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학생으로 2지망도 아닌 3지망으로 배치를 받은 아들은 늘 버스를 타고 다니는 것에 이제는 이력이 난 듯하다. 가끔 복잡한 버스안땜에 들고갈 준비물이 망가질까 걱정이 되긴 하지만 그것도 하루면 잊어버리고 늘 학교 가는게 즐겁다는 아들.... 다니는 학교 평이 워낙 나빴던 터라 걱정도 많이 했었지만 아이가 좋아한다면야  뭐 별탈만 없으면 좋겠다 싶다. 

 이제 좀 공부를 알아서 해줬으면 하는 엄마의 생각과는 다르게도 아들은 야구에 푹 빠져서  살고 있다. 책가방엔 책은 없고 야구글러브와 공이 들어있다. 심지어 비오는 날도 복도에서 해야한다며 꼬박꼬박 챙겨가지고 다닌다. 몇번이나 진짜 야구선수 할 생각은 없냐고 물어봤지만 그건 아니란다. 자신은 야구를 취미로 하는 멋진 경찰이 되는게 장래 희망이란다.ㅠ.ㅠ.. 

 중학교 시험은 3,4일에 나눠친다. 아들은  학교서 집중해서 수업듣는게 공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집에서 공부 안하냐고 물으면 학교에서 6시간이나 공부하고 오는데 더하면 힘들단다. 그리고 1학년때 안 놀면 언제 놀것이냐고 지 나름대로는 나를 설득까지 시키며 정당화한다. 솔직히 머리하나는 타고난 녀석은 시험기간만 하는 벼락치기에는 소질이 있는지 그 나름대로 점수대는 유지해주며 한다는 말이 우리집은 정말 이상하단다. 다른친구들 부모님은 평균이 90점 이상만 나와도 잘했다고 휴대폰에 용돈을 주는데 우리집은 구박만 한다고....게다가 저희반에서 휴대폰없는 애는 지 하나뿐이라고 징징대기까지 한다. 그렇다고 우리부부가 공부를 그렇게 강압적으로 시키는 것도 아니고 못했다고 마구마구 혼내는 것도 아니다. 성적이 떨어지면 딱 그만큼 나오게 노력했으니 성적이 그렇다고 객관적으로 얘기한다. 듣는 아들은 기분이 나쁘겠지만.ㅋㅋ 

 시험하루전까지도 야구를 하면서 학교생활을 한 녀석은 기출문제집을 늘 덜 풀고 시험에 임한다. 평소에도 10시전에 잠자리에 드는 녀석은 시험기간에 1시간 늦게 자고 1시간 일찍 일어나는것이 아주 큰손해 라는 듯 큰소리 쳐댄다. 피곤해 죽겠다공. 하지만 저번 중간고사부터는 조금 달라졌다. 시험 일주일전부터 시험기간모드로 들어가 주신다. 며칠전 친 기말고사때는 기간을 며칠(?)  앞당기더니 시험치고 와서는 그담날 시험칠걸 공부해야한다며 지방에 틀어박힌다. 들어가면서 엄마에게도 한소리 한다. 엄마 저는 공부를 좀 해야하니 외로우시더라도 참으란다. 좀 있다 쉴때 놀아드린다공.....그리곤 2시간3시간 떠들며 외우다가 지가 좋아라하는 육포를 받으러 나온다. 하핫!!무슨 돌고래 훈련시키는 것도 아니고 1시간에 2개씩 육포를 주는 것이다. 하지만 먹는것에 워낙 약한 울 아들녀석은 이게 진짜 통한다.흐흐흐

시험을 치고 자기반에 있는 전교 1등에게 매번 시험지를 맞춰본다는 녀석 어쩌다 그애가 틀리고 지가 정답을 맞출때면 아주 흡족해하며 얼마나 자랑을 하는지...남자애들도 여자애들과 별반 다를거 없이 공부잘하는 애와 정답을 체크한다는 말을 들으니 참 우습다. 그렇게 천방지축이던 중1남학생들이 시험기간만 되면 그래도 점수하나 잘 받을려고 기를 쓴다니. . 

 아뭏든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올해도 다 지나가니 아들의 중학교 1학년은 정말로 행복했었는지 돌아보는 일만 남았구나.아무쪼록 행복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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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12-07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아들을 두셨네요. 저렇게 자기 생각이 있으면 갈수록 알아서 할거예요. 좋으시겠어요. ^^

해리포터7 2009-12-07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남들에게는 좋은 아들넘입니다. 하지만 내자식이 되면 늘 속이 부글부글 하답니다. 사춘기라고 딱히 힘들게 하지 않는게 아직은 고마울 따름입니다.

하늘바람 2009-12-07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멋진 엽서를 보내주셨던 해리포터님
역시 든드난 아들을 두셨네요.
늘 인사가 늦고 자주 못 찾아뵈어서 죄송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