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계 재판 - 사람이 아닌 자의 이야기 다카기 아키미쓰 걸작선 2
다카기 아키미쓰 지음, 김선영 옮김 / 검은숲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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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극적 긴장감에 더해 사회파적 속성까지 잘 녹여내었다는 점에서는 역시나 거장의 작품이구나 싶더군요. 이 작품을 쓰기위해 사법고시 수준의 공부를 했다는 열의에는 고개가 절로 숙여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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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무라이스 잼잼 4 - 경이로운 일상음식 이야기 오무라이스 잼잼 4
조경규 글.그림 / 씨네21북스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화는 물론 내용과 재미, 소개되는 요리의 가치까지 뭐 하나 빠지는 것이 없는 국내 요리 / 음식 만화의 대표작임에는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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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쳐 지나간 거리
시미즈 다쓰오 지음, 정태원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하타노 가즈로는 12년 전 근무하던 사립 고교에서 제자와의 애정행각이 들통나 학교를 그만두고 고향에서 학원 강사를 하고 있던 중 학원 제자의 한명인 유카리가 연락 두절이 된 것을 알고 그녀를 찾기 위해 상경한다. 몇가지 조사를 통해 그녀를 둘러싼 모종의 범죄를 눈치채고 사건에 접근해 가면서 전 직장인 사립 학교 내 비리와 이사장 사망 사건 등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시미즈 다쓰오의 작품으로 92년도 "이 미스터리가 굉장해! (고노미스)" 1위 작품입니다. 고 정태원 선생님이 번역한 작품인데 뒤늦게 읽게 되었네요.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흡입력! 일단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떼기 힘들 정도에요. 1. 연락이 두절된 제자를 찾는다 -> 2. 제자가 급박하게 떠난 듯 하다 -> 3. 정체 불명의 남자들에게 제자 관련하여 위협을 받는다 -> 4. 전 직장이었던 학교를 둘러싼 음모에 대해 알게 된다 -> 5. 제자와 불륜관계였던 전 학교 직원 쓰노다와 그가 관련된 협박 사건을 알게된다... 라는 식으로 에스컬레이트되어가는 전개인데 설득력 있으면서도 흥미진진하게 풀어나가서 정말이지 숨돌릴 틈 없이 끝까지 달려주는 맛이 아주 일품이거든요. 흡사 알레스테어 맥클린의 전성기 모험물이 연상될 정도로요. 읽는 재미만으로 따지면 특 A급 오락물이라 할 수 있어요.

 

물론 일개 학원 강사가 경찰의 힘을 빌리지 않고 제자의 실종에 집착하며 사건을 해결하려 노력하는 이유가 명쾌하게 설명되지 않는 점, 12년 전 하타노가 연류되었던 제자와의 애정행각을 둘러싼 그 때의 주요 인물들이 다시 현재의 사건에서 모두 조우하는 기막힌 우연 등 이야기를 만들기 위한 작위적인 요소가 많다는 것은 분명 감점요인이기는 합니다. 탐정역인 하타노의 수사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부분은 빠른 전개에는 도움을 주지만 설득력이 높다고 보기는 어려웠고요.


그리고 단점이라고 하기는 좀 뭐하지만 홍보문구와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서 정통 하드보일드를 기대한 독자에게는 실망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것도 문제이긴 해요. 사랑에 살고 사랑에 죽는 순정남이자 전형적인 열혈교사 캐릭터인 하타노부터가 별로 하드보일드스럽지 않을 뿐더러 정교한 구성이나 어두운 범죄, 심리묘사가 두드러지는 하드보일드, 혹은 느와르스러운 작품은 절대 아닙니다. 외려 큰 돈을 둘러싼 범죄에서 빚어진 액션을 강조하는 활극이죠. 구태여 예를 들자면 죤 맥클레인의 <다이하드>에 가까운 작품이에요. 그러고보니 헤어진 전처와 마지막에 잘 된다는 해피엔딩 결말마저도 똑같네요.

 

한마디로 잘 짜여진 1급 오락물, 전형적인 헐리우드 서스펜스 스릴러입니다. 추리물이라고 보기 힘든 구석이 많기에 "이 미스터리가 굉장해!" 1위를 차지할만한 작품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즐길거리가 많은 것은 분명해요. 별점은 2.5점입니다. 킬링타임용 읽을거리를 찾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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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없는 땅 2
후나도 요이치 지음, 한희선 옮김 / 시작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의 국경지대, 말라버린 유전에서 희토류가 발견되고 땅주인인 알프레도 엘리손도는 일본인들에게 거액을 받고 땅을 넘기기로 한다. 문제는 유전지역에 살고 있는 400여명에 이르는 콜롬비아 난민들. 그들을 한번에 쓸어버리려는 알프레도에게 강도질을 통해 확보한 2천만불을 유전에 숨겨놓은 단바 하루히코와 가지 시로 일당이 맞서게 되는데...


1988년 발표된 뒤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 제4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제7회 일본모험소설협회대상을 수상한 후나토 요이치의 작품. 니시무라 쥬코, 이쿠시마 지로, 오오야부 하루히코의 작품과 동일한 유전자의 일본식 마초 액션 하드보일드 스릴러입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높은 평가를 받았었는지 모르겠네요. 상상을 뛰어넘는 마초적인 설정, 지나친 성적 / 폭력적인 묘사, 개연성 없는 작위적인 전개, 결국 허무한 결말이라는 쟝르 고유의 단점이 도드라지던데 말이죠. 

물론 땀 냄새 가득한 남자 이야기일뿐더러 안티 히어로가 주인공인 만큼 마초적인 설정이야 이해할 수 있으며 성적 / 폭력적 묘사는 마초 액션에서야 떼 놓을 수 없으니 그러려니 합니다. 이 점은 <신주쿠 상어>라던가 <불야성> 역시 마찬가지니까요. 


그러나 개연성 없고 우연에 가득 차 있을 뿐 더러 작위적이기까지 한 전개는 용납하기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시작부터 죽음의 9잡거방으로 이송된 단바가 "운 좋게" 흉기를 구해 숨기고 "운 좋게" 그레고리오가 미끄러져 넘어지는 바람에 살아남고 "운 좋게" 총기를 빼앗아 소장을 덮쳐 죽인다는 식으로 전개되는 식이라 황당한데 단바가 막달레나 마리아를 보자마자 "바리빠"라고 불리는 "신의 전사"로 거듭난다는 장면은 정말이지 이게 뭔가 싶었어요. 사랑에 빠졌다는 것도 아니고, 어려운 처지의 민중에게 감화된 것도 아니고, 당최 이유를 알 수 없더란 말이죠.

또 아무리 부패한 국가라도 일개 목장주인 알프레도가 가족, 관할 지역 경찰서장, 경비대장 등을 모조리 척살하고 사병집단을 고용하여 학살을 일으키려 하는데 무사히 넘어갈 것으로 생각한다는 점도 이상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엘리손도의 땅에 무허가로 공화국을 세우겠다는 등 해괴한 논리를 들먹이며 더 나은 곳으로의 이주도 거절하는 난민들이야 말로 죽어도 싼놈들 아닌가 싶어서 뭐가 정의인지도 잘 모르겠고요.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을 지진이 덮쳐 한 방에 끝내는 결말이야말로 작위적인 설정의 끝판대장이자 허무! 그 자체였습니다. 하필 모든 전투가 끝나고 상황이 종료된 직후 지진이 딱 맞춰 시작된다는 것은 말도 안 될 뿐더러 900페이지에 이르는 대장편의 결말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허술하고 허무했어요. 


그나마 베네수엘라를 무대로 한 디테일한 묘사는 발군이며 "혁명"에 대한 고찰이 덧붙여져 있다는 점은 괜찮았습니다. 이러한 부분에서 <불야성>과 유사한 부분이 많이 보이는데 일본 마초 액션 하드보일드 스릴러의 단점을 모두 보여줄 뿐 아니라 이국적이면서 디테일한 배경 묘사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것이 그러하죠. 하지만 <불야성>은 전개만큼은 꽤 정교했는데 이 작품은 어이없는 전개로 일관할 뿐으로 수준차이는 현격하다 생각됩니다. 맛없는 빵 위에 토핑 몇개 얹는다고 빵 맛이 달라지지는 않잖아요? 토핑은 고급스럽지만 걷어내고 남는 알맹이가 부실하니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죠.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 읽는 맛은 제법 있는 편으로 아주 평가절하하기 어려운 매력이 있기는 하나 제게는 단점이 더 도드라진 작품이었습니다. 88년 당시에는 먹혔을지 모르겠지만 지금 읽기에는 부족한 점만 눈에 많이 뜨이네요. 꼭 찾아 읽어야 할 작품은 아니라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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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의 계보 - 마쓰모토 세이초 미스터리 논픽션 세이초 월드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욱 옮김 / 북스피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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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회파 추리소설의 거장 마츠모토 세이쵸의 논픽션. <전골을 먹는 여자>, <두 명의 진범>, <어둠 속을 내달리는 엽총> 이라는 세편의 이야기와 상당한 분량의 해설이 실려있습니다. 


 이야기별로 상세하게 소개해보자면, <전골을 먹는 여자>는 군마현 호시오 마을에서 종전 직후 벌어진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산골 마을의 무식과 야만에 더해 전쟁으로 상호간 도와주는 사회적 합의가 무너진 상황에서 벌어진 식인 사건으로 작가가 초반부에 이 일대를 여행했을 때의 과정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엄청난 오지임을 짐작케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사실 뻔한 내용으로 <벽장 속의 치요>의 한 이야기와 유사합니다. 그러나 논픽션이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일 뿐 아니라 진상이 밝혀지는 부분, "도라는 왜 죽였어!" 라고 윽박질렀을 때 범인이 답하는 "먹었어" 라는 장면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섬찟했습니다. 이어서 설명해주는 노구치 오사부로, 스기무라 가즈요의 범행 역시 굉장히 흥미로왔고요. 
근친 결혼으로 인한 저능한 가족 공동체라는 점에서는 영국의 소니 빈 일족 일화, 기아로 인한 범죄라는 점에서는 얼라이브, 난파선 구명보트 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하더군요. 

 <두 명의 진범>은 스즈가모리 석탑 부근에서 살해된 채 발견된 다나카 하루의 범인이 자신이라고 자백한 두 명 중 누구인지를 사형 및 재판 제도와 엮어 풀어나가는 이야기입니다.
억울한 용의자 다카무라의 자백 및 심문 조서 내용에서 모순을 밝혀나가는 세이초의 추리소설스러운 전개가 인상적으로 특히 "흰색 고시마키가 두꺼운 플란넬 소재였다" 라는 중요한 사항을 짚어내는 장면이 그러했어요. 또 범인이 명확함에도 경찰의 갖가지 증거 조작, 고문으로 날조된 자백 탓에 두번째 범인이 생겼으며 진범이 유죄 판결을 받은 후에도 재판이 계속되어 6개월이 지난 다음에야 무죄로 풀려났다는 점 등 제도적인 야만을 규탄하는 사회파적 의미 역시 강하게 느껴지더군요.

<어둠 속을 내달리는 엽총>은 미스터리, 범죄 매니아에게는 친숙한 일본 오카야마 현 쓰야마 시에서 일어난 대량 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내용입니다. 무려 31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경상을 입은 사건이죠. 워낙에 유명한 사건이라 대략의 내용은 알고 있었지만 범인인 도이 무쓰오의 출생에서부터 범행에 이르는 과정을 현미경처럼 세밀하게 그리고 있어서 몰입도가 상당하더군요. 단숨에 읽어버렸습니다. 
외딴 산골의 문란한 성풍속, 그리고 소문으로 비롯된 따돌림과 한 개인의 컴플렉스가 결합하여 벌어졌다고 하는데 피해 의식이라는 것은 주변에서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심각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전쟁으로 사람의 생명을 경시하는 풍조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결론내리죠. 

그러나 위의 두 사건과는 다르게 이 사건은 시대적 야만으로 빚어진 사건이 아니라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세이초의 글만 보면 사회적인 따돌림과 본인 스스로의 컴플렉스로 만들어진 괴물이다라고 설명되고 있으나 한 마을 자체를 거의 날려버린 잔인무도한 범행에는 그 어떤 핑계도 이유는 될 수 없다고 보이네요. 우리나라의 우범곤 순경 사건이나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보았던 농약 음료수 사건과 별로 다르지 않는, 사회적 격리가 필요한 인간말종일 뿐이라 생각됩니다.

어쨌건 결론 내리자면 세편의 이야기 모두 흥미롭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읽으면서 전율이 느껴지는 충격적인 내용도 가득하고 생각할 거리도 많이 전해주고요. 또 작가의 명성에 걸맞는 미려하고 흡입력있는 문장이 눈길을 사로잡으며 무식과 야만이 범죄의 원인이라는 것을 폭로하는 사회파 작가다운 고발 정신도 잘 살아있는 명편이라 생각되네요. 별점은 4점입니다.
왜 거장이 거장인지를 알려주는 좋은 책이라 생각되네요. 아직 읽지 않으신 모든 분들께 추천드리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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