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6살 쯤엔가 뜬금없이 물었다.
엄마 죽으면 어떻게 돼?
내 다컸을 때 엄마는 할머니가 되는데 그때 엄마가 죽으면 어떻게 해?
엄마 나랑같이 영원히 살꺼지? 꼭 같이 살아야해. 엄마...
이런 말들을 하면서 하염없이 흐느끼는 거다. 솔직히 무척 놀랬다.
난 아무렇지도 않게 죽으면 어떤사람들이 말하던데 지옥과천당이 있어서 그런곳엘 갈꺼야, 그리고 또 어떤사람들은 죽으면 우리가 다시 사람으로 태어날지 나무로 태어날지 강아지로,또는 벌레로 태어날지 모른다구 주절주절 얘기 했는데 그만 아이는 울어버리는 거다
또 한번은 지진과 화산이 폭발하는 뉴스를 보다가 달려와선
엄마 우리나라엔 화산없어?
우리나라엔 지진이 안 일어나?
아이가 너무 간절하게 물어서 아는 상식을 총동원해서 대답해줬더니 자기는 화산이 없는 나라, 지진이 안 일어나는 나라에 가서 살고싶단다.
우리의 미래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인것을 아이가 좀더 자라면 알게 되겠지.
그만큼 죽음이란 아이에겐 너무나 두려운 것이고 그 죽음으로 남게될 그 상황이 두려운게지.
이런 가슴뜨끈한 대화를 나누고 지나가면서 하는 말
다행이다. 난 밥도 할 줄 모르는데.....
허걱!내가 넘 기대한건가..어쩔수 없는 웃기는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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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보내기 박미라 지음, 최정인 그림 / 시공주니어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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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란 아이들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구석이 있다..
울아들도 죽음을 두려워하더니만 이책을 읽어보구는 남아있는 사람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것 같다.
아빠의 죽음으로 엄마와 둘이만 남겨지게 된 아이는 그들 스스로의 풍경이 낯설기만 하고 그 기분이 슬픈건지 외로운 건지 아니면 심심한 건지 알지 못한다.
엄마의 한없는 슬픔과 절망을 지켜보며 아이는 자신의 감정에 대해선 생각도 않은채 평범한일상을 다시 살고 있다.
두달쯤지나 아빠의 얼굴이 흐릿하게 생각나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하는 비밀일기를 쓰기도 한다. 그나이또래의 아이들처럼 여전히 천진난만한 웃음기 많은 소녀로 자라나고 있지만 여전히 슬프기만한 엄마에게 자신은 잘못이라도 한양 늘 미안하기만 하다.그리고 엄마와 저를 두고 죽어버린 아빠가 밉기까지 하다.
어느날밤 엄마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서 너무두렵기만 한 아이는 엄마가 잘 나가있던 배란다에 나가본다.
그곳에서 아파트아래벤치에 앉아 있는 엄마를 발견하곤 그래도 엄마가 멀리 달아나지 않은게 다행이라고 위로하며 흐느낀다(이대목에서 아이의 두려움과슬픔이배가되어 울음이 복받쳤다)
그런일이 있은후로 가까이지내던 할머니와 많은얘기를 하게 된다.할머니의 말대로 엄마의 상처를 치료하기위해 텃밭을 일구며 잔잔한 일상을 보낸다 .그 일환으로 또하나의 선물! 노래를 엄마에게 불러주기도 한다 그노래에 엄마의 슬픔이 위로받기를 바라는 맘에서 더불어 자신이 엄마를 안아줄수 있다는 것에 대해 뿌듯해하면서 말이다.
한 소녀와 이웃집할머니의 세대를 뛰어넘는 우정으로 슬픔으로 자신을 내몰던 엄마를 구해내고 변해가는 엄마를 보면서 아이는 스스로도 위안을 얻는다.
결국에는 돌아가신 아빠에게 맘속으로나마 그리운마음을 그대로 인정하는 편지를 쓰는 소녀...이제는 맘이 좀 편안해졌겠지...
아빠의 죽음이란 아이들에게도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일텐데 이소녀는 너무나 대견스럽게 상황을 헤쳐나간다.
아이들에게 죽음이란 추상적인것을 설명하며 진땀빼지말고 이런 좋은 책을 읽혀보자..느껴야한다.
그리고 어쨌든 중요한 것은 살아있는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