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가족 - 과레스키 가족일기
죠반니노 과레스끼 지음, 김운찬 옮김 / 부키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조반니노 - 이 가족의 가장으로 항상 딸아이와 아내,그리고 아들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아버지. 아내의 몽상을 참을성 있게 들어주는 대단한 남편.  이제는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해나가는 아들을 살짝 두려워하는 아버지..하지만 가장의 의무를 다하려고 노력하는 이 남자. 때로는 고래고래 소리치지만 그를 대하는 가족들 그 누구도 눈도 깜짝 안한다.하핫!

마르게리타  -  조반니노의 아내.. 아침 10전에는 절대로 직립자세로 서 있을 수 없는(?) 신체적 조건을 갖고 있다.  추리소설을 좋아한다.. 현실적감각이 전혀없어서 심지어는 자기 딸에게 편지를 표안나게 뜯어 보는 법을 배우기도 한다.  늘 자기안의 세계로 공상여행을 떠난다. 집안일에는 지독히도 관심도 없고 소질도 없다.(나도 살짝 비슷한 과이지만 그걸 현실에 반영시키진 않는데 이 마르게리타는 그런점에서 특히 솔직한 모습을 보인다)

알베르티노 - 진짜로 별말이 없는 이 소년. 때로는 파시오나리아와 연합전선을 이루고 뭔가를 쟁취하려는 시도를 하기도 하고 남자아이 특유의 공격하고 파괴하는데 남다른 열정과 에너지를 갖고 있다..이 아들이 아버지를 생각하는 마음이 과연 어떤것일까를 많이도 생각해 봤는데 꽤 유명한 소설가인 아버지의 책을 읽어보고는 " 대충 서둘러서 썼더군요" 라고 일침을 가하는  이 아들...말을 아끼고 꼭 할말만 하고 사는 모습이 너무 부럽다..이에 비하면 나의 아들은 얼마나 신기한가..  나한테 5분전에 혼나고도 조잘조잘 잘도 나불대는 나의 아들과 정말 대비된다..

파시오나리아( 원래이름은 카를로타) - 딸의 이름을 '열정의 꽃'이란 뜻으로 스페인의 공산주의 혁명가 이바루리의 별명으로 부르는 이 부모..과연 범상치 않다.  이제 겨우 아홉살인 이 아이는 절대 횡설수설 수다스럽지 않다.  아무렇게나 생각나는 대로 말하는 법이 없고 언제나 자기만의 옳다고 생각하는 논리를 갖고서 논쟁하는걸 즐겨하는 꼬마아가씨.  알라딘 마을에 이런 당찬 아가씨가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후훗..

이책에서는 여러 에피소드들이 있는데 그중에도 'M조직' 이란 이야기엔 남자들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아줌마들의 세계로 갑자기 들어가게 된 조반니노가 당황해 하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나타나 있다. 크흐흐흐.과연 그런 상황에서 열받지 않을 남자는 이 조반니노 밖에 없을 것이다.

'연옥케이크' 라는 이야기에서는 파시오나리아의 생일케이크를 구워주려던 마르게리타가 굽다가 실수한(사실은 케이크를 굽다가 자러들어갔기때문에 본인은 그걸 모르고 있다) 것을 아빠와 아이들이 합심하여 머릴 짜내어서 새벽까지 그 케익을 번지르하게 고쳐 놓는다..나는 정말 다리미까지 동원할줄은 미처 몰랐다. 정말 대단한 아빠와 아이들..하지만 엄마에 대한 사랑..아내를 감싸주고 싶은 남편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햄릿'은 내가 가장 재미있어 했던 에피소드였는데..강아지의 모습이 그대로 눈앞에 보이는 경험을 하였다..너무도 웃기는 모습으로. 정말 너무 우스워서 멈출 수 없었다는...

이책으로 가족간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 보고 가족을 바라보는 . 특히 아들 딸을 바라보는 독특한 부모의 관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제까지 착한 엄마,가족을 보살펴야만 하는 엄마의 입장에서 아이들을 대했었는데 새로운 부모상이 생겨버렸다. 이럴 수도 있구나.. 정말 끝까지 나에게 웃음을 선사해준 조반니노 과레스키에게 감사한다.. 내가 이책을 잡은 내내 낄낄대는 걸 지켜본 아들은 이책이 과연 아이들도 봐도 되는지 궁금해 한다.. 그래서 나중에 조금만 더 커서 읽어보라고 했다..그래...아들아 너에게도 부모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지 싶다. 하하하~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태우스 2007-01-01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이책 님도 읽으셨군요. 저도 리뷰 쓰려고 앉았는데... 이거 읽으면서 낄낄댄 며칠이었죠....

세실 2007-01-01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이 책의 부모는 상, 하 관계라기 보다는 수평관계 같죠?
우리 같으면 '시끄러워, 너 왜 그렇게 어른한테 대드니?' 하면서 혼낼텐데 그래도 끈기있게 들어주는 조반니노가 위대해 보입니다.

해리포터7 2007-01-02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저두요..처음엔 조반니노의 유머에 적응못해서 어리둥절했는데 읽다보니 점점 빠져드는것이..진짜로 낄낄대다가 끝나버렸어요.ㅎ~
세실님. 그죠..님말씀이 맞아요. 그런데 이책리뷰를 올리는건 넘 힘드네요..님처럼 멋진리뷰로 평판이 자자한 알라딘지기님이 리뷰올리실텐데 하믄서요..이거 써놓고 얼마나 허접하든지..다른분들 리뷰는 읽어보지도 못했답니다..창피해서요..아마 계속 다른분들 리뷰는 못 볼거 같네요.에구..

2007-01-06 16:2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