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지없이 시작되었어요.
어제밤에 내리던 빗소리에 취해 잠자기 싫은걸 억지로 접고 잠이 들었는데 오늘 아침은 아주 깨끗한 하늘로 위로해 주네요. 오늘하루가 아주 더울꺼라는 군요.
아침에 아이들 밥을 차려주고 밥 먹기 싫어하는 딸래미에게 한술이라도 더 먹어야지 더운날 안 쓰러진다고 꼬드겼습니다. (원래 꼬들꼬들 말라비틀어졌지만 지가 약하다는 소릴 하면 스스로 엄청 걱정하거든요.ㅎㅎㅎ) 그래도 반은 남기고 일어서더군요.
아들래미는 어제저녁부터 감기가 심해져서 걱정을 했더니 목소리도 원상태로 돌아오고 많이 낳아진것 같아 안도했습니다. 바쁜 아침시간에도 불구하고 오늘 보이스카웃선서식으로 1박2일 집을 떠날 아들에게 남편이나 저나 놀려먹기에 전념했습니다. 어서 이삿짐을 싸자라든지 아들이 없으므로 방은 한개만 있는 곳으로 이사를 가도 되겠다는 둥...오늘밤에 무슨 맛나는 것을 먹어볼까라든지....설마 그말을 다 믿지는 않겠지만 애교많은 아들래미는 혹하는 눈빛으로 우리의 장난질을 받아넘겼습니다.ㅋㅋㅋ
그러다 결국 아빠차를 얻어타고 가려는 속셈으로 후다닥 현관을 나서더니 감기약을 먹지 못하고 말았구요. 전 또 베란다창문으로 냅다 달려 아침부터 동네가 떠나가라 아들이름을 부르며 약을 비닐봉지에 넣어 던졌다지요. 아들은 그 비닐봉지가 애가타게 늦게 내려온다고 또 소릴 지르고.....(저희베란다가 옆의 주공아파트단지를 바라보고 있기에 베란다에서 소리를 지르면 그동네 주민들도 길을 가다가 쳐다본답니다.에구에구) 이렇게 아침마다 한바탕 전쟁을 치르는 듯 하루가 시작되는 군요..
작년에 아들이 선서식 갔을때가 떠오릅니다. 하필 딸래미가 감기가 걸려서 적막한 집안에서 심심해하다가 결국 둘이 껴안고 낮잠에 빠져들었던 기억.....올해도 그때처럼 할일을 못찾고 헤매이면 곤란할 터인데...당장 오늘 오후부터 뭘하고 놀아야 할지 걱정이 됩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