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내 생각도 물어줘! 네버랜드 꾸러기 문고 17
박경태 지음 / 시공주니어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첫장부터 엄마의 잔소리가 무지 시끄럽게 들리는 책장을 넘기고, 또 넘기고....점점더 내 가슴을 답답하게 만드는 것들이 늘어난다.

일기장에 받침이며 글씨가 엉망이라고 아이를 구박하며 글짓기 학원에 등록하라는 이 엄마.. 지난해 뉴스에도 등장한 일기장검사논란은 정말 나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했다..그 차에 이책을 읽게 되었다.

이웃의 아이가 뭘 잘하거나 새로이 배우면 혹해가지고 우리아이도 어찌 안될까? 하며 고심했던 날들...나의 모습이 고스란이 담겨져 있는 이 이야기..모든엄마들이 읽으면 부끄러움에 몸서리칠것이다.

이야기 중간에 태권도 학원을 그만다니고 이제부터 글짓기 학원을 다니라는 엄마에게 아이는 유일하게 즐기던 학원이어서 끝까지 엄마말을 듣기가 싫다.엄마의 시샘어린 부추김때문에 좋게 보아왔던 친구도 싫어진다는 아이...정말 그렇겠다.

나도 언젠가 아이에게 검도 학원을 잠시 쉬는게 어떻겠냐구 한적이 있다..그때 우리 아이도 엄마 그러면 담엔 또 첨부터 배워야돼요.그랬다..아이가 그리 좋아하지도 않고 단지 답답한 공간에서 공놀이 할때만 신나했었기때문에 차라리 비싼돈주고 건지는게 없는거 보다 집에 일찍와서 동생이랑 노는게 더 좋겠다싶어 그런제안을 한것이었는데 아이는 그때 많이 아쉬웠던거 같다.

실컷 엄마에게 시달림을 당한아이는 키우는 커북이에게 혼자 중얼거린다. "세상에 학원이 모두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어. 일기도 없어져 버려야 해! 그래, 이왕이면 숙제까지도......"점점 더 아이의 마음은 원망만 가득찬다.

아이의 학원비를 벌려고 일을 나간다는 엄마, 그엄마는 학습지선생님이 올때쯤 집으로 전화를 한다. 아이가 선생님을 잘기다리고 있는지 확인을 하려고...아이가 자신의 답답한 마음을 보여줄 수 있는건 애완동물 엉금이 뿐이다.

집으로 오신 학습지 선생님께 영어학원에 늦어지면 안된다고 빨리 끝내달라고 하는 아이...어느새 아이는 싫어도 죽기보다 싫지만 꼭 해야만 하기에 억지로 그것들을 해나가는 척하고 살고 있었다.우리아이의 모습이 겹쳐진다.

.피아노 학원에서 학교영어교실에 안 늦을려구 대충대충 20여분만에 훌러덩 쳐버리고 달려가는 아이를 생각할때, 어쩌다가 피아노선생님께서 좀 오래 붙잡아 놓구 가르치면 늦었다고 울먹이며 나한테 전화하는 아이...왜 이렇게 아이에게 가슴아픈일을 시키게 된걸까, 아이를 학원에, 시간에 휘둘리게 하는 나쁜 엄마.후회가 밀려오곤 했다.

아이의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걸 때때로 우리는 놓치고 산다..무언가에 현혹되어서 또는 남보다 뒤진다는 생각에서 ...아이에게 더 나아지라는 강요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 너를 위한거야 라는 한마디로 아이의 입을 막아버리고  아이를 돌아다볼줄 모른다..

이이야기의 후반부엔 이런엄마도 돈을 벌려고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내고 있다는 걸 알아버린 아이가 엄마와 아빠와 자연스럽게 화해가 되는 분위기로 바뀐다.

어쨌든 이이야기는 이런 엄마의 일상을 보여주며 이 나쁜엄마를 반성하게 했다..더불어 가족간에 서로의 마음을 좀 더 솔직하게 터놓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실수라는걸 깨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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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6-07-03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보다 뒤진다는 생각에 아이를 무한경쟁의 장으로 보내는 게 우리 현실이지요. 마음이 참 아프긴 하지만...그런 세태에 개인이 맞서기는 불가능하구... 히유, 애 기르는 건 정말 힘들어요

해리포터7 2006-07-03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마태우스님 정말 힘들어요..이제는 조금씩 초연해지려구 애써보지만 돌아보면 또 그자리에서 맴돌고 있습니다....

치유 2006-07-05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이런걸 보면 안그래야지 하다가도..다시 내 모습이니...
아이를 키우는게 아이라 정말 나를 다져 가는 순간들임엔 틀림이 없답니다..ㅠㅠ

해리포터7 2006-07-05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꽃님께선 좀 단련이 되지 안았을까요? 전 늘 언니들에게 물어요..어찌하면 애들맘을 이해할 수 있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