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어려우면 대체로 내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과학 서적은 더욱 그러하다. 공부가 필요한 것이겠지. 어려운 것은 어렵게 설명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동안 여간한 교양서 수준의 물리학 화학 생물학 서적을 더듬더듬, 그래도 꾸준히 읽어왔지만, 이 책은 나로서는 한 챕터도 온전히 이해하기가 불가능했다. 시작부터 용어 설명이 별도로 있어 다소 싸한 기분이 들었는데 - 본문에서 풀어낼 역량이 안됨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기에 - 본문은 예상보다 더욱 답답했다. 상세한 배경 설명 없이 "뉴클레오솜은 구조적으로 유연한데 접힌 구조부터 접히지 않은 구조, 층이 없는 구조, 반 열린 구조, 열린 구조까지 다양하게 압축된 구조가 공존한다. 또한 레지스터 1과 레지스터 2로 표시된 두 종류의 층 쌓기 방식이 존재한다", "형광단백질은 목표로 하는 단백질에 결합해 발현되기 때문에 비특이적 결합이 적어 목표 단백질에서만 깔끔하게 신호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와 같은 문장이 끝없이 나열된다. 결국 독자에 대한 고려가 없었거나, 문과인 내가 무식한 것이다. 관심 분야라 기대감을 갖고 구입했으나 입맛이 쓰다. 귀여운 디자인의 표지는 내용물에 상응하지 않는다. 중간 몇 페이지를 읽어보고 구매하기를 권한다.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