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1.
9시 45분쯤 버스를 탄다.
버스는 아직 덜 찬 자리에 손님을 더 태울 요량으로 잠시 그 자리에 있다.
이윽고 마음은 먼저 도착해 있는 집으로 달려가는 버스...
이제 익숙해져버린 그 길을 버스는 열심히 흔들리며 달린다. 그때 살짝 열린 창문사이로 불어들어오는 밤바람이 정말로 신선하게 느껴졌다..어쩜 향기까지도 맡을 수 있지 않을까해서 얼굴을 더욱 창문으로 붙이고는 그길을 달려왔다.ㅎㅎㅎ
이제 봄이구나..정말! 아 참 증거가 있다. 해마다 봄이면 베란다 한구석에서 슬며시 줄기를 뻗어 올리는 히야신스....참 고마운 친구..몇년전에 이사와서 사들인 히야신스는 향기가 무척 좋았다. 지혼자 쉴때가 되면 알아서 잎을 떨구고 흙속으로 숨어들곤하다 봄이면 새 줄기를 뻗어내는 이쁜 식물이다.
*****************************이야기 2.
요즘 모방범3을 읽고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내맘속에도 저런 이기심이 숨어있는것 같아 뜨끔하다. 아니 이기심이라고 하기엔 넘 가볍고 사악함이라고 해야하나? 이전에도 지금도 나는 사람은 본성이 착하다는 성선설을 굳게 믿고 있는지라 이런 깨달음은 정말 혼란스럽다.어떻게 이야기를 추스려야 할까...
****************************이야기 3.
새로오신(그래도 벌써 4개월을 함께 지냈다) 우리의 점장님은 참 속을 알다가도 모르겠다...아주 아담한 미모의 여자분이신데 어떨땐 무지 화난것 같은 표정. 어떨땐 우리랑 수다떨다가 깔깔거리기도 하고 요즘같이 내가 실수를 자주 할땐 엄하게 보이기도 한다. 그만큼 점장님 나름대로 이쪽저쪽 신경쓴다는 얘기일까? 아마도 그럴것이다. 요 며칠은 참 가시방석이다. 나를 지칭하며 민원이 들어왔기 때문이다...전화로 사장을 바꿔달라는 그 아줌마는 자기딸이 옮긴 이야기를 하며 나를 사장님에게 말해야 겠다고 했단다. 마침 그 전화를 점장님에게 바꿔줘서 그런일은 없었지만 그 일로 엄청 죄송스러웠다. 이야기인즉 자기딸이 우리서점에 책을 바꾸러 왔는데 카운터에 있는 내가 아래 위로 쫙 훑어보며 몹시 무시하는 투로 대했단다.9(변명을 하자면 절대 그렇게손님을 대하진 않지만 타이밍이라는게 아마도 잘못 맞았나보다.흑) 게다가 포인트 카드를 갖고 다니라고 기분나뿐투로 얘기를 했단다(우리서점은 포인트카드제도가 있는데 사람들 반이상이 카드를 들고오지도 않으면서 포인트는 쌓고 싶어하기때문이다.)대부분이 학생들이어서 카드를 들고 다니면 1초만에 긁으면 자동으로 올라가는데 안들고오면 조회하고 번호적고 번호입력하고해서 뒤에서 기다리는사람에게도 피해가 가기에 요며칠 계속 카드를 갖고 다니라고 말했었다...아마도 그말이 그렇게 기분이 상했나보다...증말 억울하기도 했지만 나도 이미 서비스직에 만성이 되었는지 미안한 맘이 먼저 들었다....
그리고 어제 아니그제밤에 퇴근할때 내가 문을 잠그지 않았나보다..그날따라 9시 30분이 지나도 책을 고르고 있는 고객땜에 그랬는지 (서점 묻닫는시간이 9시30분이다) 정신없이 마감하고 간판불끄고 옷 갈아입고 나오니 벌써 45분경이었다...아마도 무지 바빴나보다 문을 대문처럼 열어놓고 퇴근을 했다니 정말 한심스럽다 물론 바깥의 문은 경비업체가 단속을 하지만 내 할일을 제대로 못했다는 심정이 정말 실망스럽다 나자신도 이렇게 실망스러운데 점장님은 얼마나 황당했을까? 잘한다고 맨날 이것저것 따지던 내가 아니었던가...그래서 기분도 요 며칠 날씨처럼 꿀꿀하다....
많이 반성하자.해리포터 정말 이러면 안되지...어찌 안착한 직장인가..더이상 남에게 피해주면 안되는거야.. 해리포터는 지금 반성모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