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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서커스 ㅣ 베루프 시리즈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엘릭시르 / 2016년 6월
평점 :
처음에는 흔한 사회파 추리소설의 느낌으로 시작해 다소 각도가 밋밋하다고 생각했는데,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엄청난 속도로 한가운데 스트라이크를 당해버렸다. 추리소설의 범주에 포함돼 있지만 실상 특정 장르의 소설로 한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요소가 깊이 있게 담겨져 있다.
드문드문 일본의 추리소설을 볼 때마다 A과 B 가운데 정답을 맞혀보라는 문제를 낸 척 하고는, 막상 끝나보면 ‘과’라는 조사가 틀렸던 것이라고 털어놓는 수법에 감탄한 적이 많았는데, ‘왕과 서커스’는 그런 부분에서 상당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저널리즘 스쿨에서 신입생 대상 수업의 부교재로 활용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같은 맥락에서 ‘저널리즘’의 이슈들에 전혀 관심이 없는 독자들도 재밌게 볼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솔직히 말하자면 단편집 ‘야경’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었다. 그러니까 적어도 나에게는, 요네자와 호노부는 장편의 작가인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