KEIJI · DOMON KOTARO by Nonami Asa (2010) 
자백 
지은이 노나미 아사
발행처 (주)서울문화사
인쇄일 초판1쇄 2011년 4월 05일
발행일 초판1쇄 2011년 4월 15일
옮긴이 이춘신 
디자인 디자인 공중정원, DESIGN Plus
일러스트 클로이
표지 공중정원:박진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