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숲의 자그마한 밀실
코바야시 야스미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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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서평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이 소설은 '코바야시 야스미의 미스터리 사건집'이라는 부제가 덧붙여있는 단편 모음집입니다. 코바야시 야스미의 저서는 처음 읽어봤습니다. 표지의 여자 그림과 더불어 여자 작가가 아닐까 상상했었는데 남자분이신 것 같네요. 호러, 미스터리, SF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는 책날개의 설명대로 이 단편집 역시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저자는 과학자라서 단순한 추리물이라기 보다 히가시노 게이고나 쓰쓰이 야스타카가 생각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끌고 가는 방식이 쓰쓰이 야스타카가 좀 생각나더라구요. 어딘가 현실을 이야기하는데 뭔가 전혀 다른 차원의 공간에서 진행되는 면이 비슷하달까요. 몇 단편이 SF하면 떠오르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그 밖에 추리물적인 개념으로 설명해보자면 전통적인 일본식 탐정물에 가까운 분위기가 많구요. 유머를 담고 있달까, 썰렁하달까 허탈하달까 그런 면이요. 아무래도 단편이다 보니 전문적인 주인공 탐정역보다는 등장 인물 중에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 나옵니다. 덕분에 좀 코지 미스터리같은 요소도 지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중 탐정도 등장하긴 합니다만 이외의 인물들이 더 나은 추리를 할 법한 이야기들입니다.

 

첫 출간 당시엔 '모자이크 사건 수첩'이라는 제목으로 나왔다고 하네요. 목차를 보면

각 단편마다 어떤 미스터리라고 명시를 해놨습니다. 사실 처음에 봤을 때는 이런 쓸데

없는 스포일러는 삼가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게됐는데 읽다보니 그 부제 때문에 미리 상상할 수 있을만큼 허술한 이야기들이 아니더라구요. 전혀 상투적인 추리물이 아니라서 재밌게 봤습니다.

 

커다란 숲의 자그마한 밀실
깊은 숲 속 별장에 다들 한 인물을 만나러 모이지만 목적 달성은 하지 못한채 시체를

발견하고 결국 누군가의 알리바이가 되어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아무

래도 수상한 노인 한명이 추리를 하는건지 발뺌을 하는건지 사사껀껀 이야기에 끼어드는데...

 

얼음 다리
작가와 편집의 불륜, 살인의 이야기. 뻔한 소재이긴한데 처음부터 살인자의 수법을 독

자에게 읽히고 그 사건을 추리해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표현하면 정말 어느 단편

추리 소설에 한번씩 등장할 법한 내용이지만 이상한 변호사가 등장합니다.

 

물의 메시지
앞선 두 작품과 비슷하게 이 이야기 속에도 특이한 인물이 나옵니다. 주인공과 함께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인물인데 엄청 똑똑한듯 하지만 성격은 무척 나쁩니다. 물의 메시지를 연구한다는 이상한 종교(?) 이야기도 나오긴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평범해보입니다.

 

플라이스토세의 살인
어려운 사건만을 맡는 초한 탐정 시그마가 등장합니다. 고고학 발굴중 발견된 시체가

150만년 전의 플라이스토세 지층의 시체가 아니냐는 이야기에서 시작합니다. 기본적으로 어이없는 말다툼이 이어지는 뻔한 탐정물이지만 결론은 조금 특이했습니다.

 

정직한 사람의 역설
10년만에 연락을 온 대학원 시절 이상한 교수님이 탐정 조수를 해달라고 합니다. 탐정

을 하겠다고 길을 떠나는데 만능추리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면서 문제없다는 태도를 취합니다. 전체적으로는 평범한 추리물의 설정이긴 한데 거기에 논리 문제를 넣어서 좀 특이한 단편입니다.

 

시체 대변자
피해자의 뇌에서 적출한 해마의 단편을 연결해 살해당하기 전의 기억을 되살려 사건을 해결하고자하는 이야기입니다. 가장 SF적인 느낌이 강한 단편이 아닐까 싶은데요. 마지막 위트있는 마무리까지 인상적이었습니다.

 

길바닥에 떨어진 빵조각에 대한 연구
제목답게 가장 추리 소설같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한 노인은 빵조각을 길에 두는 이유

에 대한 추리를 부탁하게 됩니다. 조금 슬프기도 한 이야기였습니다.

 

각 단편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대략 350페이지 정도되는 분량인데 순식간에 읽을 정도로 흡입력이 있는 편이여서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궁금해집니다.

 

 

 

 

 

책 정보

 

Okina Mori no Chiisana Misshitsu (Murder in Pleistocene and Other Stories) by

Yasumi Kobayashi (2008)
커다란 숲의 자그마한 밀실
저자 코바야시 야스미
역자 최고은
발행처 (주)학산문화사 (북홀릭)
2012년 2월 1일 초판 발행
디자인 표지 공중정원 박진범 / 본문 김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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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빛 아말피를 걷다 - 그림 같은 이탈리아 해변 여행
아만다 태버러 지음, 강혜정 옮김 / 넥서스BOOKS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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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서평

 

이 책은 이탈리아 남서부의 해안 도시 아말피 일대에 관한 여행 서적입니다. 국내에서 출간되는 자세한 정보서와는 좀 다르구요. 그렇다고 에세이라고 하기엔 역사나 정보를 수록해두고 있기에 중간 정도되는 여행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호주인으로 패션잡지 기자 일 때문에 이탈리아에 갔다가 아말피 해안의 포시타노에서 휴가를 보내게 됩니다. 거기서 현지인 세르조를 만나 사랑에 빠져 그곳에 정착하게 됩니다. 그렇게 아들을 낳고 18년을 살다가 이혼 후 이제는 호주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떨 때는 여행객의 느낌으로 어떨 때는 현지인의 입장에서 글을 쓰기에 조금 독특한 면이 있습니다. 단순히 일정 기간 여행하면서 적어내려간 글과는 많이 다르지요.

 

국제 결혼과 외국에서 살면서 단순히 가정 주부가 아닌, 집안 일도 돕고 사업도 하고 여러 일도 하면서 바쁘게 산 그녀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얼마나 성격이 밝은지 짐작할 수 있게끔 문체 자체도 밝은 느낌이 가득합니다.

 

아말피 해안은 유명해서 이름을 들어봤음직한 나폴리, 폼페이, 소렌토 바로 아랫쪽에 위치한 해안 도시입니다. 이 아말피를 중심으로 그 일대의 도시들인 '포시타노, 프라이아노, 푸로레, 콘카, 아말피, 아트라니, 라벨로, 스칼라, 미노리, 마이오리, 트라몬티, 체타라, 비에트리'가 이 책에 등장합니다.

 

아말피 해상 공화국은 9세기에 세워져 부강하고 문화적으로 고도로 발전된 유럽의 해상 강국이었다고 합니다. 19세기 중엽 예술가, 작곡가, 철학자들이 독특한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이곳을 방문하기 시작했고 20세기 중엽 이후 지금과 같은 관광 붐이 시작됐다고 합니다.

 

아말피를 모르는 분도 많을 것 같은데, 저 역시도 아말피를 알게 된지 몇 년이 되지 않았습니다. 유럽 여행을 가면서 기내에서 볼 수 있었던 영화 중 이 아말피를 배경으로 찍은 일본 영화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제 일정에 카프리 섬은 있었지만 아말피는 없어서 생소한 곳이었거든요. 돌아와서 찾아보니 이 아말피가 거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임을 알고 상당히 아쉬워했었지요. 오히려 나폴리, 소렌토에 비해 카프리와 더 비슷하더라구요. 카프리를 상당히 좋아했기 때문에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 아말피에 더 매료되었습니다.

 

여행 책자는 한 나라를 중심으로 나온다던가 유명한 도시를 중심으로 나오기만 하는데 이렇게 아말피만이 나온 책을 만나고 무척 반가웠습니다. 게다가 단순 정보서가 아니라 저자의 지난 18년간의 일상도 간간히 등장해서 단순한 여행서가 아니기에 읽는 재미도 더했지요.

 

덕분에 현지 친구들이나 역사학자인 친구의 도움으로 좀 더 딱딱하지 않은 정보들이 담겨있지 않나 싶습니다. 아무래도 전문가의 입장보다는 좀 간략하기도 하구요. 이 책을 통해 단순히 이탈리아 도시하면 떠오르는 피자, 파스타, 레몬첼로 이외에 제지, 도자기 산업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습니다.

 

언젠가 가게될 그 날을 꿈꾸면서 강렬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이 가득할 그 해안가를 책을 통해서라도 조금 즐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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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뿌리는 자 스토리콜렉터 8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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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이 소설은 독일의 작은 마을인 타우누스를 배경으로하는 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 중 다섯 번째 이야기입니다. 국내에서는 가장 인기가 많았던 네 번째 '백설공주에게 죽음을'과 두 번째 이야기인 '너무 친한 친구들'이 앞서 번역 출간된 바 있습니다.

 

국내에는 가장 인기 많았던 작품이 먼저 출간되는 경향이 있어선지 순서대로 나오지 않았는데 '백성공주에게 죽음을' 같은 경우에는 출간 4일 만에 베스트셀러에 올라 32주 연속 판매 1위에 오른 경력이 있고 '너무 친한 친구들' 같은 경우는 자비 출판인데도 '해리포터 시리즈'보다 더 많이 팔리는 위력을 발휘해 작가가 유명해진 계기가 된 작품이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형사물이나 탐정물같은 추리 소설 장르에는 남성 작가들이 많은 편인데 그 안에서도 유명해지는 여성 작가들은 꼼꼼하게 감성을 잘 엮어내는 특징 덕분에 좀 더 독특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넬레 노이하우스 역시 지역 기반을 둔 작품이라 마을 사람들이나 외지인의 경계, 그간의 역사들을 무시하지 못하는 배경으로 삼고 있습니다.

 

게다가 독특한 것은 단순히 사건만을 좇는 형사들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런 지역의 이야기와 함께 형사들의 일상도 간간히 그려냅니다. 지역 이름을 딴 시리즈라고 명명되고 있지만 주인공 두 사람이 주요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멋있는 수사반장 보덴슈타인과 감이 좋은 여형사 피아가 고정으로 나옵니다.

 

두 번째 작품에서 피아의 사생활이 문제가 되었다면 이번 다섯 번째 작품은 보덴슈타인의 사생활이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이 반장님의 멋있는 활약을 기대하신 분이라면 조금 실망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 이야기 전체를 차지하고 있는 큰 주제는 풍력 발전소를 설립하기 위한 회사와 시민단체, 지역민들의 의견 충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긴 여행을 휴가차 다녀온 피아는 도착 즉시 살인 사건을 맡게됩니다. 보덴슈타인의 상황 때문에 결국 피아의 활약상이 많이 그려지는 편입니다.

 

풍력 에너지 개발회사 '윈드프로'의 경비원이 시체로 발견됩니다. 그리고 의례 추리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정확한 알리바이나 유력 용의자라던가 사이코패스 같은 인물들이 전혀 없습니다. 정말 현실의 일을 다루는 것처럼 형사도 정신없고, 회사의 주변 인물들도 정신없습니다. 게다가 이 풍력발전소를 위해 땅을 내놔야하는 지역민들과 반대를 위한 환경 단체의 인물들도 본격적인 사건과의 연관성이 아닌, 그들의 사생활 얘기가 뚝 짤라진 어느 시점부터 시작되기에 좀 정신이 없습니다.

 

아주 깔끔하게 사건과 전혀 관련없는 이야기는 쓰지 않는 작가들이 있는 반면 이 부분도 염두해두고 쓴 것일까 싶을만큼 아주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곁들이는 작가들이 있는데 넬레 노이하우스도 후자의 스타일입니다. 그래서 처음엔 많은 등장인물들의 일상이 전환되며 그려져서 정신없지만 곧 그들의 윤곽이 독자로 하여금 자리잡게 되면 피아와 함께 대체 누가 어떤 이유로 살인을 했을지 추리에 동참하게 됩니다.

 

이번 작품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면은 인간의 나약함입니다. 그로인해 타인에게 받는 상처라던가 반대로 나 역시도 타인에게 상처를 입히고 서로의 골이 깊어만가는 인간 관계가 나옵니다.

 

원래 추리 소설이 유명한 경우는 희대의 살인마가 나온다던가 살인의 대단한 트릭이나 그것을 밝혀내는 추리의 힘이라던가 그런 부류가 많은 편인데 이 소설은 그런 사건을 통해 모두가 동화되어 이상한 분위기가 되는 소설이 아닙니다. 정말 평범한 한 마을에 가족간에 깊었던 감정의 골이라던가 어떤 문제로 인해서 사람이 변해간다던가 그런 넓은 시간에 걸쳐 쌓인 감정의 문제로 인해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사고력이 결정되는 이야기입니다. 추리 소설이라기 보다는 좀 심리 소설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지요. (반대로 앞서 언급한 그런 추리 소설을 상상했다면, 추리 소설이라고 하기엔 조금 맥빠지는 면도 있는듯 합니다.)

 

원자력이 아닌 대체 에너지를 표방한 풍력 발전은 자칫 좋아보일 수 있지만 회사의 이권 문제나 거기서 파생되는 학자와의 관계, 또 그들의 각각의 문제라던가, 작은 마을에서 땅을 팔아서 받을 수 있는 보상금, 그것을 반대하는 시민단체, 그리고 사람이 보여주는 면과 실제 그 인물의 됨됨이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면이 얽히고 섥혀서 아주 많은 관계들을 담아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 소설의 정말 묘미는 읽는 과정에 있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 다 읽고나서 보면 사이코패스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아주 드라마틱한 과거사가 있는 것도 아닌데 (물론 몇 인물들에겐 그렇긴 하지만요) 읽는 과정이 아주 꼼꼼하고 치밀하게 써졌다는 기분이 들어서 책을 손에게 놓을 수 없게 합니다.

 

읽은 후 충격적인 기분이 들었던 건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었던 것 같은데 이 '바람을 뿌리는 자'는 읽으면서 더욱 재밌고 더 현실감이 있게 써내려간 것 같아서 전작보다 더 괜찮지 않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디 순서대로 이 시리즈가 계속 번역되어주길 바라면서 다음 작품도 기대가 됩니다.

 

 

 

 

 

책 정보

 

WER WIND SÄT by Nele Neuhaus (2011)

바람을 뿌리는 자

지은이 넬레 노이하우스

펴낸곳 (주)더난콘텐츠그룹

초판 1쇄 발행 2012년 2월 6일

초판 3쇄 발행 2012년 2월 17일

옮긴이 김진아

디자인 서은영 장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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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집의 살인 집의 살인 시리즈 1
우타노 쇼고 지음, 박재현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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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서평

 

이 소설은 1988년 우타노 쇼고의 데뷔작으로 '명탐정 시나노 조지'가 등장하는 '집의

살인 시리즈' 제 1탄입니다. 개정판 간행에 덧붙인 작가의 글을 통해서도 예측할 수 있듯이 젊었을 때 쓸 수 있는 풋풋함과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반대로 대작이라고 할 수는 없지요.

 

제57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과 제4회 본격미스터리 대상을 받은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를 재미있게 읽은 후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 '해피엔드에 안녕을'를 읽었는데 그다지 재미있지는 않았습니다. 뒤의 두 작품은 우타노 쇼고가 '신본격 1세대 미스터리 작가'로 불리우는 부분이 이해되는 고전적인 면이 있는데 그러면서 좀 어두운 색체가 강하다는 인상이었지요.

 

반대로 이 '긴집의 살인'은 그 중간쯤 되는 이미지를 갖습니다. 본격 미스터리류이긴

하지만 지나치게 어둡거나 작가주의적인 특정 색체를 가진 것이 아니라 정말 풋풋하고 대중적인 면을 가진 소설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나노 조지는 명탐정으로 불리우지만 그 등장이 그리 강력하다거나 '명탐정'이라는 본격 미스터리류에서 쓰일 법한 방식으로 진행된다기 보다는 그냥 친구 중에 머리 좋은 사람이 있어서 진상을 알려주는 정도로 등장을 합니다. 캐릭터들의 상황이 대학생에서 졸업 전후이기 때문에 잘 어울리는 설정입니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러운 코지 미스터리 같은 면도 보이긴 하지만 틀 자체는 본격 미스터리적인 구성을 유지하고 조금 가벼운 대중적 접근을 시도한 것 같습니다.

 

5인조 학생 록 밴드 '메이플 리프'는 각자의 인생을 살기 이전에 마지막 공연을 준비합니다. 그래서 합숙 훈련을 떠나는데 그곳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합니다. 등장 인물이 이렇다보니 음악에 대한 이야기도 종종 등장합니다.

 

사건의 특이성은 한 사람이 방에서 사라졌다가 등장하는데 죽어있습니다. 나중에 경찰 조사 결과로 밝혀보니 사망 추정 시각이 사라진 이전입니다. 무거운 시체를 어떻게 옮겼는지 도무지 알 수 없어서 미궁으로 빠져듭니다. 그리고 잊혀진듯했지만 다시 사건이 일어나게 됩니다.

 

명탐정 시나노 조지는 이 록 밴드의 초기 드러머로 등장합니다. 혼혈 같아 보이는 잘

생긴 외모에 어딘가 특이해서 훌쩍 떠나곤 하는 인물로 그려지는데 한 멤버가 경찰에

의심을 당하던 과거의 한 사건 때에 도와준 것을 계기로 이번에도 그가 활약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대대적으로 나서서 경찰과 대응한다던가 그런 식의 '명탐정스러운' 추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조용히 자신의 친구과 관련된 사건을 조사해주는 정도로만 등장합니다. 본격 미스터리 형태를 취하지만 대중적인 면이 있다는 표현이 여기에서 좀 두드러지는데 흔히 멋있게 그려져야할 '명탐정스러운' 등장이나 진행 방식이 전혀 없습니다. 그래도 멋있게 사건의 진상은 밝혀 내지만요.

 

이 소설의 평을 살펴보면 좋지 않은 경우가 꽤 많은 편인데 아무래도 대작이라고 말할

정도의 작품은 아닙니다. 그래도 우타노 쇼고의 필력이 좋은 것은 잘 드러나있구요. 자연스러운 전개방식이나 적절한 건물 도식표나 타임라인 제공같은 소소한 아이디어가 좋았고 지루할 법한 타이밍에서 새로운 환경으로의 전환같은 부분들도 괜찮았습니다.

 

괜찮은데 뭔가 임팩트가 없달까, 강력한 진상이 없달까 그런 면이 아무래도 조금 덜한

평가를 주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풋풋한 대학생들의 이야기와 잘 맞지 않았나 싶습니

다. 다음 두 작품 속에서 시나노 조지는 어떤 활약을 할 지 궁금해집니다.

 

 

 

 

 

책 정보

 

Nagai ie no satsujin (new edition) by Shogo Utano (2008)
긴 집의 살인
지은이 우타노 쇼고
펴낸곳 폴라북스 ((주)현대문학)

초판 1쇄 펴낸날 2011년 10월 5일
옮긴이 박재현
표지 디자인 인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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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북카페 가족 여러분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미스터리가 모였다!
장르의 마술사 코바야시 야스미가 선보이는 일곱 가지 미스터리의 색다른 맛!


오늘 진행하는 이벤트도서는 <커다란 숲의 자그마한 밀실>입니다.

저자는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작가답게 그는 『커다란 숲의 자그마한 밀실』 안에 미스터리와 더불어 호러, SF의 요소를 함께 담아내고 있습니다. 가상의 과학적 기술을 빌려 추리를 펼쳐가는 기억장애 탐정, 괴짜 과학자가 만들어낸 만능추리 소프트웨어 등 코바야시 야스미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독특한 설정 속에서 SF와 미스터리가 만나고, 호러적인 재미가 발생합니다. 이 작품을 통해 코바야시 야스미는 그만이 할 수 있는 독특한 장르 융합과 그 안에서 발생하는 독특한 세계, 그 속에서 유발되는 일그러진 웃음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기존의 미스터리에서 흔히 접하던 방식과 더불어 처음부터 범인을 밝히고 이 범인을 어떻게 추적하는가를 담은 도치서술 미스터리, 일상 속의 작은 미스터리를 그리는 일상 미스터리 등 이 작품집이 선사하는 일곱 가지 미스터리를 통해 독자들은 기존의 미스터리 소설 한 권이 선사하던 재미의 일곱 배에 달하는 짜릿한 재미와 쾌감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미스테리의 세계에 빠지고 싶은 북카페 가족여러분!


많은 참여 부탁드려요

 


▶ 이벤트 기간 : 02월 20일 ~ 02월 26일

▶ 모집인원 : 30명


▶ 참가 방법


▶ 1. 여러분이 추리를 한다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하실건가요?
2. 이 책을 읽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서평단 참가를 원하는 분은,

하나! 자신의 블로그에 이 이벤트 페이지를

스크랩한 뒤, 덧글로 '스크랩 완료' 를 달아주세요.

둘! 위의 질문에 대한 덧글을 '스크랩 완료'와 함께 달아주세요.

이벤트를 타 온라인매체에 스크랩하신 후 주소(URL)을 덧글로 남겨주시면 당첨 확률이 높아집니다


▶ 당첨자 발표 : 02/28

 

▶ 서평단 선정기준 :

☞ 같은 아이디로 닉네임만 바꿔서 상습적으로 이벤트 신청하시는 분들(그러면서 서평도 쓰지 않고)은 서평단 선정시 제외합니다.


☞ 지난 이벤트에 당첨된 분들 중에서는 우리카페와 인터넷서점에 서평을 제때 쓰신 분


☞ 신입 회원분들의 경우 게시글과 덧글달기 등 열심히 활동(게시글, 덧글, 최종 방문일자 순으로 점수화함)


평소 카페 활동을 많이 하시는 분들(게시글, 덧글, 최종카페 방문일자도 포함)이 뽑힐 가능성이 99.9% 입니다!

☞ 울 카페를 좋은 분들께 많이 추천해주시고 소개받고 오신 분들(앞으로 추천하실 경우, 추천받은 분이 카페에 가입할때 카페 가입 경로에 추천하신 분 닉네임을 쓰도록 해주세요^^)


☞ [★이미지 슬라이드이벤트 신청시 주의 사항]아래에 댓글 다실때 꼭(!!)이미지 슬라이드이미지 슬라이드 이미지 슬라이드 닉네임(아이디)를 함께 써주셔야 합니다! 닉네임만 쓰시고,아이디를 안써주시면 이벤트 선정에서 제외됩니다^^ 꼭꼭꼭 닉네임과 아이디를 , "닉네임(아이디)"의 형식으로 두가지를 댓글 다실때 써주세요~!!!!

자주 참여하시는 분들은, 카페닉임을 "닉네임(아이디)"형식으로 바꿔놓으시면, 더 편하시겠죠?^o^

이미지 슬라이드이미지 슬라이드


☞ 덧글 및 게시글의 정성 감안


▶ 서평 기한 : 책 수령 후 2주 이내


▶ 서평 남겨야 할 곳


-필수 : 울 카페<이벤트서평>게시판+인터넷 서점 (YES24, 인터파크, 인터넷 교보문고, 알라딘, 리브로 중 1곳 이상)

=>서평을 올리고 나서는 울카페의 "이벤트 서평완료"게시판에 해당 책 제목의 게시물에 서평완료하셨다는 덧글과 함께 서평 올린 곳,

서평 올린 곳의 닉네임 혹은 아이디를 같이 올려주세요^^

=>울카페와 인터넷 서점 두군데 모두 쓰셔야 합니다!

=>책만 받고 서평을 쓰지 않는 분들은 차기 이벤트시 무조건 제외됩니다.

 

 

▶ 책 소개

장르의 마술사가 선사하는 미스터리 선물세트!


전작 『밀실‧살인』을 통해 본격 미스터리로서 국내 팬들과 만난 코바야시 야스미의 두 번째 작품이 북홀릭에서 출간되었다. 호러, 미스터리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독특한 맛의 글을 쓰는 그의 진면목이 여실히 드러난 단편집 『커다란 숲의 자그마한 밀실』은 일곱 가지 에피소드 안에 각각만의 독특한 미스터리 장르와 그에 융합된 호러, SF 테이스트를 담아 장르의 마술사다운 그의 모습을 분명히 드러낸다.


 

*댓글로 아래 질문에 답변을 남겨주세요*

1. 여러분이 추리를 한다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하실건가요?

2. 이 책을 읽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 작가소개

지은이 코바야시 야스미


1962년 교토 출생. 오사카 대학교 기초공학부 졸업. 동대학원 박사 전기 과정 수료.
1995년 「완구수리자」로 제2회 일본 호러소설대상 단편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이 작품은 2002년 동명타이틀의 영화로 제작, 발표되기도 하였다. 1998년 「바다를 보는 사람」으로 제10회 SF매거진독자상 국내 부문을 수상했으며, 『ΑΩ(알파•오메가)』, 『바다를 보는 사람』으로 2001년, 2002년 연이어 일본 SF대상 후보작에 이름을 올렸다.
호러, 미스터리, SF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작 활동을 하고 있으며, 과학자로서의 지식과 관점을 자신의 작품에 녹여 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주요 저서로는 『완구수리자』, 『인수세공』, 『육식저택』, 『ΑΩ(알파•오메가) 초공상과학괴기담』, 『밀실•살인』, 『커다란 숲의 자그마한 밀실』 등이 있다.

 

 

옮긴이 최고은


대학에서 일본사와 정치를, 대학원에서 일본 대중문화를 전공하였으며, 현재 일본 문학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본격 미스터리 팬으로, 앞으로도 아직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좋은 작품들을 소개하려 한다. 옮긴 책으로 『인사이트 밀』, 『46번째 밀실』, 『도미노』, 『추상오단장』, 『밀실•살인』,『커다란 숲의 자그마한 밀실』, 『로즈가든』 등이 있다.

 

 

▶ 책 속으로

차례


커다란 숲의 자그마한 밀실 - Who done it
얼음 다리 - 도치서술 미스터리
물의 메시지 - 안락의자탐정
플라이스토세의 살인 - 황당 미스터리
정직한 사람의 역설 - ?? 미스터리
시체 대변자 - SF 미스터리
길바닥에 떨어진 빵조각에 대한 연구 - 일상 미스터리
코바야시 야스미 월드의 명탐정들

역자 후기

 

 

본문내용

“거기 둘, 증거인멸 같은 멍청한 짓은 당장 그만둬.”
레츠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이건 증거인멸이 아니라…….”
“엄연한 증거인멸이야.”
“신도 씨, 저희 얘기 들으셨죠? 이대로라면 나호코가 살인 혐의를 쓰게 생겼다고요. 제발 모른 척해 주세요.”
“그 여자가 살인 혐의를 쓰든 말든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지만, 더 이상은 못 봐 주겠어.”
“부정행위를요?”
“아니.” 레츠는 짜증스레 고개를 저었다. “당신들의 바보짓을 더 이상 못 봐 주겠다는 소리야. 내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랐어.”
“말이면 단 줄 알아……!” 나호코는 울먹이며 레츠에게 달려들려 했다.
“이름이 나호코라고 했지?” 레츠는 나호코를 가리켰다.
“그런데.”
“당신 얘기 다 들었어. 아직도 범인이 누군지 모르겠어?”
“무슨 소리야? 설마 범인을 알아냈다는 뜻이야?”
“그래. 이미 확실한 증거도 잡았어. 그 증거를 조사해 보면 밝혀지겠지.”
“말도 안 돼. 어떻게 얘기만 듣고 범인을 알아냈는데?!”
“당신들만큼 멍청하지 않으니까.”

- p.120~121 「물의 메시지」 중

 

“……정말 멋진 사건은 그리 쉽게 일어나지 않는 법이야. 내가 따분해서 죽어 버리기 전에 괜찮은 사건 하나 둘쯤 일어나기를 바랄 뿐이지.”
“Σ군, 우리가 감당하지 못할 사건이 일어났네. 두 손 두 발 다 들었네. 나 좀 살려주게.” 문을 박차고 경부가 뛰어들어왔다.
“발견된 시체의 사망추정시기가 150만 년 전일세.” 경부는 조급하게 말했다.
“경부님, 진정하세요.” 나는 피식 웃었다.
“학술적인 가치라면 몰라도, 150만 년 전의 시체가 뭐가 기괴합니까? 박물관에 가면 널린 게 화석인데요. 그리고 제가 보기엔 그런 옛날 옛적에 죽은 사람이 살해됐다고 단정 짓는 것 자체가 훨씬 기괴한데요. 대체 어떻게 살해당한 줄 아신 겁니까?”
“부검할 필요도 없었어. 목에 뚜렷하게 삭흔이 남아 있었거든. 본인이 목을 맨 게 아니라 교살당한 흔적이었네.”
“하지만 삭흔은 신선한 시체가 아니면 구별할 수 없습니다. 죽은 지 며칠이면 몰라도, 몇 달만 지나도 대부분의 시체는 썩어서 형체조차 구분할 수 없잖습니까.” 나는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그러니까 150만 년 전의 시체가 삭흔을 판별할 수 있을 만큼 신선하니까 기괴한 사건이라고!”

- p.145~147 「플라이스토세의 살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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