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아직 마음이 아이들만한데 난 너무 큰걸 기대하고 바란다.
3월 1일에 남푠이 저녁먹자고 약속을 해서 예약한곳과 가까운 예전 살던 곳으로 미리 놀러를 갔다. 가는김에 올해 일학년이 되는 친한 언니딸래미 입학선물도 가져다 주고 그곳에서 앞집에 살던 친언니보다 더 친언니같은언니네에 가서 애들만화책한박스를 빌려준것중에 애들이 애걸복걸?하며 찾던 책들을 찾아올려고 미리 전화를 했다.전화를 하면서도 내내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서 9권만 좀 미리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어디까지나 1년정도 빌려준것이지만 아예 우리집에 그책들이 안돌아왔으면 하는게 나의 진정한 소망이었다.ㅎㅎㅎ
그런데 가기전부터 아들과 딸은 그책들이 모두 다 안돌아온다는걸 알고는 심히 분개했다. 자기들껀데 왜 그집에 다 주냐고...특히 아들래미는 도저히 이해할수 없어했다. 출발시간까지 지연시켜가면서 아들얼굴을 보면서 이해를 구했다. 아무리 그래도 니네들이 그집에서 받은 혜택이 더 많은데 너희는 그깟 몇번씩 본 만화책들을 선물한샘치고 포기못하냐고 그랬더니 하도 오래전에 봐서 지금은 내용이 제대로 생각나지 않아서 다시 보고싶단다. 아무리 달래도 안되길래 결국 그 상태로 버스를 타러 갔다. 가는도중에 어떻게든 기분을 좋게 해주려고 안사주던 붕어빵도 사준다 약속까지 했는데 정류장에 있던 붕어빵장수가 없었다. ㅡ.ㅡ아이들의 얼굴엔 정말 실망이 쌓이는 표정이 어렸다. 버스에서 아들은 눈물까지 질금거리며 나에게 틱틱대길래 이젠 나도 화가 날대로 나버렸다. 계속 그런표정하면 정말 혼내줄꺼라고 협박까지 해버렸다. 에구..
언니네에 도착하니 마침 두딸들은 아빠따라 수영장 가고 언니와 막둥이만 조용히 있었다. 방한구석에 보니 우리집만화책들이 차곡차곡쌓여있었다. 언니가 구석구석에서 모두다 찾아놓은 것이다. 언니에게 미안하기도 하고..(왜 다보고 갖다주기를 기다리지 못했을까..) 아이들과의 말씨름을 이젠 안해도 된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휴~ 하지만 맘한쪽에선 여전히 아들딸의 욕심이 속을 들끌게 했다. 내가 너무 물질적인 풍요를 준건가..아니면 너무 자신만의 것을 강조했는가.. 그렇게 소유욕을 강한 이유가 무엇인지 그동안의 생활을 돌이켜보게 된다.
아들녀석과 딸은 아주 어릴때 내꺼 남의꺼 개념이 거의 희박해서 무엇이든 퍼주기를 잘했는데 그걸보고 내가 너무 자기것에 대한 개념을 강조했던 것이 아닌지..정말 하나하나가 힘에 부친다...자녀교육에는 설득만으로 안되는것이 부모의 이해로도 안되는 것이 있다.어렵다.정말..내버려두면 아이들이 스스로 그것을 깨치기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